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LA열린음악회’공연 구설수 부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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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토요일 아침 LA한인회관 앞길 웨스턴 거리는 길게 줄을 서있는 한인, 백인, 흑인, 라티노 들의 행렬이 눈길을 끌었다. 오가는 운전자들도 신기하게 바라보는 바람에 교통체증 현상까지 야기됐다.  12일LA메모리얼 콜리세움 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인  ‘KBS 열린음악회 K-Pop Concert’ 무료 티켓 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장사진이었다. 입장권은 낮 12시부터 배부됐는데, 순식간에 2,000 매가 나갔다. 또한, 지난 3월 29일 토요일에도 한인회관 인근 ‘화개장터’에서 오전 10시 부터  한 사람당 2매씩 배포했는데, 역시 순식간에 바닥났고 온라인 상에도 마찬가지였다. 3월 29일 티켓매스터(Ticketmaster)를 통해 LA시간 오전 9시부터  선착순으로 배포됐는데 30분 만에 1만 5천매가 나갔다.  아마도 추가 배포가 있을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타운 에서는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표 한 장에 500 달러 까지 경매에 오를 정도라고 한다. ‘한류’의 열풍이 이처럼 강하게 불고 있는 ‘열린음악회’ 이면에 치사한 작태 또한 격렬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원래 KBS ‘열린음악회’는 KBS본사가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불과 3시간 공연하는 이벤트로 거의 200만 달러가 넘는 KBS  ‘열린음악회’가 갑자기 자회사인 KBS아메리카 (지사장 김경희)에 넘겨졌다. 그리고 행사 명칭도 ‘LA K-Pop Festival’로 바뀌어버렸다. 지금 KBS아메리카 사이트에 배너 광고로 ‘LA K-Pop Festival, 4월 12일 개최, 미주이민 111주년 기념’ 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최근까지  ‘열린음악회’가 LA한인회(회장 배무한)와 KBS 공동주최라고 했지만 한인회는 공중에서 사라졌다. 지금은 KBS주최, LA한인회와 KBS아메리카 공동주관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LA한인회는 여전히 자신들이 주최하는 모양세를 취하며 표 배포만 담당하고 있지만 불편한 속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주이민111주년 기념”  명분도 약해


배무한 한인회장은 LA시장 선거 불법헌금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 최근에는 한인회 관련자과 사건 고발인사들 간에 피터자는 심야폭행 사건까지 벌어져 형사입건까지 되는 등 LA 한인회는 이래 저래 좌불안석이다.
갑작스럽게 본사로부터 거창한 과제를 맡은 ‘KBS 아메리카’는 이번 행사의 명분을 찾기위해 안간힘을 쓴 결과로 “미주이민 111주년 기념”이라고 발표했다.  KBS아메리카 측은  이 행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연 세부 명칭을 ‘미주 한인이민 111주년 기념 LA K-POP 페스티벌’로 잠정 결정했다”며 “이번 대공연 명칭을 기존의 KBS간판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로 한정해 사용 하기 보다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꿈을 찾아온 선조 들의 고귀한 뜻으로 일구어 낸 미주한인의 역사를 다시 한번 기린다는 측면과 모든 커뮤니티가 함께 참여한다는 차원에서 ‘LA K-POP 페스티벌’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다만, 이번 대공연이 그 취지에 걸맞는 적절한 표현이 나온다면 바꿀 수 있다”며 “동포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좋은 명칭이 나오면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LA한인회 배무한 회장이 ‘KBS 열린음악회를 유치했다’고 고언했지만 시간이 갈 수록 퇴색하면서 열린음악회 본래 특성은 사라지고, K-POP 컨서트로 변색됐다. 그리고 이 행사가 “미주한인의 역사 를 다시 한번 기린다…”고 했는데, 공연 프로그람은 K-POP 그룹들의 무대로 ‘미주한인 선조들의 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한갖 젊은 아이돌의 춤과 노래가  주무대로 될 공산이 커졌다.


KBS 어설픈 공연 기획 구설수


그리고  KBS 아메리카 측은  “이번 한류문화 무료 대공연은 LA한인회 배무한 회장의 제안을 KBS측에서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성사가 됐고 공연행사에 따른 막대한 비용도 전적으로 KBS측에서 부담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한인회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순수한 사회봉사단체 로서 그간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보여준데 따른 공영방송사로서의 화답 차원”이라고 말했다.  KBS ‘열린음악회’는 지난 2011년 한국의 UN 가입 20주년을 기념해 ‘뉴욕코리아 페스티벌’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번 LA 개최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2003년에 ‘KBS 열린음악회가 ‘미주이민100주년 기념행사’로 하와이에서 개최됐었다.
이처럼 미주한인이민을 기념한 열린음악회가 왜 하필 111주년에 또 열려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취지에 걸맞는 적절한 표현이 나온다면 바꿀 수 있다”라고 궁색한 표현은 바로 이번 행사 졸속으로 취지도 변색이 되고 퇴색이 되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KBS가 LA한인회를 위해 200만 달러가 투입되는 거액의 행사를 하는 명분을 “배무한 회장의 사심없는 제안”과 “한인회가 순수봉사단체로 충실했기에 보답”이라고 애써 주장하는 것 자체도 코미디였다. 현재의 LA한인회는 지난동안 선거파동을 포함한 각종 부조리로 동포사회로부터 외면 당한지 오래였다.  언제부터 KBS가 한인회 봉사정신에 감탄을 했다는 것인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또 KBS 아메리카 측의  “공연행사에 따른 막대한 비용도 전적으로 KBS측에서 부담하기로 결정 했다”는 주장도 어설프다. KBS는 시청료를 받아 운영하면서 광고도 받고 있는 방송국이다. 이번 행사에 협찬 업체로 현대그룹, 대한항공, 삼성, 농협, 신한뱅크, 한화, 금호타이어와 한국문화원, 재외동포재단 등이 포함되어있다. 이들 협찬 기관 업체 단체들이 어떻게 하여 협력을 하게 되었 는지도 의혹이다.
이번 공연행사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콜리세움 경기장 안에서 펼치는 K-POP 공연이고, 또 하나는 공연 당일 오전 부터 경기장 외곽 장소에서 타인종 K-POP 매니아들이 출연하는 K-POP 콘테스트 등을 포함해 협찬 업체 부스 등에서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 장소에서 공연 주체인 KBS 아메리카가 경비 염출을 위해 부스 등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기념품 등 특산품 등이 판매될 것으로 보이는데 세일즈 퍼밋을 받아 영업을 하는지도 역시 의문이다.
 
수신료 낭비 KBS간부 외유 논란


이번 LA 열린음악회를 두고 KBS 사장과 이사들이 명분을 두고 줄줄히 외유를 하는 바람에 지탄을 받고 있다. 현재 KBS는 감사원으로부터 ‘방만경영’이란 지적을 받고 있어 이번 사장과 이사들의 외유가 노조로부터 “명백한 수신료 낭비” 라는 질타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감사원이 2013년 9월 30일부터 10월 25일까지 KBS 및 6개 자회사의 운영실태를 감사한 ‘한국방송공사 및 자회사 운영실태 특정감사’ 결과를  지난달 28일 공개하면서 KBS의 방만경영을 지적받았다.  KBS길환영 사장은 8일부터 14일까지 ’열린음악회’ 참석을 핑게로 LA를 방문한바 있으며, KBS 여당추천 이사들은 단체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적어도  프로그램 수출 혹은 채널 확보를 위한 계약이라든지, 공영방송 대표모임 등 명분다운 명분으로 출장을 가란 말”이라며 “불필요한 해외출장을 가는 수신료 낭비 행위을 더 이상 지켜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길환영 사장과 이사들의 해외여행은 명백한 수신료 낭비행위이며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배임행위” 라고 질타했다. KBS이사회도 일 유럽 출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모두 빠진채, 이길영 이사장과 한진만 이사를 제외한 여당 추천 이사 5명이 출장길 에 올랐다.



한편, 이에 대해 KBS는 “이번 공연은 KBS <열린음악회>를 개최해달라는 한인회의 요청에 의해 기획 됐다”며 “해외동포를 위로하고 그들에게 모국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볼 때 공영방송 으로서의 의미가 매우 큰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KBS 사장의 해외출장 목적은  LA에서 개최되는 한인이주 111주년 기념 <열린음악회>를 주관하고 KBS아메리카를 방문해 경쟁력 제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BS는 지난해 독일에서 개최했던 파독근로자 및 동포를 위한 <가요무대> 사례를 들어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시점에 이번 공연은 다시금 공영방송의 존재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사장의 출장도 해외동포를 위한 공영방송 공적책무를 수행하고 수신료 인상에 우호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공영방송 KBS의 한인방송 죽이기













 ▲ K-POP 콘서트 표를 구하려고 한인과 타인종들이 길게 행렬을 벌였다
KBS는 또한 “(길환영 사장은) KBS아메리카는 HD 전환과 남미지역 KBS 콘텐츠 진출 확대계획 등 현안 보고를 받고 지원방안을 현의할 예정이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미주지역에서 KBS아메리카의 현지 위상을 높이는 것도 이번 공연에서 기대하는 효과 중 하나”라며 “사실과 다른 정보를 거론하며 회사를 비판하는 것은 노사 간의 신의성실을 저해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밝혔다.
한편 KBS 아메리카는 지역  한인방송국보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덤핑광고로 지역 광고시장을 왜곡, 한인방송사를 죽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오고 있다. 과거 KBS 국정감사에서 “KBS아메리카가 한인방송사에 받아오던 월 7000 달러의 콘텐츠 사용료를 2만 달러로 올리고 보증금 24만 달러를 요구해 한인방송사의 KBS 프로그램 송출 포기를 유인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정감사에 나타난 계약서에는 기존의 한인방송사가 아침․점심․저녁 하루 3회 월 2500달러 이상으로 계약한 A 연회장을 KBS아메리카는 절반 정도인 1700 달러에 황금시간에만 하루 3회 방송, B 은행은 기존 한인방송사가 하루 3회 방송하던 것을 KBS아메리카가 황금시간 2회 포함해 하루 5회 방송하도록 돼있다.
KBS아메리카는 2004년 공영방송의 역할을 표방, 미주 한인동포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한다는 명목으로 가시청 권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2008년 전국 광고 독점계약과 배분 문제로 지역 한인방송사들과 소송까지 가는 마찰을 일으켰다.
실제로 2004년부터 뉴욕과 뉴저지에 KBS 프로그램을 독점 공급받아 케이블망을 통해 방송해오던 MK TV는 2008년 9월, 다음해인 2009년부터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받고 법적 공방을 벌이다가 지난해 계약해지와 함께 회사규모를 절반이하로 줄이고도 직원 임금체납 등 어려운 경영상태에 놓여있다.  MK TV 외에도 북가주 한인방송 KEMS TV, 워싱턴DC WK TV 등도 KBS의 과도한 요구로 KBS 프로그램 사용을 포기하고 한국의 케이블방송 콘텐츠를 방송하는 중이다.
국정감사에서 “KBS아메리카가 국민이 낸 수신료로 만들어진 프로그램과 자본을 무기로 힘들게 성장한 한인방송사들을 죽이고 있다”며 “덤핑광고는 명백한 불공정거래이자 광고시장 왜곡” 이라고 지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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