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인사가…] 주병기 공정위원장 부인, 한전기술 이사 취임 논란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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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병기 공정위원장 부인, 100% 가결 한전기술 이사 취임
◼ 한국전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피감독기관…이해관계 상충
◼ 이사 선임 김수이 씨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부인 확인
◼ ‘대표적인 내로남불’ 도덕적 비난 못 피할 듯…사퇴 마땅

대학교수 시절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주역은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 경제’라고 주장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부인이 지난 9월 말 대표적인 공기업 한국전력 자회사 이사에 선임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기업뿐 아니라 공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공정거래위원장의 부인이 남편이 감독하는 기관의 임원에 선임된 것은, 이해관계충돌인 동시에 우월적 지위남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전력 자회사는 공정위원장 부인의 이사 선임, 단 1건을 안건으로 내걸고 주주총회를 소집, 100% 찬성으로 가결했으며, 같은 날 재정경제부장관이 김 씨를 이사로 임용, 재경부조차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주 위원장은 재벌독주와 세습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부인을 피감 기업인 공기업이사에 앉은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도덕적 비판은 물론, 즉각 사퇴가 마땅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주역은 재벌과 대기업 집단의 세습 경제’라는 등의 발언을 했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주 위원장은 지난 10월11일 국정감사에서 아직도 대학교수시절과 같은 생각을 하느냐는 질의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기업과 경쟁하려면 경영자들이 전문성과 소신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기업 중에서 몇이나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주 위원장은 ‘제 표현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학계에 있을 때 얘기를 가지고 제가 반시장적, 반기업적이라는 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시장경제의 주인공은 기업이고, 공정위 등 정부기관은 심판’이라고 답했다. 주 위원장의 답변은 현재도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내가 반시장적, 반기업적인 인물은 아니라는 취지다.

‘심판’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주 위원장이 ‘공정위 등 정부기관은 심판’이라고 정의했지만, 스스로 ‘심판’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다는 의혹이 포착됐다. 주 위원장의 부인이 주 위원장의 감독을 받는 공기업의 이사에 선임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주 위원장의 ‘심판’론에 비유하자면, ‘프로야구 심판, 그것도 심판의 대빵인 심판위원장의 부인이 프로야구구단의 임원에 뽑힌 셈’이다.

만약 프로야구 구단이 심판위원장 부인을 임원으로 뽑는다면, ‘아 그분이 능력이 있어서 뽑았다’라고 생각하겠는가, ‘해당 구단이 심판위원장에게 잘 봐달라고 뽑았다’라고 생각하겠는가.한전기술은 지난 9월 22일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공시한 ‘임시주주총회결과’를 통해 ‘2026년 9월 2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비상임이사선임’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공시에 따르면 이날 임시주주총회에는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총수 기준 79.6%가 참석, 100% 찬성으로 김수이 씨의 비상임이사 선임 안결이 가결됐다.

한전기술은 ‘사외이사선임 세부내역’을 통해 ‘1968년 3월 태어난 김수이 씨가 임기 2년의 사외이사에 선임됐고, 김 씨는 원광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는 홍익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는 비상임이사선임 단 1건의 안건만 상정, 가결됐으며, 따라서 김수이 씨 이사 선임을 위해 소집된 임시주주총회인 셈이다. 한전기술은 또 같은 날, ‘독립이사의 선임 해임 또는 중도 퇴임에 관한 신고’라는 제목의 공시를 통해 김수이 씨를 독립이사로 신규 선임했으며, 임기시작일은 2026년 9월 23일이라고 밝혔다.

또 김 씨의 태어난 출생 연도와 경력 등은 임시주주총회 결과의 설명 내역과 같았다. 특히 한전기술은 ‘당사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공기업으로, 비상임이사 임기는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공기업임원의 임면] 제3항에 따라 재정경제부 장관이 임명한 내용으로 작성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즉, 한전기술은 공기업이므로, 재정경제부장관이 김수이 씨를 독립이사로 임명했다고 설명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 확인 결과 ‘공기업의 비상임이사는 임원 추천 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재정경제부장관이 임명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인선 논란

따라서 한전기술은 비상임이사후보로 2명 이상을 물망에 올리는 형식을 취하고, 김수이 씨로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2명 이상 추천과 심의 의결 등의 외관은 갖추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한전기술이 독립이사로 선임한 김수이 씨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부인으로 확인됐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인선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인사 행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에 대해서도 불공정거래행위를 감시, 규제하고 시정하는 감독기관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도로공사 등 공기업이 독점적 지위나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 민간협력업체나 하도급업체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거나 갑질을 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조사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전력공사는 최근에는 제도개선으로, 공정위의 대규모기업집단지정에서는 제외됐지만, 현재도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대표적인 공기업임이 명백하며, 한전기술은 한국전력공사의 계열회사에 해당한다. 한전기술은 공정위의 피감독기관[기업]에 해당하며, 공정위가 한전에 대한 감독기관으로서, 명백하게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 소유여부를 조사해 보니…

본보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일가의 미국부동산소유여부를 조사하던 중 김수이 씨가 주 위원장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주 위원장의 재산공개내역에서 경기도 의왕시의 한 아파트를 부부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음을 포착했다. 재산공개내역에는 아파트이름과 건물면적만 포함됐지만, 아파트이름으로 해당아파트를 특정하고, 2개 단지 중, 건물 면적이 동일한 곳이 해당 아파트 2단지임을 확인, 이 2단지 408세대의 등기부등본을 일일이 열람해 주 위원장 부부 공동소유아파트가 4개 중 1개 동의 13층임을 밝혀냈다. 주 위원장 소유의 아파트 등기부등본에는 주 위원장은 물론 부인 김수이 씨의 생년월일이 명시돼 있었고, 이는 한전기술이 공시한 생년월과 일치했다.

또 주 위원장과 김수이 씨, 그리고 김모씨와 외국인 1명은 2021년 에너지 이코노믹스라는 학술지에 ‘Fair international protocols for the abatement of GHG emissions’ 한국어로 하자면,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위한 공정한 국제프로토콜’이라는 논문을 게재했으며, 이 논문에서 김수이 씨는 홍익대학교 교수라고 명시돼 있었다. 또 주 위원장이 서울대 분배정의연구센터 책임자로 활동하며 각종 세미나를 개최했을 때도 여러 차례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기술 이사로 선임된 김수이 홍익대 교수가 주 위원장의 부인임이 명백한 것이다. 주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후보 인사청문회에서 2007년부터 2025년까지 차량 2대에 대한 주정차위반 과태료 및 차량지방세 체납으로, 14차례 압류됐고, 2024년도 재산세를 체납, 의왕아파트가 2025년 2월 압류됐고, 최근 7년 간 종합소득세를 5번이상 연체한 사실도 드러났으며, 주 위원장은 ‘바쁜 일정이나 실수로 인해 지연 납부했으며,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사과했었다.

하지만, 공정위원장 부인이 공정위 피감독기관, 그것도 공기업의 이사에 임명된 것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이다. 공정위가 만약 한국전력과 한전 계열사들의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적발했을 경우, 주 위원장이 공정위원장으로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일할 것인가. 아니면 남편으로서, 김수이 씨가 한전기술의 이사임을 감안, 아내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것인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것이 명확한 만큼, 주 위원장 부인의 이사직 사퇴는 물론, 주 위원장이 더 이상 공정거래위원장을 수행하기 힘들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차치하고라도, 무슨 낯으로 부하직원을 보겠으며, 무슨 낯으로 대통령을 마주하겠는가.

주 위원장은 남편으로서, 아내의 한전기술 이사 선임 내지 이사 추진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제대로 된 공직자라면, ‘내가 감독하는 공기업이니 그곳은 안 되겠네, 자네가 양보하게’하고 아내를 말렸어야 할 것이다. 또 부인도 설사 본인이 원한 것이 아니라, 만에 하나 한전기술 측에서 먼저 어프로치를 했더라도 ‘제 남편이 공정거래위원장입니다. 제가 남편 감독을 받는 기관의 이사에 선임하면 세상이 저희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저를 높이 평가해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만, 이 자리는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하고 정중하게 사양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부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용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책임 피할 수 없어

재정경제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재경부는 한전기술의 임시주주총회 의결을 바탕으로, 형식적으로 임용 명령을 내리는 것이지, 임용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기업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그 공기업에 공정거래위원장의 아내가 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막았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재경부는 우리는 ‘그분이 주 위원장의 부인인 줄 몰랐습니다’라고 할 것이다. 요즘의 대한민국은 이렇다. 그냥 갈 데까지 가고, 밀어붙일 대로 밀어붙여 보는 것이다. 힘대로 사는 세상이 됐다. 이번 일도 도덕적-법률적 잣대로 처리되리라 기대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런 잣대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고, 그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누가 힘이 더 센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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