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점] 프랑스판 9.11 테러사건의 의미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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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2시까지 파리 시내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은 ‘프랑스 판 911’으로 불리워진다. 프랑스가 2015년 들어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사건 이후로 다시 한 번 대형 테러의 대상이 된 사건으로 2차대전 후 최악의 테러사건을 당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18일 연설을 통해 미국, 영국, 독일 그리고 러시아를 주축으로 IS테러 집단 응징에 대한 국제적 연합전선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독자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대테러 응징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은 13일의 파리사건 발생 후 5일이 지난 18일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테러 총책으로 지목된 압델 하미드 아바우드(27)에 대한 검거 작전을 펼치던 중 총격전이 벌어져 테러 용의자 3명이 숨지고 7명이 체포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18일 일제히 보도했다.
현지 시각 오후 10시, 파리 11구에 있는, 미국 밴드인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4]의 공연이 열리고 있던 바타클랑(Bataclan) 콘서트장에는 1500여명의 관객들이 운집해 있는 공연장에서 복면을 두른 4명의 테러리스트가 들이닥쳐 AK-47을 난사하면서, 수류탄까지도 던졌다. 한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테러범 중 1명이 “알라는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고 하며, 시리아를 침략해서 무슬림들을 해쳤다면서 올랑드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한다. 테러범들은 인질극을 벌이면서 그들에게 ‘신을 믿는지, 프랑스 사람인’를 물은 다음 느닷없이 총기를 난사해 무차별 학살했다.
8명의 범인들 중 적어도 절반 이상이 프랑스 국적자로 밝혀졌으며, 2명은 시리아 여권을 가지고 난민들 틈에 끼어 넘어 온 IS요원들이여서 난민문제가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IS의 무차별 테러 목적은 무엇?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를 휩쓸고 있는 이슬람국가(IS)의 놀라운 성공은 유대가 긴밀한 핵심 그룹이 지배하는 매우 체계적인 조직으로부터 나왔다. 그 핵심 그룹은 알카에다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은 한 이슬람주의 광신도가 이끈다고 월스트릿저널이 보도했다.
자동차 폭탄처럼 잘 알려진 테러 행위와 전통적인 군사 전술을 함께 사용하는 IS는 현지 부족들과의 연계와 사담 후세인의 군대에서 활동했던 전직 장군들의 기술로 전력을 지탱하고 있다고 IS를 추적하는 서구 및 중동 관리들은 설명했다.
그 위에 추가된 것은 효과적인 신병 모집 전략이다. 점령 지역의 일부 젊은이들은 ‘우리 편이 되지 않으면 죽인다’는 협박을 듣고 있다. IS는 지역 상인들을 착취해 부를 쌓고, 점령지역에 새로운 칼리프 통치 국가를 만든다고 말하며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IS는 지지자들에게 영토 확장은 전 세계 수니파 이슬람교도들의 실존을 위한 싸움이라고 효과적으로 설득한다.
그 결과, 새로운 유형의 테러단체가 탄생했다. IS는 서로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던 지도자들로 이루어진 핵심 그룹이 이끈다. 충성심이 의심되는 자는 이미 제거됐다.
IS의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와 같이 핵심 그룹에 속한 많은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 남부에 마련한 수용소 ‘캠프 부카’에 수감된 바 있다. 요르단 출신 알카에다 전문가 하산 아부 하니에는 그들이 수감 이후 “오히려 더 과격하게 변했다”고 말한다.
IS는 엄격한 명령 및 통치 구조를 지녔으며 상부에는 약 10여 명의 지도자가 있다고 IS의 발전을 지켜 본 시리아 반군과 서구 및 아랍 관리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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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지도자 바그다디에게는 전시 내각과 입법을 위한 종교학자들의 모임 ‘슈라 위원회’도 있다고 브루킹스 도하 센터의 찰스 리스터 방문 연구원은 덧붙였다. 바그다디는 각료 회의와 주지사들의 위원회도 갖췄다.
미국 관리들은 바그다디가 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세한 것까지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에게는 종교적 명령과 군사 명령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령이 있다.
리스터는 바그다디의 리더십이 “매우 편집증적이며 절대적인 충성을 중시한다”고 말한다. 그는 바그다디가 4년 전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후 불충의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지휘관들을 모두 제거하는 암살 계획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군 지휘부는 바그다디가 잘 알고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외국인 전사들은 뛰어난 사람만이 눈에 띌 수 있도록 허용된다. 붉은 수염을 지닌 아부 오마르 알 시샤니도 그중 하나다. 체첸 출신인 그는 한때 그루지야 군대의 정보 부문에서 복무했으며 현재 시리아에 주둔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전략이 IS가 세계적으로 성전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세심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말한다.
IS는 영토를 확장하면서 대부분의 통치 작업을 현지 관리들에게 맡긴다. 덕분에 주민들을 지나치게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다. 유전, 은행 지점 등을 포함한 영토 확보를 통해 IS가 재정적으로 풍족해지기도 했다.
영토를 점령할 때의 전략은 현지 부족 지도자들과의 동맹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들이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든, 협박이나 뇌물, 강요를 받았든지 간에 IS에게 안식처와 지원을 제공하게 한다.
미국 정보 관리들은 IS가 영토를 차지하는 능력이 IS의 세력이 강해지고 있으며 승리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특히 신병 모집에 도움이 된다.
쇠퇴를 겪었던 IS의 부흥은 2012년쯤 시작됐다. 2014년 6월쯤에는 IS가 이라크를 휩쓸고 모술과 티크리트를 점령하기 전에 이미 전사 1만 명을 보유하는 수준에 다다랐다고 미국 정보 관리들은 설명했다.

난민 문제 반대정서 고조

이 사건으로 인해 유럽 난민 사태 과정에서 발생한 반이슬람, 반난민 정서가 심화되고, 더불어 무슬림이나 서아시아 출신자들에 대한 기피 내지 탄압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등 반인륜적 테러 및 기타 범죄를 지속하고 있는 이상 이슬람권과 타 문화권 간의 화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또한 테러 피해 당사국인 프랑스를 비롯하여 미국, 러시아 등 국가들의 IS 점령지에 대한 폭격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파리 다음 테러지역으로 로마(바티칸), 런던, 워싱턴 D.C가 꼽히고 있어 이탈리아와 영국은 국경봉쇄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일부 IS 조직원들이 난민으로 위장하고 테러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럽의 시리아 난민 수용에 엄청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20 개최국인 터키 또한 앙카라에서 폭탄 테러를 겪었던 만큼 보안 강화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5년 들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었다. 2015년 초에 발생한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부터 이번 사건까지 파리에 국한되어서만 해도 벌써 3건이고 전 프랑스로 넓히자면 더 많아진다. 6월 26일 리옹에서 IS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했고 그 전에 4월 프랑스 교회에서 테러를 시도한 알제리 출신 대학생이 적발되었다, 9월엔 파리행 고속열차에서 테러를 일으키려다가 같은 열차에 탑승한 미국 군인들에게 잡히는 일이 있었다. 거기에 에펠탑 테러시도 적발 등 포함하면 최소 10여건의 사건이 적발 또는 발생했는데 그것에 정점을 찍은 게 이 사건이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이슬람 전반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프랑스 전역에 퍼져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슬람에 대한 관심과 융화를 촉구하는 행사가 자주 열렸던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직후와는 달리, 이번 테러 이후 프랑스 현지 분위기는 매우 흉흉하다.
서구 사회에서 다문화주의에 대한 회의를 심화시키고, 서유럽의 우경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런 면에서 IS가 일부러 이슬람에 대한 분노를 부추기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IS대원에는 유럽의 소외된 무슬림 이민자 출신이 많은 만큼 이슬람에 대한 증오를 부추겨 남아있는 무슬림 이민자 2세를 자극하고, 칼리프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설파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내부에서는 위험요소가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 모스크를 폐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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