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공격설 중에 나온 김정남 암살 사건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제공격설 중에 나온 김정남 암살 사건

“김정은 권력 공고화 위해 김정남 제거 가능성”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권력 공고화 위해 김정남 제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북한 지도부 연구로 정평 있는 미 해군분석 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국제문제담당 국장은 김정남이 피살된 게 사실이라면 이는 분명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고,  향후 김정일의 이복형제로 체코 주재 북한 대사로 있는 김평일의 신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14일 RFA 방송이 보도했다. 또 이 방송은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현재 북한 정권 내부에 모종의 움직임과 함께 최근 미국 정치계에 나도는 ‘북한 선제공격설’과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김정남

▲ 고 김정남

미국의 켄 코스 국제문제담당 국장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피살이 사실이라면 이건 북한에 의한 암살이며 이번 일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면서 첫 번째 추론은 지금은 김정은이 권력 공고화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권력 공고화가 막바지에 이르면 최고 권력자와 아주 가까운 인사들조차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여기엔 김 씨 가문의 친족도 포함된다. 김원홍 국가보위상 이 지난 1월 해임됐다는 점도 무관하지 않다.

김원홍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돌봐주는 보호체제(patronage system)의 일부였다. 김경희가 유지해온 기존의 보호체제는 김정은을 지원하는 보호체제보다 더 막강했다. 따라서 김정은이 김경희의 보호체제를 걷어내고 자신의 보호체제로 교체하려고 했다면 김원홍이 왜 1월에 해임됐으며, 북한 정권 내부에서 김경희가 그간 김정남의 보호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0년 경 김정남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는데 당시 김경희는 정권 내부에서 김정남을 보호하는 역을 맡았다. 김경희가 사망했거나 정치적 영향력이 사라졌다면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을 완전히 공고화하기 위해 대범하게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두 번째 추론은 중국 요인이다. 중국은 북한 외부에서 다년간 김정남의 보호자였다. 물론 김정남이 마카오를 떠난 뒤에도 중국이 계속 그런 역할을 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만일 북한 내 정권교체를 단행한다면 김정남을 복귀시켜 친중국 성향의 새로운 북한의 명목상 지도자로 내세울 것이란 소문이 있었다.

최근에도 중국이 북한 내 정권교체 문제를 미국에 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나왔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이 이를 간파했을 수도 있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공포에 질렸을 수도 있다. 따라서 김정남을 제거함으로써 중국, 미국에 대해 북한의 지도자는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려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생각해 볼 수 있는 추론은 북한 내부의 권력 투쟁 가능성이다. 김원홍 국가보위 상이 지난 1월 전격 해임됐다. 과거 북한 내 보위 관련 기관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상호 권력투쟁을 벌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따라서 북한 지도부 일부와 보안 기관 간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경쟁과 총애를 얻기 위해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추론은 최근 영국 주재 태영호 공사를 포함해 고위급 북한 인사들의 탈북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런 탈북자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런 탈북자들을 향해 “김씨 친족을 포함 누구라도 무자비하게 제거할 수 있으니 당신들은 아주 조심하는 게 좋다”는 메시지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권력 다지기

김정은

▲ 김정은

김정남은 과거 여러 차례 김정은의 정통성에 관해 깔보는 발언을 했지만 비교적 조용하게 살았다. 한편 그가 여러 차례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걸 보면 김정남이 무슨 일을 도모했다기보다는 북한 정권 내부에서 뭔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김정남이 어떤 위협을 제공했다기보다는 북한 내부에서 벌어진 일의 여파로 김정남이 피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점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주시해야 할 또 다른 북한 인사는 김정일의 이복형제로 현재 체코 대사로 있는 김평일이다. 김평일도 유사시 김정은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로 소문이 돌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평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주시해야 한다. 이걸 보면 북한 내부에서 모종의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고 보여진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김정남은 슬하에 아들 한솔, 딸 솔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과연 이들의 신변은 무사할지도 관심사이다. 특히나 김정남 제거가 김정은이 정권 바깥에서 자신에 도전할 만한 불안 요인을 처단하기 위한 결과물이라면 당연히 그렇다.

두 자녀는 주위에 지원세력의 도움을 받을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이 최종적으로 어느 나라에 머물지, 또 어떤 체류국에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추측하기 어렵다. 이들은 아마도 유럽에 있는 것 같다. 이들 자녀는 북한에 돌아간 적이 없다. 체류국의 보안 부서가 이들에 대한 경호를 지원해주지 않을까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은은 현재 권력 공고화의 마지막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 마지막이 경제부문의 향상이다. 이점이 김정은이 현재 분투노력 중인 부분이다. 경제 부문의 성공 여부가 권력 공고화 막바지 단계로 가는 데 있어 정권 안정과 불안정의 기로가 될 것이다. 김정은은 현재 100% 권력 공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권력 공고화를 위해선 세 가지를 완수해야 하는데 그 중의 하나인 국내 정치를 김정은이 장악했고, 두 번째로 국방부문의 향상인데 이것도 핵, 미사일 시험을 통해 이뤘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가 경제부문 향상이다.

현재 북한 장마당 경제의 핵심이 돈주들인데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도움없이 이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현 단계에서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율은 75% 정도로 보여 진다는 것이 켄 고스 미국 전문가의 견해이다.

———————————————————————————————————————————————————–

트럼프, 북한 미사일 도발에매우 강하게 다룰 것

선제공격나설

트럼프 대통령의 출범과 함께 조금씩 불거지는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가능성이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더욱 복잡하게 얽혀져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정남의 암살이 선제공격설에 두려움을 느끼는 북한 감정은의 도발의 한 장난이라는 분석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이 같은 현실에서 선제공격이 가능할까도 주목이 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3일 북한의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를 만장일치로 규탄하고, 추가 조치 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노력하고, 특히 최근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21호와 2270호의 포괄적 조치 사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서 이날 성명은 북한이 추가 도발 시 ‘추가 중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새로운 종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말한 데 대해 미국은 북한을 매우 강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북한에 대응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당시 트럼프가 펴낸 저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에서 북한 핵 원자로 시설에 대한 예방적 정밀타격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선제공격 명분 쌓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최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상원 의원에게 제출한 인준 청문회 서면답변 자료에서 북한을 역내 및 글로벌 안보에 ‘가장 중대한 위협'(the leading threat)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면서 새로운 대북 접근법과 관련해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에서부터 외교 문호 개방까지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둘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인 그의 언급은 비핵화 협상에 관한 외교적 조치는 물론 ‘선제타격’을 의미하는 군사적 조치까지 열어놓고 전방위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이 언급하는 대북 선제공격론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압박 수단이기도 하다.

현재 미군과 맞붙어 재래식으로 전쟁 할 수 있는 군대는 미군을 제외한 세계 연합군 밖에 없다. 즉 전 세계가 다 뭉쳐야 겨우 미군과 맞 상대가 가능할 정도로 여전히 미국은 세계 최강이다. 이런 미국에 대하여 북한이 과연 언제까지 “핵 공갈”을 할지 문제다.

현재 북한은 핵폭탄을 10개 정도 개발한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김정은은 미국이 선제공격한다면 핵으로 보복한다고 큰 소리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전쟁을 벌이면 그야말로 초토화를 면치 못할 정도로 약세다. 다만 핵을 두고 막바지 발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서방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김정남의 암살 사건과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나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럴 경우, 김정은이 핵을 두고 미국에 도발할 가능성도 있어, 이 같은 징후에는 선제공격도 나올 수 있지 않은가라는 군사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하지만 당장 미국의 선제공격은 과거에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낮다면 북한이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 미국을 겨냥한 핵 개발을 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이런 북한의 핵 개발이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미국에겐 북한을 칠 명분이 있다. 실제로 1994년 북핵 위기때 빌 클린턴 행정부는 영변군 핵시설을 폭격할 준비를 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협상 실패시 선제공격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preemptivestrike)의 정당성은 북한이 핵 미사일로 공격 징후가 있을 때 자위를 위해 사전에 공격해 핵 미사일 공격 능력을 파괴하는 것으로 유엔헌장 제51조는 유엔 회원국들의 이런 선제공격은 자위권 차원에서 국제법에서 무력 사용이 정당화된다.

이와는 달리 예방 공격(preventive strike)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아예 사전에 핵 시설과 관련 무기들을 공격해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 북한이 핵시설과 미사일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예방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것은 자칫 침략적 군사행위로 유엔헌장 제51조 위반이므로 국제사회의 많은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계획으로 선제공격에 나서는  대북 공격 수단은 우선 B-2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 등 북한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가 주종이다. 이들이 공격 대상으로 하는 목표물 은 영변의 5㎿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핵시설, 황해도 평산 우라늄 광산, 평성 핵연구 개발 시설 등이 우선이다. 그리고 이들 시설 이외에 ‘KN-08’이나 ‘KN-14’ 같은 북한의 이동식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 등을 타격 대상으로 했다.

미국이 한반도 주변 동북아에 배치 또는 배치 예정으로 알려진 미 전략 무기들을 보면 우선 선제공격에 나서는  스텔스전투기 F-22 기종 12대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하였다. 이 전투기는 최고 속도 마하 2.5로 가데나 기지에서 1시간 정도면 한반도로 날아와 북한 지휘부의 은신처와 주요 표적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최첨단 무기이다. 그리고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 10대를 순차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E-2D 최신 조기 경보기와 전략정찰기 RC-135가 배치돼 있다.

그리고 미국 괌 기지에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 실험에 대응해 한반도에 투입했던 B-1B 전략폭격기가 출격 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괌에 배치된 B-1B와 B-2 스텔스 폭격기는 2시간이면 한반도에 닿을 수 있다. 지하시설 파괴용 벙커버스터를 탐재한 장거리 폭격기 B-52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대기 중이다. 여기에 해상 전력으로 미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동원될 것이고 항모에는 F/A-18전폭기를 비롯해 항공기 50 여대를 탑재할 수 있어 ‘바다 위의 군사기지’로 불린다. 이외에 핵 추진 잠수함과 이지스함 구축함 등도 추가 투입될 전략 무기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대북 선제 공격에 사용할 미국의 최첨단 무기들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밀타격과 지하 관통 파괴 능력까지 갖춘 B61-12 전술핵 유도탄과 재래식 신속 글로벌 타격, CPGS로 불리는 시속 2만 km가 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 세계 어디든 1시간 이내에 타격이 가능하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ICBM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할 수도 있고, 폭격기 같은 곳에 장착을 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더욱이 모든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전자기장 펄스(Electromagnetic Pulse-EMP)탄과 극초단파인 마이크로웨이브 등을 이용한 첨단 무기도 선제공격 수단으로 사용이 가능한 무기이다.

2017년 들어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최우선 안보과제로 여기고 있고 새로 대통령이 된 트럼프도 북한과 새로운 협상에 나설 것은 확실하다. 처음에는 강력한 위협과 과감한 제안으로 협상을 시도하겠지만 하지만 북미간 상호 불신이 심하므로 미국이 어떤 강한 위협이나 합리적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이란의 경우처럼 북한이 협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양쪽 다 입장이 매우 강경해서 협상이 결실을 보긴 어렵다. 그러므로 협상이 실패로 귀결되면 미국으로서도 조만간에 무력을 쓰는 것을 피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선제공격설이 나오는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