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거주 6•25 한국전쟁참전 ‘호국영웅기장’ 수여식 안팎

‘진정한 호국 영웅임에도 불구하고…LA수여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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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과 존경은 고사하고
마지 못해 치뤄진 행사로‘눈쌀’

6월은 호국영령의 달이다. 이달을 맞아 LA지역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오는 25일(토) 오전 11시에는 LA총영사관저(총영사 이기철)에서 제66주년 6.25전쟁 기념식이 한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고,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USC 인근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한인 불교계가 주최하는 제1회6.25 참전 UN군 전몰장병들의 영령을 위로하는 영산대재가 거행된다. 한편 지난 15일에는 LA총영사관이 LA일원에 거주하는 6•25 한국 전쟁 참전 유공자 32명에게 ‘호국영웅 기장’ 을 수여했다. 이들 32명은 LA공관 관할지구의 ‘호국영웅기장’ 참전용사 대상자 1,529명 중 연락이 된 첫번째 참전용사들이다. 이기철 총영사는 이날 6•25 참전 유공자에게 일일히 메달을 걸어주면서 정중히 절을 해 참전용사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한편 LA 를 포함 미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호국영웅기장’ 전수식이 차별 수여와 지역 공관마다 행사 격식도 달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호국영웅기장’은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한차례 수여 된 바 있다. 그후 2013년,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생존해있는 대한민국 거주 6.25 참전 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존경•감사를 표하기 위해 국가 보훈처가 수여식을 실시해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총 18만명의 생존 참전용사들이 이 기장을 받았다.

해외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해외 참전 용사들에게 기장 수여가 거부되어 오다가 지난 1월 부터 해외 참전용사들에게도 수여되기 시작했다.

호국영웅기장을 받는 해외 거주 6.25 참전 유공자는 모두 4,407명으로, 거주국 별로는 미국 3, 685명, 캐나다 351명, 호주 159명, 브라질 58명, 일본 51명 등이다.

LA 총영사관측은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뉴멕시코주 등 관할 지역에 생존해 있는 6.25 전쟁 참전 한인 유공자는 1천529명”이라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유공자에게는 메달을 우편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15일 LA공관에서 행해진 수여식에서 김해룡 대한민국 6•25 참전 용사회 미서부지회장은 “대한민국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국가 재건에 나서 놀랄만한 성장을 이룩했다”면서 “국가 유공자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내 각 공관에서 실시된 호국영웅기장 수여식은 대부분 의미있는 날을 정해서 수여를 했는데, LA 공관은 이런 점에서 미비했다. 다른 지역은 한국의 현충일인 6일, 또는 6.25 기념일인 25일로 예정했는데 LA공관은 지난 15일에 실시했다.

한편 시애틀 공관은 제대로 의전을 갖추어 의장대까지 동원하고, 6.25 기념 영상물 상영 등으로 이날을 의미있게 보냈다. 또 다른 공관 휴스턴 달라스 출장소는 규모도 적은 공관출장소이지만 수여식에 가족들을 초청해 오찬까지 베풀며 이날을 축하했다. 토론토 총영사관도 오찬회를 했고, 워싱턴DC와 뉴욕 등도 오찬회를 겸한 수여식을 예정했다. 그러나 LA에서는 오찬 행사 등은 아예 없었고, 가족들은 커녕 한인 단체장들도 초청되지 않았다.

LA공관 수여식 장소에는 그 흔한 기념 배너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다른 공관들은 대형 배너로 식장을 장식했다. 다른 공관에서는 한인회, 평통 등을 포함한 커뮤니티 단체들이 후원에 나섰는데, LA에서는 모두 외면을 당했다.

이같이 LA공관의 허술한 호국영웅기장 수여식은 관계자들이나 단체들이 6.25 호국영웅기장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자세에서 비롯됐다. 정부의 지침이기에 마지못해 치룬 행사로 보였다. 정부에서 이 기장을 제정한 것은 ‘한국역사에서 최대 시련인 6.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호국 영웅 들에게 최대의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 이 호국 영웅들을 기리는 장소에 가족들도 없고, 존경과 감사의 징표도 없고, 축하하는 커뮤니티 단체도 없는가.

미국은 60여년전 6.25전쟁에 참전한 자국 젊은 군인의 유해 한 조각이라도 발견하면 미국 정부 의장대를 선두로 최고의 예우로서 맞이하는 행사를 우리들은 미국 뉴스를 통해서 종종 보아오지 않았는가.

호국영웅기장-1

▲ 6.25 호국영웅기장 전수식-LA총영사관

품격 없는 LA공관 수여식

해외지역에서 최초로 ‘호국영웅기장’ 수여식은 지난 1월 11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됐다. 이날 시카고 시내 나일스의 화이트 이글 뱅큇에서 개최된 수여식에 국가 보훈처 박승춘 처장이 직접 한국에서 와서 수여식을 주관했다.

이날 시카고를 포함 중서부지역 237명의 6.25 참전 유공자 중 94명이 이날 ‘호국영웅기장’을 받는 수여식에서 박승춘 처장은 “’호국영웅기장’은 6.25 한국전 당시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한을 정부가 인정하는 징표”라며 “지난해부터 예산을 확보 해외지역에 거주하는 4천 여명의 참전 유공자들에게 기장을 전달할 예정으로 시카고에서 의미 있는 첫 수여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상일 시카고 총영사는 “한국전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에 존경과 감사를 표현할 수 있어 더 없이 기쁜 날이다”며 “보훈처장이 직접 방문해 해외지역 최초로 수여식을 가지게 된 특별한 자리 이다”고 밝혔다.

휴스턴 총영사관 달라스 출장소 이상수 소장은 지난6일 한국의 현충일을 맞아 달라스 한인 문화 센터 이벤트 홀에서 열린 호국영웅기장증 수여식에서 참전 용사들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며 감사 의 뜻을 전했다. ‘자유, 평화, 호국, 영웅’이라는 활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호국영웅기장 메달을 전수받은 유공자와 가족들은 메달을 서로 목에 걸어주며 기념촬영을 하는 등 흐뭇한 표정으로 가득 했다. 이날 병원에서 투병중인 6.25 참전 국가 유공자 달라스지회 홍대표 회장도 이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영웅 기장 수여식에 나와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이상수 출장소장은 “조국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낸 국가 유공자분들의 노고에 정부와 국민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위로했으며, 영사관 달라스 출장소는 이날 호국영웅기장증 전수식에 이어 유공자와 가족들을 영동회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축하와 위로를 겸했다.

토론토 총영사관(총영사 강정식)도 지난 6일 현충일에 토론토 한인회(회장 이기석), 캐나다 참전 국가 유공자회(박근실)와 함께 6.25 참전 유공자들에 대한 호국영웅기장 전수식을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오찬을 제공하면서 축하했다.

시애틀 총영사관(총영사 문덕호)은 다른 공관들에서 행한 기장 수여식보다 한층 품격있는 수여식 을 진행했다. 지난 4월22일 시애틀 ‘KOAM TV’ 공개홀에서의 수여식은 참전 유공자와 가족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병 전우회의 기수단 입장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그리고 보훈처에서 제작한 6.25 전쟁 65주년 기념 영상물 시청을 통해 6.25전쟁을 회상했다.

문덕호 시애틀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6.25 참전 용사의 국위선양과 헌신에 보답하기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애틀지역은 서북미 5개주에 200여명의 6.25 참전용사가 거주하는데 그중 6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수여식은 통일 조국의 영광을 보기위해 애국심과 충성을 다짐하며 참석자 모두 거수경례를 하고 기수단 퇴장과 기념촬영을 끝으로 행사를 마쳤다.

한편 워싱턴DC지역 호국 영웅 기장 수여식은 6월 25일 제66주년 6.25 기념식이 열리는 우래옥 연회실에서 유공자회가 주최하는 제 66회 6.25 전쟁 참전 상기대회 및 한미 참전 유공자 민주평통 호국 보은행사에서 수여된다.

6.25 참전 유공자회 뉴욕지회(회장 최병석)도 6월 25일 정오 퀸즈 플러싱의 대동 연회장에서 ‘6.25 참전 66주년 한미합동 기념식’ 및 ‘호국영웅기장 전수식’을 열고 전쟁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번행사는 뉴욕 총영사관(총영사 김기환)과 민주 평화 통일 자문회의 뉴욕 협의회(회장 정재건), 대한민국 재향 군인회 미북동부지회(회장 노명섭), 뉴욕 한인회(회장 김민선) 등이 후원한다.

예우 갖춘 시애틀 수여식

호국영웅기장-2

▲ 해외 지역에서 최초로 호국영웅기장 수여식을 한 시카고 6.25 참전 유공자들

국가 보훈처는 지난 2013년,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국민들에게 6•25전쟁의 의미를 상기시키고 참전 유공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위해 제정된 <6•25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호국영웅기장 수여규칙(13.7.24 총리령 제1029호)>에 따라 생존한 6•25전쟁 참전 유공자 18만 여명 에게 ‘호국영웅기장’을 전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3년 7.27휴전 60주년 기념행사 때, 대한민국 6•25 국가 유공자회 박희모 회장이 생존 6•25 참전 유공자를 대표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보훈처장으로부터 6•25 참전 유공자 최고 명예인 ‘호국영웅기장’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1일 서울 용산 전쟁 기념관에서 호국영웅기장 수여 중앙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유공자들에게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해오고 있다.

이 호국영웅기장은 어느 훈장보다 특별한 의미 있는 기장이다. 다른 훈장은 어느때나 공을 세우면 해당하는 훈장을 받을수 있지만 이 호국영웅기장은 특별히 국가 흥망성쇠의 찰나인 6•25전쟁에 참여하여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참전 군인에 한하여 주는 정말 특별한 기장인 것이다.

60여 년 전, 비운의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참혹했던 전쟁으로 수 백만의 인명이 죽었으며 전 국토가 폐허의 잿더미로 변하고 민생이 헐벗고 굶주린 고난의 도탄 속에서도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속에 우뚝 설수있는 것은 두말 할것 없이 목숨을 돌보지 않고 젊음을 나라에 바쳐 전쟁에서 승리한 6•25 참전 유공자들의 헌신의 대가이다.

하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5,600여명의 6•25 참전 유공자들에게는 호국영웅기장이 예산문제 등으로 수여되지 못해 해외 한인사회 내에서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등장했었다. 6•25 참전 용사 전원에게 수여한다는 호국영웅기장 수여가 형평성을 잃고 있는게 문제가 되어 많은 참전 용사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어 왔었다. 그 이유가 참전 용사라 할지라도 국적이 다르기 때문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같은 현실에 ‘대한민국 6•25 참전 국가 유공자회 워싱턴지회’(회장 이경주)등을 포함 LA, 시애틀, 뉴욕 등지의 향군단체 및 관계자들이 청와대를 포함 국가 보훈처와 국회 등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결국 국가 보훈처는 지난 1월10일 국외에 거주하는 6•25 참전 유공자에게도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올해부터는 국외 거주 6•25 참전 유공자에게도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해 재외동포 사회에서 6•25 참전 용사의 명예를 높이고, 국가를 위해 희생,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지각 수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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