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17] 김건희 비선 논란 입체추적 이번엔 자생한방병원 딸 신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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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생한방병원 차녀 신지연 씨, 스페인 순방에 김건희 수행
■ 민간인이 공군 1호기 탑승, 정확히 무슨 일 했는지도 몰라
■ 취임 두 달 만에 계속 비선논란, 움직일 때마다 비선 동행
■ 배우자 리스크로 취임과 동시에 尹석열정부 레임덕에 빠져

한국 언론에는 모두 S라는 이니셜로만 표기하고 있지만 이번 윤석열 대통령 스페인 마드리드 순방길에 동행했던 김건희 씨의 지인은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의 차녀 신지연 씨다. 자생한방병원은 이곳 LA에도 분원을 냈다가 사업이 시원치 않자 철수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2월 대검찰청 별관에서 화촉을 밝힌 바 있는데 이 때 두 사람의 연을 맺어준 것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신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였고, 본인이 대검 중수부에 근무할 당시 이 비서관과 지연 씨를 소개했다. 이 비서관은 지난해 8월 윤석열 캠프 법률팀에 합류해 김건희 씨 관련 의혹 등 네거티브 대응을 담당했다. 지연 씨는 지난달 초 대통령실 경호‧의전팀 등으로 구성된 사전답사단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에 방문했고, 지난 1일까지 이어진 윤 대통령의 나토 출장 때도 미리 현장에 도착해 김건희 여사 일정 등 행사 기획‧지원을 담당했다. ㄱ씨는 이번 출장에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도 지연 씨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인정했다. 또한 그가 전문성이 있는 인력임을 강조하며 이번 순방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아버지의 후광으로 여러 가지 포지션을 거쳤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지연 씨는 자생한방병원 글로벌협력실장을 맡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한방병원협회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윤석열 대통령후보에게 1천 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을 한 사실이 드러나 혼란이 일고 있다.

끊이지 않는 비선 의혹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대통령실 인사 업무를 다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이용했고,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무르는 등 해외 일정에 동행한 것 자체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비판이다. 지연 씨는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4월 30일 자신이 대표로 있던 회사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지연 씨가 스페인 방문 기간 수행한 업무가 김 여사 일정 관련이었는지 여부다. 민간인 신분으로서 사실상 제 2부속실 역할을 수행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인인 신 씨가 현지에서 김 여사를 수행한 적이 없었다”라면서 “신 씨는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기타 수행원 신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신 씨가 대통령실에 근무한 적이 있었으며 채용절차가 추진됐었다는 점은 확인했다. 하지만 신 씨의 항공료과 숙소비는 모두 혈세를 통해 지원됐다.

다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실 측은 이날 본국 출입기자들에게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보수를 드리는 게 맞다”며 “신 씨가 민간 전문가라 행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사비서관 부인이란 면에서 이해충돌 등 여러 법적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스스로 무보수 자원봉사를 자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역량’을 거듭 강조했다. 11년 가량 유학하는 등 해외 체류 경험이 풍부해 영어에 능통하고, 기존 회사에서 국제교류 행사 기획 등을 담당해 관련 경험이 풍부해 도움을 주게 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대통령실과 외교부도 국제 행사를 기획하는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꼭 발탁해서 데려갔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통령실은 “신 씨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이라는 게 여러 분야가 있고 전문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도 잘 이해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순방 일정은 경호상 기밀에 해당되기 때문에 민간인을 데려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게다가 비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 여사가 지난달 봉하마을에 방문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을 당시에도 공무원 신분이 아닌 김 여사의 개인적 지인이 동행해 논란을 빚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을 상대로 제 2부속실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데서 출발한다. 아내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보니 이런 공약을 내건 것인데 부속실을 다시 설치해서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면 거짓말을 한 셈이 되어서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천하의 모사꾼 박지원의 ‘건희사랑’

게다가 이번 순방은 영부인이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행사였다. 실제로 일본과 같은 나라의 영부인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씨는 조용한 내조 따위는 집어치우고 이번 순방에 굳이 따라가서 패션쇼만 하다가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이번 회담에 매번 화려한 의상들을 입으며 대중 앞에 나섰는데, 그러다 보니 영부인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그의 옷만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패션과 관련해 “사진 상으로 볼 때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아주 멋있더라”라고 전하며 “제가 늘 주장한 게 영부인의 패션은 국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스페인 국왕 부처와 만나는데 멋있더라”고 했다. 하지만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뿌린 박 전 원장의 이런 칭찬은 전혀 순수한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대통령이 영부인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과 여권에서도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본다는 점이다. 앞선 문제점은 이미 본지가 이전 기사에서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두 번 째인데 대통령의 논란을 방어해야 하는 여당 인사들이 지연 씨를 마치 BTS인 것처럼 비교해서 궤변을 펼치다 보니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국시간으로 지난 6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공무 수행 과정에서 공무에 도움이 되고 보조를 지원했다고 한다면 일단 그건 특별수행원인 것”이라며 논란을 반박했다. 신씨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수행원이라면 (대통령) 전용기 타는 것이 그렇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공사 구별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명 가수 그룹 ‘BTS’(방탄소년단)를 동원했던 사례를 소환했다.

그는 “우리도 대통령 행사 때 보면 유명한 가수, 문재인 대통령 때 보면 BTS를 수시로 해외 방문 때마다 동원해서 무슨 퍼포먼스도 벌이고 했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진행자가 ‘BTS는 대통령 전용기를 타지 않았다’고 하자 그는 “예컨대 제가 강릉 지역구에 가서 어떤 공식적인 행사를 하는데 그 행사에 꼭 필요한 민간인이 있다면 제 차로 후원금으로 내는 정책 운용 차잖아요”라며 “제 차를 탔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건가. 너무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가당치도 않은 주장을 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신 씨의 순방 동행을 BTS의 예를 들어 반박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BTS의 경우 대통령의 순방행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국위선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신씨는 동행 목적 자체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씨가 이번 순방길에 김건희 씨 수행을 목적으로 했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권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 민간인을 썼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공적인 역할을 한 것이고, 공적인 역할을 했으면 당연히 그 정도(대통령 전용기 탑승)는 아무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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