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불에 탄 ‘노트르담 꼽추,
‘어디로 문상을 가나요?’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 화재 세계인의 충격

올해 부활절(4월 21일)을 앞두고 성주간(Holy Week)이 시작되는 지난 15일, 세계인들은 파리에서 날라 온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 화재 소식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화재를 속보로 전하던 영국의 BBC방송은 “영원할 것만 같았던 국가의 상징이 무너지는 건 프랑스 국민에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고 보도했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라는 악몽을 되새기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의 공격에도 끄덕 없었고, ‘파리 대혁명’ 당시 혁명군에 파괴에도 견디어 낸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날 보수 공사 중 발생한 화재로 크게 손상을 입었다. 이날 화재로 성당의 상징인 96m 높이의 첨탑과 목재 지붕이 소실됐다. 다행히 귀중한 보물과 유물들은 보존됐다.

파리의 상징적인 역사 유적지 손상

노트르담 대성당과 에펠탑은 프랑스와 파리의 상징이다. 아니, 프랑스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또한 전세계인들이 사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국인들은 물론 전세계에서 매년 1천만명 이상이 찾아보는 명소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귀중한 역사 유적지와 관광지로 유명세를 지니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자 파리에 위치한 교회들은 화재가 발생하자 종을 울렸다. 센느 강변과 대성당 주변 에서 밤새도록 기도하면서 지켜본 수천명의 파리 주민 들은 화마가 휩쓸고 간 다음날 아침, 성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의 십자가와 제단은 기적적으로 불에 타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리자, 환호하면서 성가를 합창 했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사방팔방 어디서 보아도 아름답고 웅장해 많은 관광객들은 사진부터 찍는다. 특히 센느 강에 떠있는 선상 까페에서 커피나 포도주를 음미하며, 고색 창연한 노트르담 대성당을 바라보는 맛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하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하늘로 솟은 위엄있는 직사각형의 쌍둥이 탑, 뾰족한 첨탑,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 등과 같은 위대한 유산으로 이루어진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수도, 파리의 상징적인 역사 유적지다. 성당은 센느 강의 시떼 섬(île de la Cité)에 최초의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11세기 말부터 지어지기 시작해 약 100년에 걸쳐 건립되어 지금까지 850여 년의 세월을 함께 했다. 파리를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나 글로써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한다. 우선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 황제가 아내 조세핀과 함께 1804년 12월 2일 이 성당에서 교황 비오 7세의 집례로 대관식을 거행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455년 11월 7일에 잔 다르크의 어머니인 이자벨 로메가 이 성당에 나와 교황청 대표단에게 자기 딸의 이단 판결을 번복해 달라고 탄원했다. 그 정성에 쟌 다르크는 그후 약 500년이 가까운 1920년 5월 16일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성녀로 다시 태어났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빅토르 위고는 이 대성당의 찬미자로 대성당의 전통을 일깨우기 위해 파리의 노트르담(노트르담의 꼽추)를 썼는데, 이 소설은 대성당의 운명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호하기 위한 기금을 모으는 운동이 이어졌고, 결국 1845년에 복원이 되었다. 나중 안소니 퀸이 열연한 “노트르담의 꼽추”로 다시 한번 대성당은 유명세를 탄다.

“프랑스의 자존심” 붕괴

노트르담 대성당 만큼 프랑스를 상징하는 지역은 없다. 노트르담의 라이벌로 비견되는 에펠탑은 고작 100년 남짓의 역사를 가졌다. 노트르담은 1200년대부터 파리와 함께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화재를 두고 “끔찍한 비극”이라 일컬었다. 역사학자인 카미유 파스칼은 프랑스 BFMTV 방송에 “불길이 ‘값을 헤아릴 수 없는 유산’을 파괴

▲ 노트르담 성당 화재 당시 모습과 불타기 전 자태

▲ 노트르담 성당 화재 당시 모습과 불타기 전 자태

하고 있다”고 말했다. “800년 이상 파리를 지켜온 성당입니다. 노트르담의 종은 수백년 간 기쁘고 슬픈 일을 기록했죠.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이 ‘모든 프랑스 국민들을 위한’ 건물이었다며 우리는 함께 노트르담을 다시 지을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번 화재시 약 400여명의 소방대 대원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불타는 성당안으로 들어가 인간띠를 만들어 귀중한 유물들을 밖으로 빼냈다.

이번 화재 진압시 250여년 전 대혁명 당시 만든 화재진압 매뉴얼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 매뉴얼에는 우선 순위가 적혀 있는데 사람-유물-제단-목재-기타 구조물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 파리 올림픽때까지 대성당을 복원하겠다고 선언하자 국내는 물론 미국 등에서 성금이 몰려 17일 현재까지 약 20억 달러가 모여졌다. 복원에는 난관도 많다. 800여년 전에 중세기에 있던 단단한 참나무들이 요즘에는 이상기후로 없다는 것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가 본 사람들은 성당 앞 광장에 파리에서 시작하는 고속도로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참고점인 프랑스의 도로원표(Point zéro)판을 기억할 것이다. 이곳을 원점으로 프랑스의 동서 남북이 시작하는 곳이다. 이 판을 밟으면 다시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5개의 종이 있다. 가장 큰 종인 엠마뉘엘(Emmanuel)은 남쪽 탑에 있는데, 무게가 13톤이 넘으며 하루의 시각을 알리기 위해서나, 여러 행사나 전례를 알리기 위해 울린다. 북쪽 탑에는 바퀴 위에 부가적으로 4개의 종이 붙어 있는데, 이 종들은 흔들리면서 종이 울린다. 아마도 이종들은 다시 울릴 것이다. 전세계에서 노트르담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부르게 될 것이다. 대화재 소식이 전해진 날, 기자의 스마트 폰 카톡에 이런 글이 보내졌다. “불에 탄 ‘노트르담 꼽추’, 어디로 문상을 가나요?” <성진 기자>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