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추적] 독립기념관 유물 논란이어 해외출장비 잡음 계속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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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이냐
‘독립비밀관’이냐

■ 해외출장 특정업체에 수의계약 몰아줘 혈세낭비 논란
■ 6년 동안 여행계약 1개사가 수의계약 72건 90% 독점
■ 여성소유기업 D사가 62건, 타 여행사 1년에 고작 1건
■ 출장정보 공개도 ‘설렁’ 국외출장정보도 2년째 비공개

독립기념관대한인국민회 유물 기증둔갑, 호화출장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독립기념관이 자체 웹사이트 등에 최근 2년간 출장내역을 단 1건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는 등 예산 사용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6년부터 지금까지 1개 여행사와 수의계약을 통해 해외출장, 사적지 탐방 등 여행과 관련한 계약의 거의 대부분을 이 여행사에 맡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여행사는 거의 90%정도를 독점했으며 다른 여행사들은 매년 2-3개 업체가 각각 1건 정도를 수주, 구색맞추기식으로 업체 끼워 넣기 의혹도 일고 있다. 특히 이들 계약이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 업체는 항공권만 발행하고도 꼬박꼬박 수수료 최고한도인 10%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혈세 낭비 지적이 일고 있는 구멍 난 독립기념관의 호화 해외출장 상황을 면밀히 짚어 보았다. <특별취재반>

지난해 11월 20일 대한인국민회 전시관 개관식 때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던 독립기념관의 임정은 교류협력부장, 김성기, 김수연 씨, 본보가 확보한 이들의 미국출장 내역에 따르면 이들의 항공료는 890만원인 반면 차량비용만 1100만원(약 1만 달러), 하루에 차량비용으로 1100달러씩을 8일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지난 2019년 3월 이준식 독립기념관 관장과 임정은 교류협력부장, 김성기, 이현희 씨 등이 LA를 방문했을 때도 7인승 차량을 대여, 하루에 차량 비용만 1000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독립기념관은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 조사 등의 명목으로 막대한 출장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요즘 정부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혈세가 투입된 모든 공공기관은 해외출장 내역을 웹사이트 등에 공개하도록 돼 있다.

표1특정 여행업체 5년간 독점수의계약

하지만 독립기념관은 혈세를 펑펑 낭비하고 있음을 은폐하기라도 하는 듯 이마저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기념관 웹사이트의 정보공개 메뉴에서 국외출장을 선택한 결과 25건의 내역이 공개돼 있었지만, 역시 가장 최근에 게재된 정보는 지난 2020년 1월 28일 출장 내역이었다. 이때 교육부의 학예연구관 3명, 학술사업부 연구위원 등 4명이 교원직무연수, 국외독립운동 사적지 답사인솔 명목으로 중국 서안과 중경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이 아니라 일반직원의 국외출장정보도 공개하도록 돼 있는 것이다. 2020년에는 4건, 2019년에는 21건이 보고돼 있지만 2021년에는 단 한건도 없는 것이다.

또 독립기념관 웹사이트의 정보공개메뉴에서 경영공시를 선택하면 임원국외출장정보를 조회할 수 있으며, 현재 19건의 내역이 공개돼 있으나 가장 최근 공개정보는 2020년 1월 6일로 확인됐다. 최근 2년간 독립기념관 관장의 해외출장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공개내역도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임원이 아닌 일반직원은 최근 2년간 여러차례 국외출장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서 본보가 입수한 2건의 출장보고서에 견적서를 제출한 업체는 서울소재 D업체로 확인됐다. 바로 이 D업체는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독립기념관의 국외출장, 사적지 탐방 등과 관련한 여행업체와의 계약을 거의 독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기념관 수의계약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여행관련 수의계약은 모두 72건으로 이중 D여행사가 62건을 수주표2했으며, 이는 전체의 86.1%로 사실상 싹쓸이를 한 셈이다. D여행사는 2016년에 8건, 2017년에는 19건, 2018년에는 16건, 2019년에도 16건, 2020년에는 2건, 2021년 1건등 모두 62건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2016년에는 여행관련 수의계약이 9건이었으며, 이중 D여행사가 8건, 그 외 다른 여행사가 1건을 따냈고, 2017년에는 여행관련 수의계약이 23건이며, 이중 D여행사가 19건을 따냈고, 나머지 4건은 4개 여행사가 각각 1건씩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점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4개 여행사를 구색맞추기식으로 끼워 넣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2018년에도 19건 중 D여행사가 16건을 따냈고 3개 여행사가 각각 1건씩 수주했고, 2019년 역시 18건 중 D여행사는 16건을 수주했고, 2개 여행사가 각각 1건씩 따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여행관련 수의계약을 따낸 여행사는 7개였으나 이들 여행사는 1년에 딱 1건씩만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기념관은 어떻게 약속이나 한 듯이 매년 D여행사와는 무더기로 수의계약을 하고 다른 여행사에는 1년에 1건씩만 던져줬을까? 독립기념관이 다른 여행사를 끼워 넣은 것은 D여행사의 독점계약을 숨기기 위한 꼼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 독립기념관이 공개한 국외출장정보-지난 2020년 1월 28일이후에도 관장을 제외한 직원들의 국외출장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 2년간 단 1건도 공개하지 않았다.

▲ 독립기념관이 공개한 국외출장정보-지난 2020년 1월 28일이후에도 관장을 제외한 직원들의 국외출장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 2년간 단 1건도 공개하지 않았다.

D여행사에게만 유독 우호적

특히 2017년 독립기념관의 전체수의계약은 229건이며 이중 D여행사와의 수의계약이 8.3%에 달했고, 2018년에는 7.7%, 2019년에는 7.5%에 달했다. 이 3년간은 독립기념관 수의계약 15건 중 1건 꼴이 D여행사였던 셈이다. 독립기념관은 D여행사와의 수의계약 이유에 대해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중 제1항 제5호의 가 2, 추정가격 2천만원 이하의 계약, 또 제5호의 가 5, 추정가격 2천만 원 초과 1억 원이하일 경우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즉 2천만원 이하라서 D사와 수의계약을 했고, 1억 원에 달하더라도 여성소유기업 이므로 D사와 수의계약을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이다. 하지만 매년 1건씩 수의계약을 체결한 여행사 중 에서도 여성소유의 다른 기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D여행사에게만 유독 우호적이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독립기념관은 지난 2020년부터 국외출장, 사적지탐방 등과 관련한 여행사 선정에 있어 수의계약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약 20건에 달했던 수의계약은 2020년엔 2건, 2021년엔 단 1건으로 조사됐으며, 이처럼 급감한 것은 수의계약이 감사나 경영평가 등에게 문제가 됐거나,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나마 급격하게 줄어든 이 3건의 수의계약 역시 D여행사가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본보가 재외동포재단의 계약가격 5백만 원 이상 수의계약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6년에서 2021년까지 매년 40건 내외로, 6년간 218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독립기념관의 계약가격 5백만 원 이상 수의계약은 1312건으로, 재외동포재단의 6배에 달했다. 그나마 재외동포재단은 수의계약이 적지만, ‘매우 매우’라는 수식이 어울릴 정도로 수의계약 이유를 상세하게 기재해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립기념관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등 한줄을 ‘찍’ 적어놓은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독립기념관은 재외동포재단보다 예산이 절반정도에 불과하지만, 예산집행의 투명성 등에 있어서도 객관적 지표만 분석해도 재외동포재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D사가 독립기념관에 제출한 2019년 3월 LA출장관련 항공권 및 차량비용 견적서이며 실제 집행됐다.

▲ D사가 독립기념관에 제출한 2019년 3월 LA출장관련 항공권 및 차량비용 견적서이며 실제 집행됐다.

‘여성 기업이라 수의계약’ 어설픈 변명

독립기념관이 이처럼 수의계약을 하면서 여행사는 항공권만 발권하고도 1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겼다. 수수료 수익 10%는 회계기준에서 허용하는 최대한도이다. 어떤 기업도 수수료를 10%이상 지불했다고 회계장부에 기재하면 이를 인정받을 수 없고 비자금 조성 등으로 의심받게 된다. 말하자면 수의계약을 한 업체는 법정 최대수수료를 챙기는 셈이다. D여행사는 지난해 11월 독립기념관 임정은 부장 등의 LA출장 때 항공료 890만원, 차량비용 및 가이드비용 1100만 원 등 항공 및 차량비용이 1996만원이었으며, 여기에 자신의 수수료 199만6천원, 즉 10%를 가산해서 견적서를 제출했고, 독립기념관은 이 견적서대로 지출했음이 출장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수수료 최대한도인 10%가 적용됐다.

이 견적서에는 견적서 제출자가 이 여행사의 김모실장으로 기재돼 있으나, 수의계약 체결현황에 따르면 이 인물은 이 여행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여성이어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돼 있다. 독립기념관은 이 여성이 대표이사라고 했지만, 견적서에는 대표이사가 아닌 실장이었다. 2019년 3월 이준식관장 등의 LA출장 때 항공료 1390만원, 차량비용 720만원 등 항공 및 차량비용이 2112만원이었으며, 여행사는 여기에 자신의 수수료 10%를 가산해 견적서를 제출했고, 독립기념관은 이 견적서대로 지출했다. 이때도 수수료 최대한도가 적용됐다. 이처럼 수의계약을 했을 때는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독립기념관만 양해하면 최대의 수수료를 챙기게 되기 때문에, 그만큼 혈세가 낭비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 D사가 독립기념관에 제출한 2021년 11월 LA출장관련 항공권 및 차량비용 견적서이며 실제 집행됐다.

▲ D사가 독립기념관에 제출한 2021년 11월 LA출장관련 항공권 및 차량비용 견적서이며 실제 집행됐다.

반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을 했을 경우 예산이 크게 절약된다는 사실은 대한인국민회 유물의 한국대여 때 여실이 입증된다. 본보가 입수한 독립기념관 내부공문에 따르면  2019 년 11월 대한인국민회 유물을 한국으로 이송할 때 최소 2개 이상업체로 부터 견적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S아트는 2019년 9월 27일자 견적서에서 운송비 4300만원, 기업이윤 350만원을 청구했으며, 이는 1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인 D아트는 같은 날 독립기념관에 제출한 견적서에서 운송비 4040만원, 기업이윤 2백만 원을 청구했으며 이는 운송비의 5%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경쟁 입찰을 하면 독립기념관은 1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수료를 지불하는 반면, 여행사와 수의계약을 했을 때는 경쟁업체가 없기 때문에 꼬박꼬박 10%의 수수료를 지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들어서면 철저한 감사 필요

대한인국민회가 대여해 준 유물을 기증으로 둔갑시키려 하는 독립기념관, 국민혈세를 집행하면서도 무분별한 수의계약으로 남발하는 등 주먹구구식 운영을 일삼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독립기념관은 그 성격상 내부승진을 통해 수장이 선임되기 보다는 독립운동가의 후손 또는 독립운동 연구자등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2-3년 뒤 떠나는 ‘어쩌다 공무원’ 성격의 관장이다 보니 ‘늘 공무원’ 성격의 직원들이 터줏대감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더 더욱 엄중한 감시가 필요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독립기념관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독립기념관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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