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밀실인사, 지만 大君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이 뉴스를 공유하기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을 전후해 잇따른 추문에 휩싸이고 있다. 극우논객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의 대변인 발탁으로 시작된 논란은 인수위원 선정 과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박근혜 당선인의 이른바 ‘밀실인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박 당선인은 현재 인사문제와 관련해서 일부 측근들에만 맡기는 등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문제는 박 당선인의 이런 스타일이 인수위 구성은 물론이고 정권 출범 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소영’ 인사가 이명박 정부 초기의 특징이었다면, 박근혜 정부는 이런 밀실인사에서 비롯된 파행들이 정권 초반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외부의 지적에 귀 기울이지 않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은 친인척이나 측근 관리의 허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박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이 육군사관학교 37기 동기들과의 모임에 참석해 구설수에 오르는가하면 인수위는 물론 차기 내각 구성 관여 등 물밑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런 우려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인수위 출범을 비롯해 최근 박 당선인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향후 5년 간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박근혜 당선인은 원칙은 뚜렷하지만 때로는 자기 고집에 사로잡혀 주변 사람들의 말에 잘 귀를 열어두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박 당선인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는 것이 동생 박지만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을 때다. 지난 2011년 박 회장은 삼화저축은행 불법대출과 관련한 구설에 오른바 있다. 이 때 박 회장에 대한 박 당선인의 의견을 듣기 위해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그는 “동생이 아니라 하면 아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질문을 하던 기자들마저도 박 당선인의 이런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박 후보는 대선과정에 과거사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선거는 결과적으로 박근혜라는 후보의 스타일보다는 이념간 세대간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보수층이 결집해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이러한 선거 분위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집권 후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은 이내 파묻혔다. 그런 박지만이 최근 육군사관학교 37기 동기들 중 현재 군 요직에 실세들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군과 관련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취합한 사실이 드러나 ‘지만 대군이 군 장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또한 박 당선인 집권후 군 문제에 대해 육군사관학교 37기 출신에 반공포병 병과로 대위 제대한 박지만 회장이 향후  직간접적으로 군 문제와 인사에 관여할 것으로 관측돼 귀추가 주목된다.


 
주변 목소리에 귀닫는 朴
 
박지만의 동기들과의 접촉 구설수 이외도 박 당선 후 인수위 출범을 전후해 박 당선인의 이런 스타일은 즉각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극우논객인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의 대변인 임명이다.
그는 그동안 신문과 방송, 개인 블로그를 통해 쏟아낸 수준 이하의 말과 글이 부메랑이 되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전 장관 등을 싸잡아 “정치적 창녀”, 야권 전체는 “쓰레기 인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는 인파는 “홍위병이 벌인 거리의 환각파티”로 매도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을 두고는 “노무현이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환생해 못다 이룬 한을 풀어달라고 대신 스피치를 써준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2012년 9월에는 “정말 가증스러운 안철수와 ‘안빨’들이다. 대한민국을 졸(卒)로 보는 이런 기만극도 조만간 거대한 종말을 고하고야 말 것”이라는 칼럼을 썼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직후에는 “종북세력들이 점령군 완장 차고 몰려가 서울시청 요직은 물론 17개 산하 단체 모두 꿰찰 것”이라고 근거 없는 막말을 퍼부었다. 윤봉길 의사가 자신의 “문중 할아버지”라고 주장했다가 윤봉길 기념사업회가 부인하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수석대변인 임명 직후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지만, 여권내부에서도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도 “이런 식이면 국민 여론이 갈려서 또 한판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윤창중씨 본인도 깊이 생각해서 사양할 줄 알아야 하는데 덜컥 맡아서 박근혜 정부에 처음부터 큰 어려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반발은 당연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이런 논란 속에서도 인수위원장 인선을 윤 수석대변인이 발표하게 했다. 신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박 당선인은 윤창중 칼럼의 애독자로도 알려져 있다. 결국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평소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깜깜히 인사 밀봉서류 사건
 











 ▲ 윤창준 대변인
인수위 요직을 발표했던 이른바 ‘밀봉서류봉투’논란도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후 첫 번 째 인사나 다름없는 인수위원장을 지난 12월 27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윤창중 대변인을 통해서 이뤄졌다. 윤 대변인은 이날 테이프로 밀봉한 서류봉투를 들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그리고 취재진들 앞에서 봉인을 뜯었다. 봉투 안에는 이날 발표된 인수위 명단 14명의 이름과 직책, 인선 이유 등이 적혀 있었다. 윤 대변인은 “당선인에게서 직접 받은 명단을 밀봉해 가져왔다. (발표하기 전까지) 저는 안 봤다”라고 했다. 인선의 배경과 의미 등과 관련된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앞서 윤 수석대변인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인선이 공개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근혜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그동안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저주에 가까운 독설을 내뱉은 윤 대변인의 인선이 박 당선인이 제시했던 ‘대통합’이라는 과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답하지 못했다. 함께 발표된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의 위상에 대해서도 인수위 산하 조직인지, 별도 기구인지 명쾌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 김용준 위원장조차 12월27일 연 기자회견에서 “나는 법률가 출신이라 잘 모른다”고 했다.
며칠 사이에 이뤄진 두 차례의 인사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친박 인사들 대부분 역시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는 반응만을 보였다. 실제로 모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 당선인이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인사 스타일도 그렇다. 실제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는 카드라고 해도 자천타천으로 사전에 언론에 보도되면 무위로 돌리기 일쑤였다. 결정은 오직 자신의 몫이었다. 그런 행태가 다음 정권의 5년을 좌우할 인수위 인사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이런 박 당선인의 결정을 돕는 보고가 대부분 일부 보좌진을 통해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보고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선데이저널>은 대선 전 불거진 십상시 논란을 통해 이미 이런 문제점들을 지적한 바 있다. 지금도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원로 자문 그룹인 ‘7인회’나 보좌관3인방이 인사를 틀어쥐고 있다는 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말로만 국민대통합 상생정치
 
이러한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통합’과 ‘전문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보수적 색채가 강화됐다. 그토록 국민대통합을 외쳤지만 상대편을 끌어안는 신선한 파격은 없었다.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영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경우 대통합의 상징적 인물처럼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의문점이 적지 않다.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전두환 처벌을 위한 특별법에 위헌 의견을 내는 등 보수적 색채가 뚜렷한 인물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언행도 그렇다. 4•11 총선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조선일보>가 젊은이들에게 쓴소리는 하지 않고 아첨하려고 한다. 반값 등록금이니 해서 달콤한 이야기만 들려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수정 논란이 거셌던 2010년 초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제출한 수도 이전 법안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면 그 위헌 결정을 피해가기 위해 만든 세종시법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지킴이’를 자임하며 충청권에서 표를 쓸어 담은 박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에 세종시 반대론자를 기용한 셈이다. MBC 의 광우병 보도를 비판한 적도 있다.
이러한 알쏭달쏭한 인사 스타일 때문에 실질적인 권한은 오히려 친박 측근이 행사하는 구조가 됐다. 게다가 당선인의 입노릇을 해야 할 수석대변인에는 저주에 가까운 망언을 쏟아내던 극우 인사가 기용됐다. 결국 자신을 지지했던 51%만 끌어안고 가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어 보인다.
 
지만대군도 다시 구설에
 











주변의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는 그의 스타일은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친인척 관리에 전력을 기울였다. 박지만 부부부터 시작해서 수십 명에 이르는 그의 친인척들이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단단히 입단속을 시켰다. 하지만 대선이 끝남과 동시에 하나 두 명 씩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만대군으로 불리는 동생 박지만 EG회장이다. 그는 최근 육군사관학교 37기 동기 모임에 참석하는 등 외부적 활동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방부의 요직에 있는 동기들과 동기들 중 3성장군 및 정책실장 등 간부들과의 극비 회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와 야당이 사실 확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또 그 주변으로 정치인들이 모이고 재벌들이 지만대군에게 선을 대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그의 움직임에 당연히 많은 언론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고 그가 이상득 의원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전두환때는 전경환, 노태우때는 노재우, 김영삼때는 김현철, 김대중때는 김홍일, 노무현때는 노건평, 이명박때는 이상득 의원 등 정권 때마다 친인척들의 득세와 멸망은 계속되어 왔듯이 이번 정권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만큼 지만대군의 일거수일투족의 행보가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면 나를 반대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그게 박 당선인을 지지한, 비록 그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바람일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