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터넷 꽃뱀’의 유혹…돈 뜯기고 ‘패가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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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억대 연봉의 전문직으로 집안까지 화려한 ‘완벽한 스펙’을 자랑하는 여성. 게다가 미모까지 겸비한 독신녀가 접근해 온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대다수의 남성들은 완벽한 여성이 본인에게 먼저 접근한다는 이유만으로도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주 무대로 하는 신종 ‘인터넷 꽃뱀’들은 얼굴을 노출할 필요도 없고, 능수능란한 거짓말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면서 접근한다. 또 주변의 미모의 지인이나 인터넷에서 나돌고 있는 미모의 모델들의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고 채팅을 통해 가까워진다. 그리고 결혼을 약속하며 이런저런 핑계로 돈을 요구하고는 정체가 탄로나면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린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활개를 치고 있는 ‘인터넷 꽃뱀’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비단 한국에서 유행하는 ‘사이버 꽃뱀’ 얘기만이 아니다. 최근 LA 등 미주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만남을 갖고 갖가지 수법으로 남성들을 울리는 신종 ‘인터넷 꽃뱀’들이 늘고 있어 ‘어리숙한’ 남성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LA 한인타운 일대에서 인터넷 데이팅 사이트를 통해 만난 한인 남성들을 상대로 각종 사기를 벌여오던 30대 한인 꽃뱀이 결국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올해 37살인 한인여성 김모씨는 데이트 웹사이트를 통해 만난 한인 남성들에게 접근한 뒤 신분 도용 등 각종 사기 행각을 벌여오다 어바인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해 말 김씨는 피해자 중 한명인 40대 한인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허위로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에게 남성은 현장에서 연행됐다. 경찰은 조사를 위해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김씨는 경찰관에게 합법적인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김씨의 행동에 의심을 품은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의 지문을 채취했고 경찰이 이를 토대로 신원조회를 벌인 결과 중절도 혐의 등으로 이미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조사 결과 김씨는 자신의 몸에 자해를 한 뒤 경찰에 허위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미 법원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결국 체포된 김씨의 대담한 사기행각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허위신고 해 금품절도


김씨는 ‘코리언큐피드’라는 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데이팅 웹사이트에서 알게 된 한인남성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접근한 뒤 이중 일부를 가정폭력범으로 경찰에 신고한 뒤 금품을 뜯어내거나, 상대남의 집을 방문해 정신을 빼놓고는 집안에 있는 금품을 절도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문제의 데이팅 사이트를 통해 친해진 남성이 자신을 납치해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상대 남성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시도했고 허위 신고를 받은 경찰이 남성을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하는 동안 집안에 보관해 둔 금품과 재정서류 등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는 또 수년 동안 가명을 사용하면서 여러명의 남성들과 교제를 해오며 이들 남성들의 집을 방문했다가 금품을 훔쳐 도주하는 등 수 건의 절도, 사기, 신분도용 행각을 벌여온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미 지난 2009년 중절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으며, 2010년에도 가든 그로브 등에서 허위 신고를 통해 교제하던 남성으로부터 수 천 달러의 돈을 갈취했다. 김씨는 LA한인타운에서 검거될 당시 한 한인여성과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이 동거 여성에게는 자신이 암투병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신세를 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미 수 건의 사기와 절도 피해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지만 김씨가 많은 가짜 이름을 사용해오면서 인터넷상에서 피해자들과 접촉을 한 만큼 더 많은 피해 남성들이 있을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만남의 장’ 역할을 했던 ‘코리안큐피드’ 등과 같은 인터넷 데이팅 사이트와 채팅 사이트들은 ‘인터넷 꽃뱀’과 ‘제비족’의 주 활동무대가 되고 있어 이들 사이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 꽃뱀 김모씨가 주로 활동하던 데이팅 사이트 ‘Koreancupid’



 


국제펜팔사이트 주의


한국의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인터넷 국제펜팔사이트를 이용해 한국 여성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채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32살의 여성 A씨는 지난해 5월 인터넷 데이팅 사이트에서 자신을 미국교포라고 소개한 한 남성을 만났다. A씨와 남성은 이메일과 전화, 화상채팅을 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결혼까지 약속했다.


이 남성은 A씨에게 목걸이 등 고가의 선물을 소포로 보냈다고 말했다. 얼마 뒤 이 남성은 “통관 문제로 운송회사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면서 A씨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급기야 본인이 세관에 있는 소포를 찾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억류돼 석방 자금이 필요하다며 A씨에게 11차례에 걸쳐 1만5천 달러를 송금 받았다. 하지만 이 남성을 돈을 챙긴 뒤 돌연 점적해버렸다. 일반인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사건이지만 입담이 좋은 꽃뱀들과 제비족들의 ‘화려한’ 언변에 피해자가 철썩같이 믿었기에 가능했던 사기사건이다.


국제 범죄조직으로 추정되는 이들 가해자들은 주로 인터넷 데이팅 사이트에서 결혼이나 이성교제 등을 구실로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선물을 보내겠다고 속인 뒤 통관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챘다.


또 이들은 외국 운송회사를 사칭해 물품 보관료 등이 필요하다고 둘러대거나 세관에 압류된 물건을 찾으려다 붙잡혀 석방 자금을 내야 한다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돈을 받기도 했다.


범죄에 악용되는 ‘KoreanCupid’, ‘Tagged’, ‘Interpals’, ‘Netlogs’ 등의 펜팔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한국의 금감원은 밝혔다.


















인터넷 무대로 10대까지


LA한인타운을 무대로 활개치고 있는 ‘꽃뱀들’의 사기행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주로 골프장, 나이트클럽, 노래방, 유흥주점 등의 오프라인 무대를 통해 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남녀의 만남을 주목적으로 하는 데이팅 사이트나 채팅 사이트,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이뤄진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접근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이용해 아는 사람의 이름으로 스팸 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채팅을 통해 친해져 급기야 성관계에까지 이르고 이를 이용한 꽃뱀족들에게 된통 물려 패가망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인터넷 관계자들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페이스북의 친구추가로 접근하거나 의심스러운 이메일, 카페에서의 모르는 사람과의 쪽지 교환, 온라인 채팅 등은 아예 시도할 생각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에는 꽃뱀들의 나이대도 어려지는 추세다. 특히 이들 여성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토랜스에서 30대 남성과 성관계를 가져온 10대 여성이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경찰에 신고했다가 오히려 금품 갈취혐의로 신고했던 10대 여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또 LA에서는 50대 한인 남성이 평소 자주 다니던 유흥업소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가 금품을 갈취당해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타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같은 사건이 많지만 피해 남성들이 경찰에 도움을 청해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방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의 경우 사회적 지위나 문화적인 문제 때문인지 용의자 여성이 요구하는 대로 돈을 지불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실제로 남성이 미성년자를 강간한 것으로 수사결과가 드러나면 8년에서 최악의 경우 종신형에도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한인타운에 이같은 사건은 흔하지만 미성년자의 경우는 아직 드물다”고 말했다.


















유학생 노린 꽃뱀도 성행


한편 최근에는 한국에서 유학 온 대학생들만 골라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꽃뱀들도 등장했다.


LA 등지의 대학가를 돌면서 미국으로 유학 온 부유층 집안의 유학생들이나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바라는 유학생들에게 접근해 그들을 유혹한다.


꽃뱀 H씨는 30대의 나이인데도 20대 초반으로 보일정도로 미모가 뛰어났다. H씨는 대학원생 윤모씨에게 접근해 가까워졌으며 법원에 결혼신고서까지 제출하게 됐다. 결혼해준 조건으로 2만 달러를 받았다. 몇 개월 동거하는 생활비도 모두 윤씨 부담이었다. 이후 H씨는 이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씨와 같은 수법으로 대학교 4학년인 유학생 김모씨에게 접근하고는 3만 달러를 받고 결혼신고를 했다.


첫 남편인 대학원생 윤씨는 아내가 집을 나가서 몇 개월째 연락이 닿지 않자 찾아 나선 끝에 결국 아내 한 여인이 김모씨와 위장결혼, 동거중인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자신의 아내의 두 번째 남편 김모씨를 만나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사기 당한 사실을 알고 H씨를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중혼죄로 기소, 재판을 받았다.


H씨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그녀의 사기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비슷한 수법으로 미국에 유학 온 한국 대학생들을 상대로 4번씩이나 위장결혼을 하다 결국 피해자들의 신고로 체포됐으며, 결국 파렴치 상습범죄자로 쇠고랑을 찼다.



‘인터넷 꽃뱀’이란?


최근 한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신종 ‘인터넷 꽃뱀족’들은 LA 등 미주에도 유입돼 인터넷 상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채팅사이트나 카페, 데이팅 사이트를 주 활동무대로 한다. 주로 채팅사이트에서 푸념을 늘어놓는 남성들을 작업 대상으로 삼는데, 이들은 총각, 유부남, 이혼남을 가리지 않고 접근한다. 이들이 선호하는 주 타깃은 유부남이다.


이들은 거짓말에 능숙하고 언변이 좋아 상대 남성들은 쉽게 그들의 말에 넘어가기 마련이고, 인터넷 상에서 돈 많은 행세를 한다. 또 많은 연봉을 버는 전문직에 종사한다고 거짓 신분을 과시한다.


이들은 남성이 인생이야기에 고민 등을 이야기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들어주면서 위로하고 격려까지 빼놓지 않는 세심함으로 상대 남성에게 환심을 사고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게 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요구하고 자연스럽게 육체적인 관계로 이끈다. 육체적인 관계까지 이어졌다면 이들은 본격적으로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꽃뱀들은 상대 남성에게 여러 가지 유형으로 돈을 빌리거나 요구한다. 불륜을 미끼로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하고, 푼돈에서 거액까지 갖가지 핑계를 대며 요구하기도 한다. 또 돈을 빌려가서는 처음에는 이자까지 갚기도 하지만 이것은 더 큰 돈을 끌어내기 위한 속임수다. 거액을 빌렸다고 생각하면 그 이후부터는 연락두절이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사랑하니 같이 살자면서 이혼을 하게 만든 후 위자료를 빼앗거나, 별일이 없었어도 ‘있었다고 폭로한다’는 공갈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들로 남성들을 패가망신에 이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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