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빙하참사 어떻게?] 자연과 인재가 키워 온 예견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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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재난과 난개발 등 인재가 키워낸 예고된 대 참사
◼ 1년전 스위스 알프스 마을 사태에서 교훈을 찾았어야
◼ 앨레스카주 ‘멘덴 홀 빙하’도 네팔처럼 빙하 붕괴 예상
◼ 캘리포니아, 극심한 가뭄, 산불, 폭염, 폭설, 폭우 동반

최근 네팔의 빙하 사태(2026년 8월 26일)에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사태가 지난해 스위스 알프스 블라텐(Blatten) 마을에서 발생했는데, 사망자가 단 1명이었다. 이번 참사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간들의 오만으로 야기된 자연 재난 참사이지만, 인재가 겹친 재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었다. 이번에 네팔과 중국 티베 트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 및 암반 붕괴 사태는 9월 2일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1200여 명, 실종자는 4,000명 이상에 달하는 최악의 인명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동일한 빙하 붕괴 재난임에도 지난해 스위스 알프스 블라텐 마을 사태 당시 사망자가 단 1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네팔에서 유독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 앞으로 이 같은 재난이나 재해는 우리에게 어떻게 닥칠 것인가, 지구 촌 사람들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세계는 네팔에 대한 인도적 구호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스위스 알프스 블라텐(Blatten) 마을 사태는 2025년 5월 28일 스위스 발레주(Valais)의 외딴 산악 마을 블라텐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 붕괴 및 토석류 참사였다. 이번 네팔 사태와 유사한 것이었다. 당시 마을의 약 90% 이상과 300여 채의 건물이 파괴 및 매몰되는 막대한 재산 피해 가 났음에도, 철저한 사전 감시와 선제 대피 덕분에 사망자는 대피 구역 외곽에 있던 목동 1명 에 그치며, 기후재난 대응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스위스 사태를 미리 공부를 했다면 이번 네팔 참사의 피해도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예상 못한 무방비 상태 생활

전문가들에 지적에 따르면 금번 네팔 사태는 자연적과 지리적 요인으로 볼 때 재난의 막대한 파괴력은 ‘초고속 돌발 홍수(Tsunami of Dirt)’로 해발 약 5,200m 고도에서 600m 크기의 거대 빙하와 산비탈 암반이 통째로 칼로 잘라낸 듯 무너져 내렸다. 이 덩어리가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하면서 발생한 충격 에너지가 얼음을 녹였고, 불과 30분 만에 강 수위가 9m나 급상승하는 초고속 토석류를 만들어 냈다. 추락한 수천만 톤의 바위와 얼음 파편들이 일시적으로 상류의 강을 막아 자연 댐을 형성했다. 이 댐에 순식간에 수백만 톤의 물이 고였다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하류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아예 없었다. (물론 사전 경보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참사 당일 현지에는 비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씨였다. 주민들은 홍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다가 거대한 흙탕물 벽에 휩쓸렸다.

네팔 당국의 대처 능력 및 인프라의 문제점도 피해를 키웠다. 조기 경보 시스템(EWS)의 부재였다.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은 빙하의 미세한 움직임과 수위 변화를 레이더 및 위성으로 실시간 감시하여 주민들을 사전에 대피시켰다. 반면 보도에 따르면 네팔은 이러한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과 조기 경보 체계가 턱없이 부족하여 재앙이 닥치기 직전까지 아무런 경고도 발행하지 못했다. 네팔 당국의 난개발과 취약한 인프라도 문제였다. 지질학적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히말라야 산간 지역에 수력발전소, 도로, 국경 검문소 등을 건설하는 토목 공사가 강행되었다.

결국 이번 사태로 네팔 전력의 10%를 담당하던 수력발전소 터널들이 대거 침수되어 노동자들이 고립되었고, 도로와 교량이 쉽게 끊겨 피해를 키웠다. 사후 구조활동도 역량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재난 발생 후 약 40km에 달하는 도로와 수많은 다리가 차단되자 헬기 외에는 수색 팀이 접근할 방법이 없었다. 험준한 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첨단 구조 장비와 전문 인력이 부족해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으며, 일생에 한 번 구경할 에베레 스트에 왔다가 실종된 8백 명의 외국인 관광객과 순례자들의 동선 파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조기 경보 체계가 턱없이 부족

우리 주변을 살펴보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히말라야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 내리면서 산 자체가 무너지는 이른바 ‘시한폭탄’ 같은 재난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네팔 당국이 국제 사회의 지원을 받아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산지대 개발 규제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비극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기후학자들이 지적하는 ‘초기후적 극단 현상’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방재 예측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은 어떤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가뭄과 복합 기습 재해가 예상된다는 것으로, 기후 예측에 따르면 아메 리카 대륙은 역대급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중미와 남미 열대 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과 수확 실패를 겪게 된다고 한다.

권역별 우려되는 구체적 재해 유형 중에서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은 대형 가뭄과 복합 기습 재해로 ‘전례 없는’ 엘니뇨발 메가 가뭄이 예상되고 있다. 기후 예측에 따르면 아메리카 대륙은 역대급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중미와 남미 열대 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과 수확 실패를 겪고 있다. 대기 천(Atmospheric Rivers)으로 인한 폭탄 폭우가 예상된다. 기후 학자들은 미국 서부(캘리포니아 등)는 태평양에서 거대한 수증기 띠가 유입되는 ‘대기 천’ 현상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 직후 산불과, 감당하기 힘든 기습 폭설과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산사태와 도심 마비를 겪는 극단적 악순환이 일상화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알래스카 및 북미 고산 대 지역도 네팔처럼 빙하 붕괴가 예상된다고 한다. 네팔 사태와 유사하게 알래스카 멘덴홀 빙하 (Mendenhall)를 비롯한 북미 고산지대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며, 주변 산악 마을들이 매년 돌발 적인 빙하호 붕괴 홍수(GLOF)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한국 등 아시아권도 몬순 변동성과 기습적 복합 홍수 등이 예상된다. 동아시아(한국·일본·중국)지역은 대기 중 수증기량이 급증하면서 장마철 외에도 좁은 지역에 시간당 100mm 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지는 돌발 홍수(Flash Flood)가 상습화 되고 있다.

2026년에는 동아시아 전역이 집중적인 극단 강수 구역에 놓여 있다.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등은 기습 홍수 피해를 보는 반면, 인도적 차원의 여름 몬순 강우량은 평년보다 크게 밑돌아 일부 지역은 심각한 가뭄을 겪는 등 강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조기 경보 시스템(EWS)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초기후적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UN)을 중심으로 전 지구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조기 경보’(EW4All) 이니셔티브로 유엔(UN)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다중재해 조기 경보 시스템(MHEWS)으로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현재 기준으로 세계 기상기구(WMO)와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의 전 지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약 60%(119개국)가 다중재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여 10년 전보 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는 그렇지 못한 국가에 비해 재난 사망률이 무려 6배나 낮음이 통계적으로 입증되었다. 단 24시간 전에만 경보령이 내려져도 재산 피해를 30% 줄일 수 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구축률이 72%에 달해 비교적 양호하지만, 미주 대륙 및 카리브해 연안은 51%, 네팔과 같은 소도공동체 및 최빈국들은 여전히 40% 미만에 머물러 인프라 양극화가 크다. 2026년 현재는 기상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통신망이 단절된 오지 주민들에게 까지 실시간 대피 알림을 보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및 다채널 디지털 전송 기술(Pillar 3)이 본격적으로 도입 및 고도화되는 단계이다. 한국 역시 국제사회의 ‘EW4All’ 이니셔티브에 발맞추어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기후 취약 국에 홍수 및 기상 경보 기술을 전수하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119개국 다중재해 조기경보시스탬 도입

다시한번 스위스 알프스 블라텐(Blatten) 마을 사태로 가보자. 1년 전인 지난해 5월 28일 스위스 발레주(Valais)의 외딴 산악 마을 블라텐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 붕괴 및 토석류 참사였다. 이번 네팔 사태와 아주 유사한 사태였다. 마을의 약 90% 이상과 300여 채의 건물이 파괴 및 매몰되는 막대한 재산 피해가 났음에도, 철저한 사전 감시와 선제 대피 덕분에 사망자는 대피 구역 외곽에 있던 목동 1명에 그치며, 전세계적으로 기후재난 대응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발생 경위 및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기후변화와 영구동토층 융해였다. 알프스 지역의 기온 상승으로 암반을 단단히 붙잡아주던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녹으면서 인근 비에치 호른(Bietschhorn) 산비탈 암반이 극도로 불안정해졌다가 빙하 과부하와 연쇄 붕괴로 수백만 톤의 낙석이 아래쪽 버치 빙하(Birch Glacier) 위로 지속해서 쏟아져 내렸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빙하 가 통째로 붕괴했다.

당시 약 600만~900만 톤 규모의 얼음과 암석 파편이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쏟아져 내려 계곡 아래 블라텐 마을과 론자(Lonza) 강 일대를 덮쳤다. 이 사태로 유서 깊은 주택, 호텔(에델바이스 호텔 등), 교회 등 마을의 중심 인프라 대부분이 진흙과 돌무더기 아래 묻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 300여 명은 전원 무사히 대피했으며, 공식 대피 구역 바깥에 머물던 64세 목동 1명만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이처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사전 정밀한 지질 모니터링 시스템이었다.

스위스 연방 및 주 당국은 지상 레이더, 위성 데이터, 지진계 등을 활용해 사고(2025년 5월 28일) 수주일 전부터 비에치호른 일대 암반과 빙하의 미세한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고 있었다. 붕괴 위험 수위가 임계점에 도달하자, 사태 발생 9일 전인 5월 19일에 마을 주민 300여 명과 가축 전체에 대한 사전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관광객과 외부인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구조· 방재 인프라를 안전 구역에 미리 배치해 2차 피해를 철저히 막았다. 바로 1년전 스위스 사건을 기억하고 그대로 따랐다면, 네팔에서도 수천명의 사상자를 구할 수 있었다. 아직도 네팔에는 그 빙하호가 2만여개나 있다고 한다. 스위스 빙하 사태를 기억하지 않는 다면, 언제 또 다시 빙하 호수가 터질지 모르기에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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