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미국 경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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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더 깊고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38을 기록,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61.4에서 38로 폭락해 1967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문가 예상치인 52에도 크게 못 미쳐 소비자들이 경제를 극도로 회의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JP모건의 아비엘 레인하트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가격이 급락했는데도 소비자신뢰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점은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률의 꾸준한 상승과 주택시장 위축이 소비신뢰 추락의 원인중 하나로 지적됐다. 현재 6.1%인 실업률은 점점 올라 내년 초에는 7.5%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비자신뢰지수 조사 노동시장 부문에서는 ‘직업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소비자들이 기존 32.2%에서 37.2%로 늘어 일자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의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연말연시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있는 미국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불황이 매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염려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2분기 2.8% 성장했던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3분기 예상대로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됐다. 미 상무부는 30일 미국 GDP가 0.3% 하락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GDP가 하락한 것은 지난 2001년 3분기 0.2% 하락한 이후 처음으로 이는 미 경제를 움직이는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3.1% 감소해 지난 1991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비록 그동안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0.5% 성장률에는 못 미쳤지만 경기 침체가 드러났다는 점이 앞으로 미국 경기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타이트한 신용 시장 상황이 내년 말까지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 것으로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가 전망했다. 피셔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소멸되겠지만 내년 말까지 경기가 슬럼프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2009년까지 어떤 성장세도 예상할 수 없다”면서 “신용 위기가 정점에 다다랐고 세계 경제 성장세를 꺼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피셔 총재는 또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고물가는 멈춘 것처럼 보인다. 그것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문제는 신용 시스템이 다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美기업들 연말까지 자금 숨통 트여
CP 금리도 진정세…신용경색 완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하는 등 강력한 구제대책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경색이 완화되고 있다.
연준은 기업들이 3개월 이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난 27일부터 ‘기업어음매입용기금'(CPFF)을 통해 CP를 사들이고 있다. 90일물 무담보 CP 매입금리는 연 2.88%, 자산담보 CP는 3.88%로 정했다.
최근 몇주 동안 하루 이상 사용할 자금을 구하기 위해선 악전고투를 벌여야만 했던 기업들의 사정이 지난 달 27일 CPFF가 가동되면서 달라지고 있다. 미 FRB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1일물 CP 발행규모는 지난 23일 36억달러, 24일 73억6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7일 670억달러로 하루만에 600억달러 가량 급증했다. FRB는 매입주체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일괄매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아이라 저쉬 투자전략가는 “아마도 이날 매입된 CP물량 대부분은 CPFF의 개입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날 발행된 CP 규모가 100억달러가 채 안되는데 600억달러의 자금이 몰린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FRB의 이같은 조치로 기업들은 연말까지 급한대로 자금난을 덜 수 있게 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 아메리칸익스프레스(AXP)가 CPF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고, 한국의 산업은행과 국민은행도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게 된다.
FRB의 기업 자금경색 완화 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는 CP금리의 안정 추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3개월치 CP 금리는 FRB가 제시한 매입금리 부근에서 형성되고 있다. 1조45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CP 시장에서 FRB의 CPFF가 일종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기업의 무담보 CP 금리는 2.89%로 FRB의 매입금리보다 불과 0.01%p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또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의 자산담보 CP 금리는 FRB가 제시한 금리보다도 낮다. CP 거래량도 소폭이지만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5천억 달러 추가 부양책 강구
주택가격 하락폭 사상 최대













미국의 경기침체 진입이 사실상 확실시되면서 실물경제학자들은 실업자 구제, 고용창출을 위한 공공사업 확대, 빈곤층 무료 급식(푸드스탬프) 등과 같은 내용의 종합적인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는 경제 공약으로 감세와 공공사업 확대 등의 ‘민생 안정책’을 주요 골자로 한 19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제시한 상태이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 의장 역시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대선 후 차기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의 ‘레임덕 회기’에 부양책의 의회 통과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함께 열리는 4일 상·하원 의원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다수석 확보가 예상되고 있어 부양책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추가 부양책의 중요한 성공 열쇠는 ‘규모’라면서 약 3000억∼5000억달러는 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이코노미폴리시인스티튜트의 에탄 폴락 정책 분석가는 “부양책이 침체로 타격받은 서민층에 얼마 만큼 혜택을 돌리느냐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발표된 미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지수는 사상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 20대 주요 대도시 집값 등락 상황을 나타내는 8월 ‘S&P/케이스 쉴러 20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62% 하락했다. 지난 2000년 이후 7년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1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하락해 10대와 20대 대도시 모두 전년동기대비 하락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윌리엄 체니 존 핸콕 파이낸셜 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 내년께나 주택가격이 바닥을 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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