<기획취재 2탄> 마지막 자존심 ‘대한인동지회관’ 유물 반출 의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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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25만불 때문에 헐려버린 대한인동지회관에 보관 중이던 이민역사 유물이 모두 사라져 지켜내지 못한 회관 건물에 이어 다시한번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대문에 있는 독립문을 본떠 제작한 동지회관 현관의 독립문 구조물과 현판마저 계약당시 약속과 달리 사라졌다. 새로운 건물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지켜보는 한인들은 대한인국민회와 함께 미주 한인 독립역사의 현장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분노와 수치가 되고 있다. <선데이 저널>이 이번 유물 반출사건의 의혹과 사라진 유물에 대해 집중 추적 취재해 보았다.
심 온 <탐사보도팀>
 
USC 대학 측과 계약 당시에 알려진 바와 달리 동지회관 공사 현장에는 이제 앙상한 목조골조만이 보일뿐 독립문 현판이나 아치형 구조의 ‘독립문’ 현관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전혀 새로운 건물인 대학 기숙사로 탈바꿈 중이었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은 대학 측에서도 역사적인 건물인 점을 감안해 사전에 한인커뮤니티에 건물 전체를 양도해 별도의 장소에 이전 가능성도 타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누군가 나서서 건물만이라도 옮겨올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으나 그것마저도 뜻있는 인사나 단체가 없어 결국 헐리고 만 것이다.
건물이 헐리고 난후 많은 한인들은 국민회관과 함께 동지회관에 보관 중이던 유물 행방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지회관을 사용했던 이 모 목사측이나 동지회 재단 측에서도 행방이 묘연하다는 말뿐이다.


내부 소행, 절도사건 목격자 증언도


한 관계자는 “빼돌릴만한 유물은 이전 보수공사 당시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 면서 “당시 유물도난사건 고소장이 접수된 된 이후 결과가 석연치 않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에 접수된 ‘대한인 동지회 수습 대책위원회(회장 김인숙)’의 고발장에는 “동지회관에 입주해 있던 이 모 목사 등 5명이  ‘대한인 동지회’의 허가 및 통보 없이 2층 자료 보관실에 있던 독립신문 윤전기, 사진, 그림 액자, 서적 등 유물 및 유적을 훼손, 도난했다”고 고발했다. 또한 이 같은 유적 및 유품들의 정확한 가치를 산출할 수는 없지만 330만 달러 이상의 고가품들이 도난 되었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고발한 동기로는 당시 도난의 현장을 목격했다는 증인이 일자와 시간까지 제시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고발된 이 모 목사 등 5명의 교회 관계자들은 이 같은 고발이 부당하다는 반박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틀려 혼선을 빚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한인 경찰을 투입, 조사키로 했다”고 전했다.












▲ 옛 동지회관 전경과 헐린 현재 모습.
고발장에 증인으로 등재된 배 모 씨는 “당시 교회 측이 동지회관에서 숙식하던 강 모 씨를 내쫓으려 하는 과정에서 친분이 있어 연락을 받고 회관 앞에 가보니 가구, 집기를 비롯 동지회 유물들이 마당에 널브러져 있었다”며 “당시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사람으로서 경찰에 리포트를 하지 않았으나 후세에게 ‘정의’를 위해 증인이 될 것을 자청했다”고 밝혔었다.
LA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유물들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는 곳은 단지 동지 회관만이 아니다. 한인이민사의 유물들이 보관이나 소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곳은 한미박물관, 국민회관, 동지회관, 흥사단, 라디오코리아 도산홀, UCLA박물관, USC 박물관 등 정확한 장소와 수량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들 중 대부분 기관, 단체들은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의 목록대장 조차 구비하지 못한채 제대로 관리 보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어떤 자료가 있었는지 또는 무슨 자료가 없어졌는지도 모를 형편이다.
USC와 UCLA에서 개최된 ‘이민100주년기념 역사자료세미나’에서 밝혀진 ‘도산기념사업회가 미주동포로부터 기증 받은 독립운동자료 수집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도산의 맏딸인 안수산 여사와 외손자 필립 안 커디씨의 폭로는 그동안 쉬쉬 하던 유물 불법반출 의혹을 확인하는 사건이 되기도 했다.


LA 시 당국도 사적지 보호 외면


특히 안수산 여사는 “일부 자료는 국민회관 자체 자료이지 개인이 소장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공립협회 회원명록이나 중앙총회 회의록 등은 개인이 소장할 수 있는 사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국사편찬위원회와 독립기념관 관계자들은 “출처를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기증된 자료들이 그동안 개인 소장해 오던 것을 기증 받은 것”이라고만 밝혀 강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이민역사 연구자 M모씨는 “기증된 자료 대가로 수만 불이 오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서 “미국에서 반출도 한국에서 불법 반입도 되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LA 한인이민 역사 유물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한국에 기증된 유물들은 1985년 3월, 도산의 유족인 안수산, 외손자 필립 안 커디씨에 의해 일기 등 전적 650건, 문선 52건 1156점, 서화 12점, 사진 36건 607점, 생활용품 30건 57점 기타 97건 433점 등 총 875건 3129점이 독립기념관에 기증되었다. 이후에도 유족들은 593건 732점을 다시 기증한바 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1995년, 독립기념관 도산 안창호 관련자료 중에는 반입이 확인되지 않은 전적 135건 196점, 문서 1799건 2443점 사진 26건 34점, 서화 2점, 기타 22건 167점 등 총 1984건 2842점이 기증품으로 등록되어 있다. 98년 11월 개관된 도산안창호기념관에 전시중인 17,000점 자료 중 대한인국민회와 대한인동지회에서 반출된 유물은 모두 6,700점에 이른 셈이다.    


불법 반출 대가 금품 거래 의혹


 어떻게 LA 문화유산들이 한국으로 반출될 수 있었으며 누가 관여했나?
대한인국민회와 대한인독립회 관련 자료는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어 있다. 미처 지정되지 못한 부분도 관리 보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세계에서 인정한 기록문화의 선진국이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관리체계가 마땅하나 미주 한인들에게는 실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 단체 박모씨는 “동지회관 건물과 함께 사라진 귀중한 유물을 설마 고철로 팔지 않았을 것이고 역사적 유물을 잘 아는 자가 국내외 대학이나 역사관련 박물관에 팔아 넘겼을 가능성 크다”면서 “운반이 용이하지 않은 신문 인쇄기와 활자 등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계획적으로 빼돌린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회관 기념관에는 많은 사진들과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으나, 거의 전부가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이다. 말하자면 혼이 담기지 않은 가짜 자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원래 국민회관에 있던 많은 귀중한 유물들은 현재 불법으로 반출되어 서울에 도산기념사업회가 지니고 있다. 주법에 의하면 이민역사 사료는 2083년까지 회관은 물론 미국 외로 반출할 수 없는 캘리포니아 법원 명령 사건번호 C-297544를 적용 받고 있으나 수천점이 불법 반출된 셈이다.


국가지정기록물 등재 유물까지 반출


원래 국민회관에 소속된 일체 유물 자료는 캘리포니아 법원 명령에 의거 외부로 반출될 수가 없다. 그러나 2003년에 국민회관의 일부 귀중한 사료들은 김운하 전 국민회관복원위원에 의해 한국에 불법반출 됐는데도 국민회관복원위원회, 국민회관기념재단, 나성한인장로교회나 LA총영사관 등은 이를 막지 못했다.
이에대해 한 관계자는 “당시 한국에서 두 차례 실사단이 와서 현지 유물 파악 작업을 했으며 2006년 국가지정기록물로 등재를 마치고 기증을 요청했다”면서 “조건부로 복사물을 전시하도록 제공하고 디지탈화 작업까지 해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직 한인사회가 지켜야 할 사적지는 많다. 한인 타운 인근 로스데일 공원에는 많은 독립유공자들이 묻혀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족들이 거주하던 집터는 현재 USC 한국학연구소로 사용하고 있다. 또 1942년 일본의 공격을 대비해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예비군을 구성했던 장소인 엑스포지션 공원 그리고 광복을 기념해 한인들이 태극기 계양식을 치른 옛 흥사단 본부(다운타운), 국민회관 등이 있다
나만 나쁜 일 안하고 살면 그만인 게 아니라, 잘못된 걸 바로 잡아가는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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