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충격취재> 남한 무인항공기 무용지물된 내막이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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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에서 북한의 무인기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계기가 된 것은 백령도, 파주, 속초 등지에서 연이어 발견된 북한 무인기다. 북한 정찰총국에서 보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무인기는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는 청와대 사진을 포함해 모두 300장 가까운 사진을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정찰용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공격용 무인기가 남한으로 넘어왔다면 대한민국의 주요 거점들은 온전치 못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이처럼 무인기를 포함한 비대칭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가운데 본국의 비대칭전력은 여전히 군납비리 등으로 인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해군에서 운용 중인 무인항공기다. 해군은 서해 5도 인근의 북한 해상 전력을 감시하기 위해 3척의 정보함을 운용하고 있으나 사실상 빈껍데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기에는 일부 군 고위층 인사들이 무기중개상들과 담합, 성능미달의 무인기를 함정에 싣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무인기로 청와대 사진을 찍어가는 사이, 우리는 그야말로 내부 싸움으로 인해 자멸하고 있는 것이다. 해군 무인기를 둘러싼 여러 가지 충격적인 의혹들을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심층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현재 대한민국 해군은 서해 5도 해상에 3척의 정보함을 운용하고 있다. 모두 국정원의 예산으로 만들었다. 정보함은 서해 해상을 다니며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수중 폭파물을 찾아내거나, 도감청 장치를 활용해 적의 교신을 엿듣기도 한다.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함정에 탑재된 무인항공기를 활용해 영상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1차와 2차에는 미국 AAI에서 만든 ‘섀도우’ 시리즈가 탑재됐다. 섀도우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해군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종이다. 몇 년 간 정상적으로 운용되다가 최근 한 대가 추락했다. 문제는 3차 정보함에 실린 오스트리아 쉬벨사에서 만든 무인항공기. ‘섀도우 시리즈’가 비행기 모양으로 생긴 무인항공기라면, 쉬벨사 제품은 헬기형 무인항공기. 언뜻 생각하면 함정에서 운용하기에는 헬기형 무인항공기가 더 적합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똥별들의 이권싸움에 방공망 구멍


전문가들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배 위에서 헬기를 이착륙 시키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헬기형 무인항공기가 해군 함정용으로 전력화 된 곳은 단 한 나라도 없다. 세계 3대 방위산업체인 미국의 노스롭그루먼사(社)도 헬기 형태의 해상용 무인항공기 개발을 시도한 바 있다. 노스롭그루먼사의 한국 에이전트는 “작년에 한 대를 개발했으나 실전 배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최근 사업을 폐기했다”고 말했다.












 ▲ 황제테니스 논란을 일으켰던 선병석 전 서울시테니스협회 회장. 호주산 무인기 구입과 관련해 군 장군들을 내세워 군납브로커 노릇을 하여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우리나라도 두 차례 정보함에서는 비행기 모양의 무인항공기를 사용해오다가 3차 정보함에서 돌연 헬기형으로 기종을 바꿨다. 원래도 미국 AAI사의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지만, 해군 측에서 돌연 기종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오스트리아 측 제품을 팔려는 국내 무기중개상들의 로비가 치열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제는 해군과 오스트리아 쉬벨사가 계약을 맺은 이후. 해군 측이 이 회사와 계약을 하고 정상적으로 제품이 납품됐다면 문제가 없지만, 여전히 이 제품은 정상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제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인명사고도 있었지만, 이 사고의 진상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사고는 2년 전인 2012년 5월 10일에 일어났다. 이날 오스트리아 제작업체는 인천시 송도구 연수동에서 시험비행을 했으나 비행 도중 무인항공기가 오작동을 하며 조종시스템이 있던 트럭을 덮쳤다. 이 사고로 오스트리아에서 온 기술자가 숨졌다. 당시 추락사고 조사를 놓고 정부 부처는 서로 미루기만 했다. 해군 측은 아직 군에 납품되지 않은 제품이라 업체 관할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현장에 출동했지만 군이 조사를 맡기로 해 철수했다. 경찰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만 조사를 했다. 정보함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은 확인 요청을 받고도 입을 다물었다. 시간이 2년 가까이 흘렀지만 이 이 사고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처럼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결국 오스트리아 쉬벨사 제품은 해군에 납품됐다. 하지만 납품됐다는 것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제품은 애초에 해군이 요구하는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많았다. 따라서 실제로 운용됐을 경우 사고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해군도 이 때문인지 파도가 거의 없는 날만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에 파도가 거의 없는 날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무인기를 정상적으로 운용하지 못한 날이 1년 중 대부분이라는 것이 군 소식에 정통한 사람들의 말이다.


서해 5도는 무방비 상태


2차 정보함에 탑재됐던 미국 AAI사 제품도 현재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제품은 최초 정보함에 세 대가 납품했으나 이 중 두 대가 작전 도중 추락했다. 해군은 마지막 남은 한 대마저 추락할까 염려스러워 한 대는 아예 띄우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해군은 정보함에 있는 무인항공기 개량 필요성을 국회에 제기했고, 국회도 이를 받아들여 긴급예산이 편성됐다. 해군 측은 AAI사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당시에도 또 오스트리아 업체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감사원이 AAI사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려는 해군 고위 관계자에 대해 징계 요구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고위 관계자는 나중에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성능개량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일도 있었다.



해군의 비용대비 효과분석과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오스트리아 쉬벨사 측이 2차 정보함인 신세기함 무인항공기 성능개량사업에 써낸 입찰가가 181억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부터다. 즉 쉬벨사는 2008년 신천옹 사업에 계약했을 때 256억원에 해군에 납품했다. 쉬벨사가 신천옹함과 신세기함에 제시한 무인항공기의 대수와 조종기는 모두 동일한데 무려 75억원의 가격차이가 났던 것. 당시 해군 내부에서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가격이 터무니없이 떨어졌다는 것은 신천옹함 사업에 포함됐던 비용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거나 이번(신세기함)에 제시된 금액에 무언가 빠졌다는 의미”라는 말이 파다했다.

브로커들의 악취진동 군납 비리


제대로 활용조차 하지 못하는 오스트리아 제품을 해군이 계약한데에는 국내 에이전트사의 로비가 있었다는 지적이 본국 언론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업체가 2008년 해군과 계약했을 당시 이 에이전트 업체의 대표는 하사관 출신이었다. 하사관 출신이 무기중개를 한다는 것은 전무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 해군 내에서는 이 하사관은 바지사장일 뿐 실제로는 해군 장성 출신 무기중개상들이 뒤에 있다는 말이 파다했다. 해군 소장 출신 B씨와 준장 출신 L씨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계약을 맺은 후 이 업체는 없어졌고, 에이전트십은 이명박 정부 실세에게 들어갔다.
이 실세는 바로 황제테니스 논란을 일으켰던 선병석 전 서울시테니스협회 회장이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시테니스협회장을 지낸 선 씨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남산 테니스장을 예약해두고 전직 국가대표 선수 등과의 동호회 모임을 주선해 ‘황제 테니스’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선 씨는 신천옹함 탑재 무인정찰기를 따낸지 2개월 뒤인 2008년 10월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두산가 4세 등과 짜고 전 국무총리 아들이 대표로 있는 회사 등의 주가를 재벌 테마주로 부풀린 혐의를 받았다. 이후 자금난에 직면한 한국무인항공센타는 부도를 내 폐업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무인정찰기 납품사업은 스포키무인항공이 새로운 쉬벨사 한국 대리점으로서 에이전트권을 따내 승계했었다.
이러한 여러 논란이 발생하면서 해군은 결국 성능개량사업을 진행하지 못한 채 예산만 날려버렸다. 그러는 사이 서해 5도의 전력 공백은 현실화가 됐다. 북한은 남한에 잠수함을 보내고, 포를 쏴대며, 무인항공기로 공격을 준비하는데, 남한은 썩어빠진 군납비리로 인해 긴급예산까지 날려버리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우리보다 전반적인 기술수준은 뒤지지만 1990년대 초반 이후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여기엔 북한의 절박함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까지 소련이 건재했을 때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정찰위성 정보를 받듯이 북한도 소련으로부터 위성사진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구소련의 붕괴 이후 소련의 위성사진 제공이 끊어져 북한군이 무인기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할 처지가 됐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중국 및 구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로부터 설계도와 시제기 등을 들여온 뒤 이를 개조해 무인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운용 중인 무인기 중 러시아제로는 ‘프라체-1T’가 있다. 작전 반경 60㎞, 체공시간은 2시간이며 TV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다. 별도의 궤도 발사대에서 발사되며 낙하산을 이용해 착륙한다. VR-3도 북한군이 쓰고 있는 러시아제 무인기인데 1990년대 말 중동 국가로부터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 5000m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고 90㎞까지 작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북한군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무인 정찰기는 ‘방현-I·II’로 알려져 있다. ‘방현-I·II’는 중국의 무인기 ‘D-4’를 개조한 것으로 이번에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는 방현-II 개조품으로 추정된다. 이들 무인기는 크기가 2~3m 이내여서 우리 군이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는 게 불가능하다.
북한의 무인기 중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무인 공격기(타격기)다. 원래 미국에서 만들어진 무인표적기 MQM-107D ‘스트리커’를 시리아를 통해 들여와 자폭형 무인 공격기로 발전시킨 것이다. 스트리커는 동체 길이 5.5m, 날개 길이 3m로 제트엔진을 장착해 시속 925㎞까지 날 수 있다. 북한은 무인 표적기에 소형 폭탄을 장착해 최대 250여㎞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형 무인기에 비해 파괴력이 있지만 크기가 5m 이상이어서 레이더로 포착해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군에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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