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만.북한 버리기>밀약설 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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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밀약- 북한과 대만을 희생양으로 손을 잡는 양 대국. 6자회담배후서 김정일 추방도 “라는 표제로 일본 마이니찌신문의 가미무라 고오지(上村) 중국총국장이 다룬 글(월간현대 4월호)이 매우 주목되고 있다. 핵을 고집하는 북한에 대해 중국측일부서는 ‘증오’마저 품고있다고 풀이한 가미무라 총국장은 일본언론가운데서 가장 중국문제에 정통한 현역인 만큼 그의 주장이나 논지에 공감이 가는 대목도 적지않다. 요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중국- 김정일의 ‘수호’요구에 “약속불능”으로 냉대
미국- 대만의 “주민투표도입 반대” 명확하게 밝혀


지난2월25일 북경서 열린 북핵을 에워싼 6자회담에서 북한은 김정일정권의 안전보증문제에 매달렸는데 호스트국의 중국에는 일정한 배려를 보였다.

“북한은 강한 척 보이려하지만, 이라크공격이래 중국에 기대는듯한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구요.”라고 중국의 외교관계자가 지적한다. 그 전형적 예로 이런 얘기가 있다고 한다.

지난해7월중순 중국의 다이빙궈 제1외교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 김정일총서기와 만났다. 그는 과거에도 몇번 김총서기와 회담해 중국지도부가운데서 김총서기에 제일 신용되고있는 인물이다. 김은 그에게 “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면 당신들은 우리를 지켜주겠는가”고 불안스레 물었다. 그러나 그는 “그걸 약속할 수 없습니다”고밖에 대답하지 않아 둘사이에 잠시 무거운 침묵이 계속되었다….

지난해9월 26일에는 탕자쉬엔 외교담당국무위원(전 외교부장)이 한.일미디아대표단과의 만찬회에서 “ (북한과의) 우호조약의 군사원조조항은 냉전이라는 시대배경이 있었기에 담겨졌다. 지금의 성격은 우호선린조약이다.”라고 밝혔다. 이뿐이 아니다. 중국과 한국의 국교수립(92년8월)에 즈음하여 북한이 전기심 외교부장(당시)에게 불만을 털어놨었다. 전 씨가 작년11월에 출간한 <외교십기>라는 회고록에 의하면, 92년7월에 강택민 총서기의 지시로 평양에 가서 김일성주석에게 한국과의 국교수립 결정을 전했다. 이 방문에는 언제나와 달리 공항에 환영군중이 없었고 전용기도 공항의 한쪽 끝에 멎게됐었다 한다. 전씨는 그때의 김일성주석과의 회담이 “ 역대 중국대표단과의 회견중 가장 짧은 것”으로 “ 관례의 연회 초대도 없었다”고 쓰여있었다.

요컨대 중국은 이제 북한과의 거리가 벌어져있음을 숨기지않게 되었다. 미국에 공격당해도 지키지않는다는 것을 밝힌거며 북한의 체면을 뭉개는 것 같은 외교의 뒷이야기도 태연하게 흘리게쯤 되었다. 그만큼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위험시하고 김정일정권에 대해 초조해지고 있음을 엿볼 수가 있는 것이다.

11월24일의 ‘비밀합의’

하긴, 북경의 외교관계자들사이에서는 최근 더 놀랄만한 정보가 흐르기 시작했다. 중국이 미국과 사이에 이미 북한의 장래에 관한 <밀약>을 주고 받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 내용은 여러 설이 있지만, 한반도를 혼란시키지 않고, 한반도를 비핵화시킨다(북한에 핵을 포기시킨다)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온갖 선택지(肢)를 검토해 간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김정일정권의 전복도 포함돼있을 것이다. “미국이 대만독립을 막아주면, 중국은 김정일정권붕괴후에 미국편의 사람이 관여하는 정권이 되어도 방해하지 않는다.”라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한다. ‘미국편의 인간’이라면 예를 들어, 97년 한국에 망명하여 작년가을 미국을 방문했던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서기등을 의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밀약’을 엿보게 하는 구체적인 정보도 있다. 지난해 11월24일에 중국공산당정치국회의에서 비밀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술한 중국의 외교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고 한다.

“ 12월에 원자바오 총리가 방미한다. 대만문제로 미국을 타협시킬 수가 있다면, 북한문제에서 미국에 대폭으로 양보해도 좋다. 다만, ‘한반도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또한 한바도를 비핵화시킨다’는 전제를 단다.” 지도부는 그런 다음 정치국위원 전원으로부터 이 의견에의 합의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대만에 철추를 내린
미.불수뇌

실제로 보면, 대만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그 답이 나와있다. 부시 미대통령은 지난해 12월9일 방미한 원자바오총리와의 회담에서 “ 대만의 주민투표도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원래 부시정권은 발족당초부터 중국을 21세기최대의 ‘경쟁상대’로 간주하여 대만지지로 기울었고 대만에의 무기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민주화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마다않는 ‘민주제국’미국이 대만이 추진하는 주민투표라는 이름의 ‘민주화’를 거부했으니 그 배경에는 훨씬 큰 대가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쪽이 자연스럽다.

예컨대 전출의 외교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원자바오총리가 부시대통령에게 대만문제를 될 수록 평화리에 해결하도록 노력한다고 약속하고 그 대가로 저 발언을 주었다. 동시에 원자바오총리는 중국이 대국이 돼도 미국과 대항할 의사는 없다고 되풀이 설명했다.”

지금의 미중간에는 무역마찰이나 반테로대책등 그밖에도 몇가지 거래재료가 있다. 11월의 미대선을 생각하면 경제에 얽히는 대가가 있었다는 생각도 설립된다. ‘인민원의 절상’문제가 그것이 아니었나 라는 관측도 있다.

대만의 주민투표에 관해서는 후진타오주석이 1월말에 프랑스를 방문, 시라크 대통령과 회담시에도 부시대통령과 같은 발언을 이끌어 냈다. 그 한달후인 2월21일, 중국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 북경-샹하이고속철도는 일본의 신간선 보다 TGV(프랑스고속철도)가 분명히 우위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중.불은 경제면의 이익을 거래재료로 대만문제에 접근한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암살은 가능하다”

하긴 이런 식의 주고받가는 어디까지나 ‘거래’이지, 밀약은 아니다. 김정일정권의 전복까지 포함되는 밀약은 군사도 얽히는 문제인 만큼 기밀성이 높다. 원래 정말로 밀약이라면 밖으로 샐 리가 없다. 따라서 양국의 일부고관간의 의견의 접근이 밀약이란 형식으로

밖으로 전한게 아닌가 라는 지적도 있으며, 실제로 그러한 상황이 없는것도 아니다.

우선 미국이다. 부시정권은 북한 핵문제가 심각화한 작년초 이래 북한의 체제전복을 몰래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네오콘이라 불리는 강경파들은 반은 공공연하게 이런 구상을 입에 올린 적도 있다. 지난10월에 보도된 것 처럼 강경파 볼튼 미국무차관이 중국측에 “ 김정일총서기의 암살은 가능한가”라고 물어 중국측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답을 끌어냈다는 설도 있다. 네오콘과 중국지도부사이에 김정일추방얘기가 벌써 제기된 셈이다. 하긴 미중간에는 추방이나 암살뿐 아니라 압력에 의해 김정일체제를 변화시키는 시나리오도 얘기했음직 하다.

온건파의 대표격인 파웰 미국무장관은 6자회담등 대화의 자리를 통해 북핵을 포기시키려 한다. 그러나 온건파도 북한의 체제전복을 전혀 생각지않는건 아니다. 파웰장관은 “ 북한에 대해서는 온갖 선택지를 배제않는다.”고 되풀이 말했다.

작년말 두 번째 6자회담이 성사될 뻔 했다. 이때 파웰장관이 적극적 자세를 나타내 거의 개최가 결정됐었다. 그런데 막판 강경파의 반격으로 미국부터 “ 유보한다”라는 연락이 와 개최는 2월하순으로 미뤄졌다. 이를 놓고 작년말 북경의 관계자사이에서 <파웰 쇼크>라 불리웠다. 파웰장관이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수 없을만큼 네오콘의 힘이 센데 대한 놀라움을 표현한 말이다. 이라크의 후세인 전대통령 체포나, 리비아의 핵무기개발 포기가 내오콘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생각된다.

2월들어 파키스탄의 ‘핵개발의 아버지’ 칸박사가 북한이나 이란, 리비아에의 우라늄농축기술 공여를 시인, 사죄한 사건도 있었다. 북한이 더욱 난처해졌음은 물론이다. 올들어 돌연 타협적자세를 보여 제2차 6자회담에 응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앞으로 3차, 4차로 6자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온건파의 목소리가 강해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회담이 교착화하면 김정일정권전복 얘기가 미국내서 반드시 나온다. 부시대통령이 재선되고 이라크정세가 진정되면 네오콘의 소리는 더욱 커진다. 대선후에 파웰장관이 사임한다고 하니까 브레이크 걸 사람도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아무리 숙으러들었다 해도 김정일정권전복으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가속될 것이다.

북한당국자 매수를 꾀하는 중국

그러면 중국은 어떨까.
북한문제에 정통한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부원장 김찬영교수에게 취재하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 볼튼차관과 중국측과 사이에 김정일암살 얘기까지 나왔다는건 듣지못했다. 그러나 중국이 그럴 마음이 되면 김정일정권을 전복할 수 있는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있는건 사실이다. 전에 북한은 중국공산당과 함께 혁명전을 하고 북한에 귀국한 ‘연안파’라 불리는 그룹이 있었다. 그들은 벌써 숙청됐거나 사망했는데 그후도 중국은 북한과 사이에 수면하에서 극히 풍부하고도 복잡한 인맥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군간부나 중조국경에 연한 지방의 간부는 오랜 세월 정기적인 교류를 계속하고 있으며 중앙 간부가운데도 북한의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장덕강 정치국원(57)같은 인물이 있다.”

60년대후반의 문화대혁명시대에 꽤나 많은 수의 중국의 조선족주민이 북한으로 도망갔지만, 지금 그들의 일부가 몰래 중국지도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중국은 이미 풍부한 자금력을 써서 북한당국자를 다수 매수하고있다는 설도 들리고 있다.

국경경비를 대폭으로 강화

중국외교부는 작년9월 북한과의 국경을 “ 무장경찰에서 인민해방군으로 바꿨다.”고 발표했다. 올 1월19일의 신화사통신에 의하면 북한과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장백산(=백두산)에서 인민해방군 심양군구가 수만 장병을 동원한 대규모 야영훈련을 하였다. 중조국경에 전개한 경비병을 단계적으로 증강해 15만명체제로 한다는 정보도 있다. 또 최근 중조국경을 여행한 사람에 따르면 “ 이 겨울부터 중국측 국경에 약 500m마다 24시간 가동하는 적외선비데오카메라가 설치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미 한반도유사에의 대비가 시작됐다고 해도 된다. 앞서의 김찬영교수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 북한이 끝까지 공개적으로 핵실험을 해서 핵무기보유를 내외에 과시할 경우, 중국정부는 곧 대항조치에 나설 것이다. 미국이 UN안보리에 대북경제제재결의안을 제출하면 중국은 반대하지 않는다 라는 대응에 나서게 된다.” 김교수의 말처럼 중국은 분명 북한의 핵개발에 혐오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 중국정권내에는 미국과 같은 강경파와 온건파의 의견대립이 없는가. 듣기로는 인민해방군에는 북한에 동정적인 세력과 비판적인 세력이 있다. 동정적인 세력은 반세기전에 한국전을 함께 싸운 군인의 일부로 지금도 북한 군간부와 빈번히 교류하고 있다. 한편, 군이나 공산당내에서는 “ 그때 한국전에 매달리느라 대만통일을 이룰수 없었다.”고 비판적으로 보는 세력도 있다. 즉 중국측도 하나로 뭉친 것은 아닌 셈이다.

21세기의 국제전략을 토의

그래도 중국지도부는 입장의 차이를 떠나 통일된 전략을 마련해가고 있다. 11/24 정치국회의에서 <대북한정책에서의 합의>를 이뤘다는 얘기는 앞에 했지만, 실은 이 회의는 북한문제만이 아니라 중국의 국제정략 그 자체를 조정하는 극히 중요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중국경제의 약진상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나라는 이미 미국과 나란히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차량의 두바퀴에 비유될 만큼 성장해 있다. 2008년의 북경 올림픽, 2012년의 샹하이 만박(만국박람회)을 앞두고 대단한 고양기를 맞고있으며 일본에서도 ‘중국특수’라는 말이 미디아에서 춤추고 있다. 중국은 이미 작년11월부터 동북지구를 대규모 중공업지대로 활성화시카려는 “ 동북진흥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속에서 중국의 지도부가 마국과 함께 세계를 어떻게 다듬어 가는가를 보다 글로벌한 틀짜기로 생각하기 시작해도 이상하지가 않다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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