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김 후보 ‘최초 한인 여성 연방하원의원’ 문턱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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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패배’는 바로 트럼프 공화당의 자멸

올해 한인여성으로 최초의 미연방하원 의원의 꿈에 도전했던 1·5세대 영 김(56, Young Kim, 한국명 김영옥)후보가 마지막 우편투표가 끝나면서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캘리포니아주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큰 지역이다. 아시아계와 라틴계의 인구 비중이 높고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무소속의 비중이 비등비등한 곳이다. 영 김 후보는 캠페인 기간 중 무역, 의료보험, 이민문제 등에 있어 백악관과 거리를 두려 했지만, 상대 측에서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판박이’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이행하려 한다고 몰아붙였다. <성 진 취재부기자>

이민자 출신 여영김성이라는 영 김 후보의 배경은 백인에 나이 많은 남성들이 이끄는 공화당에서도 눈에 띄었고, 스스로 “나는 다른 종류의 (공화당) 후보”라고 표방했지만 충분치는 않았다. 영 김 후보는 17일 밤 상대 후보인 길 시스네로스(Gil Cisneros)에게 축하전화를 하면서 지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한때 김 후보는 상대후보가 선거개표에 부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17일 밤 영 김 후보는 “오늘 저녁, 시스네로스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의정 생활의 행운을 빌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둘 다 이번 선거에서 열심히 했고, 지금은 힘을 합쳐 우리 사회와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할 해법과 기회를 찾아야 할 때”라고 적었다.

지지자와 후원자들에 감사 전달

그는 “유권자들과 내 비전을 공유할 수 있었고, 이 어려운 선거를 통해 내 메시지와 봉사가 이 커뮤니티에 울릴 수 있었다. 지칠 줄 모르고 지지해준 캠프 구성원과 가족에게 감사한다”며 “지역구민의 삶을 향상할 방법을 찾고자 앞으로도 다른 이들과 함께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영 김 후보의 패배로 미국 동서부에서 한인 출신 후보들이 연방하원에 동반 진출하려던 목표는 좌절됐다. 앞서 뉴저지 3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한 한인 2세 앤디 김(36) 후보는 최종 득표율 49.9%로 2선의 공화당 현역 톰 맥아더 후보(48.8%)에 1.1%포인트 차로 앞서 당선을 확정했다. 앤디 김 후보는 1998년 김창준(공화) 전 연방하원의원 퇴임 이후 20년 만에 한국계 미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캘리포니아 39선거구에서 13선을 한 에드 로이스(공화) 의원의 보좌관으로 20여 년간 일하며 지역 기반을 닦아온 영 김 후보는 로이스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지난 6월 예비선거인 정글 프라이머리에서 당당히 1위로 본선에 오르며 사상 첫 한인 여성 연방하원의원의 꿈을 부풀렸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편 영 김 후보의 많은 후원자들과 지지자들은 17일부터 영 김 후보에게 ‘낙심말고 새로운 도전에 힘써라’ ‘2년뒤 다시 하원에 도전하라’ ‘우리는 당신의 개표 결과가 어떻든 계속 지지를 보낸다’는 등 격려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결국 덜미

NBC방송에 따르면 민주당의 길 시스네 로스 후보는 상대편 공화당의 영 김 후보를 물리치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6 번째 당선된 민주당 의원이 되었다. 이번 연방하원 제39번째 지구가 로스앤젤레스 남동부의 전통적인 공화당 아성이고 리차드 닉슨 (Richard Nixon) 전대통령의 탄생지 인 오렌지 카운티 (Orange County)의 7개 의석 중 하나임을 감안할 때 이번 민주당의 승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NBC뉴스는 밝혔다. 한편 AP통신도 접전이 이어지던 연방하원의원 39선거구에서 영 김 후보가 길 시스네로스(민주) 후보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해 패배했다고 17일 보도했다. LA타임스(LAT) 등도 캘리포니아에서 마지막 남은 박빙 선거구에서 시스네로스 후보가 승리했다고 전했다. CNN 집계에 따르면 시스네로스 후보는 11만 3천 75표(50.8%)를 득표, 김 후보(49.2%, 10만 9천 580표)에 1.6%포인트(3천 495표) 앞섰다.
지난 6일 중간선거 다음날 오전까지 2.6%포인트 차이로 앞서던 김 후보는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김 후보는 투표함 개표 중반까지 시스네로스 후보를 7∼8%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앞섰으나 개표가 진행되며 격차가 좁혀지더니 지난 15일 승패가 뒤바뀌었다. 시스네로스가 이후 표차를 1천표 그리고 2천표 다시 3천표 차로 리드해 나갔다.
지난 1주간 이 선거구에서 개표된 우편투표는 7만여 표다. 통상 보수성향의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이 우편투표를 일찍 끝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뒤늦게 우편투표를 보내 개표 막판에 집계되는 경향이 있다. 공화당 소속인 김 후보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판세가 불리해졌다.

트럼프 정책 외면한 캘리포니아 유권자

영 김 후보 캠프는 앞선 트위터 성명에서 “시스네로스 캠프가 오렌지카운티 개표 요원들을 괴롭 히거나 위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는 물리적인 개표 간섭 행위로 검표원의 힐책 을 받았다”라며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영 김 후보 측은 시스네로스 후보가 선거 결과를 뒤바꾸기 위해 필사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시스네로스 후보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39지역은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Ed Royce)외교위원장이 24년간 재임한 후에 은퇴한 지역으로 현역의원 출마없이 무주공산 지역인데, 미해군에서 복무한 사업가인 민주당의 시스네로스 후보의 의 승리로 인해 이 지구는 대공황 이래 처음으로 민주당 의원이 탄생했다. 이번에 당선이 확정된 시스네로스 당선자는 2010년에 2억 6,600만 달러의 복권 대박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 선거저에서 자신의 개인 돈 800만 달러를 포함해 970만 달러를 쏟아부어 150여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쓴 영 김 후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쏟아 부었다. 어번 영 김 후보와 시스네로스가 격돌한 39 하원지구 선거는 전국적으로 가장 선거기금이 많이 지출된 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39선거구는 오렌지 카운티 외에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와 남서부 샌 버나디노 카운티 일부를 포함하고 있는데, 지난 2016년 대선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유권자 등록 현항은 민주당원 보다 많다. 영 김 후보는 지난 20여년 동안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을 보좌했으며, 직전에는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도 지냈다. 이번에 로이스 의원이 더이상 의원직에 출마하지 않아 그 자리에 로이스 의원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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