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통일교 내전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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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가 중병으로 현재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일교 후계구도를 둘러싼 내부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선데이저널> 취재결과 드러났다.
문 총재는 지난 2월말 세계 각국에서 모인 수천 명의 교인들과 정상들이 보낸 화환과 축하 메시지를 받고 성대한 90회 생일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튿날 통일교 재단이 운영하는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각국 귀빈들을 접대하고 난 직후 고통을 호소하며 강남 성모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도 가평 통일교 왕궁에서 치러진 문 총재의 90회 생일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급 롤렉스 금장시계 2점을 선물했다는 외신이 전해져 그의 와병설을 둘러싸고 갖가지 해석이 분분하다. 여기에 문선명 총재 사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통일교 재산을 놓고 후계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세계적으로 숱한 화제와 이목을 집중시키며 종교계로부터 ‘이단’으로 지목 돼 왔던 통일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의 교세는 날이 갈수록 위세를 떨쳐왔다. 현재 통일교의 재력은 5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될 만큼 막강하다.
그러나 문 총재의 나이는 이미 아흔. 서서히 운명의 시간이 그림자처럼 다가오고 있다. 그의 사후 과연 통일교는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문 총재와 통일교를 둘러싼 최근의 속사정을 집중 취재했다.
                                                        <리챠드 윤 취재부기자> · <성진 취재부기자>


지난해 1월 문선명 총재가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막내아들 문형진(31) 목사를 통일교 최고 실력자로 임명하자, 그의 형 문현진(41) 워싱턴 타임스 회장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때부터 통일교의 후계자 논란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본지가 최근 입수한 통일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막내 문형진 목사는 전세계 통일교 산하 지도자들에게 서신을 보내 “아버지 문 총재의 위업을 받드는 운동에 모두 동참할 것”을 통보하면서 “이 운동은 UN이 지향하는 목표와 같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위상제고를 공포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18일 문 목사의 형이자 워싱턴 타임스 모계법인인 뉴스 월드 커뮤니케이션 문현진 회장은 신문사 발행인 등 고위 인사 3명에게 동생 문형진 목사의 지침보다 자신의 지시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 신문사 고위 간부들이 불응하자, 이들을 전격 해고시키면서 통일교 지도층의 내분이 표면화 됐다.
문선명 총재의 총애를 받고 있는 막내 문 목사와 워싱턴 타임스라는 통일교 언론 기업의 총수인 문 회장 사이에 벌어진 일명 ‘형제의 난’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통일교의 영향력이 백악관은 물론 미 의회, 언론계에까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일교 소유의 워싱턴 타임스는 미국 최대 권위인 워싱턴 포스트의 경쟁 신문사이기도 하다. 통일교 실권을 두고 격전 중인 문현진 회장과 문형진 목사는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모두 하버드를 졸업한 재원이다. 이들의 갈등은 올해 아흔을 넘긴 문선명 총재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심화되고 있어 향후 문 총재가 숨지기라도 한다면 거대한 통일교 기업 향방에도 큰 변수로서 작용할 수 있다. 
 




배 다른 형제 후계자 다툼

AP통신은 지난 2월 19일 한국 가평에서 타전한 기사를 통해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90회 생일 잔치를 보도한 바 있다. 매체는 “앞으로 통일교가 문 교주의 7남 중 막내인 문형진(30) 목사로 세습될 것”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AP통신은 문 총재 측근의 말을 인용해 “문 총재가 계속 통일교 중요업무를 관장하고 있으나 최근 자녀들에게 많은 일들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30세인 막내 문형진씨는 목사 신분으로 수십억 달러의 통일교 재단의 최고 실권자로 활동하는 ‘제2세대’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문형진 목사는 “아버지께서 여전히 건강하시다”며 “그 분이 우리 통일교의 중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








AP통신은 또 문 총재의 90세를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이날 경기도 가평 청평수련원에서 열렸다면서 이날 행사에는 18명의 말레시아 국회의원을 포함한 1200여명의 내외귀빈이 참석했다고도 밝혔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보낸 온 축사 중에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축전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통일교 발간물에 따르면 문 총재 생일잔치에는 각국 지도자들의 축하 메시지가 당도해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에서 “존경하는 문선명 총재의 90회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지난 수십 년 간 문 총재는 미국 역사에 매우 중차대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각국의 전·현직 수반 및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문 총재의 90주년 생일을 축하했다. 뤼슈롄 전 대만 부총통, 호세 데 베네시아 필리핀 전 국회의장, 세라피오 카스티요 우루과이 비숍회의 사무총장, 현직 말레이시아 국회의원 18명, 주한 캄보디아와 라오스 대사 등이 참석했다.
호세 데 베네시아 필리핀 전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문선명 총재는 흔들리는 가정의 가치가 바로 세우는 운동을 세계적으로 전개해 왔으며 종교간 화해와 일치를 위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예물 증정 행사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물이 지난해에 이어 또 전달돼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의 선물은 그의 친필 사인이 포함된 스위스제 롤렉스 2점과 영변산 비단 세 종류였다. 이 선물들은 북한을 다녀온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 편에 전달됐다.
이날 전달된 시계는 2개로 문 총재 부부에게 주는 선물로 보인다. 문 총재 부인 한학자씨도 문 총재와 같은 날 생일을 맞았다. 문 총재는 지난해 3월 자전적 에세이집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김영사 출판)를 펴내고 작가로도 등단했다. 
문 총재는 생일잔치가 있기 전인 지난 2월 17일 일산 킨텍스에서 ‘국제합동결혼식’의 주례를 맡아 한국을 비롯한 일본, 미국 등 세계 20여 개 국에서 온 신랑, 신부 7000쌍을 짝지우기도 했다. 통일교 측은 이날 결혼식이 약 120개국에 위성중계 됐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교는 최근 신축 세계본부교회를 건립했다. 새 본부교회는 옛 용산구민회관을 지난 9개월간 100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것으로 ‘천복궁’이라 불린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8300㎡ 규모다.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은 지난 2월 17일 새 본부교회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종교가 같이 살면서 새로운 평화를 모색하라는 문선명 총재의 뜻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새 교회 1층 벽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불교의 각 상징물을 회화화한 유화가 걸린다. 청파동 교회는 지난 30여 년 본부로 사용됐지만 공간이 협소하고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통일교는 2008년 1월 300명이던 본부교회 신도 수가 2년 만에 1만 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천복궁 이전으로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 전용기와 동일기종 구입


이 밖에 통일교 재단은 지난 2008년 7월 헬기불시착사고를 겪었던 경험에서 최근 다시 대통령 전용헬기와 동일한 기종인 미국 시콜스키사[SIKOLSKY] 헬기를 1대 매입했다. 2008년 사고기와도 동일기종인 이 헬기는 2007년 11월 한국정부가 도입한 대통령 전용헬기 3대와도 동일한 모델이며 모델명은 S-92A 이다.  





통일교 관계단체인 재단법인 세계평화통일 이름으로 구입된 이 헬기는 지난 1월26일 한국정부에 등록을 마쳤다. 이 헬기에 부여된 등록기호는 HL9483 이며 지난 2008년 10월 24일 생산됐으며 14명이 탈수 있고 정치장은 김포산업단지이다.
한편 문 총재의 90회 생일 축하를 위한 기념행사를 전후로 통일교측은 문 총재의 막내 문현진 목사를 “지도자”로 부각시키는데 여념이 없다. 마치 북한의 김정일이 자신의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에게 “차후 지도자”로 인식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이나 유사하다.
최근 발간된 통일교 잡지에서 행한 인터뷰에도 잘 나타나 있다.
“서울 용산에 새롭게 자리 잡은 통일교 본부 성전에서 만난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에게선 아버지 문선명 총재와는 다른 잔잔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79년생, 우리 나이 서른두 살. 이른 나이에 국제적 역량을 자랑하는 통일교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문 회장은 자신감과 확신에 차 있었다. 통일교 나름의 원리에 대한 자신감과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문 회장이 비난과 질시를 겪고 많은 종교를 돌아보며 얻은 통일교에 대한 확신은 흩어진 신도를 다시 모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종단 선택은 개인의 몫이요, 화합은 지도자의 몫인 듯하다. 자신의 교리에 자부심을 갖고 종교 간 평화를 위해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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