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풍자, ‘2008 관악골 이장선거’ LA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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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난해 12월에 실시된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어 오는 25일 국회 의사당 앞 광장에서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대선이 끝난지도 벌써 2개월이 다가오는데 , LA 한인사회에서는 또 다른 대선이 열렸다. 다름 아닌 대선을 풍자한 코미디 쇼가 공연되어 타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토) 놀워크 소재 매리엇 호텔에서 열린 2008년 남가주서울대총동창회(회장 김지영) 신년식장에서는 “제17대 관악골 이장 선거”라는 제목의 연극이 공연되어 참석한 250여명의 동문들이 입을 다물지 못할정도로 포복졸도의 코메디 쇼가 벌어졌다.
“제17대 관악골 이장 선거”이란 제목은 17대 대선을 빗대어 풍자한 것인데, ‘관악골’은 서울대 캠퍼스의 별명이다. 이번 공연은 동문 연극 동호인들이 출연했는데 역사학과 출신인 정의평화연대 정연진 대표와 영문과 출신 중앙일보 이원영 부국장이 기획연출을 맡았다. 그리고 이장 선거의 진행을 맡은 사회자는 영문과 출신 한국일보 김종하 차장이 맡아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연극의 주요 대사들과 장면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무대는 대선 합동유세장을 연상케 하면서, 이명박을 상징하는 기호 1번의 이땅박 후보(대역:이원영 정치81년 학번) 가 MB가 선거기간 중 목에 걸친 푸른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나 소리쳤다. (구호에 나타난 “대~또랑”은 ‘대운하’를 의미한다.)
 
<내가 이장이 되면 / 우리 동네 땅을 몽땅 파디비까꼬  / 대~ 또랑을 만들낍니더. /그 또랑에 미꾸라지도 키우고 / 오리도 키우고 / 뭐 고래도 키우고…
대 또랑 파면  주민들은 수영복 입고/ 왔다갔다 하면서 / 이웃집 다닐 수 있다 아잉교 /
얼마나 좋십니꺼  (구호 외치듯)일가~뿐  10년 / 땅박이가 학실하게 찾아 오겠십니더.>
 
이어 나타난 정동영을 상징하는 기호 2번 정똥영 후보(대역 김승진 음대96학번)이 친북성향의 유세를 펼쳤다.


<윗동네 봉천골 ‘김쩡일’이장이 이땅박 후보가 이장되면/ 한판 붙겠다면서 / 요새 연탄찝게 착착 모으고 있답니다. /  BBK 치킨 도둑 / 옆동네와 전쟁 하자는 후보 / 절대로 찍으면 안됩니다.(주먹을 휘두르며) 땅박이는 사퇴하라 ! 훌라훌라~ 땅박이는 사퇴하라 훌라훌라/>


그리고 갑자기 대선 출마로 화제의 주인공이 된 이회창을 상징하는 기호 3번 이회충 후보 (대역:양민 공대 77학번)의 목소리도 카랑카랑 했다.


<이땅박 후보 말 듣고  BBK치킨 주문했다가 / 돈 떼인 주민들이 5백명이 넘어요, 5백명./제 별명이 뭡니까 / 대쪽 아닙니까.. 양심과 법에 어긋나는 것 절대/ 용납 못해요 /BBK치킨 절도범이 이장이 되면/ 앞으로 마을에서/ 수박서리, 콩서리, 옥수수서리 어떻게 처벌할겁니까.> 


지난 대선 후보 중 엽기적 발언과 행동으로 시선을 모으다그는 대선 유세 중 박근혜 전대표와의 혼담을 운운하고, 부시 대통령과의 사진을 찍었다며 공개한 것이 거짓으로 들어나 명예훼손혐의로  끝내 감옥으로 간 허경영 후보를 상징하는 기호 4번 허갱년 후보 (대역: 서치원 공대69학번) 는 무대에 나서면서 공중부양하듯이 발을 허공에 띄우며 인사하면서 공약으로 기찬 발언을 쏟아 냈다.
 
<우리 동네 인구가 어떻습니까./점점 줄고 있어요 / 그러니 결.혼.을 장려해야 합니다.
제가 이장이 되면 / 결혼할 때마다. 바로 1억원씩 주겠습니다 / 재혼하면 2억 /열번하면 10억!
이거 대박 아닙니까?  ..얼마 전에 제가 미국에 가서/ 힐러리를 만났습니다. 힐러리가 나한테  / “미스터 허, 유아 소 핸섬” /그럽디다. 그러면서 클린턴하고 이혼하고/ 나하고 살겠대요
힐러리가/ 관악골 퍼스트레이디가 되는겁니다.여러분~
결혼하면 1억, 재혼하면 2억 준다고 하니까 그런 돈을 어디서 마련할거냐, 뻥이 아니냐 /이런 소리를 하는데/ 다 방법이 있어요. 이혼 벌금을 매기면 됩니다./ 한번 이혼하면 1억, 두번 이혼하면 2억씩 벌금을 매길 겁니다. /  그러면 벌금 안내려고 이혼안하는/ 부부들이 있겠지요?  그걸 막기위해/ 결혼을 10년만 허용하는  결혼정년제를 실시해서 정년 1년을 넘길 때마다 1억씩 벌금을 때릴 겁니다/.그러면 이혼 안하고 배기겠습니까. 그러니까 내 아이디어는 결혼도 장려하고, 이혼도 장려하자, 이런 겁니다.>


이번 무대에서 후보 부인들도 열띤 찬조연설을 벌였다.
먼저 이땅박후보 부인 복부인 여사가 등장해 대선 기간 중 논쟁이 되었던 BBK 사건과 대운하 등을
언급했다.
 
<우리 남편 절대로 BBK 치킨 도둑 아닙니다 / 다만 손버릇 나쁜  동네 동생 하나 잘못둔 죄밖에 없습니다……….뭐니뭐니 해도 이장은 일을 잘 해야 됩니다. /우리 남편 일 하나는 확실합니다. 특히 ‘밤일’은 정말 끝내줍니다. 관악골 성공시대 /우리남편 이땅박이 반드시 만들겁니다.
제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면/ 제일 먼저 우리 집앞 또랑에 미꾸라지를 키우고/추어탕집을 열겠습니다. 


(구호)부실한 남편 없는 세상,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미니 스카트로 섹시한 차림의 정똥영 후보 부인 나얼짱 여사가 무대에 나섰다.


<여러분 앞으로 5년동안 / 예쁜 제 모습 보면서  사는 것/ 즐겁지 않겠어요?   퍼스트레이디가 예쁘면 안되는 일이 없어요. 제가 이 미모로 외국 투자자들  살살 녹여서  외국자본  왕창 유치하겠습니다.
사실 저 코하고, 눈하고, 히프하고 돈 좀 썼거든요…그래서 이혼당할 뻔 했던 인생이 이렇게 180도/ 팔자가 달라졌잖아요. /제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면 수많은 관악골 처녀들에게 희망의 전도사가 되겠습니다.













(구호) 성형수술 잘해서/ 가문에 영광찾자~>
 
다음으로 이회충 후보 부인 삼년패 여사가 등장했다. 이회장 후보가 3번째 후보로 나선 것을 의미해 그녀의 이름은 “삼년패”로 정했다. 


<여러분~, 우리 남편 너무 불쌍합니다…이번이 세 번쨉니다… / 두번다 바람폈다는 /억울한 소문 때문에/ 떨어졌습니다/ 우리 남편이 관악골 이장이 되면 / 저런 다방 마담, 레지들 모두 쫓아내고
여자들이 남자들 바람 피는 것 때문에 / 애간장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앞장서서/ 마담 머리끄댕이 다뽑아 / 쫓아내겠습니다.


(구호) 다방 가시나 / 없는 세상 / 이회충 마누라가 / 만들겠습니다!>


 이날 무대에는 전직 이장님(전직 대통령을 의미)들도 TV 화면을 통해 지원유세에 나섰다. TV 화면에 전직 이장들의 모습을 비추게 하고 사회자(김종하)가 기지 넘치는 진행 솜씨로 이장들의 특색있는 언변을 토아내어 이번 이장선거를 한층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김빵삼 전 이장(김영삼 전 대통령 지칭)


<뭐니뭐니 해도 이장은 ‘갱제’를 살려야 한다카이…벨 씨잘데기 없는 소리 고마하고,/
마 땅박이가 우리 동네살리는데 최고다.아이가…땅바기 생긴거 함 바바라…
눈은 얄팍하게 찢어져갔고…뭐 앞에 뵈는게 없으이/ 학실하게 동네 디빌끼다.
그라고 거 대또랑…야 그거 기똥찬기라…
(노래로) 또랑엔 돛단배가 흐르고, 아아, 관악또랑, 아아 관악또랑 영원하리라~
~땅박아 학실하게 디비뿌레이~>


@김때중 전 이장(김대중 전 대통령 지칭)


<에, 거시기, 말하자믄 / 뭐 ‘대 또랑’’대 또랑’ 허는디/  또랑 이거 잘못 파불믄 / 꾸정물만 흘러부러요
땅박이 후보가 이장이 돼불믄 안된다 이거입니다. 뭐시라 시궁창서 수영하먼 안데 부러제~
그리고 우리 정똥여이, 마이크만 갖다주면 하루종일  나불나불하고 혼자서 잘 논당께.
에고 구여운거..나도 응원가 한곡 때려 불랑께~/똥영아~우지마라~디제이가 있다~~똥여이 화이팅..>


 
@전때갈 전 이장(전두환 전 대통령 지칭)


<본인은~  정의사회 구현해야 돼~  법대로 법대로 하는~ 이회충 후보가 돼야되~/ BBK 치킨 훔쳐먹은 놈,~ / 다방에서 노닥거리는 놈 몽땅 삼청교육대 보내야 돼~ /비록 내가 지금 돈은  29만원밖에 없지만 /회충이가 이장되면/ 관악골 삼겹살 파티/내가  팍 쏜다~~(노래로) 이장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이번 ‘2008관악골 이장 선거’ 연극직후 코메디 유세를 보고 현장에서 250 여 동문들이 실제 투표를 실시한 결과 69표를 획득한 허갱년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땅박 후보는 8표 차이로 아깝게 낙선했다는 뒷이야기다.
많은 화제와 뒷이야기를 만든 연극에 대해 무척이나 고무가 된 남가주서울대총동창회 신임 김지영 회장은 지난 8일 연극 출연진과 스탭진 전원을 위해 쫑파티를 열어주며, 내년에도 좋은 연극을 공연해 주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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