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몬트레이 지역이 문제 한인회관 매각 갈등 고조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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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유지들 호주머니 털어 만든 한인회관 매각추진에…

한인 5백여명 ‘의견수렴없는 매각 반대’ 대립

남가주한국학원 학교건물 헐값장기임대논란등에 이어 캘리포니아 서부관광도시인 몬트레이의 한인사회도 한인회관 매각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몬트레이한인회는 40년 전 뜻있는 한인인사들이 한인사회에 기증한 주택 1채를 기반으로 성장, 이 주택을 팔고 한인사회에서 기금을 모아 2015년 5천스퀘어피트가 넘는 번듯한 한인회관을 마련했다. 하지만 현회장등이 이 한인회관을 매각, 새 회관을 마련하겠다고 나섰고, 5백여명의 한인들은 이에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몬트레이한인회관 전경

▲ 몬트레이한인회관 전경

로스앤젤레스에서 6시간정도 떨어진 캘리포니아 서부 관광도시 몬트레이, 미국 국방대학이 있는 군사도시로, 현재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5천명 남짓, 그래도 이곳은 번듯한 한인회관 건물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정도로 한인들의 단합이 잘된 곳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몬트레이한인회 현 집행부등이 한인회관 매각을 추진하자 한국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이 한인들의 의사를 무시한 일방통행이라고 적극적 반대에 나서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문1981년-2015년 아름다운 기부로 회관마련

몬트레이한인회가 한인회관을 마련한 것은 지난 1981년 당시 제6대 한인회장이던 김동평씨와 지교남-지광숙부부가 주택 1채를 매입, 한인회에 기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단체나 개인에게 무엇 하나 내 것을 공짜로 준다는 게 말은 쉽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든 일이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몬트레이 초기정착자인 이들 3명이 사재를 털어 주택을 구입해 한인회에 기증했다는 것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동평, 지교남, 지광숙씨등 3명이 구입한 주택은 몬트레이 마리나의 224페닌술라드라이브, 1958년 지어진 주택으로 대지가 8천스퀘어피트, 건평이 1162스퀘어피트의 3베드룸 주택이다. 몬트레이한인회는 이 주택을 한인회관으로 사용하면서 한인들이 한데 뭉치는 기반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한국학교등 2세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좀 더 큰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인회관 건축기금마련운동에 돌입했다.

제17대 김복기회장, 19대와 20대 오영수회장, 22대와 23대 문순찬회장등이 적극적으로 건축기금마련운동을 벌였고, 마침내 문회장재임 때 8만5천달러의 기금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몬트레이한인회는 건물물색에 나섰고, 2015년 4월 10일 몬트레이 시사이드의 1201 에코애비뉴 2층 건물을 65만달러에 매입했다. 이에 앞서 2015년 4월 1일 지교남 지광숙씨등은 당초 약속대로 마리나의 주택을 33만달러에 매각, 전액을 한인회에 넘겼고, 여기에 건축기금 8만5천달러, 재외동포재단 지원금 17만달러가 보태졌다. 그래도 65만달러에 못 미치자 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몬트레이 한인회장 이응찬-이수진씨부부, 건축위원장 김복기-김영희씨 부부, 몬트레이한인회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한국학교 이사장인 문순찬-그레이스문부부등 세 쌍의 커플이 각각 자기집을 담보로 5만달러씩, 15만달러의 은행 빚을 얻어서 한인회에 보탰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현재의 한인회관을 구입한 것이다.

▲ 몬트레이한인회는 지난 2015년 4월 1일 김동평, 지교남, 지광숙씨가 기증한 주택을 33만달러에 매각한뒤[좌측] 4월 10일 65만달러를 지불하고 현회관을 매입[우측]했다.

▲ 몬트레이한인회는 지난 2015년 4월 1일 김동평, 지교남, 지광숙씨가 기증한 주택을 33만달러에 매각한뒤[좌측] 4월 10일 65만달러를 지불하고 현회관을 매입[우측]했다.

한글학교 뿌리교육의 안성맞춤 장소

1981년 김동평, 지교남, 지광숙 3명이 주택 1채를 기증한 데 이어, 2015년 이응찬, 김복기, 문순찬씨 등 3명이 자기 집까지 담보로 잡히면서 선뜻 거액을 대출받아 보탠 것은 다른 지역의 한인사회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일이다. 몬트레이한인사회에서는 이처럼 기적 같은 아름다운 일들이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전통이 됐고 자라나는 한인 2세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됐다.

몬트레이 시사이드의 1201 에코애비뉴 2층 건물은 방이 9개, 주방이 1개, 화장실이 4개로 5400스퀘어피트로 건평이 160평 이상이다. 차량 2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그 뒤 몬트레이한인들은 주말마다 이곳에서 2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등 한글학교로 이용 하면서 뿌리교육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한인회관의 방들이 작아서 20명이상 모일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지만, 아쉬운 대로 한인들이 모임을 갖는 한인회관으로서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협소한 시설이 문제가 됐고 이문 현 한인회장등은 2017년과 2018년 한인회관 매각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으나 올해 3월 1일 삼일절행사 뒤 한인회관을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전격 발표했다. 4년 전 매입 때보다 약 2배정도 오른 129만달러에 팔겠다는 것이다.

매각설을 끊임없이 부인했던 이문 회장 등이 매각추진을 밝히자 몬트레이한국학교를 비롯해 몬트레이한인사회가 순식간에 들 끊기 시작했다. 이 지역 한인단체나 한인사회와 전혀 논의없이 몇 몇 사람이 독단적으로 한인사회의 재산을 매각하려 한다는 것이다. 매각 발표로 부터 2개월이 흐른, 지난 5월 5일 마침내 매각에 반대하는 1백여명이 몬트레이한인회관에 모여 피킷 시위를 벌였다. 매각에 반대한다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무려 410명을 넘었다.

▲ 연방국세청확인결과 몬트레이한인회는 비영리기관으로 지정됐으나, 일정기간 관련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비영리기관혜택을 받지 못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 연방국세청확인결과 몬트레이한인회는 비영리기관으로 지정됐으나, 일정기간 관련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비영리기관혜택을 받지 못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관 매각추진’ V ‘절대 못판다’ 대립

회관마련 때 자신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5만달러를 빌려서 한인회에 전달한 이응찬 전 몬트레이한인회장은 ‘한인회관은 몬트레이 한인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낸 한인들의 재산이며, 후대에게 한인회관을 넘겨줘야한다’고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학교 교사회도 ‘41년 만에 건립된 회관을 한인들 동의 없이 매각할 수 없다.

만약 15만달러를 빌려준 분 중 일부가 돈을 돌려받기를 원한다면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모금운동을 벌여서 갚겠다’고 주장했다. 일부한인들은 ‘한인들의 뜻을 무시하는 한인회장단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며 불신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을 주장하는 현 회장단측은 ‘현재 회관의 가장 큰 방도 30명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비좁다’며 ‘너무 좁아서 불편해 넓은 것으로 옮기려 하는 것이며, 한인사회 재산을 무단 매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회장단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장소가 너무 협소하다면 더 넓은 것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인사는 현 한인회관을 구입한 선배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으로 알려져 도를 넘은 행동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인사는 ‘현재 한인회관을 구입할 때 공청회를 하지 않았으며, 이응찬회장, 문순찬 전회장, 김복기 전회장등 3명이 임의로 매입했다. 한인사회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절차를 무시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3명은 2015년 한인회관 구입 때 자신의 집을 담보로 각각 5만달러씩을 은행에서 차용, 한인회에 빌려준 인물들이다.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선의를 베푼 선배들에게 고마워해도 부족할 판에 그들이 마음대로 건물을 샀다며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 몬트레이한인회는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재산세는 0달러로 확인됐다.

▲ 몬트레이한인회는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재산세는 0달러로 확인됐다.

매각 시 미납 재산세만 4만 721달러 납부해야

몬트레이카운티정부 확인결과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인회관 건물에 대한 재산세는 단 한 푼도 부과되지 않고 면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그 이전에 미납된 재산세가 4만721달러로 확인됐다. 연방국세청 IRS웹사이트에서 비영리단체 면세지정여부를 확인한 결과 2015년 10월에 2010년 5월 10일자로 면세기관으로 지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특정시기에는 세금보고서류 등을 제출하지 않아 면세기관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 집행부가 밀린 재산세 4만여달러를 갚기 위해 한인회관을 매각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몬트레이한인회가 지난 4월 25일부로 캘리포니아주정부에 제출한 법인내역에 따르면 대표는 이문, 세크리테리는 민경호, CFO는 허웅복씨로 확인됐으며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1월 21일 제출된 서류도 이와 동일했다. 현 회장은 이문씨로 지난 2016년 7월 26대 회장에 취임한데 이어 재선에 성공, 2018년 7월 27대 회장이 됐고 앞으로 1년여 임기가 남아있다. 따라서 이문회장은 남은 임기동안 한인회관 매각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한인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머리를 맞대지 않는 한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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