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리포트] 風餐露宿신세 LA커뮤니티 칼리지 재학생 빈곤실태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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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재학생 62.7%가 끼니 걱정 -55%가 잠자리 걱정

매일 잠 잘 곳이 없고
밥 먹을 돈이 없어 굶는다

중제

지난해 LA 커뮤니티칼리지 재학생의 절반이상이 식생활이 불안정하고, 5명중 1명은 사실상 홈리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많은 대학생들이 밥 먹을 돈이 없어 끼니 걱정을 하고, 잠 잘 곳이 없어 오늘밤은 또 어디서 비를 피하나 걱정하는 것이다. 이는 로스앤젤레스지역이 평균 보다 높은 것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를 실시한 텍사스주의 달라스카운티 커뮤니티칼리지와 아리조나주의 마리코파카운티 커뮤니티칼리지 보다 식생활과 주거 불안정도가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 전국평균보다도 높은 것이다. 풍찬노숙의 19세기가 아니라 달나라도 오가는 21세기, 세계최강의 국가 미국, 그중에서 제2의 도시로 꼽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아닐 수 없다. LA커뮤니티칼리지 재학생들의 풍찬노숙 실태를 짚어 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홈리스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의 희망연구소[HOPE LAB]와 LA커뮤니티칼리지이사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한편의 보고서가 로스앤젤레스일대를 충격으로 내몰고 있다. 이 보고서는 ‘희망을 빌드업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희망연구소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0월 28일까지 약 20일간에 걸쳐 로스앤젤레스커뮤니티칼리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빈곤실태보고서다. 로스앤젤레스커뮤니티칼리지교육구에 속한 커뮤니티칼리지는 가장 학생수가 많은 이스트커뮤니티칼리지와 가장 적은 사우스웨스트커뮤니티칼리지등 모두 9개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현재 전체 재학생은 무려 13만3천여명에 이른다. 이중 약 5%정도인 5925명이 온라인을 통한 설문조사에 응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62.7%가 식생활불안정 경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중 6명이 넘는 62.7%가 식생활불안정을 경험했으며, 2명중 1명이 넘는 55%가 주거생활 불안정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10명중 2명, 즉 18.6%가 홈리스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LA지역의 평균식생활불안정비율이 55%, 주거생활불안정비율이 52%, 홈리스비율이 14%임을 감안하면, 커뮤니티재학생의 생활이 LA주민 평균생활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프연구소는 연방농무부가 정한 식생활불안정척도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응답자중 식생활안정이 위협받는다는 응답이 24.4%, 매우 위협받는다는 응답이 38.3%이며 이 두 가지 응답자를 합친 비율이 62.7%에 달했다. 이 두 가지 범주가 바로 연방농무부가 정한 식생활불안정척도다.

빈곤실태커뮤니티칼리지 전체적으로 재학생의 10명중 6명이 끼니를 걱정하는 가운데, 9개 커뮤니티칼리지중 사우스웨스트커뮤니티칼리지의 식생활불안정비율이 무려 75.8%에 달해 최고를 기록했다. 또 트레이드테크니컬커뮤니티칼리지도 75.4%로 조사돼, 이들 2개 칼리지학생의 4명중 4명이 사실상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9개 칼리지중 그나마 식생활불안정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밸리칼리지였지만, 56.5%를 기록, 역시 절반이상은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돈 없어 3일 이상 굶은 응답자 35%

구체적으로 조사시점직전 1개월간의 식생활상태도 농무부기준으로 6가지 범주로 나눠서 조사한 결과, 돈이 없어서 음식을 더 사지 못했다는 응답이 59%를 기록했으며 이는 LA지역평균 50%는 물론 전국평균 52%보다 높았다.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를 먹을 형편이 못 된다는 응답은 무려 65%를 기록했다. 또 돈이 없어서 식사를 줄이거나 굶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52%, 전체 절반이 넘었고, 3일 이상 돈이 없어서 식사를 줄이거나 굶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35.9%로, 사실상 이들은 기아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없어서 배부를 만큼 먹지 못했다는 응답이 50%, 돈이 없어서 배가 고픈 적이 있는지에 대해 42%가 그렇다고 답했다.

3일 이상 돈이 없어서 식사를 줄이거나 굶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트레이드테크니컬칼리지가 45.3%로 9개의 칼리지중 최악을 기록했고, 사우스웨스트칼리지가 42.9%로 나타났다. 이둘 2개 칼리지재학생의 기아상태비율은 사실상 다른 7개 칼리지보다 10%정도가 높아,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돈이 없어 배가 고팠다는 답변도 트레이드테크니컬이 56.3%, 사우스웨스트가 51.7%로 다른 칼리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LA지역 커뮤니티칼리지재학생의 주거생활도 식생활처럼 위험수준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거불안정을 경험한 학생이 응답자의 55%, 홈리스는 18.6%였다.

주거불안정비율도 전국 평균치 보다 높아

주거불안정조사에서는 트레이드테크니컬이 69.1%, 사우스웨스트가 68.8%로 조사됐으며, 피어스칼리지가 48.5%로 가장 낮았으며, 트레이드와 사우스웨스트 2개를 제외한 7개 대학은 전체 평균보다 주거불안정비율이 낮았다. 주거불안정의 원인은 전기요금등 유틸리티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내지 못한다는 응답이 31.1%로 가장 많았으나, 주택에서 쫓겨날 수 있는 렌트비나 모기지를 못했다는 응답이 23,3%에 달해, 이들은 사실상 잠재적 홈리스의 위험에 처한 상태로 분석된다. 또 1년에 2번 이상 이사를 했다는 응답이 13%, 4번 이상 이사를 했다는 응답은 20%에 달했다. 커뮤니티칼리지재학생의 주거불안정비율은 이 지역 평균 52%, 전국평균 51%보다 높은 것이다.

▲ LA커뮤니티칼리지 9개 캠퍼스별 빈곤실태

▲ LA커뮤니티칼리지 9개 캠퍼스별 빈곤실태

홈리스를 경험한 비율도 트레이드테크니컬이 25.2%로 재학생 4명중 1명이 홈리스상태로 조사됐다. 또 사우스웨스트가 22.3%, 시티칼리지가 20.1%로 나타나 이들 3개 대학이 홈리스비율 20%를 넘었고, 미션칼리지가 12.2%로 가장 낮았으며, 나머지 5개 대학 모두 전체평균 18.6%를 밑돌았다.

이는 이 지역 평균과 전국평균 홈리스비율이 14%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5% 포인트, 약 30%이상이나 높은 것이다. 또 홈리스경험자중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응답이 7.9%, 강제퇴거 당했다는 응답이 4.2%, 셀터에 머물렀다는 응답이 3.4%, 버려진 빌딩이나 자동차등 집이 아닌 곳에 노숙했다는 응답이 6.0%, 한번이상 오늘밤은 어디에서 자야 될지 몰랐다, 즉 잘 곳이 없다는 응답이 10.6%, 아예 잘 곳이 없다는 응답도 3.7%를 차지했다.

여학생들이 남학생 보다 주거 불안 시달려

주거비수준과 관련, 유틸리티를 내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는 답변이 51.6%로 절반을 넘었고, 돈을 못 내서 디폴트되거나 컬렉션에 넘어간 적이 있다는 응답이 24.1%,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해서 집을 떠났다는 응답이 11.2%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 머물고 있는 주거지가 전혀 안전하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49%에 달했다. 그나마 홈리스를 면해 주거지가 있는 학생들도 치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불안 속에 살아가는 것이다.
또 하나 충격적인 사실은 끼니를 걱정하고 잠자리를 걱정하는 학생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많고 불체자보다 합법체류자가 많다는 것이다. 여학생 중 식생활이 불안정하다는 응답이 63.1%인 반면 남학생은 62.4%, 주거가 불안하다는 응답도 여학생이 56.6%에 달하는 반면 남학생은 이보다 7%포인트나 낮은 49.3%에 그쳤다. 반면 홈리스를 경험한 학생은 여학생은 17%인 반면, 남학생은 20.7%로, 남학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LA커뮤니티칼리지 9개 캠퍼스별 재학생 및 설문조사 응답현황

▲ LA커뮤니티칼리지 9개 캠퍼스별 재학생 및 설문조사 응답현황

시민권이나 영주권 등을 가진 합법체류 학생의 식생활불안정비율은 63.4%로 불체학생 55.7%보다 월등히 높았다. 합법체류학생의 주거불안정응답비율도 54.5%, 홈리스비율은 18.2%로, 불체학생 53.8%, 16%보다 모두 높아, 불체학생들의 생활이 합법체류학생보다 안정적이라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체류신분이 합법적인 학생의 식생활불안정응답은 63.8%, 주거생활불안정응답은 55.1%, 홈리스비율은 18.5%로, 부모가 불법체류신분이 학생의 57.7%, 51.1%, 15.3%등, 세가지 부문 모두에서 불체자 부모를 둔 학생이 안정적으로 조사됐다.

흑인학생 78.7% 식생활 불안정으로 먹지 못해

인종별로는 흑인학생의 식생활 불안정 응답이 78.7%로 사실상 10명중 8명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으며, 아시안은 45.9%로 각 인종 중 가장 낮았다. 주거불안정응답은 아메리칸원주민학생이 85%로 가장 높았고, 아시안이 40.5%로 가장 낮았다.

또 백인은 53.5%로 히스패닉 50.7%보다 주거가 불안정한 학생이 더 많았다. 홈리스는 흑인이 30,4%로 가장 많았고 아메리칸 원주민이 30%인 반면 아시안은 12%로 가장 작았다. 반면 백인은 19.6%로 히스패닉 14.1%보다 월등히 많았다. 즉 인종별로는 흑인이 가장 불안정하고 아시안이 가장 안정된 반면, 백인학생은 히스패닉보다 더 힘겨운 생활을 하는 셈이다.

▲  LA커뮤니티칼리지 인종별 빈곤실태조사결과

▲ LA커뮤니티칼리지 인종별 빈곤실태조사결과

연령별로는 식생활 불안정비율은 30세 이상이 67.3%로 가장 높았고 주거불안정비율은 26세에서 30세 이하가 65.7%로 가장 높았으며 홈리스비율은 30세 이상이 21%, 26세에서 30세 이하가 19.9%였다. 반면 18세에서 20세, 즉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정상적인 나이에 커뮤니티칼리지에 진학한 학생은 식생활불안정비율이 51.2%, 주거불안정비율이 33.8%, 홈리스비율도 13.3%로 전체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즉 20세 이하 학생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반면 늑깍이학생일수록 주거와 식생활이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LACC 재학생, 타지역 재학생보다 생활환경 열악해

문제의 심각성은 호프연구소가 조사한 다른 지역의 커뮤니티칼리지 재학생의 생활환경보다 LA지역 학생들의 생활환경이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이다. 호프연구소는 지난해 가을 동일한 조사를 24개주, 7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LA카운티와 함께 텍사스주의 달라스카운티, 아리조나주의 마리코파카운티등 3개 카운티조사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3개 카운티를 비교해보면 식생활 불안정비율은 달라스카운티 커뮤니티칼리지재학생이 51%, 마리코파카운티칼리지재학생은 52%로 전국평균 56%보다 낮은 것은 물론 LA카운티 62.7%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특히 마리코파카운티는 지역평균 식생활불안정비율이 61%를 기록, 지역주민보다 학생들의 먹거리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었다. 주거불안정비율에서도 달라스는 46%, 마리코파는 49%로, LA카운티 55%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LA지역 커뮤니티칼리지재학생은 지역주민보다 주거불안정비율이 높은 반면, 나머지 2개카운티지역은 학생들이 지역주민보다 주거여건이 안정된 편으로 조사됐다.
홈리스비율에서도 달라스는 11%, 마리코파는 12%에 불과해 전국평균 14%보다 낮은 것은 물론 LA 18.6%의 3분의 2도 안됐다. 그만큼 이들 지역의 학생들의 홈리스비율은 압도적으로 낮았다.

심각한 상황에 정부차원 특단의 대책마련 시급

달나라를 왔다갔다하는 시대에 미국 2대도시인 LA의 커뮤니티칼리지 학생들이 바람을 먹고 이슬과 함께 잠자는 ‘풍찬노숙’신세라는 사실은 충격적인 것은 물론 너무나도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밥 먹을 돈이 없어서 끼니때가 돌아오는 것이 무섭고, 하늘아래 한 몸 누일 곳이 없고 비 피할 데가 없어 오늘은 어느 빌딩아래서 박스를 깔고 자야하나 고민하는 셈이다.

외화내빈, 미국, 특히 LA가 겉만 화려하고 속은 심각하게 곪은 상태다. 곪은 것은 반드시 터진다. 곪아서 터지기 전에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 더 이상의 풍찬노숙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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