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격취재> 프랜차이즈 치과병원들의 병원경영(MSO) 실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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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과잉 진료를 일삼아 말썽이 되고 있다. 치아 2개 치료할 것을 6개 하는 식이다. 치과계 은어로 ‘사시미 인레이’라고 불린다. 멀쩡한 치아를 제거하고나 때우는 불필요한 치료를 일컫는 말이다. 싼 값을 내세운 광고로 불법적으로 환자를 유인해서 의사의 윤리를 저버리고 진료를 하는 것이다. 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전검증 안된 위험한 싼 재료를 쓰고, 인건비 비중을 낮추려고 의사가 할 일을 치위생사와 간호조무사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 문제가 터져도 사회적 이슈가 안되는 것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책임소명을 피해 환자가 밝혀내야 하는 현행 법구조상의 함정을 이용하는 점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선데이 저널>이 논란이 되고 있는 병원경영(MSO) 실태와 피해 사례를 단독 취재해 연속보도 한다.
심 온 <탐사보도팀>
 
O 모씨, 치료비 때문에 미뤄왔던 치아 치료를 위해 선전광고에서 보아둔 유명 치과를 방문했다. 호화스런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뉜 병원 내부는 오가는 사람들로 복잡하게 보였다.
카운터에서 내민 환자 이력서에 기재하는데 10분 정도 걸렸다. 이윽고 안내된 방에서 의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치아를 보이고 X-레이를 찍었다. 일단 광고에 나온 무료에 가까운 스케일링을 요청하고 나머지 이상 있는 부분의 치료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의사 가운을 걸친 어린 여성을 대면해야 했다. 의사인지 간호사인지도 모를 여성이 차트를 들여다보며 이른바 견적을 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치아 때문에 고민을 해온 O씨 만큼도 자세히 알지 못하는지 여성은 엉뚱한 소리들을 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먼저 스케일링을 하고 나머지는 예산에 맞춰 치료하겠다고 하고 스케일링을 했으나  대충 빨리 끝내는 것 같았다. 치료비도 몇 군데 알아본 치과보다 비싸기만 했다. 문제는 이상 있는 치아 뒤쪽의 멀쩡한 치아까지 뽑아야 한다는 대목이었다.
O씨가 그동안 주위에서 들어온 것은 되도록 치아를 안 뽑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생이빨까지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이었다. 물론 치료 견적도 치료 부위와 방법도 그 여성이 결정했다. 그 날은 일단 스케일링만 마치고 돌아왔다.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1불 스켈링 광고는 호객행위

U* 치과는 요란한 광고를 하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 곳곳에 지점을 내고 프랜차이즈 형식의 치과병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토록 큰 병원에서 함부로 환자에게 부정이나 엉뚱한 치료로 돈을 벌 것인지는 쉽게 생각되지 않았으나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큰돈을 들여 엉뚱한 치아까지 제거해가며 치과에서 시킨 대로 치료를 해야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U* 치과 이외에도 특정 교리를 앞세운 W*치과도 지점수를 늘여가고 있는 중이다.
노 모씨, 작년 11월경, ‘스케일링 X-레이 진단 포함 10불’ 이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W*치과를 방문했다. 광고에는 모 치과대학 전임 교수라고 했으나 실제 교수인지, 교환교수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는 일이다. 하여튼 한인 의사가 아닌 웬 멕시칸 여성이 대충하는 스케일링을 맞췄으나 며칠 후부터 치아가 아파오더니 부어올라 다시 병원을 찾아야 했다. 3년 전 왼쪽 송곳니가 빠져 포스트 한 것을 스케일링 할때 툴로 긁어내면서 상처를 냈는지 부어올라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그 후 몇 번 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 후 식사 중에 치아가 빠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몇 번 항의 후 어렵게 원장이라는 사람을 만났으나 10년이 넘은 치아라 치료 해줄 수 없다고 거부당했다. 다행히 3년 전의 진료기록이 있어 진실규명이 되었음에도 원장은 끝내 치료를 거부하고 이후 면담조차 할 수 없었다. 찾아 갈 때마다 원장은 병원에 없었고 막 치과대학을 졸업한 듯한 신참의사들이 대신 치료를 하고 있었다.

줄 잇는 피해 환자들 민원처리 모른채

그렇다면 기업형 프랜차이즈 치과는 어떻게 운영될까?
네트워크로 구성된 프랜차이즈 치과병원에서는 월급제 치과의사를 고용한다. 투자자는 별도로 멀리 있고, 병원에는 사무장 체제로 운영된다. 그 밑에는 잘 훈련된 일명 코디네이터가 본사에서 파견되어 ‘사무장’ 혹은 ‘실장’이란 명칭으로 근무한다. 실장은 경영권(수익 담당책임) 인사권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한다. 아침 회의 때도 본사의 지침은 물론 모든 지시를 의사나 간호사에게 내리며 환자 개개인 ‘치료플랜’을 짜준다. 
흔히 ‘코디네이터’라고 불리는 본사 파견 직원들은 ‘자기 방’을 갖고 1 대 1로 환자를 관리한다. 그들은 환자 치료 상담부터 진료 보조 업무까지 한다. 의사가 내려야 할 치료 지시도 하고, 환자는 수납을 마쳐야만 의사를 만날 수 있다.
결국 기업형 실장 치과는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으로 ‘무료 스케일링’ 이나 ‘저가 스케일링, 저가 화이티닝’을 내세워 환자들을 유혹한다. 무료나 저가 부분은 대충처리하고 코디네이터는 본론인 다른 진료를 추천하고 끼워 팔기에 여념이 없다. 담당 치과의사도 코디네이터가 결정하고 치료비도 결정한다. 매출과 수익을 위해 환자 입장보다는 병원을 더 고려해야 하고 이때 치료 범위가 확대되고 멀쩡한 치아가 제거되기도 하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피해자 노씨가 당시 진료기록과 치아를 보여주고 있다.
 ⓒ2014 Sundayjournalusa

환자들 입으로 전해오는 말들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의사의 양심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돈만을 위해 환자한테 치아에 문제가 있다고 하고 치료를 권유하고 ‘싸게 해준다’ ‘시기를 놓치면 더 망친다’ 면서 환자들을 겁주고 멀쩡히 잘 쓰고 있는 치아까지 망치는 것이다.
과잉 진료 수익은 의사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겠지만 환자는 돈 잃고 건강까지 망치는 셈이다.
의사가 아닌 사무장이나 투자자가 운영하는 병원은 비의료인이 실소유주인 영리병원이다.    기업형 사무장 병원이란, 사무장병원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확장된 형태다. 이른바 치과에도 프랜차이즈 실소유주가 만든 ‘병원 경영 지원(MSO :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본부’라 부른다. 본부는 치과 기계 공급, 치료 재료 공급, 인력 공급, 광고 자회사 등을 차리고 수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최근 몇 년동안 기업형 사무장 치과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MSO 본부에서는 여러 가지 명목으로 수익을 빼간다. 환자 진료 수익과, 재료 공급 비용, 컨설팅 비용 등이 그것이다. 지점을 늘릴수록 수익이 늘어나니 MSO 본부는 지점을 많이 세우는 전략을 진행한다. 일부 지점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도 본부 몫은 챙겨간다.

그렇다보니 지점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상대로 무리를 하지 않을수 없다. 환자들을 겁주고 이를 뽑게 해 수익을 올려야만 한다.
미국에서 유래한 ‘병원 경영 지원 회사(MSO)’는 거대 자본과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실제는 특정 경영 지원 회사가 병원을 사실상 지배하고, 독과점 공급으로 수익만을 챙기는 공룡으로 변모했다. 원가 몇십 불의 재료를 10배 이상 높여 지점에 공급하고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과잉진료 문제도 담당 치료의사에게 진료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적용해 성과급을 지불하고 부진한 의사는 퇴출시킨다. 의사가 아니라 진료하는 기계이며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원장이 근무하지 않는 병원

기업형 사무장 병원의 큰 문제 중 하나는 병원 안에 책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이 의사만 개원하도록 규정한 것은, 의사가 의료기관의 의무를 지키라는 뜻에서다. 의료기관의 책임자는 진료기록부 보관에서부터 의료 사고까지 거의 모든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그래서 의사는 의료기관을 하나만 개설할 수 있고, 환자는 책임을 모두 의료기관에 맡긴다. 정보부터 건강까지. 그런데 기업형 사무장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진료, 인사, 계약서 체결 등에 아무런 권한이 없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기업형 사무장 병원이나 영리병원 실태는 소비자 알기에 한계가 많다. 의료와 같이 전문적인 영역은 사회가 눈 부릅뜨고 같이 관심을 둬야 한다. 의료인에게만 맡기면 안 된다. 사회가 제대로 된 진료를 할 환경을 다 같이 만들자. 정부도 이런 환경을 같이 만들어줘야 한다. 의사가 똑바른 진료를 해야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은 제대로 된 진료를 받도록 말이다. 의료 영리화가 남의 일이 아니다. “나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나만 싼 진료 받으면 되지” 하고 넘어갈 게 아니다. 눈 부릅뜨고 같이 감시해야 한다.
본보 취재진이 문제의 치과들에 취재에 나섰지만 원장은 항상 병원에 없었고, 연락을 남겨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언제나 카운터 안내 직원과 코디네이터와 면담해야만 했다. 병원에 책임자가 없었고 코디네이터 운영 병원의 실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실제 광고내용을 살펴보자.
임플란트 전문치과 U*치과그룹은 이미 한국에서 130여개의 지점과 미국내에서 7개의 지점망에 금번 새로 노스리지 지점을 개설하여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글로벌 종합치과그룹.
특징은 우선 그룹 산하 전체 병원의 재료들을 한 곳에서 공동구매로 최고품질을 최저가격으로 봉사할 수 있다는 시스템을 내세운다. 따라서 U*치과그룹의 임플란트는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단가를 낮추어 다른 치과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 하는 관계로 환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래서 창출한 것이 U*치과의 ‘반값 임플란트’ 라고 광고하고 있다. 본점에서 지점에 떠넘긴 폭리 물건을 ‘공동구매’란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값싼 재료에 의한 저가가 아닌 공동구매라는 허울로 위장한 것이다.
<다음호 계속>


치아 치료 신기술 시대 임박

치과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다. 충치를 제거하기 위해 치아를 후벼 파는 드릴 소리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전 세계에서 충치로 고통받는 사람은 23억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머지 않아 이 무서운 치과 드릴 공포로부터 해방될 날이 올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에서 분사한 레미노바(Reminova)란 신생기업이 새로운 치과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이런 포부를 밝혔다. 이 기술은 충치가 생길 경우 썩은 부분 제거를 위해 구멍을 뚫은 뒤 그 구멍에 합성물질을 채워 넣는 지금의 치료 대신 충치 스스로 자기 치아를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치아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보내 치아의 훼손된 무기질을 다시 정상화시켜주는 것이다. 레미노바 쪽은 이르면 2017년 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저렴한 가격에 3년 안 신기술 상용화 전망

단단한 치아를 구성하는 성분은 칼슘이나 인산염 같은 무기질들이다. 그런데 치아에 붙은 음식물을 먹고 사는 입 안의 박테리아가 음식물을 발효시켜 만들어내는 젖산이 이 무기질을 치아에서 걷어낸다. 그것이 바로 충치다. 박테리아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음식물 찌꺼기가 붙기 쉬운 어금니의 표면에 있는 홈이다.
레미노바는 다른 방식을 취한다. 레미노바가 개발한 치료법은 미세한 전류를 이용해 칼슘, 인산염 같은 무기질 성분을 치아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그러면 벌어진 치아의 틈이 다시 무기질로 메워진다. 치료 과정에서 충치 환자는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한다. 구멍을 뚫을 필요도 없고 주사를 놓을 필요도 없으며, 어떤 다른 물질을 채워 넣을 필요도 없다.
전류는 현재 치아 신경을 체크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지만, 새 치료법은 이것보다 훨씬 약한 전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과환자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의 이름을 ‘EAER’(Electrically Accelerated and Enhanced Remineralisation)라고 붙였다. 킹스칼리지 치과연구소의 한 연구진은 “이 기술은 훨씬 환자 고통을 고려하고 비용면에서 지금의 충치치료 비용이면 충분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비가 치아 미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앞서 미국에서도 충치 치료의 고통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치과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충치 부위에 레이저 빔으로 강렬한 빛을 쬐면 이 빛이 치아 속의 줄기세포를 일깨워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빛을 쬔 줄기세포가 12주 만에 치아의 단단한 부분을 구성하는 상아질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레이저로 빛을 쬔 시간은 5분에 불과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치 치료를 하는 데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재생식 충치 치료기술 개발은 치과 드릴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촌 충치환자들에겐 눈이 확 뜨이는 소식이다. 정말이지 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충치환자들의 소망을 과학자들은 언제쯤 들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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