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교사들이 30년만에 학교밖으로 뛰쳐 나온 이유는?

이 뉴스를 공유하기

‘교육구 행정가들 갑질에 선생님들이 뿔났다’

연봉 인상위한 투쟁아닌
학생 인성교육에 심혈 기울이라는 투쟁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LA교육구(LAUSD)산하 3만 여 초중고 교사들이 30년만에 지난 14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LA공교육이 마비상태에 들어갔으나 지난 22일 에릭가세티 LA시장의 중재로 극적으로 타결되어 교사들은 23일 부터 학교로 돌아갔다. 파업에 많은 한인 교사들도 타교사들과 함께 지난주 비오는 거리에서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의 질을 높이자’며 열심히 동참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한인 학부모들과 자녀들이 교사 데모에 적극 지지를 표명하며 함께 피켓을 들었다. 교사들은 지난 30년간 악조건에서 버티어왔으나, 교육구 행정가들의 ‘갑질행위’에 더이상 참지 못하고 비오는 거리로 뛰처나갔다. 여기에 한인 교사들은 일부 한인 언론들이 교사 파업을 제대로 인식 하지 못했고, 주류사회와 함께 하는 파업에  언론으로서의 자세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한편 교사 파업에 대응한다는 교육구와 학교 당국은 교사들이 없는 학교에 단체수업 한다며 학생들을 강당에 몰아넣고 한국에서 제작된 “좀비영화”  ‘부산행’(Train to Busan)등을 보여 주어 학부모들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등 대응 수업에도 문제가 많았다. 이같은 교사 파업에 대하여 한인 교육단체인 미주한인학교연합회, 한국어진흥재단, 세계한인교육자협회 등 한인교육단체들은 나름대로 입장을 밝혀야 함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누구를 위한 단체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민족학교는 학생으로서, 교사로서, 학부모로서, 커뮤니티 구성원으로서 지난 18일에 30명의 한인 및 청년들과 함께 교사 파업 집회에 참여했다.<성진 취재부 기자>

아이들동참코리아타운에도 공립학교가 많다. 한국인 이름이 붙은 김영옥중학교도 있고 새미리 초등학교도 있다. 윌셔 거리에도 있고 행콕팍에도 있고, 패어팩스 거리에도 있다. 지난 14일 파업이 시작되자 한인학생들이 많이 있는 학교 앞에서 한인교사들도 빨간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섰고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동참 지지를 벌였다. 물론 한인 부모들도 자녀들과 함께 참여했다. 한 한인 학부모는 코행가 초등학교 교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녹록치 않은 이민자 가정에게 바로 선 공교육은 희망입니다. 이를 위해 힘든 시작을 한 선생님들에게 감사와 죄송함을 느낍니다”라고 썼다. 또 다른 한인 학부모들도 “내일은 애들 학교 안보내기로 했어요. 협상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비오는 중 고생하셨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우리가 바라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내길 소망합니다”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패어팩스에 있는 LACES중고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인근 해밀턴 학교에 집합해 지지 시위를 벌였고, 한인학생들이 많은 행콕팍초등학교에서도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파업의 상징인 빨간색 옷을 입고 교사 파업을 지지했다. 타운 곳곳에 학교 앞에서도 시위가 계속됐다. 행콕팍에 위지한 행콕팍초등학교(Hancock Park Elementary School)에는 한인 학생들이 전체의 30%가 넘는다. 지난 14일 월요일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이 각자 집에서 피켓을 만들어 가지고 나와 학교 정문앞에서 동참 시위를 벌였다. 지난 18일 금요일에는 한인들을 포함해 150여명이나 시위에 동참했다. 전날보다 더 많았다. 지난 17일 목요일에는 abc-7방송에서 나와 취재도 했다. 이들이 갖고 나온 피켓에 “우리들은 교사들을 지지합니다”(We stand with LA Teachers)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런가하면 한인학생들이 가장 많이 재학한다는 LA고교(LA High School)에는 파업에 열성인 교사도 없고 이들을 지지하는 동참시위자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인성교육 보장이 목표’

지난 14일 오전 LA시청 앞 광장에 몰려든 교사 시위대에는 허리병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한인교사 김 모 교사를 포함해 많은 한인 교사들이 참여했다. 김 교사는 “노조의 시위 형태는 오전 에는 LA시청과 교육구 건물에서 시위하고 오후에는 각자 학교로 돌아 가 학교 앞에서 시위를한다”면서 “내 몸이 아프지만 우리는 단결해야만 이길 수 있다. 이처럼 시위를 하는 기간에 교사들은 전혀 봉급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우리 노조는 지난 21개월동안 LA교육구 당국과 계속 끈질긴 담판을 해왔다”면서 “일부 에서는 우리가 단순히 연봉 인상을 위해서 투쟁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교육국 당국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라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강조했다. LA교육구 산하 교사노조(UTLA)가 지난 14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들어가자 학교 당국은 긴급으로 대리교사들을 충원했으나 워낙 모자라 학생들을 한데 모아 강당에서 교약 수업을 한다며 영화 등 을 보여주는데, 여러 문제점등을 노출시켰다. 교사 파업 중 밸리 지역 밴나이스 고교에서 8학년 학생들을 강당에다 몰아넣고 영화를 보여주고 시간을 떼우게 했는데 그 영화 중에는 한국에서 제작된 좀비 영화 ‘Train to Busan’(부산행)도 포함되어 있어 과연 대체수업 과제로 이런 영화를 보여주어도 타당한가에 논란이 되었다.

왜 이런 영화가 선택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문제의 영화는 한국 최초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다. 지난 2016년에 개봉되어 1000만 관객을 모아 화제가 된 아포칼립스물로서의 좀비 영화는 ‘전대미문 재난 블록버스터’로 광고하기도 했던 영화다. LA타임스는 지난 16일자에서 이같은 영화를 본 학생의 부모의 반응도 게재했는데 “그렇게 강당에서 영화를 보여 줄 것이면 차라리 집에서 학습하는 것이 좋았다”며 가족들과 근처 박물관이나 견학가는 것이 더 좋을 것이란 입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LA교육국 산하 학교에 학생과 교의 비율이 초등학교는 평균 각 반 39명, 중·고등학교 Core파업 Subject 46명이다.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여러분의 자녀를 한 클라스에 39명을 가르쳐야 하는 학교를 보내시고 싶으십니까? 저희는 로봇이 아닙니다”라면서 “학생을 가르칠때, 단순한 지식 전달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과 사회 교육 또한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교육국 당국은 학교기금(School Funding)의 부족을 이유로 한 클라스에 최대 인원인 3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고등학교 또 한 인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양질의 수업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사실이다. 이에 교사노조는 각 클래스 정원을 최소 2명을 줄이기로 요구하였고, 아직 양측간 합의점은 없는 상태이다. 현재 교육국에 약 400여 명 정도의 파트타임 간호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 이들 정규 간호사가 일주일에 단 하루만 방문하고 있다. 또 상당수 학교에는 아예 일주일에 한번도 방문하지 않는 실정이다. 해밀턴학교에서 만난 한 교사는 “학생들이 언제 아플지 모르자나요. 만약 학생들이 아프다고 호소했을 때, 우리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가정이나 직장에 있는 부모들께 전화하거나 아니면 구급차를 부르는 것 뿐입니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방비로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보호받지 못한 환경

또한 교육국에는 정신과 심리과 그리고 일반 카운슬러도 모두 파트타임제라서 여러 학교를 순환 제로 방문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학교가 주 1회에서 많게는 3회, 혹은 아예 지원받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 Therapist의 경우에도 적은 수의 학교만 지원받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이 필요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의 경우, 한 학교에 보통 500-800명 학생이 있는데 지금 있는 psychologist와 therapist로서는 터무니 없는 부족한 숫자이다. 중·고교의 경우, Counselor와 전체 학생 비율이 엄청나다. 고작 2명의 counselor가 1,300명이나 학생을 상담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도서관사서(Librarians) 부족 사태도 심각하다. 학교에 도서관은 설치되어 있으나 사서가 없어 학생들에게 책을 대

▲민족학교에서 교사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민족학교에서 교사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노조협상에서 교육국은 단 1년 동안만 현재 양호 교사가 없는 학교에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제안하였다. 현재 LA교육구 소속 교사들은 10년전에 동결된 연봉을 받고 있다. 이번에 파업이 시작되기까지 교육구와는 약 21개월간 협상을 해왔다. 교육구는 처음부터 예산이 없다, 해 줄수가 없다고 버티었다. 그런데 교사들이 파업을 결정하기 직전인 FACT FINDING(제 3의 party가 각자의 입장과 사실을 점검하는 단계) 단계에서 그동안 교육구가 숨기고 있던 기금 18억 달라가 들통이 났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교육구는 약 6%의 인상을 제안했고(노조측은 6.5% 인상 제의), 양호교사 1년 지원 같은 몇가지 제안을 해왔지만 그건 현재 교육구가 지니고 있는 기금의 약 5% 정도 밖에 되지않는 것이다.

만약 교사들의 요구가 연봉인상이라면 연봉협상이 합의점에 도달했기에 처음부터 파업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교육구의 계속된 미봉책과 교사들의 정의로운 요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건강 베네핏 문제도 쟁점사안이다. 교육구는 지금 기존 교사들의 healthcare를 축소하고 신규 교사들에게는 health benefit을 삭제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악 조건 속에서 많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바람에 양질의 교사들이 부족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럴경우 교육구는 자격이 되지않는 사람들을 마구 채용하고 결과적으로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교육구는 주민의 세금으로

▲행콕팍초등학교 앞에서 교사‧학생‧학부모들이 시위를 벌였다.

▲행콕팍초등학교 앞에서 교사‧학생‧학부모들이 시위를 벌였다.

운영되는 공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는 많은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실 물품, 교비품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예산부족으로 최소한의 교실에 필요한 물품만이 제공되고 그마저 학기내내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부족한 필기구, 교실 물품 모두 교사의 사비와 학부모들의 기부금으로 유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학생들이 학교에서 당연히 누려야 할 환경을 보장받

▲해밀턴 고교에서 교사‧학생 ‧ 학부모들이 시위를 벌였다.

▲해밀턴 고교에서 교사‧학생 ‧ 학부모들이 시위를 벌였다.

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교사노조원이 파업을 불사하면서 비오는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것이다. 파업에 참가했던 일부 한인 교사들은 “부모님이 모두 일하셔서 어쩔 수 없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해하지만 교사들을 지지해주고 같이 목소리를 내야 빨리 끝날수 있다.”면서 “교사들이 모두 학교 밖에 있는데 안에서는 누가 가르칠까요?”라고 반문하고 있다. 정규 교사들은 3만여 명이 넘는데 충원된 보조교사는 약 400명이고 그나마 기존에 있던 보조 교사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따라서 등교한 학생들만 최소한의 인원으로 감독하며, 그나마 대부분 영화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게 했다. 그리고 많은 한인 학생들이 결석으로 오는 불이익과 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정보로 혼란을 겪었다. LAUSD교육구 대변인 섀넌 하버는 지난 11일 교육구 전체 이메일을 통해 파업기간에 학생들은 결석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문서상 결석 처리는 되지만 졸업, 다음 학년 진급, 무단결석으로 인한 벌칙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몰지각한 언론들의 거짓 팩트 보도

한편 파업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된 취재 한번 하지 않고 팩트가 아닌 사실을 보도하는 일부 한인 미디어에

▲LA시청 앞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LA시청 앞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게 속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일부 교사들은 ‘일부 한인언론은 교사들이 연봉 인상때문에 파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한쪽으로만 본 것’이라며 ‘연봉 문제라면 파업하는 기간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는데 이미 연봉 합의가 거의 타결되었는데 왜 파업을 결정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들 교사들은 정확하지 않은 언론보도 대신에 명확하고 공정한 취재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사실이 한인사회에 정확하게 알려져야 많은 목소리가 교육구로 향하고 빠른 협상이 진행될 것 이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이들 교사들은 한인타운내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중인 학교로 등교시간 7-9시에 나와 응원도 해주고 한인언론들에게 바른 취재를 하도록 요청하라고 호소했다. 한편 민족학교는 학생으로서, 교사로서, 학부모로서, 커뮤니티 구성원으로서 더 작은 교실 정원, 더 많은 교육 자원, 안전한 학교, 그리고 학교가 시험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며 지난 18일에 30명의 한인 및 청년들과 함께 교사 파업 집회에 참여했다. 이날 민족학교의 황정민 고등학생 회원(17세, 해밀튼 고등학교 11학년)이 시청 앞에서 구호를 이끌었다. 미디어에 정확한 정보가 보도될 수록 교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LA교육감과 이사회당사자들, 그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자신의 자녀들은 사립학교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공교육은 그들에게 필수가 아닌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래는 이번 파업과 관련된 이메일과 전화번호이다.

✦LAUSD교육감(Superintendent):
213-247-7000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LAUSD 교사노조 핫라인
STRIKE HOTLINE: (213)443-1300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