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후유증> 늘어나는 성형 의료분쟁 ‘함정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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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부작용이 미국동포사회는 물론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남편 몰래 성형수술한 중국 여성은 나중에 들통이 나서 이혼을 당하는가 하면, 국내 한 남성은 성형을 무려 13회나 하여 자신의 근육 감각이 마비됐다는 웃지못할 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에나 파크 소재 셀린성형외과(원장 애드윈 최)의 복부지방흡입수술 환자 사망사건을 비웃듯이 병원은 여전히 성업 중에 있다. 해당병원은 이번 사건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연일 광고행각을 벌이고 있어 주위에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2개월이 가까워 오지만 아직 사망환자에 대한 부검 결과 조차 나오지 않아 더욱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병원측은 부검 결과에 신경조차 쓰지 않아 오히려 유가족이 사비를 들여 부검결과를 재촉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병원측의 무성의한 협조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졸지에 부인을 잃고 망연자실한 남편과 유가족들은 병원이 어떤 보험회사에 얼마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조차 확인해주지 않는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어 유족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성형수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 잘못된 경우에 보상마저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일부 병원들은 최소한의 보험에만 가입할 뿐 그 병원이 행한 각종 성형수술에 대한 피해보상을 위한 보험에는 대부분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한국의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이 미국 라이센스도 없으면서 미국 원정수술을 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현철(취재부기자)

그동안 일부 의사들이이리 저리 병원을 번갈아제2, 제3의 병원을 순회하며 성형외과 수술을 해 왔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수술실 허가도 없이 불법으로 개조된 수술실에서 버젓이 성형수술을 하는 가 하면 심지어는 의사들이 스킨케어와 레이저 센터 등에서 의뢰하는 고객의 수술까지 하는 등 파렴치한 의료행각까지 일삼아 왔다. 여기에 일부 몰지각한 병원과 레이저 센터에서는 한국의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을 초빙까지 해서 성형수술을 하게 하는 등의 상상을 초월한 불법 의료행각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되고 있다.

또 한국에서 온 원정 수술 환자의 경우도 사건이 발생해도 보상을 받을 길이 막연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건이 발생해도 보험커버리지가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셀린성형외과 사망환자의 경우에도 변호사가 알아사 하겠지만 병원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의사 개인 보험만 있을뿐이라는 소문도 들려 사실일 경우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 수년전 문제가 되었던 타운의 한 병원은 사건 발생후 법원으로부터 보상 명령을 받았지만 의사가 파산을 함으로서 보험에 가입된 100만달러의 보험금 이외 전혀 다른 보상을 받지 못했다 문제의 병원은 최근 이름을 바꿔 다른 성형외과를 개업했다.


수술전 손해배상 보험 확인이 필수


이번 부에나 파크의 셀린성형외과 사망환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일설에 의하면 에드윈 최 원장이 이미 챱터 13을 신청하거나 한 상태인 것으로 소문이 나고 있어 법정에 가더라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 유가족은 사실확인을 위해 변호사를 통해 수소문 중에 있다.
또한 최근 크게 늘어난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의 미국으로의 원정 진료•수술이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서울 강남에 즐비한 성형외과 병원 간판들.
코리아타운에는 한국에서 성형외과의를 초청해 단체로 성형수술을 해주는 브로커 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미용실 등에서 ‘강남의 유명 성형의가 온다’면서 고객들을 유치한 후 수술실도 완비되지 않은 곳에서 눈가플 수술을 비롯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낸 각종 성형수술 등을 마구 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원정수술의 가장 큰 문제는 부작용이 발생할 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원정수술은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등에서도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슴성형을 전문으로 하는 강남의 M성형외과 원장은 “한 번은 중국에서 초청이 와서 토요일 아침 비행기를  탔는데 옆자리 네댓 명이 모두 알고 지내는 성형외과 의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런 초청행사의 상당수는 현지 브로커들이 환자를 모집한 경우다.

주말 이틀간 수십 명을 수술하는 경우는 예사이고, 환자를 보느라 의사가 수액 주사를 맞아 가며 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이런 과로가 부실 수술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불법 브로커도 끼어든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홍정근 홍보이사는 “온갖 사탕발림을 해 한국 의사를 초청한 뒤 제때 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또 의사들이 이런 초청 진료를 하려면 중국 정부에서 단기면허를 받아야 하는데, 현지 브로커가 이를 해결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의료분쟁이 발생할 경우 의사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다.
최근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게 미국 등지로 전염되면서 한국의 의사들이 주말이면  LA와 뉴욕 심지어는 시애틀 지역으로 원정 수술 나들이를 하고 돈을 챙겨가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이번 사건으로 표면화된 것이다.


 ‘감각 사라진 성형’ 사례


국내에서 인기를모으고 있는 남여 중개모임인 SBS ‘짝’에 출연했던 한 남성이 최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X파일’은 총 13회에 걸친 얼굴 부위 성형수술에 1억 원을 투자한 ‘1억 자기관리남’ 화성인 배수광 씨의 일상이 소개됐다.
배수광 씨는 “눈 3번, 코 2번, 이마, 볼, 안면윤곽, 광대, 사각턱, 라식, 치아교정, 양악 수술 등을 받았다. 얼굴에 칼을 대지 않은 부위가 없다”고 고백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그가 성형수술에 들인 비용은 총 8200만 원, 약 1억 원에 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배수광 씨는 한방성형, 뷰티관리, 네일케어 등을 받으며 자기관리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배수광 씨는 성형 및 뷰티케어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관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 외모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고 밝히며 성형을 전혀 하지 않았던 과거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배수광 씨는 “제가 봤을 땐 아직 부족하다. 더 이상 수술 할 곳이 없어서 현재는 미용 관리에 올인하고 있다”며 “잦은 성형 수술로 인해 감각이 없어졌다”고 수술 후의 부작용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결혼전 성형수술을 속이고 애까지 나았으나 의심한 남편이 이혼소송을 청구해 위자료까지 받는 일이 생겼다. 최근 아이비타임즈 영국판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인 지옌 펑은 “아내가 못생긴 얼굴을 성형수술로 숨기고 결혼했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내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아내에게 위자료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을 남편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못생긴 딸나은 성형미인













▲ 성형을 속이고 결혼한 여성의 전과 후.
펑 씨는 아내가 낳은 딸의 외모가 너무 못생겼다는 이유로 외도를 의심하다가 아내가 결혼 전 성형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그의 아내는 펑 씨를 만나기 전 약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들여 얼굴을 성형했으나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았다.
중국법원은 “아내가 남편을 속여 결혼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아내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에 시달린 중국 환자들의 의료소송이 증가되어 ‘성형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중국인 여성 왕방(王邦•가명•31)이 한국 땅을 밟았다. 의료소송을 위해서다. 왕은 3년 전 한국에서 눈•코와 양악수술을 받았다. 비용은 1억원. 당시 VIP 고객만 상대한다는 브로커는 병원 브로셔를 내보이며 ‘한국 최고 의료진으로 구성됐고, 역대 대통령도 수술받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재산가로 알려진 왕의 부모는 흔쾌히 수술을 허락하고 돈을 건넸다. 하지만 결과는 엉망이었다. 쌍꺼풀은 라인이 너무 크고 흉터가 심해 누가 봐도 수술한 티가 났다. 앞트임(눈 앞을 찢고 꿰매 눈이 커 보이게 하는 수술)을 과도하게 해 흰자위가 많이 보여 인상도 사나워졌다. 심각한 건 눈을 잘 감을 수도 없다는 것. 턱수술은 양쪽을 잘못 깎아 비대칭이 됐다.

원장을 만나러 수술 두 달쯤 뒤 한국에 왔지만 병원은 간판이 바뀌어 있었다. 물론 원장도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왕씨와 가족들은 문제의 한국 의사를 꼭 찾고, 재수술도 알아볼 겸 한국을 다시 찾았다.
왕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성형 정보 공유 사이트인 ‘핑크베이비(www.pink-baby.net)’에서는 한 달에 수십 건씩 한국 성형시술의 부작용에 대한 글들이 올라온다.
‘예쁜 바보(漂亮的<7B28>蛋)’라는 아이디의 한 중국인은 “한국에서 성형수술 건수가 가장 많다는 곳이었는데 속은 것 같다. 광대뼈 절개술을 받았는데 흉한 몰골이 됐다. 한국이 정말 싫다”고 썼다. 아이디 ‘Coffeebar’를 쓰는 중국인은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한쪽은 흉터가 너무 진하고 한쪽은 쌍꺼풀이 수술 안 한 것처럼 희미하다. 돈도 원래 가격의 몇 배나 많이 주고 했다.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중국 최대의 검색 사이트 바이두(baidu.com)에서는 ‘한국 성형수술 실패 부지기수’ 등의 제목을 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방송•신문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국영 중국중앙TV(CC-TV)는 중국인의 한국 성형관광 열풍에 대해 보도했고, 3월에는 중국 관영신문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중국 관광객 들이 한국 성형외과와 중개업자들의 돈줄로 전락했다는 기사를 냈다.
급기야 지난봄에는 양악수술이 잘못됐다며 한 중국 여인이 서울 압구정동의 해당 성형외과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절반은 중국인이다. 전문가들은 부실 성형의 제1원인으로 ‘불법 브로커’들을 지목한다. 정상적인 유지업자들은 보건산업진흥원에 등록을 하고 10~15% 정도 수수료를 낸다. 하지만 불법 브로커들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 의료사고가 나도 병원을 잘못 알선한 데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들은 환자를 모을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 최고의 성형외과, 대통령도 수술한 병원 등 근거 없는 미사여구를 붙여 병원을 소개한다. 수수료가 목적이다 보니 이들이 접촉하는 병원의 기준은 실력이 아니라 수수료를 얼마나 주는지가 관건이다.

이들과 거래하는 병원도 공생관계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수수료를 많이 떼주는 곳일수록 약점 이 있는 병원일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비전문의 또는 의료사고를 여러 번 내서 이름을 자주 바꾸는 병원 등이다. 이런 병원은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많이 주더라도 환자를 받는 게 이득이다. 브로커 몫을 한 움큼 떼주다 보니 수술 재료나 기구도 싼 것을 쓸 수밖에 없다. 애초부터 부실 성형이 잉태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성도 문제다. 성형외과 전문의라도 부위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려면 권위자 밑에서 몇 년은 익혀야 한다. 그런데 어떤 병원에서는 비전문의 원장이 눈•코•가슴•안면윤곽까지 다 하는 경우도 있다.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손해배상보험 국가배상도 미비


보건복지부의 대책 마련은 굼뜨다.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헬스케어 활성화 방안’에는 해외 환자 유치시장의 투명성•책임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중대한 시장교란 행위를 유치업자 등록 취소 요건으로 추가하고, 취소를 당할 경우 2년간 재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의료기관이 미등록 유치업체와 거래하면 해외 환자를 치료할 자격(유치기관) 등록을 취소하는 방안 등을 의료법 개정안에 담아 입법 예고한 상태다. 개정 의료법이 언제 통과할지도 불투명 하지만 다단계•점조직으로 움직이는 불법 브로커들을 의료법만으로 모두 단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의료사고에 대한 해결책도 부족하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의료기관들이 민간 손해배상보험 (의료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의료관광 선진국인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이 가장 잘 돼 있는 게 민간 손해배상보험 등 안심할 수 있는 진료 시스템이다.
하지만 국내 병원들의 보험 가입률은 매우 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전체 병•의원의 가입률은 36.4%에 불과하다. 특히 외국인 환자 유치 병원 2091개(2010년 기준) 중 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 보상 한도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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