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 제 35대 선거 ‘후보자격’ 잡음 계속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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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가 문제야, 방식이 문제야?’ 찬반노란 가열

후보자격 논란에 ‘쪽팔리지 않나요’

지난호에서 본보가 LA와 OC한인회 선거와 관련한 특집기사를 보도하자 코리아타운의 원로층을 포함해 여러 단체 관LA한인회계자들이 반응을 보내왔는데 한 단체장 K씨는  “반복되는 LA한인회장 선거의 암울한 뒷면을 파해치는 선데이저널의 촌철살인 같은 기사에 큰 기대를 보낸다”면서 “빈대 때문에 초가삼간 태울수는 없듯이, 이번에는 꼭 한인사회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동포들의 조용한 혁명과 승리를 기대해봅니다”라는 희망사항을 보내왔다. 한편 지난 2일 LA한인회(회장 로라 전)가 비대면 공청회 결과와 새로운 정관 개정 작업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에서 이에 대한 찬반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LA한인회는 35대 한인회장 선거 실시 전 현행 정관 개정 작업을 마무리 질 것이고 새 정관과 관련 규정에 의거 올해 12월 전에 선거를 실시할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한인회는 제 35대 회장 선거와 관련해 비대면 공청회(8월 3일부터 10일까지)접수 내용과 함께, 현재 정관도 상당 부분이 캘리포니아 비영리단체 주법 규정에 맞지 않아 미주류 대형 로펌의 도움(Pro Bono)을 받아 개정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한인회 측이 비대면 공청회 접수된 의견 요약 및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한인회로 접수된 의견은 총 32건이었다. 이를 크게 분류하면 차기 한인회장 선거 방법에 대하여 1) 직접선거 방식에 대한 의견이 11건 2) 선거인단 등 간접선거 방식에 대한 의견이 19건이고 3) 현 34대 한인회의 연임에 대한 의견이 4건이었다.

그리고 한인회 측은 비대면 공청회를 통해서 얻어진 내용에서 한인회장 후보 자격에 대한 의견을 5가지로 분류했다(무순). 우선 1) 한인회장을 하려면 적어도 영어는 통역없는 수준으로 잘 해야 한다. 영어로 한인사회 현안관련 토론회 등 2) 한인회장 지위를 이용해서 한국 정치나 비즈니스 등 개인의 이권이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 3) COVID-19사태에 LA한인회 만큼 한인들 도와온 곳이 없으며, 한인회를 믿기 때문에 간

▲ 한인회 코로나 구호활동에 나선 로라 전 회장(중앙)이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 한인회 코로나 구호활동에 나선 로라 전 회장(중앙)이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선제인 경우 한인회가 적합한 후보를 추천하면 좋겠다. 4) 이번 COVID-19사태와 같이 동포들이 가장 어려울때 실질적으로 봉사했던 사람이어야 하며, 한인회장 하기전에 한인회에서 동포들 만나며 봉사도 해야한다. 5) 미국사회를 잘 알아야 한다는 등이다. 코로나 19 재난 중에서 비대면으로 실시한 공청회로 32건의 의견을 보내 온 것은 건 수량에 관계없이 한인회에 대한 관심의 표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무엇보다 한인회에서 봉사하려면 기본적인 봉사 자세를 지녀야 하고 영어도 잘해야 하고 미국사회도 잘 알아야한다는 지적은 백번 옳은 말이고 그래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항을 명문 규정화하려면 그런 사항에 대한 정의와 법제정 성격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가 갖는 이민 역사적 특성과 미래의 비전을 담은 정체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LA한인회의 원조격인 1세기 이전 일제 강압시절에 이땅에서 창립된 대한인국민회는 미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대한제국 임시 망명정부’로 상대할 정도로 한인의 대표성이나 권익 보호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당시 한인이 밀항자로 샌프란시스코 항구에 들어 오다가 이민국에 체포되도 대한인국민회가 보증서를 갖고 가면 즉시 석방을 시켜 주었다. 오늘날 미국 대륙에 LA한인회를 포함해 약 250여개 한인회 명칭을 지닌 단체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어느 한인회가 서류미비자를 위해 보증을 서서 보호를 해줄수 있을까? 왜 오늘날 우리들은 이처럼 선조들이 이룩한 위대한 유산을 배우려 하지 않는가.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 정신 계승해야

현재의 34대 한인회가 2020년 12월 임기 종료를 약 4개월 남겨놓고 그 어려운 정관 개정 작업과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한인회 측은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개정 정관을 확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두고 무엇보다 개정안 초안이 마련되면 이를 공청회에 회부하여 회원과 동포들의 여론을 청취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인사회는 지난해 노숙자 쉘터 문제가 LA시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기되었을때 “공청회 없는 결정은 무효다”면서 시위를 벌였다. 현재 한인회 측은 대형 로펌 2곳에서 검토한 것과 비대면 공청회 내용 등을 종합해 정관개정위에서 초안을 마련해 한인회 전체 이사회에서 심의 의결한다는 일정이지만 그 이전에 공청회를 통해 LA카운티 전체 한인사회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타운의 한 원로인사 C씨는 “LA한인회는 LA카운티 내의 한인으로 구성되는 대표성 단체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기에 공청회를 거쳐 여론을 수집해야 한다”면서 “오늘날 민주사회에서 공청회 보다 민주적 방법이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다.
일부 원로들은 ‘한인회장 후보 자격에서 영어를 통역없는 수준으로 잘 해야 한다’ 의견에 공감은 하면서도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현재 타운에서 노인복지 관련 단체의 임원인 J씨는 “영어를 잘하면 못하는 사람보다 훨씬 좋다는 것은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다만 이런 의견에 너무 집착해 선거 규정에다 후보 자격을 “영어 필수”라는 조항을 명문화 할까봐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로 정관 개정

본보 기자는 30대 대학원생 K씨에게 이 사안을 문의해 보았다. K씨는 “한인회장에 나서는 사람들 자체가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기본상식도 없이 나오겠다면 말이 안되죠”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정관 등 관련 후보자격 규정에다 ‘후보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 는 등 문구를 정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쪽 팔리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선거 방법이야 한인회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으니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는데, 한인회장 후보 자격

▲ LA한인회 요원들이 불우 동포들에게 배포할 구호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 LA한인회 요원들이 불우 동포들에게 배포할 구호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비영리봉사단체인 LA 한인회장 후보 자격을 제한적 범위 안으로 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본보도 지난호에서 수차례 보도한 것처럼 ‘LA한인회나 기타 LA카운티 내 비영리단체에서 일정 기간 고위직 임원 경력 소지자’로 제한하는 것은 우선 민주적도 아니고 합리적도 아니다.

특히 차기 35대 선거와 관련 일부 공청회 의견에서 ‘현재 코로나 19 사태에서 현재 한인회만큼 잘한 곳이 없으니 간선제인 경우 한인회가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여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견은 LA한인회라는 비영리단체의 중립성도 훼손할 뿐 아니라, 한인회 정관은 코로나 19에 관계없이 시대를 대표하는 성격이기에 향후 코로나가 사라진 후에도 변함없이 커뮤니티를 대변해 나가는 단체라는 점을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 현재는 코로나 19로 비상운영을 하는 체제라 34대 LA 한인회 임기가 지난 6월 말로 종료되는 것을 2020년 연말까지로 연기시켰을 뿐이다. 하지만 OC한인회는 LA한인회와는 달리 연기없이 정관에 따라 회장 선거를 정관대로 실시했다.

그러나 그 선거가 파탄난 것은 코로나 19 때문이 아니고 26대 OC 한인회 집행부와 선거관리운영 위원회가 정관 규정대로 시행하지 않은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LA한인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하면서 한인회에서 추천식으로 한다면 한인회가 선거판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그동안 LA한인회의 선거 악순환 보다 더한 불법이 판을 치게 될 것이다. 코로나 19 재난 위기에서 봉사를 잘한 곳이 LA한인회이기에 회장 후보자도 한인회에서 봉사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논리도 비합리적이다. 한인회는 재난 위기에서 봉사도 아주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주류 사회를 포함해 다인종 다민족 사회에서 한인 개인과 한인 커뮤니티의 권익을 보호하고 권리를 주장하고 대변하는 대표성 있는 단체라는 점이다.

LA한인회는 지난 2월 말 항공 승무원의 COVID-19 확진 소식으로부터 시작된 COVID-19사태 극복을 위해 지난 3월 중순부터 한인들을 돕는 ‘비상대책반’(Help Desk)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EDD UI와 PUA, SBA EIDL, LA시&카운티 렌트 보조프로그램, Cal-Fresh, 3차에 걸친 구호기금 등등 한인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현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제34대 한인회는 올해말로 임기가 종료되며, COVID-19으로 비록 상황이 여의치는 않지만, 비상 상황을 감안하여서라도 차기를 위한 준비들을 해나가고자, 그 첫 준비로 제 35대 한인회장 선거에 관련한 비대면 공청회 통해 한인 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그간의 접수된 의견들에 대해 정리하여 공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한인회는 비대면 공청회 의견들과 미주류 대형 로펌에서 Pro Bono(공익으로 제공)로 참여해 알려줄 LA한인회 정관 검토서 등을 종합해 정관에 의거 한인회 이사회에서 적법하고 합리적인 정관 개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한인회는 오는 12월 중으로 예상되는 차기 한인회장 선출에 앞서 적법하고 합리적이며 시대에 부합하는 새 정관 개정안을 작성해 이사회 전원회의를 통해 이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이내 한인회 이사전원회의에서 개정

이와 관련해 빠른 시일내에 한인회 정관개정 위원회(이하 ‘개정위’)에서 비대면 공청회를 통해 모아진 한인들의 의견을 새 개정안에 충분히 반영할 것이며, 정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두 로펌들이 검토 결과에 따른 정관 개정 권고안이 제출되면 이를 적극 수용해 높아진 한인회 위상과 주법에 맞는 적법한 새 정관을 만들 것이라며 조만간 구성될 개정위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정안 초안을 작성하면, 이 초안을 이사회 전체회의 에 부쳐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개정 정관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공청회에 접수된 의견들 중에는 <#3 의견: 직선제 선출을 찬성합니다. 이유는 1) 코로나로 인한 한인회의 활동의 중요성이 증가 2) 한인회관 건물의 관리권을 확보해야함 3) 따라서 직선제로 선출된 회장의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함. 참고로, 1) 코로나로 인해 현지 투표가 어려운 경우 우편투표로 가능함 2) 비용은 현 이사회에서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직선제 우편 투표를 제안했다.

또 다른 간선제 의견을 보자. <#8 의견: 다른건 모르겠지만, 한인회장 정도 되려면 LA를 잘 알아야 하고, 미국사회도 잘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한인회도 이제 일본 민단이나 미국 YMCA같은 전문 비영리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유권자 등록을 미리 받던지 해서 한국사람들 참여 도 높이고, 때가 때이니 만큼 우편투표나 간접선거로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간선제를 제의했다. <#24 의견: 저는 LA에서 34년 산 사람입니다. 이번 LA 한인회장 선거는 간접선거로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간접선거 형식은 한인 타운에 명망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선관위를 구성해서 선관위 중심으로 해서 후보자들을 받아서 LA 한인회에서 선관위 중심으로 해서 간접선거를 해 주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간선제 반대 의견을 들어보자. <#15 의견: 저는 한인타운에 30년 이상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한인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회장 선거는 공정하고 깨끗해야 합니다. 저는 저의 투표를 행사하기 원합니다. 제 주변의 수많은 주민들이 직접 선거를 하길 원합니다. 몇몇 선거인단으로 하는 간접선거는 반대합니다.> 한인회를 확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2 의견: 한인회장 선거, 좀 새롭게 바꾸면 좋겠습니다. 정관도 그렇고 선거규정도 그렇고 예전에 내려오던 방식으로는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필요없는 자금 등 선거업무를 담당하는 분이나, 한인들 모두 힘든 시간입니다. 한인회를 위해 회장을 뽑는게 아니라, 한인들과 한인사회를 위해 회장을 뽑는다는 목적이라면 그 목적에 맞게 방식과 절차도 이제는 다 바꿔야 할 때라고 봅니다.> LA한인회와 한인사회 앞길에 대하여 단체장 K씨는 “눈앞에 잘닦인 신작로가 보이는데 그곳까지 가는길이 진흙 뻘판입니다. 어쨌든 똑소리나는 한민족들이니, 결국은 해낼겁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제 35대 LA한인회장 선거는 진정 축제 분위기에서 모두가 손뼉을 칠 수 있는 선거가 우리 앞에 다가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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