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어 중앙일보 라디오진출 ‘라디오코리아’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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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중앙방송(가칭)”이라는 매체로 라디오 방송에 진출하다는 소식이 타운에 퍼지자 벌써부터 언론계 판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라디오코리아측은 방송 인력이 빠져 나갈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 직원 봉급을 인상했다. 한국일보계열사인 라디오서울측은 새로 2명의 방송 인원을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일부 TV방송사에서 근무하는 기자, PD 그리고 광고 영업사원들도 자천타천으로 중앙일보 라디오 관계자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 한편 중앙일보측은 과거 방송사 등 언론계에 종사했던 일부 전직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접촉을 시작했다.
중앙일보의 라디오 방송 진출에 타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타운 광고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벌써부터 광고주가 되는 업계에서는 광고 압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한 방송 전문인은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는 미주 중앙일보가 라디오 방송 운영에 대한 미숙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광고회사들 화색, 업체 관계자 ‘광고압력’에 우려감 표명
자천타천 언론사들 자리 이동 예상 ‘중앙방송’ 이직 희망


심각한 전문인력 부족에 타 방송사 직원 스카우트 전


요즈음 중앙일보 지면에는 방송 분야의 직원모집 사고가 계속 실리고 있다. 모집 분야는 아나운서, 앵커, 제작기술(오디오 편집, 주조종실 담당), 영업사원, 기자, 성우, 광고 카피라이터 등이다. PD와 방송기기 요원만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해 모집하고 있다.
이같은 라디오 방송 요원 모집과 함께 중앙일보 방송추진본부는 별도로 라디오 방송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스카웃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쟁이 될 라디오코리아와 라디오 서울 그리고 일부 TV방송사에서 근무하는 요원들이 대상이다.
현재 라디오 방송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최근 중앙일보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로부터 이력서를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TV방송에 근무하다 최근 부동산 세일즈맨으로 일하는 J씨는 “요즈음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아 다시 방송계로 돌아가고 싶었다”면서 “중앙일보가 시작하는 라디오 방송에 응모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중앙일보의 관계자들도 타운의 전,현직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좋은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라디오 진출 보도와 함께 최근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라디오코리아측은 최근 1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봉급을 인상했다. 혹시나 경쟁이 될 ‘중앙방송’이나 타 방송사의 스카웃 작전을 미리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하지만 인상폭이 크지 않아 직원들의 사기가 예상보다는 높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인 언론계에서 일반적으로 봉급 수준에서 가장 높은 분야가 일간지인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기자이고 다음이 KTAN, KBS-LA 등 TV 방송기자 그리고 마지막이 라디오방송 기자이다. 이렇게 라디오 방송기자가 봉급면에서 가장 열세인 현실에서 인상을 했다고 하여도 그 폭이 높지 않아 충분한 만족이 될 수 없다.
한인 라디오방송이 신문이나 TV방송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임금 수준을 신문기자와 동등한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방송 전문인들의 주장이다. 봉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경영진이 “신문과 경쟁하라”고 아무리 요구한들 “소귀에 경읽기”가 될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자칫 방송 인력의 공백이 야기될지도 모르는 상항을 피하기 위해 라디오 서울측은 재빨리 경력사원 2명을 전격 영입했다.


“최대 피해자 라디오코리아” 자구책 모색













이번 중앙일보의 라디오 진출에서 현재의 라디오 판도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타운에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G모씨는 “요즈음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중앙일보의 라디오 방송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라디오 방송이 3개로 늘어나면 우리 청취자들은 선택폭이 늘어나니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소재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씨(76)는 “중앙일보가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뉴스를 많이 내보낼 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면서 “즐겁고 재미있는 교양 오락 방송도 많이 내보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디오코리아측은 ‘중앙방송’의 장래가 “그리 전망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방송의 한 관계자는 “한인타운에서 라디오 방송 경험이 가장 풍부한 라디오코리아를 상대하기에는 쉽지가 않을 것”이라면서 “라디오 광고 시장이 월 1백만 달러 수준인데 이를 놓고 3개 방송사가 경쟁을 벌인다면 서로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계열사인 라디오 서울은 이번 중앙일보의 라디오 방송 진출에서 가장 피해자는 라디오코리아로 보고 있다. 라디오 서울의 한 관계자는 “라디오 방송의 양극화 시대에서 3각구도로 전개될 때 신문을 갖고 있지 못한 라디오코리아가 상대적으로 피해가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라디오코리아가 사용한 전파 AM 1230을 계약했기에 중앙측은 기존 라디오코리아 애청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면서 “또한 중앙일보는 따로 주파수를 홍보하는데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이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점에 대해서 라디오코리아 관계자들도 시인 하고 있다. 라디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우리 때문에(새로 AM1540 확보한 점) AM 1230과 계약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어부지리”라고 말했다. 실지로 중앙일보는 이번에 AM 1230 전파사용료를 월 18만 달러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라디오코리아가 지불한 월 25만 달러선에 비하면 파격적인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중앙일보는 라디오코리아에 비해 월 전파료 7-8만 달러를 적게 내면서 방송을 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점을 얻고 있다.













중앙일보 라디오방송 진출
시너지 효과 기대 못해


현재 중앙일보측은 라디오 방송 준비를 위해 별도로 방송추진본부가 설립되어 있으며 미주본사 건물 3층에 별도로 임시 방송국 사무실을 꾸미고 있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관건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방송운영의 ‘노하우’이다. 
미주 한인 방송업계에서 경력이 풍부하며 현재 이분야의 연구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Y씨가 지적하는 사항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방송국은 자금이 풍부하다고 하여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이라며 “현재 중앙일보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의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Y씨는 “방송에서 편성과 운행이 기본인데 현재 중앙일보는 이 점에 대해서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인 방송 라디오에서는 무엇보다도 편성과 운행 분야는 다른 커뮤니티 방송과 비교해 그 특성과 전문성에서 차이가 있다. 중앙일보는 라디오 방송을 할 경우, 뉴스 분야와 음악 분야에 중점을 두겠다고 한다. 뉴스에 중점을 둔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라디오가 갖는 뉴스의 속보성을 말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지난번 라디오 출범 발표문에서도 “라디오의 결합에 따라 라디오의 신속성을 최대한 살려 신문으로서 한계가 있었던 각종 속보성 뉴스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도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중앙일보는 신문.라디오.출판.인터넷.하나넷.교육문화센터를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로서 틀을 갖추게 됨은 물론 한인사회에 보다 폭넓은 정보제공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중앙일보는 신문과 방송을 연결하는 시너지 정보망을 통해 한인사회의 각종 정보나 비즈니스 홍보 그리고 사업 안내 등에 훨씬 큰 효과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중앙일보라는 신문 매체가 있다고 하여, 라디오 뉴스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는 신문사라는 배경이 있기에 라디오 방송 뉴스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신문사가 있어 라디오 뉴스 소스에 도움은 줄 수 있겠지만, 그 것만으로는 라디오 뉴스의 속보성을 이룰 수는 없다. 만약 중앙일보 신문 기자들이 취재한 기사들을 그대로 라디오 뉴스로 내보낼 경우 라디오 뉴스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중앙일보 지면은 새로운 뉴스를 게재하지 못하고 지나간 뉴스를 보도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아무리 뉴스 소스가 신문사로부터 수집되어 풍부하다고 하여 라디오 뉴스로 다 활용할 수는 없다. 신문은 ‘읽는 뉴스”이고, 라디오는 “듣는 뉴스”이다. ‘읽는 뉴스’와 ‘듣는 뉴스’를 뉴스 내용과 성질에 따라 다르게 제작해야 한다. 현재 라디오코리아나 라디오 서울 방송은 아침 새벽에 발간되는 중앙일보나 한국일보 신문뉴스를 그대로 읽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인력 부족인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방송뉴스의 질적향상을 위해서는 마땅히 지양해야 할 부분이었다. 
방송 전문인 Y씨의 또 다른 지적은 “중앙일보가 라디오 청취자 계층을 보수층으로 할 것인가, 진보층으로 중점을 둘 것인가에도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죽어나는 건 광고주들 뿐 ‘광고압력’ 우려


라디오 뉴스가 신문 뉴스와 다른 점의 특징은 속보성이다. 신문 뉴스가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적어도 호외가 아닌 경우, 사건 발생 후 아무리 빨라야 다음날 아침이 되서야 독자들이 읽게된다. 하지만 라디오 뉴스는 발생과 거의 동시에 청취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신문보다 어떤면에서는 하루가 빠르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앙일보가 막강한 정보매체를 지니고 있다 하여도 이를 속보성으로 활용하는 전문 인력이 없다면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방송은 전문인력, 첨단기자제, 컨텐츠 개발에 달려 있다.
중앙일보의 라디오 진출을 두고 타운 광고업계에서 기대를 모으는 한편 상가 등에서는 벌써부터 “광고 압력”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타운에서 한 광고 에이전시에 근무하는 C모(31)씨는 “방송사가 3개로 되면 자연 광고 물량도 늘어나 광고업계에 활기를 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타운내 한 대형식당에 근무하는 T모(47)씨는 “방송사가 늘어나면 자연 광고 요청이 늘어날 것인데, 요즈음 경기도 좋지 않은데 자칫 ‘광고 압력’도 있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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