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외동포단체에 상세 회원명부 제출 불법적으로 요구
◼ 전 재외공관에 홈페이지 게재 및 공문발송 현황 보고
◼ ‘회원 이름, 생년월일, 국적, 주소, 전화’개인정보 요구
◼ ‘제출않으면 업무수행제한’ 불이익 명시…회원명부까지
외교부가 각 해외공관을 통해 ‘2026년 재외동포단체 현황조사’를 한다며, 동포단체의 일반적 현황은 물론, 신상털기 수준의 회원명부를 제출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교부는 지난해 4월 제정된 ‘재외동포현황보고규정(재외동포청 훈령 제47호)’을 회원명부제출요구의 근거로 들고 있지만, 정작 이 훈령에는 ‘회원명부’에 대해서는 단 한줄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외교부는 이 같은 행위는 근거가 없음이 명백하지만,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명시, 사실상 불법을 강요한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미국은 외국정부의 요청을 받아 단체의 회원명부를 외국 정부에 넘기는 경우, 외국대리인등록법위반, 심한 경우 간첩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행위는 한미관계가 이빨 사이에 뭐가 낀것 처럼 뻑뻑한 가운데, 자칫 ‘제2의 수미테리사태’를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외교부가 지난 7~8월부터 각국 대사관 및 총영사관 등 해외공관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사항이 불법-강요 논란을 낳고 있다. 해당 공지사항은 ‘2026년 재외동포단체 현황조사 안내’로, 이 조사에서 동포단체에 요구하는 일부사항이 훈령 등 관련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재외동포단체 현황 취합 이유는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사항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현황보고규정(재외동포청 훈령 제47호)에 근거해 매 짝수년도 마다 재외동포단체 현황을 취합, 갱신하고 있다. 따라서 대사관(또는 영사관]은 관할 지역 내에서 활동 중인 재외동포 단체현황을 조사, 재외동포청에 전달할 예정이니, 아래 안내사항을 참고해 관련정보를 대사관으로 제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제출 항목은 1)2026 재외동포단체현황조사, 2)(단체용) 단체현황조사 개인정보수집 이용동의서, 3)단체회원명부, 4.(회원명부용)개인정보수집이용동의서’라며 이들 4가지 서류를 붙임 형식으로 첨부하고, 이를 작성,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외교부는 등록된 자료는 추후 재외동포정책 수립 및 사업시행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며,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에 따라 정보수집에 대한 당사자의 동의 의사 확인이 필요하다며, 해당 서식에 동의 여부를 체크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기 조사에 필요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거나 필수정보가 누락이 된 경우, 향후 동포업무수행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기재, ‘제출하지 않는 단체에 대해 불이익을 줄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개인 동의를 구하면서도 안내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간접적인 압력이다. 외교부가 첨부한 4개의 양식을 살펴보면, (붙임1)재외동포단체현황조사에서는 모두 20개 항목을 기입하도록 하고 있다. 단체명, 대표자 및 임기, 대표자 선출방법, 주소, 전화, 홈페이지, 이메일, 창립일, 회원 수, 회원명부 여부, 주재국등록 여부, 정관 여부, 최근 3년 정부지원 여부, 한국 정부 지원 시 부처와 기관명, 최근 3년 대외활동 주기, 개인정보동의, 비고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신상털기 수준의 신상정보 요구
외교부의 첫 번째 요구사항인 단체현황조사는 단체의 일반적 현황을 파악하는 것으로,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또 단체대표자의 한글 및 영문 성명, 임기, 그리고 단체의 주소, 연락처, 전화번호 및 이메일주소 등을 묻는 것으로, 단체대표자의 경우,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이므로, 이름과 연락처 정도의 기본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붙임3)‘단체회원명부’이다.
‘단체회원명부’ 양식에는 전체회원의 한글 및 영문 성명, 생년월일, 성별, 국적, 거주지주소, 연락처, 전화번호 및 이메일, 단체내 직위, 직업을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외교부가 회원명부 기재를 요구하는 사항은 이름 생년월일 국적 주소, 연락처, 직업등 한 개인의 모든 신상정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상세한 정보를 적도록 하고 있다. 이 정도면 신상털기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외교부는 단체현황 및 회원명부 제출 때 명부에 기재된 회원 모두의 개인정보이용동의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외교부가 공지사항에 첨부한 단체용 개인정보활용 수집이용동의서 및 단체회원 개인정보 수집이용동의서에는 ‘동포DB구축 및 등록정보보완, 재외동포단체현황파악 및 지원사업 심사를 위한 증빙자료활용’이 목적이라며,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동의를 거부할 수 있으며,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은 없다고 명시한 뒤 동의 여부를 묻고 있다. 또 개인정보 제3자 제공내역에도 동의를 거부할 수 있으며 거부하면 제3자에게 개인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재외동포단체 및 회원에게 동의거부권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거부가 쉽지 않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누락한다면 향후 업무 수행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기재함으로써 동의 거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체 근거가 없는 위법 불법 요청
그렇다면 과연 외교부의 이 같은 요청은 근거가 있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회원명부제출’요구만큼은 일체 근거가 없다. 위법 내지는 불법이다.외교부가 회원명부 등의 제출 근거로 제시한 ‘재외동포현황보고규정(재외동포청 훈령 제47호’에는 회원명부 제출의무 등은 물론이고 회원명부라는 단어조차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외교부가 해외공관을 통해 재외동포단체에 회원명부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 요청인 셈이다. 대한민국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재외동포현황보고규정(재외동포청훈령 제47호)’를 다운로드받아 확인한 결과, 이 훈령은 지난 2025년 4월 15일 제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훈령은 목적, 정의, 재외동포현황 조사방법, 작성, 조사 및 보고시기, 재외동포현황통계위원 회등 모두 6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재외동포현황 및 단체조직현황등 2개의 양식이 별지로 첨부돼 있었다. 제1조 목적에 따르면, ‘대한민국 재외공관장은 재외동포 및 단체조직 현황에 관해 재외동포청장에게 보고할 사항과 절차를 규정한 것’이라고 돼 있다. 이 목적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재외공관장이 재외동포청장에게 보고를 한다’는 것이다. ‘보고’는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어떤 사항을 알릴 때 사용하는 용어로서, 재외동포청장이 재외공관장의 상급자로서, 재외공관장을 지휘, 통솔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연 재외동포청장이 재외공관장으로 부터 ‘보고’를 받는 상급자냐 하는 것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사인이다. 하지만 훈령에는 분명히 ‘보고’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는 것이다. 반면 재외공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대사관은 관내 재외동포단체현황을 조사, 재외동포청에 전달’ 한다고 기재돼 있다. 해당 훈령에는 재외공관장은 재외동포청장에게 ‘보고’ 해야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일부 재외공관은 ‘전달’이라는 표현을 사용, ‘보고’라는 단어를 거부했고, 엄밀한 의미에서 해당 훈령을 무시한 셈이다. 외교부와 재외동포청 간에 상당한 알력이 있음이 훈령과 공지사항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다.
외교부의 빗나간 조사방법 규정
더 큰 문제는 이 훈령에 ‘회원명부’ 등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언급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외교부가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고 전세계 재외동포단체에 보낸 조사요청서에는 단체의 일반적 현황은 물론, 전체 회원명부를 요구했다. 특히 단체대표 등 임원의 이름만이 아니라, 전체 회원의 한글 및 영문 성명, 생년월일, 성별, 국적, 거주지 주소, 연락처, 전화번호 및 이메일, 단체 내 직위, 직업까지 요구했다. 훈령에 이 같은 사항이 없어서 외교부가 ‘훈령에 근거해서 회원명부를 요청한다’는 것은 허위주장을 펼친 셈이다.
훈령의 ‘제3조 재외동포현황 조사방법’에는 재외공관장이 다음 우선순위에 따라 통계자료를 활용한다며 7가지의 우선순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 조사방법에 회원의 세세한 신상정보와 회원명부를 확보하라는 규정은 없다. 또 제4조 작성에 있어서도, 단체조직현황보고서는 지역명, 단체명, 주소, 전화, 이메일, 홈페이지, 간부성명, 창립일, 회원수, 회지-가시청지역을 기입하라고 적고 있다.
간부성명에 대해 단체의 책임자, 부책임자 및 총무의 직명과 성명을 기재한다고 돼 있다. 심지어 단체의 핵심임원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이름과 직책만 기재하라고 명시돼 있으며, 회원명부나 회원신상제공등에 대한 내용은 일언반구도 없다. 즉, 회원에 대해서는 ‘회원수’를 기재하라는 규정만 있을뿐 회원명부제출등은 전혀 구정돼 있지 않을뿐더러, 신상털기 수준의 상세한 개인정보기재요구는 더더욱 없다. 임원에 대해서도 이름과 직책만 파악하라고 규정돼 있는데, 하물며 회원들의 상세한 신상정보를 기재한 회원명부를 제출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무엇보다도 훈령을 벗어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훈령에 첨부된 별지서식에도 회원명부관련 내용은 일체 없었다, 별지제1호서식 재외동포현황에는 재외동포총수, 거주자격별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의 수, 재외국민등록수 만 기재하도록 돼 있고, 일체의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란은 없었다.
별지 제2호서식 ‘단체조직현황’에도 단체이름과 간부성명, 회원수, 주재국등록여부등만 기재하도록 돼 있었다. 즉, 개인에 대해서는 간부의 설명만 기재하고, 회원개개인에 대한 기재사항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과연 누가 이 불법조사의 주체인가도 논란을 낳고 있다. 외교부가 공지사항에 첨부한 별첨양식에는 ‘외교부’가 주체가 아닌 재외동포청이 주체로 기재돼 있다. 2개 양식 첫머리에는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 정책 수립 및 사업추진을 위해 재외동포현황 보고규정(재외동포청훈령 제47호)에 따라 매 짝수년도에 재외동포단체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외공관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대사관이 재외동포단체현황을 조사해서 재외동포청에 전달한다’며 외교부가 조사주체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붙임양식에는 재외동포청이 주체가 돼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재외공관이 전세계 재외동포단체들에게 회원명부를 요청하면서, 재외동포사회에서는 명단을 제출하자니 해당국가 실정법 위반이 우려되고, 제출하지 않자니 외교부의 불이익이 걱정된다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퇴양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국가안보관련법에 저촉될 가능성
특히 미국은 특정 단체가 회원명단을 외국 정부에 넘길 경우, 외국대리인등록법, 간첩죄 및 국가안보관련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 법률전문가들은 ‘만약 연방국세청으로부터 면세 승인을 받은 미국 비영리단체가 외국 정부의 지시, 통제 또는 요청을 받아 회원명단을 넘길 경우,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위반으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면세 승인을 받지 않은 단체 역시 회원명단을 외국 정부에 넘긴다면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으로, 중범죄에 해당한다.
만약 외국대리인등록법에 따라 등록된 단체가 아니라면 이 같은 행위는 자살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만약 넘겨진 회원명단이 외국 정부의 미국 내 공작 등에 사용된다면 간첩행위 등 국가 안보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에 하나, 회원명부를 제공한다고 해도 전체 회원개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약 LA한인회나 뉴욕한인회 등 각 지역한인회가 회원명부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수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또 최근 한미관계가 이빨 사이에 뭐가 낀 것처럼 뻑뻑하며, 심지어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공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정황이 속출하는 가운데, 외교부 등 한국정부의 미국 내 재외동포 개인정보 불법 수집은 제2의 수미 테리사태를 자초, 한미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 훈령은 지난해 4월 제정됐고, 재외동포단체조사는 매짝수년마다 실시한다고 규정돼 있으므로 올해가 첫해인 셈이다.
하지만 훈령에도 근거하지 않은 회원명부를 강요하면서 첫번째 단추부터 어긋나고 있다. 과연 누가, 어느 부처가 회원명부제출이라는 불법을 감행했을까. 또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신상털기에 가까운 개인정보를 입수해 어디에 쓰려고 했을까? 혹시라도 국회의원 총선, 대통령선거 등을 의식한 과잉 충성은 아닐까? 회원명부강요 즉각 중단은 물론 철저한 진상조사가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