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철거 청원 한-일 사이버전

이 뉴스를 공유하기


















▲인터넷상에 떠도는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사진.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종이봉투를 쓴 소녀가 양손에 욱일승천기와 일장기를 쥐고 있다. [트위터 캡처]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진 최초의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백악관 인터넷 청원이 11만명을 육박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 주장에 대해 곧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주 메스키트에 사는 ‘T.M.’이라고 밝힌 이 시민은 청원문에서 “이 조각은 평화의 동상을 가장한 위안부 동상으로, 일본과 일본 국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규정상 청원을 올린 지 30일 안에 10만 명 이상이 서명을 하면 관련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른 채 끝내 한일 양국의 사이버 전으로 확산된 한 ㆍ 일 대결을 취재했다.  심 온 <취재부>

지난 12월 11일, 텍사스주 메스키트에 사는 ‘T.M.’이라는 네티즌이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뒤 지지 서명자수가 새해 들어 10만 명을 넘은 상태다. 철거 청원은 현재 12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발단이 된 문제의 청원을 올린 네티즌의 신원에 대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렌데일 시립공원의 ‘평화의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던 텍사스주 출신의 토니 마라노로 추정하고 있다. 60대로 알려진 마라노는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하는 등 일본 극우 민족주의에 대한 찬양으로 빈축을 샀다.


日 우익분자들이 청원 사주


글렌데일시의 ‘평화의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을 올린 ‘텍사스 대디’ 토니 마라노(64)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극우성향의 친일파로 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따르면 마라노는 텍사스주 달러스에서 일본계 남성 2명과 함께 LA로 출발해 소녀상을 찾아와 일장기와 욱일승천기를 꽂고, 우스꽝스러운 낙서가 적힌 종이봉투로 동상 얼굴을 가린 후 사진을 촬영해 올렸다.
지난 4일,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올라왔다. 지지 서명자는 아직은 11만 명에 이르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소녀상의 철거와 보호를 요청하는 상반된 청원이 올라옴에 따라 백악관이 어떤 입장을 밝힐 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최근 한일 갈등 기류를 감안할 때 미국 정부가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텍사스 대디라 불리는 유력한 용의자. [트위터 캡처]

이 청원을 올린 사람은 S.H라는 이니셜을 가진 네티즌이다. 그는 청원에서 “어제 나는 평화의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청원이 10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평화의 동상은 2차 세계대전 기간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한 성노예 희생자들을 상징한다. 우리는 역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나는 우리가 이 평화의 동상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내용을 분석해볼 때 ‘반대 청원’은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에 맞서기 위한 것이며, 국외 한국인들이 대거 지지서명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서 한국과 일본의 네티즌들이 맞대결하는 모습이 연출된 셈이다. 다만 백악관 사이트에서는 미국 거주인들만이 서명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위안부 문제를 한일 간 분쟁으로 보이게 할 위험이 있어 차라리 맞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앞장섰던 가주한미포럼 측은 “글렌데일 시에서 소녀상 철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백악관 청원 사이트 서명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일본 거주 일본인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백악관에서도 시 공원에 어떤 조형물을 설치하느냐는 시정부 소관이지 연방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반성은 고사하고 방해공작


이에 따라 가주한미포럼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 주역인 글렌데일 시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이메일과 편지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가든그로브에 위안부 기림비 건립에 참여한 박공명씨는 “사이버 전쟁에서도 져서는 안될 것이지만 1992년부터 22년 동안 사과를 요구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서도 역사왜곡과 망언을 일삼는 몰염치한 일본인에게 사죄를 받아야 마땅하다”면서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서명운동이 일어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1992년 1월8일 수요일 시작한 수요시위는 2002년 3월13일 500회를 돌파해 단일 주제 최장기 시위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동안 수요시위는 일본 정부에 전쟁범죄 인정과 진상규명, 공식사죄 등을 요구해왔으나 일본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공식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다.
한편 북가주의 쿠퍼티노 시에서도 위안부 기림비 설치안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계 ‘항일전쟁사실옹호 연합회’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시의회 공청회를 가진 회합에서 지난해 12월 17일 일본국이 아시아 각국 여성을 강제로 위안부로 동원한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면서 퇴역군인 기념공원에 위안부 기림비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