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란스데이’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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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란스데이’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턴 투워드 부산 (Turn Toward Busan)”부산을 향하여 묵념을…

▲ 부산 유엔 기념 공원묘지

▲ 부산 유엔 기념 공원묘지

제 60회 미국 베테란스데이(Veterans Day)를 맞아 11일 미전국에서 특히 나라를 위해 몸받친 전몰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LA지역에서는 헐리웃 포레스트 런, 메모리얼 콜리세움, 미션 힐, 웨스트 헐리웃 국립묘지 등등에서 추모식이 엄수됐다. 이날 한인사회에서는 6·25 참전유공자회(회장 김해룡), 고엽제 전우회(회장 유영), 월남전참전 유공자회(회장육종우), 영관장교연합회(회장 진재곤),육군동지회(회장 최만규), KWVA#328(회장 Bob Son), 그리고 미주3·1여성동지회(회장 그레이스 송) 회원들은 오전 11시 헐리우드 포레스트 리버티 광장(Hall of Liberty Courtyard)에서 거행된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헐리우드 포레스트런 주관으로 거행된 기념식에는 영화 배우이며 재향군인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헌신하는 제니퍼 마샬의 기조 연설을 포함해 향군에 대한 감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이처럼 미국에서의 베테란스 데이가 우리의 고국과도 인연이 있다. 11월 11일 베테란스 데이에 한국의 부산을 기억하는 추모 행사가 있다. 바로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이다.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소란한 도시의 소음을 뚫고 사이렌이 울리면 세계로 흩어진 한국전쟁 참전 21개 국가(군대 파견국 16개국, 의료 지원국 5개국)는, 모두 이 시각에 맞춰 부산을 향해 1분간 엄숙히 묵념하는 추도의 시간을 갖는다.
이들 참전국 청년들은 이름도 잘 모르고 지구의 어디쯤에 있는 나라인지 조차도 모르면서 북한 공산당의 불법 침공으로 비롯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대한민국을 돕다가 홀연히 전사한 영령들을 위한 추모 행사이다. 이름 붙여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이라고 한다. 이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산화한, 그리하여 유해가 한국땅(부산 대연동 유엔기념 공원묘지)에 안장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으로 열리는 너무나 뜻깊고 소중한 행사인 것이다. 부산 유엔기념공원묘지(United Nations Memorial Cemetry)에는 터키 장병 462명을 비롯하여 영국 885명, 캐나다 378명, 호주 281명, 네델란드 117명, 미국 36명, 프랑스 44명, 뉴질랜드 34명, 남아공 11명 노르웨이 1명 등 11개국 참전 용사 2300여 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아무 연고도 없는 극동의 작은 나라의 전쟁에 참전하여 희생된 고귀한 생명이 그만큼 많다는 것과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대가가 얼마만큼 비싼 지를 깨닫게 하는 시금석이 되는 장소다.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은 2007년, 6·25전쟁 캐나다 참전 용사인 빈센트 커트니 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이 행사에 앞서 또 하나 익혀야 할 것은, 한국 전쟁에 참전한 외국병사가 종전이 되어 본국으로 귀환하여 여생을 보내다가 별세하자 유해가 한국으로 되돌아와 유엔묘지 공원에 안장된 행사도 여러 차례나 있었다는 사실이다. 2015년 5월, 프랑스인 레몽 조셉 베나르(Raymond Joseph Benard) 씨를 필두로, 2016년 5월 12일 네델란드 참전 용사 니콜라스 프란스 베설스 씨, 2016년 10월 27일 프랑스 참전 용사 앙드레 벨라벨 씨 등 세 참전용사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전쟁의 참화를 딛고 부흥한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감격스러워 했으며, 사후에는 전우가 묻혀있는 한국 땅에 묻히길 소망하며 유언을 남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는 영국의 참전용사 ‘로버트 맥코터’씨의 유해가 유엔묘지에 안장 됐다. 맥코터씨는 1948년 17세의 나이에 입대하여 1950년 8월부터 1952년 8월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는데, 전후 부강을 이룩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했고, 한국에 남겨진 전우들을 그리워하며 “같이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었다. 그가 사망한지 14년 만에 생전에 그리워했던 한국 땅에서 영면하게 된 것이다. 2015년 맥코터 씨의 아들이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턴 투워드 부산’

▲ 11일 베테란스 데이 헐리웃 포레스트런 기념식에 한인 향군단체와 미주 3·1여성 운동 동지회가 참석했다.

▲ 11일 베테란스 데이 헐리웃 포레스트런 기념식에 한인 향군단체와 미주 3·1여성 운동 동지회가 참석했다.

(Turn Toward Busan)행사에 부친의 유해와 함께 방한하여 처음으로 안장식을 거행했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있는 유엔 기념 묘지는 1955년 유엔 총회에서 지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 묘지다. 그리고 유엔군 참전 용사 사후 개별 안장이 진행된 것은 모두 다섯 번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반대로 신원 불명으로 유엔묘지에 안장되었다가 신원이 재확인되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간 영령도 있다.

미 국방부 전쟁 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성과였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외국에서 전사한 군인은 반드시 고국으로 운구해 안장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27일에는 네델란드 참전용사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 씨가 역시 유엔기념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죽으면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른 것이었다. 유엔기념 공원묘지에는 거의가 일반 병사들이 묻혀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지만, 거기에 유일한 장군이 안장돼 있음도 이채로운 사실에 속한다. 전례로 보면 대개 장성이 전사하면 본국으로 송환하여 장례식을 치르기 때문인데. 유일하게 유엔기념공원에 묻힌 이의 이름은 리차드 위트컴(Richard S. Whitcomb. 1894~1982) 장군이다. 위트컴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미 군수사령관으로 재임하면서 1953년 부산역 대화재로 부산역에서 국제시장 일대 천막과 목조건물이 전소되자 미군 군수물자를 대거 풀어 이재민들에게 나눠줌으로써 본국의 청문회에까지 소환되는 곤욕을 치른 참전 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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