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세월호법 두고 헌법학 ‘스승-제자’ 학자 치열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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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권 서울대 명예교수(왼편) 오동석 아주대법학교수(오른편)

‘세월호특별법’을 두고 헌법학자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8월 27일자 문화일보에 ‘끝까지 反법치로 기우는 세월호법’이라는 칼럼을 기고했는데, 이에 대하여 , 제자인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학 교수가 은사인 최대권 명예교수의 칼럼에 대하여 ‘세월호 특별법은 당위다’라며 반박해 두 교수의 논쟁에 대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헌법학자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최대권 교수는 그의 칼럼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한 수사권·기소권 부여, 특검추천 위원회 위원추천권, 의상자 수준의 보상 등 가족대표들의 주장은 우리나라 헌법의 기초 (권력 분립·대의 민주주의·법치주의 등)를 허무는 내용”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동석 교수는 “세월호 사건 유가족은 개인적인 아픔을 치유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및 사고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아 법률안까지 마련했다”라고 반박했다. 두 교수의 논리를 분석해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최대권 교수는 문화일보 칼럼에서 세월호법 논쟁이 장기간 끌어오는 것에 대해 먼저  “대한민국은 1987년 민주화 이래 지금 의회 민주주의의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여당인 새누리당이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위한 여 • 야 • 유족 간 3자 협의체 구성을 거부한 데 이어 대통령과의 협의 요구도 거부당하자 130석의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 이라며 “강경 유가족 대표들의 억지에 동조해 끌려가는 이러한 사태의 진전은 국회의 존재 의의와 국고의 지원까지 받는 헌법적 공당의 존재 의의를 질문케 한다”고 말했지만 제자인 아주대 오동석 교수는 스승 최태권 교수의 헌법원리위배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최교수, 특별법 제정은 법의 보편성 위반

또 최대권 교수는 칼럼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발상 자체가 헌법 원리에 반한다”는 논리를 폈다. 최 교수는 이어 “특별한 사유를 이유로 특별법을 만든다고 하자. 그러나 다음에 일어난 사건을 두고 또 특별법의 제정을 주장하면, 특별히 사건을 정치화해서 야당을 사로잡으면 또 특별법이 나올 것 이고, 이 같은 특별법은 논란 끝에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이것이 민주화 보상 관련 특별입법이 수없이 많이 제정된 이유”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우선, 세월호 ‘특별법’의 발상 자체가 헌법 원리에 반한다”면서 “우리나라는 민법•형법 등 사고나 범죄, 불법들에 대처하는 일반법들을 갖추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리고는 “문제의 사건을 계기로 기존의 일반법에 불충분한 점이 발견된다면 이 불충분한 점을 바로잡기 위한 일반법을 제•개정하는 일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문제된 사건을 특히 다루기 위해 일반법 원칙에 벗어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법의 보편성(평등 원칙)에 반하고 또 법은 미래를 향해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지 이미 일어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불소급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일보에 기고한 <세월호 특별법은 당위다>라는 칼럼에서 먼저 “최대권 교수께서 쓰신 문화일보 8월 27일자 칼럼을 읽었다”며 “은사님의 글에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제자의 이견을 흔쾌히 들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동기를 밝혔다.

오교수, 국가의 오만함이 세월호법 자초

그리고 오동석 교수는 “선생님께서는 의회민주주의의 최대 위기’라고 말문을 열었다는 대하여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위기는 국가의 ‘끝까지 반(反)민주’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가는 세월호 운항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을 뿐 아니라 사고를 수습하고 실종자를 구조하는 작업에서도 무능함을 보였다.”면서 “국회는 국민의 뜻을 대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오 교수는 “특별법이 ‘특수이익의 요구에 따라가는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여당이야말로 끝까지 권력행사의 특수이익에만 빠져 있어 책임을 모면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면서 “선생님께서 지적한 ‘공당의 존재 이유’에 대한 비판은 고스란히 여당을 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우왕좌왕한 야당의 책임도 분명 있지만, 여당은 행정부를 감싸기에 급급해 권력분립 원칙에 따른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 교수는 “선생님께서는 ‘민생법안 처리’와 ‘대통령의 긴급 재정ㆍ경제 처분’까지 언급 했다”며 “그러나 주위를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일자리에서 소외되는가 하면, 노동자, 군인, 학생, 노인 등 많은 국민이 죽어가고 있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그리고 오 교수는 “민생의 어려움은 경제적 이익이 재벌 위주로 배분되는 구조에 있다”면서 “헌법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정치ㆍ경제적 권력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데도 민주적인 해법이 아닌 국가긴급권을 원용한 것에 놀랄 따름”이라고 반박했다.

무능하고 기능 잃은 국회는 무용지물

최대권 교수는 칼럼에서 “야당이 대통령과 유가족의 협의를 요구하는데, 그러면 대통령에게 입법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것인가? 또 특수이익의 요구에 따라가는 것이라면 아예 입법은 특수 이익 집단에 용역을 주어 행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했다.
또한 최 교수는 “강경 유가족 대표들의 억지에 동조해 끌려가는 이러한 사태의 진전은 국회의 존재 의의와 국고의 지원까지 받는 헌법적 공당(公黨)의 존재 의의를 질문케 한다”며 “더구나 진상조사 위원회에 대한 수사권 • 기소권 부여, 특검추천위원회 위원추천권, 의상자 수준의 보상 등 가족 대표들의 주장은 우리나라 헌법의 기초(권력분립 • 대의민주주의 • 법치주의 등)를 허무는 내용” 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동석 교수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제대로 된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야말로 권력에 의해 반죽음 상태에 내몰린 대한민국 헌법을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 교수는 ‘대통령과 유가족의 협의’ 요구가 ‘대통령에게 입법 권한을 위임 하겠다는 것’ 이냐’는 주장에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사과했다. 나아가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 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오동석 교수는 “세월호 사건 유가족은 개인적인 아픔을 치유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및 사고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아 법률안까지 마련했다”며 “특수의사를 일반의사로 바꾸는 대의적 자세를 취했다. 이것이야말로 권력자보다 앞서는 국민의 민주 역량이라고 생각한다”고 최 교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오 교수는  ‘특별법 발상 자체가 헌법 원리에 반한다’는 최 교수의 지적에 “빈번한 특별법 제정 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국가범죄’에 해당하는 사건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불가피 하다”고 불가피성을 변명했다. 그리고 오 교수는 “특히 민주화 관련 특별 입법은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그 내용이 과거를 청산하기에 충분하지 않아서 문제였다”며 “민주화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반(反)인권 • 반(反)민주의 과거를 청산하기 위한 특별법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논쟁이 장기화되면서 야기된 민생 경제 문제에 대해 최대권 교수는 “세월호특별법 처리 없이는 시급한 경제 등 민생법안 처리도 거부한다는 발상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유기를 넘어 대한민국의 의회주의 • 대의민주주의를 거부하겠다는 발상에 불과하다”며 “나아가 지금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그것은 대통령의 긴급 재정 • 경제처분의 발령을 정당화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세월호법 요구는 당연한 국민권리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유가족을 포함한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특별법 제정이 여당의 반대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헌법에 의해 주어진 권한을 이용해 자신의 제안이자 국민에 대한 약속을 관철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유가족과 대통령의 협의 요구는 입법 권한의 위임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청”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오 교수는 “헌법은 국민이 권력을 통제하는 법이라고 배웠다. 대의민주주의가, 법치주의가, 사법체계가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도구로 앞세워지는 상황이 헌법의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개탄하며 “국민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인하려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대권 교수는 “입법 기능을 이렇게 오래 방기하면 국회를 제치고, 발달된 IT 기술의 접목을 통해 국민투표로 긴급한 입법을 하는 방안도 생각해봄 직하다. 또 다른 ‘광화문 촛불’ 사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동석 교수는 ‘광화문 촛불 사태는 결코 안 된다’라는 최 교수의 지적에  “그러나 대통령과 국회가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하려면 민주주의 광장의 촛불은 더욱 더 활활 타올라야 한다”고 주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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