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혼외자 파문, 삼성 커넥션說로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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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동욱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관련 사생활 뒷조사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6월 청와대와 국정원은 같은 날 같은 기관을 상대로, 혼외자로 지목된 채 모 군의 학적부와 가족관계 등록부 내용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청와대와 국정원이 동시에 움직인 것은 그 배후에 정권 핵심실세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채 군의 가족관계 등록부를 조회한 조오영 청와대 총무비서관 휘하 행정관이 입을 굳게 닫고 있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 ‘문고리 권력’ 3인방 중의 한 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직속부하다. 이 때문에 조 행정관의 배후에 이 재만 총무비서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지만, 조 행정관은 자신의 배후로 전혀 무관한 두 사람을 대며 ‘윗선’을 은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허태열 비서실장이나 곽상도 민정수석은 청와대 비서관실과 국정원을 움직일 힘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제3의 외부인물이 뒷조사를 지시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채동욱 전 총장이 삼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4억 여 원을 친구를 통해 내연녀로 지목된 임 모 여인에게 전달한 새로운 혐의가 드러났다. 사실로 밝혀지면 특가법 등으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검찰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임춘훈>

지난주 채동욱 전 총장은 자신의 혼외자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간부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며 “나는 혼외 자식을 뒀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형사처벌을 하려면 해 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 간부는 채 전 총장에게 “계좌추적이 계속되고 이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질 경우 수사 팀의 입장에선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며 “문제의 핵심은 혼외자의 실재 여부인만큼 깨끗하게 혼외자를 인정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검찰은 그동안 내연녀 임 모 여인과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인 이 모 전 삼성 계열사 임원의 관련 계좌에 대한 자금추적을 통해 이들 사이에 4억 여 원의 돈 거래가 있었던 점을 밝혀냈다.



시중 여론도 채 전 총장에 대해 대체로 냉담하다. 여론은 채동욱의 혼외 의혹을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그는 아니라고 끝까지 버티고 있다. 지난달 29일 검찰의 후배 간부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전직 검찰총장이 돈 문제로 사법처리되는 것은 검찰을 위해서도 좋지 않으니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아보자”는 후배의 말에 “나는 혼외자식을 둔 적이 없다. 나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당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부는 면담사실을 즉각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보고했으며, 그 뒤 검찰 내부에서는 채 전 총장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 조오영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
채동욱 전 총장이 받고 있는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검찰 수사관련 청탁을 받고 혼외자 명의 통장으로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 다음은 동창 이 모 씨로부터 거액을 받은 의혹인데, 이는 ‘검사 스폰서’ 논란과 함께 이 씨가 삼성 계열사 간부였다는 점에서 삼성과의 커넥션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의 뒷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개인비리 의혹이 여럿 드러나 이번 사건이 과연 어디로 튈지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청와대는 “채 총장이 혼외아들의 계좌로 거액을 송금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였다. 특히 당시 첩보 가운데는 채 총장이 검찰수사와 관련, 청탁을 받은 뒤 혼외자 명의 통장으로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내연녀로 알려진 임 모 여인과의 수상쩍은 돈 거래 정황도 포착됐다.
청와대의 뒷조사에 대한 도덕적 불순성도 문제지만 평소 청백리 급의 검찰 수장으로 평판이 좋았던 채 전 총장이 검찰수사 관련 청탁으로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은 충격적이다. 검찰은 3월 27일 12개 기독교시민단체로 구성된 ‘올바른 시장경제를 위한 기독인연대’의 고발에 따라 스폰서 의혹을 받고 있는 채 전 총장의 친구 이 모 씨와 삼성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사건이 크게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3월 26일 “채 전 총장의 친구라는 이씨가 회사 돈을 횡령한 것이고, 그가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우리도 모른다. 삼성도 피해자”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내부감사 결과 횡령사실이 적발된 이씨에 대해 삼성이 뒤늦게 검찰수사를 의뢰한 점, 이씨가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횡령한 돈 중 2억원을 채 전 총장을 돕는데 썼다고 보기에는 상식적으로 액수가 너무 많다는 점에서 의혹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



이씨는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채 전 총장과는 고교졸업 후 거의 왕래가 없다가 10년 전부터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는 시점이 서울지검 특수부장이던 채동욱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을 수사하던 무렵이다. 아무리 친구라 해도 재접촉을 시작한 시기가 하필 삼성이 채동욱 검사의 수사를 받던 때다. 검찰은  당시 삼성에버랜드 임원 2명만 불구속 기소하고 이건희 이재용 등 삼성 오너 일가에 대한 사법처리는 하지 않았다.
또 이씨가 1억2000만원을 건넨 2010년은 내연녀 임 여인이 당시 대전고검장이던 채 전 총장을 사무실로 찾아 가 비서들 앞에서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난동을 벌인 직후였다. 이씨에게서 임 여인에게 건너 간 돈이 채동욱의 혼외자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로부터 “아무리 파헤치고 파헤쳐도 드러나는 약점이 없다”고 해서 ‘파도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언론들은 “자기관리가 엄격한 사람” “도덕적으로 깨끗한 인물” “검찰 내부 신망이 두텁고 업무능력이 탁월한 사람”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강골검사,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인물평도 쏟아졌다.
그는 검찰사상 최초로 총장추천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임명됐다. 삼성으로부터 4억 원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재계의 저승사자’가 아니라 ‘재계의 푸들’이 된 셈이라고 허탈해 하는 법조계 인사들이 많다. 혼외자 문제는 개인적 실수라 쳐도 4 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재벌기업 계열사 자금으로 받은 것, 검찰수사와 관련해 수상한 돈을 챙긴 것 등의 의혹은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할 중대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청와대와 국정원이 불법적인 뒷조사를 했다고 해서 이 문제가 덮어질 수는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채 모 군과 임 모 여인의 개인정보 불법유출 사건 수사에 본격 나서 곧 청와대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채 군의 가족관계 등록부 불법조회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던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과 청와대 행정관, 채 군의 학적부 불법조회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정보관에 대한 사법처리와 관련, 검찰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조사했으며 처벌수위는 최근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관계자들과 한꺼번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이번 사건은 기본적으로 진술에 의존하는 사건인 만큼 수사상 근본적인 난점이 있다”고 말했다.
혼외자의 존재 자체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채 전 총장의 ‘버티기’도 이런 수사의 한계를 간파한 작전으로 보인다. 강제로 DNA 검사를 해 친자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면 검찰도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노련한 특수부 검사출신인 그는 판단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가 구속 등의 엄중한 사법처리를 받게 될 지는 삼성 계열사로부터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4억 원이 실제로 내연녀의 계좌로 입금 됐는지의 여부, 그리고 채동욱의 스폰서로 의심 받고 있는 동창 이 모 씨와의 관계가 제대로 밝혀지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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