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2009년 세계경제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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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대공황 이후 2008년 미국 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위기 사태로 번진 경제 위기는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신년에도 우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월가의 대명사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시작으로 전국의 은행들이 속속 문을 닫거나 M&A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의 대표인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3사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전 각 분야에서 최악의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유럽 또한 사정이 다른지 않다. 유동성 위기에 따른 불똥을 막느라 노심초사하고 있으며 아시아 역시 경제 대국 일본과 중국은 물론 한국시장도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위기는 서막에 불과하다”며 올해 불어 닥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최악의 위기 시나리오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오바마 정권이 실질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으면서 경제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예전처럼 되살아나기까지는 적어도 2~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전 세계가 경제위기의 한파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인타운도 큰 시련을 맞았다. 적게는 한인들의 소비의 장이며 거시적으로 본국의 투자 교두보임에도 불구하고 타운 내 은행들이 합병설에 시달리거나 소비 심리 위축으로 문을 닫는 등 서비스 업계와 제조업계 모두 잔뜩 얼어붙은 모양새다.
대형 마켓 관계자는 “작년 동기간 대비 매출이 15% 이상 줄었으며 09년 새해에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다”며 “문제는 2008년보다 2009년이다”고 말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며”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2009년 상업용 부동산 대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예상대로 커머셜 부동산 대란이 3월부터 올 것”이라며 “은행들조차 어떤 물건이 터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고 큰 우려를 표했다.
또 본국 한인들의 무비자 협정으로 관광객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 침체와 달러 강세로 인해 이 마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더욱이 한인 유학생들도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귀국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기러기 엄마’들 역시 본국 경제 위기로 짐을 싸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축년 미국 경제 먹구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 회복되기까지 예상보다 더 깊은 침체의 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최근 발표한 미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생산감소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시경제에 각종 정책을 공급하고 있으나 경제 회복 때까지 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ECD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내년에 마이너스 0.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010년에는 1.6%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에 대해 “경제상황이 빠르게 호전되지 않는 한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전제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은 반드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각자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으나, 장기 효과를 보면 이 같은 방식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도 같은 날 발표한 ‘지구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도 세계 경제가 0.9% 성장에 그치고 전체 무역량도 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예상하면서 “침체가 장기화되고 그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의 저스틴 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올 상반기에 바닥을 친 미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이 지난해로 바닥을 찍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울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주요국들의 ‘제로금리’ 정책에 신흥국들로 다시 투자자금이 몰려들 가능성도 크다. 올해 상품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 취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신 뉴딜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올 4·4분기에는 2%의 성장세를 회복할 전망이다.
유럽은 최악의 한 해를 보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독일의 도이체 방크는 유로존(유로화사용 16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2.5%로 제시했다. 주요국들도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은 올해 각각 마이너스 2.9%와 마이너스 1.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역시 1·4분기에 마이너스 0.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회복이 분명히 미국보다 더딜 것”이라며 “하반기에나 반등을 시작해 2010년이나 돼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아직 여유 있어


신흥국과 개도국 타격도 심각해 지난해 평균 7.9% 성장한 것이 내년에는 4.5% 밑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도국 투자가 크게 위축돼 지난해 13% 증가한 것이 내년에는 증가율이 3.4%에 그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일본은 유래 없는 급격한 침체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일본 정부는 실질 경제성장률을 0%로 예상했지만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75조엔에 달하는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하반기 국내총생산(GDP)을 1%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일본의 수출도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수출 급감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1위 외환보유고와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정부는 이미 올해의 최대 목표를 ‘바오 바(8%성장률을 지킨다)’로 설정한 상태다.
이를 위해 4조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올해는 개별 산업에 대한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부양책도 새로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미국과의 갈등도 불사하고 위안화 절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동차 회사들의 수출 부진 및 달러 강세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민간 중심의 구조조정을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채용이 거의 동결되는 등 실업자들이 점차 늘어나 제2의 IMF라는 분위기마저 돌고 있다. 주가 역시 순식간에 반 토막이 나버렸고, 유행이 되던 해외 펀드 투자로 인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타운 경제, 본국 경제상황 유동적













본국 경기가 어렵다 보니 타운 내 서비스업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무비자 협정 체결로 인해 경기 특수를 기대했으나 달러강세로 인해 기대했던 관광객 증가는 어림도 없어 보인다. LA와 뉴욕은 물론 하와이까지 관광객 수는 오히려 무비자 전보다 줄어들었고 유학생들과 기러기 가족들이 대거 귀국길에 오르면서 교포경제 지표가 위험수위에 직면하고 있다.
모 여행사 가이드에 따르면 “기존 관광객들 수마저 급격히 줄어 영세한 여행사들은 폐업 직전”이라며 “방학특수 덕분에 일부 반짝 관광객이 늘었으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타운 내 한 호텔 매니저 역시 “무비자로 인한 특수를 기대해 시설물 개보수 작업까지 마쳤으나 세계 경제가 힘들다 보니 예외가 없었다”면서 “올해는 본국 경제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미국 경제 호전세에 따라 매출규모가 달라질 것 같다”고 전했다.
타운 내 서비스 중심의 산업은 이미 지난 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본국 경기 회복이나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한 관광객이나 유학생 등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모 은행 관계자는 “달러 강세로 본국에 투자하는 역투자는 일부 있었으나 본국에서 송금 받는 규모는 현저히 줄어들었다”면서 “경기 침체로 인해 은행간 합병설도 나도는 마당에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 관계자는 또 “경기 부양의 구체적인 제시와 그에 따른 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경기침체는 더욱더 가속화 될 것”이라며 “특히 본국과 같이 외국인 투자나 해외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경우 더욱더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타운 내 경기는 미국 경제와도 관계가 깊지만 본국 경제와의 밀접성도 높아 본국 경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 본국이 호경기였을 때 타운을 중심으로 건설업이나 서비스 업종의 진출이 활발해져 타운 내 경기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타운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소비하는 소비로는 호경기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워 올해 한인 타운 경기는 하반기에 가야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소비심리가 다시 되살아나 체감 경기가 살아나기 까지 미국 경제 회복세나 본국 경제 회복에 따른 변수로 인해 매우 유동적이며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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