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인성] 코리아타운 한인 택시 기사들의 애환과 비애…

이 뉴스를 공유하기

운전하는게 힘든게 아니라
비위맞추는게 더 고달프다

한국택시코리아타운을 누비는 한인택시 기사들의 애환은 바로 한인타운의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가슴이 찡한 이야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분통 터지는 일도 많고, 때론 황당한 이야기도 있다. 코리아타운의 택시 기사들은 고달프다. 보통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는 주간 근무자와 저녁 7시에 나와 다음날 오전 7시에 끝나는 야간 근무자로 나뉜다. 택시 기사들은 보통 자기 회사 베이스 근처에서 머물다 콜을 받으면 달려가기 마련이다.

택시 기사들은 버는 수입의 25%를 회사에 내놓아야 한다. 기름값, 보험료, 유지비 등을 자신이 물어야 한다. 만약 하루 100불이 수입이라면 25불은 회사에 내놓아야 한다. 최근들어 타운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택시 기사들의 수입도 줄어 들었다. 타운내는 보통 3-5불인데 교통 체증이 심해 타운만 돌아 다니면 힘은 힘대로 들고 수입은 갈 수록 줄어 들어 택시 기사들의 스트레스만 늘어간다. 손님이 없어 식사라도 할량치면 그때 콜이 들어와 식사 시간도 걸를 때가 많다. 택시 기사들도 각양각색이다. 손님을 맞이하면서 문을 열어주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웃는 얼굴을 아니더라도 심퉁맞은 표정을 안했으면 하는 택시 기사도 있다. 어떤 기사는 설교 테입을 크게 틀어 놓으며 하나님 찬양을 하고 있어 전도사인지 기사인지가 불분명한 기사도 있다. 그런가하면 신나는 뽕짝 음악을 틀면서 혼자 좋아라고 장구치고 북치며 운전하는 기사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다.

한인타운에는 여성 택시 기사도 서너명 있다. 주로 주간 근무자이지만 야간 근무자도 있다. 가끔 추근대는 취객 손님들도 있지만 한국에서처럼 위험한(?) 경우는 별로 없다. 한국에는 여성 운전사도 많은데 대부분 손님들의 추행이 가장 싫다는 것이다. 여성 택시 기사 차량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보호장치들로 가득했다고 한 언론 기사는 보도했다. 운전대 좌측 부분에 설치된 휴대전화 거치대는 기사가 승객 몰래 비상연락을 취하기 위한 용도이고 운전석을 향해 있는 블랙박스 카메라는 사태 이후 발뺌하는 승객에 맞설 ‘무기’였다. 7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한 여성 택시 기사는 승객의 온갖 추태를 직접 몸으로 겪었다. “다음에 택시를 이용하게 되면 전화하겠다”며 개인 연락처를 받아낸 뒤 “밥을 먹자”, “데이트를 하자” 등 수작을 거는 경우는 애교에 불과했다. 계산을 하는 척하며 일부러 몸을 갖다 대거나, 아예 조수석에 앉아서 대놓고 여성 택시 기사의 손이나 허벅지를 만지는 승객도 부지기수다. 수년 전에는 한 남성이 “일당만큼 돈을 줄 테니 근처 모텔에서 3시간만 놀자”고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하는 등 고객들의 천태만상 행태가 오늘도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나는 남편이 없는데요”

최근 아침 저녁으로 추웠던 어느 날 코리아타운내 한 노래방 손님을 동시픽업으로 태운 택시 기사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노래방이 끝난 심야에 한 손님을 태웠다가 혼줄이 났다. 술이 몹시 취한 그 손님은 무조건 랜초 버데스로 가자고 했다. 지역이 알아주는 부촌이라 안심하고 달렸다. 한동안 달려도 뒤에 탄 승객은 계속 취한 상태였다. 랜초 버데스에 들어서도 뒷자리에 손님을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기사는 손님에게 집 주소를 물었다.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않아 ‘드라이브 라이센스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제서야 드라이브 라이센스를 내어 주었다. 면허증에 있는 주소를 확인하고 달려 그 주소 앞에 정차시켰다. 대문에 있는 벨을 눌렀다. 한참이나 있으니, 정문이 열리고 놀란 얼굴의 한 여성이 나타났다. 택시 기사는 뒷좌석 손님이 남편이라고 생각해서 ‘남편께서 술이 몹시 취해서 대리운전을 하여 모셔왔다…’라고 했다. 그런데 돌아온 여성의 답변이 기사의 머리를 때렸다. ‘저는 남편이 없는데요….’라는 의외의 답변이었다. 기사는 ‘어….어….그러면 운전면허증에 있는 이 주소가 여긴데요…’라고 하자, 그 여성은 ‘이름이 무어에요?’라고 반문했다. 택시 기사는 ‘아무개 인데요’라고 하자, 그 여성은 ‘아…. 전남편에요’라는 답변이었다.

다시 택시 기사는 ‘손님은 지금 취하셨는데…어떡하지요?’라고 답답한 반응을 보이자, 그 여성은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택시 기사는 ‘한인타운 000 노래방인데요’라고 하자, 그 여성은 ‘그리로 갔다 주면 되겠네요’ 라며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캄캄한 밤중에 난감해진 택시 기사는 그 손님을 다시 그 노래방 근처로 데리고 왔다. 그런데도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새벽 기온이 쌀쌀했다. 택시 기사는 난감했다. 택시 요금도 받아야 하는데 손님은 취중이고…그리고는 한 시간이 지났다. 새벽 찬 공기에 뒷자리에 손님이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날씨가 추운 바람에 취기가 일단 깨어났다. 손님은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택시 기사는 밤중에 일어났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다듣고난 그 손님은 ‘동서 사우나로 가자’고 했다. ‘우선 따끈한 사우나로 몸풀고 자야겠다’고 했다. 사우나 앞에서 그 손님은 ‘미안했다’며 200불을 내놨다. 하마터면 밤중 택시비를 날릴뻔했는데 팁까지 받아 한 숨을 돌린 택시 기사는 피곤했지만 하루밤을 무사히(?)보냈음에 감사하며 ‘굿모닝을 맞이했다’며 주위 손님들에게 무용담(?)을 이야기 하면서 새 손님들을 맞았다.

“이 영감은 내 차지야”

택시 안에 3노인네가 사랑 싸움에 중간에 할아버지가 내려버려, 뒷좌석에 두 노인 할머니는 “닭쫓던 개 지붕 처다보기” 신세가 된 이야기. 최근 한 노인 모임에 참석했던 두 노인 할머니가 동시에 한 할아버지를 찜을 하였는데, 할아버지가 모임 장소를 나가자 두 할머니도 뒤따라 나갔다. 할아버지는 한인들이 잘 가는 맥도널드로 가려는 참으로 한인 택시를 불렀다. 두 할머니도 따라 나서며 ‘우리도 맥도널드에 가서 수다나 떨자’며 동승하게 됐다. 여기서부터 택시 기사의 이야기다. 한인회관에서 떠난 택시 기사에게 한 할머니는 버몬트와 3가에 있는 멕도널드로 가자하고, 또 다른 할머니는 윌셔와 유니언으로 가자고 우겼다. 두 할머니들이 논쟁을 계속 벌리자 앞좌석의 할아버지가 택시 기사에게 ‘저기다 세워 주구려’라고 해서 올림픽과 놀만디에 세우자 할아버지는 문을 열고 휭하니 달아나 버렸다. 차 뒷좌석에 앉은 두 할머니는 그야말로 “닭쫓던 게 지붕 처다보기”가 되었는데, 이제는 서로 택시 비용을 누가 내는가로 다투기 시작했다. 윌셔와 놀만디까지 온 택시 기사는 한 할머니는 윌셔와 놀만디로 가자고 하고, 또 다른 할머니는 버몬트와 3가로 가자고 우기는 바람에, 화가 치민 택시 기사는 차를 세우고 ‘두분 모두 내리시라’고 소리쳤다. 두 할머니가 내리자 이래저래 산통만 깨진 택시 기사는 ‘오늘 재수 옴붙었다’며 다음 택시 손님에게 오늘 당한 이야기를 하며 분을 삼켰다고 한다.

“라면 먹고 갈래요?”

타운의 룸살롱이나 노래방은 보통 새벽 2시면 마감이다. 이때쯤되면 동시 픽업하는 손님도 생기고, 밤참하러가는 손님도 생기고, 2차(?)가는 아가씨와 손님도 생긴다. 저녁에 룸살롱으로 출근하는 아가씨들을 태워주는 택시 기사들은 새벽 2시에 퇴근하는 아가씨들을 집으로 태워 주던가 아니면 밤참하는 식당으로 태워주든가 한다. 최근 룸살롱이 끝나는 시간에 콜을 받아 룸살롱 앞으로 갔던 택시 기사가 전하는 경험담이다. 가끔 출퇴근에 이용하던 아가씨가 나타났다. 술이 약간 취한듯 하는 아가씨가 나왔다. 집으로 가잔다. 집앞에 도착한 아가씨는 기사에게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아가씨의 요구에 웬떡이냐며 ‘고맙지요’라며 아가씨를 따라 집안에 들어갔다. 달걀까지 풀어 넣어준 라면을 먹으면서 택시 기사는 아가씨의 넉두리를 들어야 했다. ‘00 회사 상무 놈은 진상질이 변태고, ㅁㅁㅁ 단체장은 진상질이 고약하고…’ 등등의 이야기 등등을 들어 준 다음 ‘너무 잘 먹었다’면서 인사를 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아가씨가 하는말에 화들짝 놀랬다. ‘라면만 먹고 갈래요?’ 그 다음 택시 기사 이야기는 독자들 상상에 맡긴다.

“내가 준 돈 중에서 10불만 달라”

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인디언 카지노가 있는 곳은 산 마뉴엘이다. 한시간 10분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다. 패창가는 두시간 가까히 걸린다. 카지노에 중독이 된 사람들중에는 버스로 가는 사람도 있지만 택시로 카지노 행을 다니는 동포들도 많다. 카지노 왕복에 보통 4시간 게임을 하고 돌아오는 한인 택시 비용이 150불 정도이다. 예전에는 택시 비용을 돌아와서 집에 내릴 때 받았으나, 요즈음 선불제이다. 왜냐하면 노름하다 보면 돈을 다 잃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택시비도 못 받는 수가 태반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카지노 고객(?)에게는 반드시 선불을 받는다. 선불 150불을 받게되면 보통 일당이 되기에 카지노 손님은 택시 기사들에게는 좋은(?) 고객이다. 하지만 문제(?) 있는 고객도 많다. 선불을 받고 카지노에 내려줄 때 까지는 좋았는데, 4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을 때가 미치는 법이다. 카지노 안을 둘러보며 손님을 찾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용케 찾아서 그 앞에서 서성대고 있자니… 그것도 못할 짓이다. 마지못해 카지노 테이불에서 일어나면서 손님은 뭐가 불만인지 심통이 나서 차안에서 집에 오는 한시간 이상 냉냉한 기류이다. 그런가 하면 선불로 받은 택시비용을 꾸어 달라고 조르는 손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난감한 택시 기사들도 많다. 최근 산 마뉴엘 카지노를 손님을 태우고 간 택시 기사는 대기 시간 4시간 중 매 시간마다 카지노에 나온 손님은 ‘10불만 꾸어 달라’고 사정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40불을 꾸어 주게 됐다. 마지막에 10불을 빌려간 손님이 약속시간 4시간이 되어도 나오지를 않아 카지노 안을 들어 갔더니 문제의 손님은 5센트 짜리 스롯머신을 두드리고 있는 것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며 ‘도박중독이 무섭다고 들었는데 정말 끔찍한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코리아 타운 여론의 대변자” 역할

한때 한국에서는 택시 기사들의 ‘이야기’에서 민심을 읽을 때가 많았다. 옛날에는 정치인 보좌관들이 일부러 택시를 타고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한국 택시 기사들은 죽을 맛이라고 한다. “민심의 대변자”라는 이야기는 요즘 안통한다고 한다. 인터넷 시대가 된 것도 그 원인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코리아타운의 한인 택시 기사들은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이고, 나름대로 상식도 갖추고 있어 국내 정세나 미국 생활에서 한인들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요즘 타운 택시를 이용하는 층도 다양하고 이들과 소통을 하는 대화속에서 타운의 흐름을 엿들을 수가 있다. 대부분 타운 택시 한인 기사들은 신문이나 라디오 방송을 누구보다 많이 보고 듣는 경향이라 손님들에게도 알려주는 역활도 한다. 최근의 택시 기사들은 ‘남가주한국학원 그 이사들 정신 없네요. 일찌감치 사퇴했으면 명분이라도 얻을터인데…이제 검찰 조사 받게되니 …코리안들 또 이미지 구겨지고…’라는 말을 토해내고 있다. 국내 문제도 거든다. 한 택시 기사는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한심하다’면서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도 수준 이하니.. ‘라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

‘우리에게 일본은 무엇인가’ – 광복절 기념 토론회

민주평통 LA 협의회(회장 서영석)와 해외민주통일연대(상임대표 김용현)가 공동주최로 올해 광복 74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일본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와 함께 지난 13일 오후 5시 30분 JJ 그랜드호텔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 민경석 박사(클레어몬트 대학원 교수), 장소현 평론가, 라철삼 언론인, 박성수 회장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등 4명의 패널리스트들을 초청하여 한일간의 역사, 문화, 예술, 정치, 경제 등을 아울러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두 발언에서 민경석 박사는 일본은 무서운 나라이며 경계를 해야하는 상대라고 평가 하면서 우리가 지닌 ‘반일 감정’을 원한보다는 냉정한 판단에서 일본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소현 평론가는 우리 조선이 망한 것은 일본보다도 ‘나’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바라보자면서 10분 의 1이라도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 먼저 일본은 알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라철삼 언론인은 한일간의 관계에 대하여 언론들이 객관적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와 역사를 통해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국가라고 밝혔다. 박성수 회장은 ‘일본은 가깝고도 먼나라이다’면서 냉철하게 대처해야 하는 상대국이다라고 밝혔다.

‘우리에게 일본은 무엇인가’라는 이날 토론회의 주제였지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한국사회 내에서도 명쾌한 답변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초청된 4명의 패널리스트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었다. 일본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깝고도 멀며, 친근하면서도 조금은 두려운 알 수 없는 나라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국이 그들에게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일본은 ‘무서운 나라’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5년 이후 한국을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개념 속엔 한-일광복토론회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또는 중국의 부상에 공동 대처해야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 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의 지배 등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친구’는 아니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대 이후 일본은 대륙의 위협에 맞서 일본을 지키려면 한반도를 자신들의 영향 아래 둬야한다는 일관된 대한반도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일본은 그에 따라 처음엔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어 ‘강점 지배’ 했고, 패전 이후엔 한일협정(1965년)을 통해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간접 지배’ 방식을 활용해 왔다. 한국과 일본은 대북한관에서도 상호 양립 불가능한 결정적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에게 북한은 김정은 세습 독재정권을 타파시키고 자유평화통일을 성취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일본에게 자신들의 이익에 따른 대북한관이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일본은 어쩔수 없는 이웃이다. 이웃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 답은 하나다.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