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부럽지 않은 한미은행“끝없는 飛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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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부럽지 않은 한미은행“끝없는 飛翔”

미주 한인사회의 최대은행인 한미은행(행장 유재환)은 2004년 갑신년 새해는 또 하나의 도전의 해가 될 것이다. 순수 한인자본에 의해 20여년전(1982년 12월15일)에 LA코리아타운에서 씨를 뿌렸던 한미은행은 이제 싱싱한 잎파리에 힘찬 나무로 자랐다. 그 나무보다 먼저 씨를 뿌려 옆에서 먼저 성장했던 PUB(1974년 개점,퍼시픽 유니온 뱅크/전 가주한국외환은행)를 지난해 말 한 울타리 안으로 만들어 버팀목이 되었다. 2004년의 한미은행은 캘리포니아주 안에서 한인자본으로 이룩한 대표적 커뮤니티 뱅크로 비약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한미은행은 우선 2004년 6월까지 PUB와의 합병을 완결키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 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원만한 수속이 예상된다. 한미은행의 새해부터 당면목표는 30%성장으로 30억 달라 자산을 보유하고 30 달러선으로 주가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소위 3-3-3 전략이다. 이 은행은 PUB와의 합병으로 총자산이 28억 달러 규모이다. 이 정도 규모이면 캘리포니아주 전체은행 310개 중에서 자산 기준으로 은행 순위 17위로 동양계 은행 중에서 중국계 다음이다. 대형은행 대열에 들어 선 것이다. 앞으로 한미은행은 단일 규모로 4,000만 달러까지 융자를 할 수가 있다.

따라서 한미은행은 한인들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데 막강한 자금지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된 것이다. 과거에는 대단위 융자를 한인은행에서 받을 수가 없어 미국은행이나 중국계 또는 일본계 은행을 찾는 수가 있었으나 이제는 한미은행이 주류사회의 어느 은행과도 경쟁할 수 있는 체제로 성장한 것이다. 이같이 한미은행의 활동범위가 한층 다양해저 경우에 따라서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경쟁할 수도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자산규모 가주 310개 은행중 17위 커뮤니티 대형 은행으로 ‘도약’3-3-3 전략 新 경영… 30% 성장 30억 달러 자산· 30달러 株價

한미은행 PUB인수 그 후

이번 합병조치로 한미은행의 이사는 9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났다. 우선 PUB측에서 이사 1명을, 그리고 합병을 위해 한미은행측에 에퀴티 자금융통을 주도한 캐슬 크리크(Castle Creek)측에 이사 1명이 배정됐다. 캐슬 크리크측은 이번 합병을 위해 15명 투자자들과 함께 7,500만 달러 자금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내셜 스탁 인코퍼레이션에서 6,000만 달러를 조성했다. 또한 한미은행은 합병 이후 비한국계인 마이클 위니아스키 CPA를 수석부행장 겸 재정담당관으로 선임했다. 한미은행에서 비한인계를 고위직에 선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위니아스키 수석부행장은 인디맥 뱅크에서 수석부행장 겸 재정담당관으로 활약하면서 10억 달러 이상의 크레딧 라인을 관리했다. 그는 임페리얼 웨어하우스 파이낸스의 사장도 역임했으며, 홈세이빙 뱅크와 기타 투자회사 등에서도 재정관리 능력을 보여왔다. 한미은행측은 앞으로 그가 미주류사회 고객을 유치하고 관리하는데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마이클 위니아스키 수석부행장이 한미은행의 투자회사들의 대리격으로도 경영에 참여하게 되어 자칫 한인사회 특수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은행을 두고 새해에 가장 관심을 갖는 사항은 두 은행간의 합병으로 인한 PUB 직원들의 향배이다. 현재 한미은행은 14개 지점망에 직원수가 362명. 그리고 PUB는 13개 지점에 29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코리아 타운내를 포함해 적어도 4-5개 지점들이 결정적으로 서로 이웃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중복되는 지점의 폐쇄와 함께, 본부 직원들의 자연 감소 등으로 은행측은 적어도 100여명 이상의 행원들이 감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은행은 1998년 글로벌 뱅크를 합병했을 당시는 양 은행간의 합의로 일반행원들은 감원시키지 않아 성공적인 합병으로 직원들을 안심시켜 큰 효과를 보았다.

한미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능한 많은 지점을 폐쇄하지 않고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어떤 형태가 되던 간에 대규모 실업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은 외부기관인 CBC컨설팅의 댄 데이비스 팀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CBC 컨설팅은 은행간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의 명수로 금융가에 알려져 왔다. 과거 이 기관은 50개 은행합병의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100여명 이상이 감원될지 아니면 그 이상이 될지는 CBC측의 조정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미은행과 PUB의 관계

이번에 합병된 한미은행과 PUB는 서로 초창기 때부터 인연이 많다. 한미은행을 설립하고 처음 개점한 정원훈 초대행장(1982-1987)은 한인사회 은행가의 대부로 PUB의 전신인 가주한국외환은행의 초대행장을 맡았다. 한미은행을 명실공히 자산 10억 달러를 돌파시킨 육증훈 전 행장(1999-2003)도 역시 PUB 출신이다. 한미은행을 제1의 은행으로 성장 시킨 중견 간부들 중에는 PUB출신이 많다. PUB는 어떻게 보면 한인은행들의 훈련소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코리아타운에서 설립된 한인은행들은 PUB를 모델로 삼고 성장했다. 그 중에서 한미은행은 이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PUB를 능가해 1위 은행의 목표를 달성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한미은행은 5대 경영지침을 정했다. 첫째, 커뮤니티의 대표은행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둘째, 고객중심, 고객지향 경영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삼고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 하는데 열과 성의를 다한다. 셋째, 주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보장하고 직원들에게 가장 보람되고 희망찬 직장을 제공한다. 넷쩨, 변화의 리더로 경영혁신과 기술개발에 앞장 서고 경영의 효율성, 생산성, 증진에 최선을 다한다. 다섯째 정직한 사람에 의해 경영되는 정직,투명한 은행을 지향한다.

한인타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한 건실한 기업이 타 한인은행에서는 융자받을 수 없는 큰 자금을 한미은행에서 받게 됐다. 이 기업의 대표는 기대하지 않았던 큰 자금을 융자받자 한국식으로 커미션을 들고 행장실을 찾았다. 그자리에서 한미은행 행장은 “당신의 기업이 신용있고 당신도 신용이 있어 은행규정에 의거 융자한 것인데 커미션을 받을 수 없다”며 정중히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4.29 폭동 당시 점포를 잃고 실의에 빠진 한인들에게 무담보 대출을 실시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재기의 의욕을 심어 준 은행도 한미은행이었다. 이 은행은 초창기 때부터 세탁소, 리커, 마켓 등을 열어 정착하려는 한인들에게 파격적으로 융자를 실시했다.

한미은행의 성장은 캘리포니아 금융계에서 높이 평가하는 최고 성장율의 은행이다. 원래 지난 2000년까지의 목표는 총자산 8억2천만 달러 대출 5억4천만 달러로 정했었다.
그러나 그해 연말 집계한 실적은 모든 목표들을 전부 능가한 성장을 기록했다. 순수익이 1,500만 달러, 총예금이 9억 3,500만 달러, 총대출 6억2,100만 달러 그리고 총자산이 10억 3,500만 달러로 39.8%의 성장율이었다.

고속 성장 예상 되는
한미은행

나라은행은 PUB를 놓고 경쟁을 벌일 때 한미은행의 2억9,500만 달러 보다 약 5,000만 달러가 적은 2억4,000만 달러를 제시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은행측은 금액을 더 베팅하려고 했으나 홀딩 컴퍼니들이 우려를 나타냈고 일부 이사들도 ‘우리가 힘이 모자란다’며 카드를 던지자고 했다고 한다.

이번 한미은행과 PUB의 합병을 두고 나라은행의 벤자민 홍 행장은 축하보다는 앞으로의 두은행의 운영을 두고 염려를 표명했다. 질투에서 나온 것인지 정말로 염려를 해 주의를 준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른 은행들도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들간의 합병조짐이 불거저 한미은행과 경쟁을 하려고 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의의 경쟁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한 경쟁을 통해 고객과 커뮤니티에 이익을 도모하게 된다면 한인사회도 성장과 번영이 보장될 것이다.

한미은행은 코리아타운 역사를 변모 시킨 금융기관으로 자라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미은행 이사진은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러나 서로간의 의견 대립도 많았으나 한미은행의 이사진으로 한 목소리를 내면서 변함없이 지내왔다. 나름의 전통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한미은행이 있기까지는 자신의 인생을 한미에 맡겨 성실하게 일해 온 많은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가장 공헌이 컷던 것은 한인들이 한미은행을 이용하고 함께 성장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한미은행 TFT 구성
일부지점 매각에 군침 흘리는 은행들

한미은행이 PUB를 인수한지 20여일 만에, 곧 업무인수팀(TFT: Task Force Team)을 최종 구성하여 인수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달 22일 한미은행은 나라은행과의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으나, 싱겁게 한미은행의 승리로 2억 9천만달러에 매입을 마쳤다. 이로써 한미은행은 총 자산 27억9천만달러, 예금 23억4천만달러, 대출 20억2천5백만달러의 한인 최대은행으로 도약하게 됐다. 하지만 한미은행은 PUB합병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경비절감이라는 절대적 과제가 주어졌다. 시스템 통합, 지점 축소, 인력 감원 등 몇 가지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전산시스템의 통합 작업을 살펴보자. 한미은행은 ‘아이티아이’라는 전산시스템을 운용중이지만 반면 PUB의 전산시스템은 ‘시델리티’로 양측 전산시스템이 이원화 되어 있어 통합운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대형 은행간의 전산 시스템 통합 작업은 아니어서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번째로 한미은행이 풀어야 할 과제는 PUB와 동일 지역에 중복 운영되고 있는 지점이다. 동일한 지역에 2개 이상의 지점을 두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익을 악화시키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비절감 차원을 위해 매각 혹은 리스계약 등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타운 내 일부 한인 은행들은 한미은행이 매각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지점 매입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라은행은 물론이거니와 작년도 1위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윌셔은행 및 중앙은행 그리고, 신규로 설립된 태평양은행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PUB의 한관계자는 “중복된 지점망 축소는 타운 내 타 한인은행들에게 지점 개설의 호기(好機)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며 “윌셔은행이 최근 오픈한 가디나 지점도 PUB가 지점을 옮기면서 기존 자리를 인수한 것으로 기존 지점 위치에 입주하는 것 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풀어야 할 부분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지점과 똑같이 중복된 부서 혹은 간부급 직원의 조정이다.

경비절감도 절감이지만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간부급의 경우, 무사안일주의에 젖어있던 직원일수록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인력구조조정도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생은행이나 신규 설립을 준비하는 은행, 그리고 승승장구하는 일부 타운내 은행들은 인력충원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경쟁력 있는 직원들은 흡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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