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북한, 신종 코로나 1순위 확진자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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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우한폐렴 사망자 수십명 발생” 미확인 소문

‘공포확산’으로 사실상 ‘국경봉쇄’

북한은 중국과 1,400km 국경을 맞대고 있고 주민 왕래도 빈번해 신종 코로나 발병 1순위 국가이다. 그러나 국경 통제, 사실상 봉쇄를 택했고 의심 환자를 격리 치료하면서 코로나 발병에 잔뜩 긴장하고 있지만 확진자는 없다는게 공식 입장이다. 북한의 송인범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 코로나 비루스 감염증이 발생 되지 않았다고 하여 안심하지 말고… 주의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탈북자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한 확진자 발생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 NK는 지난달 말부터 북중 국경 지역인 평북 신의주와 의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로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지난 10일에는 평양에서도 사망자가 발생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하여 통일부는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란 입장이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코비드19만약 북한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보면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신종 플루 확진자 9명이 나왔다고 발표한 걸 제외하면 지금까지 북한이 세계적인 유행병 발병 사실을 확인하거나 공개한 적이 없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이나 질병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지만, 이 질병은 중국 국경을 넘어 퍼져 건강에 형편없는 의료 시스템을 갖춘 북한이란 나라에서 피해를 입히고 치명적인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온갖 노력을 퍼붓고 있다고 데일리 NK지가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7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소식통이 알려 왔다고 데일리 NK가 보도했다. 북한 관계자가 최근까지 자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달 확진자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한 이 매체는 10일 “1월 말부터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인 50대 여성이 갑자기 증상이 악화돼 지난달 27일 사망했다”며 “당국은 급성 폐렴으로 사망 진단서를 발급해 보안서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이 사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아닌 급성 폐렴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감염증 확산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 특히 소식통은 “시체는 오봉산 화장터(락랑구역에 위치)에서 태우고, 가족에게 시체 가루 단지를 인계했다”면서 “일반 페염(폐렴)이면 시신을 가족이 알아서 처리하곤 했다. 이에따라 가족들은 ‘코로나로 사망’에 대한 의심을 품으면서 이 소식이 조금씩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사망한 사람은 평양에서만 3명이다. 지난달 27일 사망한 50대 여성에 이어 이달 초 40대 중반의 남성과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20대 유학생 1명이 최근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마자 평양에 위치한 제 3 인민병원(만경대구역)으로 이송돼 격리 조치돼 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 감염증을 의도적 은폐”

북한의 제 3 인민병원은 결핵 환자 치료를 중점으로 하는 종합 의료기관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 감염이 빠르고 폐 조직에 염증이 생긴다는 점에서 결핵과 비슷한 특징이 있고 다른 의료 기관보다 격리가 쉬워 결핵 전문 병원에 의심 환자들을 이송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사망자 3명 외에도 18명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제 3병원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건당국은 최근 사망한 20대 중국 유학생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병원에 격리돼 있는 18명도 사실상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임에도 불구하고 의심 환자로 분류해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6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각급 비상방역 지휘부들의 역할을 더욱 높이자’라는 사설에서 “우리나라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되지 않았다고 하여 탕개(긴장)를 늦춘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과(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2일 송인범 보건성 국장이 조선중앙 TV를 통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이어 재차 발병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다만 신문은 의심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을 격리 조치했다고 확인했다. 민주조선은 “중앙비상 방역지휘부에서 정한 격리 기준대로 격리대상 범위를 옳게 확정하고, 의진자(의심환자)들을 철저히 격리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격리 장소들을 수시로 료해(파악)하고 제기되는 문제들을 연관 단위와 토

▲ 노동신문에 소개된 최근 평양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 노동신문에 소개된 최근 평양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의하여 제때 대책해 주기 위한 사업을 짜고들라”며 “격리자들에 대한 치료 조건, 생활 조건 보장에서 사소한 편향도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현재까지 의심 환자들 중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북한은 감염질병 확산 사실이 알려질 경우 내부 동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확진자가 발생 했음에도 은폐하거나 세계보건기구에 뒤늦게 축소 보고한 사례가 여러차례 있었다. 한 고위급 탈북민은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자 및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히면 당국의 예방의학적 관철이 틀린 것이 되기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면 은폐에 급급할게 아니라 빨리 세계보건기구에 신고하고 방역과 치료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이러츠 확대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내부 동요 막기위해 강압조치”

북한 정권의 두려움에 대한 확실한 증거 중 하나는 지난 8일 북한군 창설 72주년을 맞이하여 평양 중심가에서 퍼레이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SBS 방송은 “지난 8일 인민군 창설일 즉 건군절을 맞았지만 열병식은 없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최대 8천 명 병력이 열병식 예행 연습을 하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 됐는데, 코로나 전염 우려로 열병식을 취소한 것 같다고 군은 분석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김정은은 이 행사에서 북한의 최신 미사일과 다른 위용을 갖춘 무기들의 행열 사열을 받은바 있다. 올해 북한은 핵탄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없으며, 김정은이 공개하겠다고 한 “새로운 전략 무기”는 훨씬 적다. 북한 정권의 대변지 ‘노동신문’은 현재 “심각하고 위험한 어려움”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 인민 군대의 성공을 언급한 것 뿐이며 퍼레이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과 압록강을 따라 서쪽으로 황해로 흘러가는 880마일의 북중 국경을, 그리고 태평양으로 흘러가는 11마일의 두만강으로 마주하는 러시아 국경을 봉쇄하기로 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김정은은 고민하고 있다.

서울에 소재한 데일리 NK는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의 최초 사망자를 처음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중 국경 최대 중국 도시인 단동에서 도로와 철도 교량을 가로질러 앞록강을 건너 처음만나는 북한의 도시 신의주에서 최근 5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도시는 최근까지 온갖 봉쇄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상거래를 위한 핵심 지역이다. 중국 내 휴대 전화 네트워크를 통해 보고서를 보내는 북한내 소식통에 의존하는 데일리 NK는 “신의주에 있는 공중 보건 공무원들에게 시체를 신속하게 처분하고 사망자와 관련된 사실을 함구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우한(Wuhan)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출입을 금지시킨 명령에도 불구하고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스며 들었다. 일요일 12일 현재 1100명 이상이 중국에서 사망했다. 북한 최초의 환자 중 한 명이 신의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지열제와 항생제를 투여 받았다”고 전한 데일리 NK는 “그 환자는 고열로 사망했다. 이틀 후 신의주에 있는 다른 병원에서도 2명의 환자가 더 사망했으며, 인근 마을에 또 다른 2명이 사망 했다.”고 밝혔다. 전염병에 대한 북한의 걱정은 기초 의약품과 의료 장비의 부족으로 인해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북한의 2500만 주민은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현재 북한 당국이 고민중이다.

“의료 장비 미비로 감염증 발생 재앙”

미국 LA산타 모니카 소재 랜드 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브루스 베넷 (Bruce Bennett)은 “북한의 보건 실태와 건강 관리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심각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전염병에 대한 확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의 로동신문은 전염병 퇴치를 위해 3만명의 근로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 중앙 통신은 외국과의 출입을 차단하는 것 외에도 당국은 외부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과 도로를 통해 해외로 여행한 사람에 대한 검역 테스트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외교적 사명이나 비정부 단체를 포함하여 평양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쇼핑 등을 위한 외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과 보건소등은 평양이나 다른 도시에서 고위 관료들 때문에 필요한 의료 공급품을 대부분 잃어 버렸기 때문에 절망 상태에 있다. 연합통신에 따르면 로동신문은 국가

▲ 북한 작업장에서 여성 근로자가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고 있다.

▲ 북한 작업장에서 여성 근로자가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고 있다.

의 “운명”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랜드 연구소 부르스 베넷은 연구원은 “북한은 백신의 부족과 의료 설비가 미비해 우선 질병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의 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불법적으로 이동하여 오가는 현재의 상황에서 밀거래로 비밀리에 상거래를 수행하는 한 사실상 완전 통제는 불가능하다. 서울의 중앙 일보(JongAng Ilbo)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 여성이 평양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을 받았으며 그녀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이 검역을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 전문가이며 전직 외교관인 에반스 레비어는 “나는 평양 당국에서 하는 말은 전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국경 및 기타 조치의 완전한 폐쇄는 실제로 북한에서 위험한 사태가 있음을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계속해서 “만약 환자의 수가 늘어나면 패닉 상태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전략 및 국제 연구센터의 빅터 차와 마리 뒤몽드 연구원은 최근 잡지에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틀림없이 북한에 독특한 위협을 가하고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격리 조치는 외국으로부터의 많은 질병의 광범위한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중국과의 국경의 특성상 빈번한 출입은 바이러스 전염의 명백한 팩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북한 내부에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보고가 있다면, 아마도 그 질병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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