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보석금 회사의 광고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길거리 광고 중 하나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미국 금융 사업 가운데 하나가 보석금(Bail)이다. 보석금이란‘사법기관이 신체를 구속하는 대신, 일정 금액을 맡기고 재판 때까지 신체의 자유를 얻는 담보 방식이다. 재판일이나 기타 법원이 출석을 요구하는 날짜에 출석하겠다는 약속을 현금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보석금은 미국만의 독특한 제도로 갑자기 어려운 일을 당한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금융 사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LA한인타운에는 보석금 회사로부터 공갈, 협박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전화 협박은 예사고 회사까지 찾아와 온갖 행패를 부려 회사까지 그만두게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최근 LA한인사회에 독버섯처럼 자리 잡고 있는 살인적인 고리사채가 불경기를 틈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돈을 빌려 쓴 한인들이 사채업자의 폭행을 동반한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하거나 가정파탄으로 폐인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백주대낮에 사채업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등 LA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조직폭력배를 방불케 하는 보석금 회사의 횡포와 흉악한 폭력을 동반한 불법 사채업자들의 실태와 현주소를 취재했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난 주 본지에는 지긋지긋한 A보석금 회사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두툼한 제보 편지가 날아왔다. 편지에는 제보자를 비롯한 여러 한인들이 당한 피해 사례들이 빼곡하게 실려 있었다. 취재를 통해 만나본 제보자 L씨는 “너무나 억울하고 힘들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다”며 “한인들이 다시는 나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길 바라는 심정에서 제보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L씨는 같은 교회를 다니는 지인 K씨의 남편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갑작스럽게 체포되어 보석 신청을 해야 하는데 보증인이 필요하다고 사정을 해 K씨와 함께 한인타운 내에 꽤나 알려진 보석금 회사를 찾아갔다. K씨가 “보증인은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보석금 회사의 사장에게 묻자 그는 영문 계약서 한 장을 내밀면서 서명만 하면 되고 별탈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
L씨는 보석금 사장의 친절한 말투에 의심을 풀고 안심했다. 그리고 보석금 회사 사장은 L씨 앞에 내민 영문 서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보증인란에 서명을 하게 했다. L씨는 영문으로 된 계약서라 내용을 자세히 읽어볼 겨를도 없이 보증인란에 서명했다. 그런데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K씨의 남편이 법정에 출두하지도 않고 한국으로 가버리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그 후로 보석금 회사 사장의 협박은 시작되었다. 보증인이 용의자까지 찾아내 그런 도중에 보석금 회사 사장은 L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한국으로 간 K씨의 남편을 찾아내 한국 경찰서에서 만나게 해주면 보증을 무효처리 해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L씨는 별의 별 방법을 다 동원해 K씨의 남편과 연락이 닿았고 그를 찾아냈다. 그리고 보석금 회사 사장은 한국에서 K씨 남편을 만났고, L씨는 요구하는 서류들을 만들어 주기까지 했다. 그래서 L씨는 그 사장이 말했던 것처럼 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이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보석금 회사의 사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서 그 피의자를 데려올 수 없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L씨는 또다시 보석금 회사로부터 강압적인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보석금 사장은 보증을 설 때 담보로 설정한 가게와 집이 마치 자기 것인 양 협박을 일삼았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공갈협박으로 경제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큰 상처까지 입게 되었다. 사장은 매일 전화로 협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하는 곳으로 찾아와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공갈 협박으로 L씨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입혔으며, 심한 굴욕감을 받은 L씨는 정신적인 상처까지 입혔다. 급기야 법적인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변호사를 앞세워 L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적인 부분에 문외한이었던 L씨는 처음 당한 일에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법원으로부터 갑자기 집을 차압한다는 레터를 받고 L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궁지에 몰린 L씨도 변호사를 선임해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소송은 2년여를 끌어왔고 눈덩이처럼 쌓인 변호사 비용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으며 L씨는 지칠 대로 지쳤다. 또 지난 4월 L씨의 변호사는 어떻게든 재판에서 승소할 생각은 하지 않고 “보석금 사장과 이쯤에서 적당히 합의를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했다. L씨는 “지금까지 변호사 비용은 꼬박꼬박 다 받아 놓고선 이제 와서 합의 얘기를 꺼내는 변호사가 내편인가 의심될 정도다”며 “오히려 변호사가 더 밉다”고 하소연했다. 협박 전화에 심장병까지 C씨의 사례는 L씨보다 더 억울했다. 얼마 전 C씨의 남편과 아들 사이에 사소한 언쟁으로 시작된 다툼에 결국 남편이 경찰에 붙들려가게 되었다. 보석금을 내야만 풀려 나올 수 있는 처지에 놓이자 C씨는 급하게 보석금 회사를 찾았다. 보석금 회사 사장은 지금 돈이 없어도 매월 ‘페이먼트’를 하면 된다고 하여, 지불해야할 금액의 반을 먼저 내고 나머지는 매월 갚아 나가기로 하고 사장과 계약했다. 그런데 남편이 석방되자마자 사장은 바로 잔액 전체를 지불하라고 하며, “전액을 내 놓지 않으면 남편을 당장 체포하여 다시 감옥에 넣겠다”는 둥 겁을 주며 공갈 협박했다. 수도 없는 전화 협박에 노이로제가 걸린 C씨는 전화소리만 들어도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또 툭하면 집과 직장으로 찾아와 온갖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 등 보석금 회사 사장의 폭력행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C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보석금 회사 사장은 그 소장을 C씨가 다니던 회사의 대표에게 주었고 직원들이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도 했다. L씨는 결국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미국의 보석금 제도는 갑작스런 사건에 휘말린 피의자들에게 유용한 제도로 목돈을 가지고 있지 않는 서민들은 주로 보석금 회사를 이용한다. 만약 1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면 10만 달러를 본인 대신 보석금 회사가 법원에 대납하고 보석금 회사에게는 보석금의 10%인 1만 달러를 선불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많은 미국인이나 한인들은 ‘보석금의 10%만 내면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며 보석금 회사 제도는 10%의 ‘높은 이자’를 지불하고 돈을 빌리는 대금업이다”고 설명했다. 또 A보석금 회사의 이 같은 폭력 행사에 그는 “보석금 회사에 돈을 지불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혐의자가 다시 체포당하거나 보석금 회사가 감옥에 넣을 수 있는 권한은 없으며 이는 명백한 공갈 협박이다”며 “근래 보석금 회사의 협박과 폭력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이는 엄연히 불법이며 보석금 회사는 민사소송을 통해서만 대납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보를 한 L씨와 C씨는 A보석금 회사의 횡포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유사한 피해를 당한 또 다른 피해자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피해 제보 : 562-900-935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