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총연 나기봉 선관위원의 ‘양심선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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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돈봉투 돌리며 위임장 받았다”

인류는 처음부터 자유롭게 존재했다. 인류는 인류 스스로 만들어낸 강요와 훼방에서 벗어나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의 권리를 견고하게 세워야만 했다. 그래서 인권은 인류가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한다. 인권은 ‘자기 안에 스스로 존재하는 증거’이다. 그 권리의 첫째는 자유롭게 생각 할 권리이다. 그 기본적인 자유를 우리는 양심의 자유라고 부른다. 양심선언도 그중 하나이다. 현재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미주총연)는 28대 총회장 선거를 두고 금품살포, 금품매수 등 의혹과 각종 탈법 불법 행위 등으로 분쟁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미주총연은 총회장 선거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선거인단 구성에서부터 부정이 개입되어 선거 집행 관리 자체를 탈법으로 집행부 자체가 조직 범죄 집단형이라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이번 28대 선거를 집행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위원장 유진철)의 7인 위원중 한 명인 나기봉 위원이 지난 10일 LA코리아타운에서 “양심선언”을 통한 기자회견에서 제기되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현재 박균희 27대 집행부의 부회장이며, 28대 총회장 선관위원인 나기봉 위원 (전실리 콘 밸리 한인회장)은 미주총연의 총체적 부조리와 함께, 28대 회장 선거 재선에 나선 박균희 후보의 금품 살포와 유진철 선관위원장의 부정 행태 등을 낱낱히 폭로해 파장 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27대 회장에서 28대 회장 선거에 나선 박균희 후보 측은 18일 택사스 주 달

▲ 양심 선언한 나기봉 위원

▲ 양심 선언한 나기봉 위원

라스에서 정기 총회를 개최하여 박균희 단독 출마로 재선을 치룰 계획이고, 이에 반해 유진철 선관위원장에 의해 후보 등록이 거부당한 남문기 후보 측은 5월 18일 LA에서 총연 비상 총회를 개최하여 총연 선거 부정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 분쟁이 18일을 기해 서로 법정으로 번질 것으로 보여 진다. 지난 10일 나기봉 선관위원이 폭로한 사항을 분석하면, 남문기 예비후보를 탈락시킨 유진철 선관 위원장과 이 선관위원회를 구성한 박균희 27대 회장이 애초부터 ‘박균희 단독 후보’를 만들기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의혹이 짙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다른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이미 짜놓은 사람들끼리 서로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다섯명이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다른 한명을 꼴찌로 만들기 위해 서로 무엇을 낼 지 작당하는 행위다. 지난 10일 LA 코리아타운 JJ 그랜드호텔에서 양심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나봉기 위원은 지난 3월 30일 동부 버지니아 소재 한 식당에서 가진 박균희 27대 회장과 김유진 사무총장, 신동영 행정실장과 유진철 선관 위원장 및 선관위원들과의 저녁 식사 중에 일어난 사실을 전하면서 “박균희 총회장이 본인에게 남문기 후보자 등록 서류를 접수를 거부하지 않으면 고소를 하겠다는 말을 여러번 하는 바람에 서로간에 다툼이 있어, 본인은 식사 도중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나기봉 위원은 ‘이같은 행위는 협박에 가까운 행위’라고 기자회견 성명서에서 밝혔다.

또 나기봉 위원은 “박균희 총회장이 지난 3월 30일 토요일 오후 5시 경 버지니아 소재 세라톤 호텔에서 본인 등 3명의 선관위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유진철 선관위원장에게 2만 달러를 주었다고 말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폭로했다. 특히 나기봉 위원은 이 자리에서 유진철 선관위원장의 선관위원들에 대한 금품매수 행위도 폭로했다. 그는 “지난 3월 30일 토요일 오후 버지니아주 소재 셰라톤 타이슨 호텔에서 유진철 선관 위원장이 당시 현장에 없었던 유정일 선관위원을 제외한 선관위원들에게500불이 든 봉투를 주면서 경비로 사용하라며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음날 3월 31일 새벽 1시께 유진철 위원장이 호텔 605실(당시 나기봉 위원과 유정일 위원이 동숙한 방)로 찾아와 유정일 선관위원에게 돈봉투를 주면서 ‘선관위원의 권한을 선관위원 장(유진철)에게 위임한다는 종이에 서명해 달라’고 하여 유 위원이 서명하자, 나에게도 서명을 요구했으나, 나는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기봉 위원은 “같은 날 새벽 2시 30분께 선관위 이광엽 간사가 우리방을 방문해 ‘호텔로 들어오는데 로비에서 유진철 위원장이 선관위원 권한을 위원장에게 위임한다는 서류를 주길래 읽어보고 찢었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미주총연 정관에는 선거에 관한 조항이 있다. 제39조(선거관리 기능)에는 8개 항목에 걸쳐 선관위가 수행할 기능이 규정되어 있다. 그중 제 5항은 <입후보자 및 선거권자의 자격심사>이다.

‘500불 돈봉투 선관위원에게’

하지만 나기봉 선관위원은 “오늘 양심선언하는 이날까지도 28대 총회장 선거를 위한 선거권자 명단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선거권자는 정회원 중에서 이번 28대 총회장 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인데 그것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나기봉 위원은 “선관위원회를 진행하기 전에 본인은 회의 내용을 녹음으로 기록하

▲ 박균희 후보

▲ 박균희 후보

자고 제의 했으나 6대 1로 거부되었다”면서 “선관위원회의 회의록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28대 총회장 선거를 위한 선관위원회는 지난 2월 1일-3일 오렌지카운티 얼바인 소재 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미주총연 상임이사회에서 박균희 27대 회장이 임명한 7인 위원(위원장 유진철, 간사 이광엽, 위원 나기봉, 민병진, 박성국, 유정일, 전수길)으로 구성됐다. 당시 상임이사회도 불법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당시에 구성된 선관위원회는 지난 2월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20분까지 버지니아주 미주총연 사무실에서 개최되어 선거인단 명단 작성을 위한 정회원 명단 416명을 심사하려고 했으나 공란이 127명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설명을 집행부에 했는데, 나기봉 위원은 당시 신동영 실장이 ‘여러가지 사정상 정리 못했다’라는 변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회원 명단에 공란이 있었다는 자체가 의혹이다. 문제는 그다음 3월 2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미주총연 사무실에서 개최된 선관위원회의에서 정회원이 416명 중에서 78명이 삭제된 나머지 338명으로 확정됐는데, 이것이 공개가 안된 것이다. 또한 나기봉 위원은 “338명 정회원이 선거에서 투표할 자격을 선관위가 심사를 해야 하는데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선거인단을 구성하지 않고 선거를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항은 지금까지도 문제이다. 미주총연 총회장 선거에서 입후보자는 정회원 60명의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남문기 예비후보는 총연 집행부에 대하여 정회원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균희 27대 회장 집행부나 유진철 28대 회장선관위는 이를 공개하지 않아 지금껏 논쟁이 되고 있다. 정회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음으로 공명정대한 선거가 진행될 수 없었던 것이다.

‘338명 정회원 명단에 의혹’

28대 총회장 선거에서 5만 달러 등록금과 관련된 사항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남문기 예비 후보는 후보 등록시 일건 서류와 함께 등록금 5만 달러 캐시어체크를 동봉했다. 그러나 서류를 검토한 선관위는 ‘자격미달 서류 미비’로 후보등록을 거부한다고 통보하면서 등록금 5만 달러 반환을 거부했다. 이에 대하여 나기봉 위원은 “선관위 회의에서 본인이 ‘입후보자 등록 서류에 미진한 부분이 발견 되면 입후보자 등록증 발급전에 등록금 5만 달러는 반환해야 한다”는 안건이 선관위 전원 찬성으로 통과되었다”면서 “이같은 결의를 했음에도 등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것도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미주총연 선거세칙 9조(등록서류)에는 ‘입후보등록금과 등록서류를 반환하지 않는다는 각서 1통’이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선거세칙 제26조(효력과 관례)2항에는 ‘부칙과 시행규정에 없는 사항은 일반 선거 관례에 준하여 선관위의 의결로 결정 시행한다’로 되어 있기에, “선관위 회의에서 ‘입후보자 등록 서류에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입후보자 등록증 발급전에 등록금 5만 달러는 반환해야 한다” 안건이 전원 찬성으로 통과되었기에 마땅히 5만 달러는 반환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28대 선관위에 제기했는데 선관위는 남문기 예비후보에게 5만 달러 등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남문기 후보가 더 이상 선거 문제에 이의를 달지 않고 박균희 후보의 단독후보 당선을 인정하는 경우에 반환하려고 한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나기봉 위원은 이번 선거를 두고 선관위원 위법 문제도 거론해 “정관과 선거 세칙에 선관위원은 회장 후보 추천 자격을 잠정 유보한다고

▲ 남문기 예비후보

▲ 남문기 예비후보

되어 있는데 이광엽 선관위 간사는 박균희 후보 추천서에 지난 3월 15일자로 서명해 공증까지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박균희 후보가 불법으로 자신의 후보 추천서를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를 공정하게 집행해야 할 선관위원 스스로가 불법을 저질러 박균희 후보를 돕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선거관리를 집행해야 하는 간사의 위치에 있는 위원이 선거관리 지침을 위반한 사례는 심대한 탈법 사례로 볼 수 있다. 현재 미주총연 정관(52개조)과는 별도로 선거세칙(26개조), 회관운영세칙(14개조), 정책개발위 세칙(10개조),재무회계 세칙(41개조), 행정관리규정(74개조) 인수위원세칙(10개조), 회칙운영 세칙(8개조)등이 있지만 효율적이지 못하고 과시적 행태로 보인다. 이번에 양심선언한 나기봉 위원은 “정관이나 선거세칙에 규정하지도 않은 조항이 존재하는 것처럼 규정해 놓았다”면서 “본인은 총연 회직과 규정들을 100번 정도 살펴 보았는데 문제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5시 LA 코리아타운 JJ그랜드호텔에서 가진 나기봉 28대 미주총연 회장선거 관리 위원이 “양심선언” 기자회견은 정의감에 따른 미주 총연의 감추어진 비리나 부정을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사회적으로 드러내어 알린 것이다. 나 위원의 행동은 정의를 위한 내부고발 행위와도 일치한다.

 

‘등록금 5만 달러는 반환한다’ 만장일치

일반적으로 양심선언은 개인의 양심적 과오를 고백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내부고발과 비슷하지만 그 양상이 다르다. 우선 내부고발은 소속집단의 부조리를 끄집어 내는 것이고, 본인의 부조리를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고, 따라서 내부고발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 않은 따라서 개인의 양심문제와 관련없는 주변인이 자기가 보고 들은 걸 바탕으로 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부조리의 피해자가 내부고발을 할 수도 있으므로 동일시 하기 어렵다. 또한 개인의 양심 문제이므로 내부 고발과 관련없는 양심 선언도 존재한다. 이날 나기봉 위원은 개인 생각이라면서 “애초부터 박균희 27대 회장이 이번 재선에 나서면서 단독출마로 몰아 가려고 준비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경선을 위한 준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나기봉 위원은 7명의 선거관리 위원들은 단체 채팅을 통해 ‘두 후보 모두 탈락 또는 경선을 치르자’는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박균희 집행부는 박 후보 단독 출마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기봉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이 “선관위원으로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고백하면서 미주총연의 앞날의 발전을 위해 이자리에 나선 것”이라면서 “이번 계기에 양측이 화합하여 보다 나은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게 된 동기에 대하여 “서울에서 다시 6차에 걸친 간수술을 받게된 남문기 회장을 병문안자리에서 미주총연이 더이상 불법과 부정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지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 6차 간암 수술을 받고 요양중인 남문기 예비후보는 28대 선관위에 의해 후보 등록이 거부됐다는 통보에 울분을 참지 못해 2개의 치아가 빠지는 고통도 겪으면서, 다시 간암이 재발되어 지난해 5차 수술에 이어 다시 5월 첫주에 6차 수술을 받았다. 현재 남문기 예비후보는 서울의 건국대 병원 1703호실에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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