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애프터스쿨 ‘아동학대’ 사건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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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억울함 호소했다’고 문제삼는 수사관에 분통…

전화해도 응답이 없고… 접수한지 4개월이 지나도 지지부진

미국의 심리학자 겸 의사였던 벤자민 스포크 박사(Benjamin Spock, MD, 1903-1998)는 ‘아이를 때리는 것(Spanking Kids)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크나큰 육체적 정신적 충격을 주므로 절대로 하면 안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스포크 박사는 1946년에 ‘아기와 육아에 대한 상식(The Common Sense Book of Baby and Child Care)’이라는 책을 펴내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성경 다음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육아지침의 전도서로 영향을 주었다. 그의 발표는 미국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 에게 어떤 이유에서든지 아이를 때려서 교육하는 것이 굉장히 부정적 결과를 낳는다는 생각을 깊게 각인시켰고 오늘날에도 ‘무조건’ 아이들은 안 때리는 것이 이롭다는 사상을 깊게 심어 놓았다. 본보가 한인 운영 애프터스쿨의 ‘아동학대’ 사건을 지난호에서 보도하자 각계에서 많은 반응이 들어왔다. 가장 많은 반응이 ‘정말 그런 일이 있느냐’였다. 그리고는 ‘그렇다면 해당 학원 명칭과 원장의 신원을 세상에 공개하라’는 것이었다. 피해 학부모들도 이 사건을 커뮤니티 이슈로 제기해 LA한인회와 LA평통 등에도 건의했으며 민,형사 제기를 위해 8일 A 변호사를 만나 법적 대응에 나선다.
<특별취재반>

이들 피해 학부모들은 본보 기사를 포함 한인 언론들에 보도된 내용들을 모아 Y학원의 ‘아동 학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커뮤니티에도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피해 학생 들의 학부모들은 8일 변호사를 만나 피해 학생이 당한 ‘학대’ 사례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민사와 형사 사건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한편 현재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아동학대올림픽 경찰서는 신고된 5명 피해 학생 중 마지막 1명을 인터뷰하고 사건을 검찰에 이송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해 학부모들은 ‘이 사건을 지난 4월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담당 변호사를 만나 경찰의 늑장수사에 문제점도 지적할 방침’이라고 했다. 최근 올림픽경찰서 담당 수사관의 전화를 받은 피해 학부모 C씨는 “수사관이 이번 학대사건을 한인 언론에 알린 것에 대해 못 마땅하게 여겨 우리도 심히 불쾌했다”면서 “아니…우리의 억울함을 언론에 호소한 것을 왜 경찰이 문제 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그리고 C씨는 “지난 4월 신고 이후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없었다”면서 “4월 이후 경찰에 수차례 전화에 응답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겨우 응답이 되어도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C씨는 경찰 담당자에게 “이 사건이 문제가 안된다면 차라리 ‘기각(drop) 시켜라’고 까지 항변했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경찰은 피해 학생 5명 중 인터뷰를 하지 못한 S군을 인터뷰한 다음 이 사건을 검찰에 이송 할지 기각 시킬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방침을 전해들었다고 C씨는 말했다. 한편 이들 피해학생 부모들은 연서로 지난 3일자로 LA한인회와 LA평통 등에 항의서를 보내 문제의 학원장을 한인사회 봉사활동에서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이들 학부모들은 항의서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쳐주리라 믿고 맡긴 모든 부모님들의 바램과는 달리, 폭언과 폭행으로 아이들을 강압적인 태도로 억압하여, 아이들의 인격형성과 인성발전에 한참 민감한 시기에 자기주장은 물론 학원에서 있었던 일들은 밖에서 심지어 집에서 조차도 입도 뻥긋 못하도록 세뇌시켜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 믿게 만들며 아이들의 미래까지 망친 비정상적인 인격을 가진 사람이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에 있다는것은 절대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과 같은 피해를 당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올림픽경찰서에 신고까지 하게된 저희 학부모들은 이 학원장이 더 이상 한인회에 적을 두는것은 절대로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차라리 ‘기각(drop)’ 시켜라”

피해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은 우리 뿐만 아니라 현재도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폭행 등을 당할 수 있으니 문제의 학원장이 물러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그 학원장은 아직도 반성을 하지 않고 주위사람들에게 피해 학부모들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음해을 하고 있어 더 우리를 분노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그 학원장은 우리들을 학원비를 떼먹은 어머니고, 행실이 좋지 못한 어머니, 신분이 불확실한 어머니, 사건을 일부러 만든 어머니 등등으로 비하시켰다”면서 “문제의 본질이 ‘아동학대’인데 그것을 묘하게 다른 변명으로 돌려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우리들은 절대로 학원비를 떼 먹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애프터스쿨 Y학원의 K모 원장의 재정관리에 문제도 있다”고 제기했다. 이들은 “과거 SAT 학습비를 징수하면서 과목별 담당 교사도 밝히지 않았고, 현찰로 낸 학비와 수표로 낸 학비 등 세금 보고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제기했다. 이번의 ‘아동학대’ 사건도 하마터면 세상에 알리지 못할 뻔 했다. 하지만 이들 피해 학부모들의 사연을 들은 사회봉사가 L모씨가 적극적으로 나서 한인 언론 등에도 알리고 여러 조언을 해주어 학부모들의 큰 힘이

▲사건을 접수한 올림픽 경찰서

▲사건을 접수한 올림픽 경찰서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 Y학원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이 여러모로 L씨와 피해 학부모들을 괴롭혔다. 이번 사건이 평통에도 알려지자 LA평통의 한 여성 부회장은 피해 학부모를 도와주고 있는 L씨에게 ‘왜 공연히 평지풍파를 일으키는가’라면 은근히 압력을 가했다고 했다. 현재 본보는 문제의 평통 부회장의 행동을 추적하고 있다. 만약 이 사건을 평통 차원에서 압력을 행사했는지도 취재할 방침이다. LA한인회와 관련이 있는 인사들도 ‘이 사건은 양측을 다 알아보아야 한다’면서 가해자 측을 두둔 하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 학원에 학생을 보내고 있는 한 주부는 피해 학부모에게 카톡으로 ‘이제 아이들을 위해 그만 하지’라고 보내왔는데 이를 보고 한 피해 학부모는 “아이들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답신해 줬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해 하는 것”

벤자민 스포크는 세계에 육아의 혁명을 불러온 소아과 의사이다. 스포크 박사의 육아지침이 나오기 전까지 미국 부모들은 주로 존 비 왓슨의 ‘신생아와 어린이를 위한 심리적 육아법’이라는 책을 참고로 아기를 키웠다. 그의 이론은 아기의 본능적인 느낌을 거부하는 양육을 하라는 것, 즉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젖을 먹이는 것도 정해진 시간에만 먹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기들은 조르기 잘하는 아이들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부모들은 아이에게 뽀뽀하거나 안아 주거나 몸을 만져 주며 달래도 안 된다고 할 정도였다. 스포크는 1946년에 ‘아기와 육아에 대한 상식(The Common Sense Book of Baby and Child Care)’이라는 책을 펴내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 책은 약 5천만부가 팔려서 성경을 제외하고는 20세기에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에서 영향력이 큰 100권의 책”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세계 39개국에서 번역된 이 책은 한국과 일본에서는 <스포크 박사의 육아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1960-70년대 신식 엄마들의 육아 교과서 역할을 했다. 특히 일본과 일본 황실에서는 “최초의 평민 출신 비”로 큰 화제를 모은 미치코 황태자비가 이책을 영어아이 원서로 읽고 육아에 대해 공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치코 황태자비는 황실에 시집온 이듬해인 1960년 2월 23일 첫 아이 나루히토 친왕을 낳았는데, 오랜 황실의 전통을 깨고 직접 아이들을 돌보았다. 그녀는 <아기와 육아>를 읽으며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나루 짱 헌법’이라는 육아 지침을 세워 이 지침대로 2남 1녀를 교육했고, <아기와 육아>는 일본어로 번역되어 일본에서 더 많이 팔렸다고 한다. 스포크는 부모들이 아이를 기를 수 있는 본능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기들이 울 때나 배고플 때 또는 피곤할 때 부모들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아기한테서 나타나는 현상에 따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시간제 수유법은 맞지 않다, 아기들이 배고플 때 그냥 먹여라, 아기들은 자신이 언제, 얼마나 먹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배고파서 울 때마다 젖을 준다고 해서 더 졸라대는 아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아기들을 껴안아 주거나 뽀뽀해 주라고 한다. 그렇게 예뻐해 주면 아기들은 더 좋아하고 더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고 믿었다. 스포크의 어머니 밀드레드 스포크 여사는 매우 엄한 분이었다. 스포크는 어머니가 자기와 형제 자매들을 기를 때 어떤식으로 했던가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이것을 정리한 것이 바로 육아이론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스포크는 1998년에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많은 학설이나 육아서가 나왔지만 스포크의 조언들은 여전히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그가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며 세상의 엄마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자녀양육에 왕도(王道)는 없습니다. 바로 엄마 자신이 자녀양육의 전문가입니다. 엄마 자신의 타고난 감각을 믿으십시오. 그리고 소신껏 키우십시오”라고 권장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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