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한국방문의 저변… ‘순교자의 나라’에서 ‘순교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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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도’ 프란치스코 로마교황은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알리탈리아 항공 전용기를 타고 출발해 14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숙소인 청와대 인근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개인미사를 올린다음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한다. 이어 18일까지 체류하면서 아시아청년대회 참석, 124위 시복식 집전 등을 할 예정인데 광화문 광장에서의 시복식에는 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을 통해 1만 6천여명의 순교자를 배출한 한국 천주교의 역사적 유산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래의 교회가 지녀야 할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전 세계의 외신들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교황의 한국방문에 전 세계에서 2,800명이 취재신청을 했다. 미국의 보스턴글로브지의  이네스 샌 마틴 특파원은 아예 바티칸에서부터 교황이 타고가는 알리타리아 전세기에 동승취재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의 의미와 방문 일정을 드려다 보았다.   <성진 취재부 기자>

AFP 통신은 77세의 교황 프란치스코의 한국 방문은 세속주의에 찌든 서방 중심의 로마 가톨릭 세계에 앞으로 아시아의 가톨릭을 중시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등극한 교황은 바티칸의 개혁을 원하고 있는데 이번 한국방문을 통해 카톨릭의 새변화에 도전을 할 것이라고 보스턴 글로브지는 보도했다. 한국 카톨릭은 민주화투쟁과 사회정의 구현에 힘써 왔다고 밝힌 글로브지는 이는 교황의 철학과도 통한다고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번 방한에 대해 “로마 가톨릭이 아시아 가톨릭에 더 열린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교회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Voice of America(미국의 소리) 방송은  한국 가톨릭은 전세계 국가 중에서 이태리, 스위스 프랑스 다음으로 네번째로 많은103명의 성인을 배출시켰다며 한국천주교는 민주화투쟁과 인권 투쟁 에서 괄목한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천주교 신자수는 500만으로 전 인구의 11%이고, 특히 현재 국회의원 300명중 60여명이 천주교 신자로 전체의 20%를 차지한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1987년 민주선거 이래로 6명의 대통령 중 3명(김대중, 노무현, 박근혜)이 천주교 신자라고 소개했다.

아시아 카톨릭인에 격려

 ▲ 명동성당에 환영 현수막이 걸려있다.

우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재임 8년 동안 한 번도 아시아를 방문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한국 방문을 마치고 내년 1월 스리랑카와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을 방문할 예정이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젊었을 때 일본 선교사가 되길 꿈꿨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교황의 이 같은 행보는 천주교 신자가 우선 아시아 전체 인구의 3.2%에 불과하지만 급신장세를 보이는  한국과 아시아 가톨릭 신자들을 격려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아시아 가톨릭은 사회 정의 등의 이슈가 전면에 부각돼 있는데 바로 이점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향과 맞아떨어진다고 허핑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아시아 가톨릭은 유럽 중심의 구세계 가톨릭에 부족한 생기와 유연함을 종종 보여주었다. 앞서 교황도 지난 6월 한 인터뷰에서 “아시아 교회는 장래가 촉망된다”고 치켜세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 교리 수호에 치중하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가톨릭이 아직 ‘외래종교’취급을 받는 아시아의 현실을 감안한 문화적 변용도 용인하는 편이다. 그는 16세기 당시 예수회 선교사로 가톨릭의 중국화에 앞장선 마테오 리치를 높이 평가한다.
남미 출신인 교황은 또 시리아 내전 등의 갈등 해결 방안에 대해 서구 열강보다 러시아와 중국에 더 가까운 입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방한을 위해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통과 하는 만큼,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지 않는 베이징 당국과 어떻게 관계 개선을 이뤄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시진핑과 인사?

교황청은 관례상 영공을 통과하는 각 나라 지도자에게 인사를 교환하는데 이번 중국 영공을  통과 하면서 시진핑 중국주석과 어떤 인사를 나눌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25년 전 당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 방문시 중국 영공 통과를 불허했다. 그래서 당시 교황은 러시아 영공을 통과 하면서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인사를 교환했다.

이번에 교황이 한국방문을 마치고 다시 중국 영공을 통과하면서 일시 기착해 중국내 가톨릭 성당 을 방문하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미 바티칸과 중국 간에는 모종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한편 보스턴글로브는 십자군 전쟁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과 평화를 추구한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교황이 한국방문 중 비무장지대(DMZ) 너머 종교탄압을 일삼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평화 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18일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화해의 미사에 북한 종교 대표를 초청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신자와 함께하는 첫 미사는 15일 광복절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다. ‘성모승천 대축일’은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은혜를 입어 일생을 마친 뒤 하늘로 들어 올림 받은 것을 경축하는 축제일이다. 천주교 신자들은 일요일이 아니어도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의무 대축일’이다.

소탈하고 개혁적인 행보로 가톨릭 교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아르헨티나 주간지와 인터뷰에서행복해지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침들은 타인을 존중하고 가족을 보살피며 탐욕적인 소비주의를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최근 주간지 비바와 인터뷰에서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지켜나갈 수 있는 이타적이고 반소비주의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행복 지침의 첫 번째는‘ 자신의 인생을 살고 타인의 인생도 존중하라’는 것이다.
교황은“다들 자기 방식대로 사는 거지 뭐 ”(Live and let live)라는 로마 속담을 인용하며 “인간은 누구나자기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행복해지기 위한두 번째 지침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살아가라”이다. 교황은 “자신만 생각하고 살다보면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된다”며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요한 것은 “언제나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것이다.
교황은 이어 “건전한 여가 생활을 잃게 하는 소비주의에 빠지지 말라”며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가족과 식사를 할 때는 TV를 끄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주말은 가족을 위해 보내라”며 “하던 일을 접고 가족들과 시간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인을 험담하는 것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다른 사람을 깎아내려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험담을 줄이려면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빨리 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교황은 또 “우리는 타인의 종교를 개종하려 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며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라며 “교회는 개종 활동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교회만의 매력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평화를 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평화는 단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상태가 아니라 언제나 세상을 주도하는 것”이라며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주문했다.“환경 파괴가 그리고 교황은 “우리는 젊은이들과 어울리며 창의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그들이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약물에 빠지는 등 사회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란치스코는 인류에게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며 환경보호에 애쓸 것도 잊지 않았다. “인간의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환경 파괴가 결국 우리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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