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취재> 공적 본분 잃은 미주한인 방송 언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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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주 방송사들이 공영방송으로써 철면피 방송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적 언론 기능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방송이 미국지사의 수익 창출과 광고 수익을 위해 부도덕적인 홍보를 일삼는다는 지적이다. 수익을 위해서라면, 광고만 준다면 독약이라도 선전하는 식의 방송에 대해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선데이 저널>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주 방송언론을 긴급취재 했다.
심 온 <탐사보도팀> 

지난주 한 일간신문 1면 톱기사는, 미주 MBC-TV 방송이 대대적으로 홈쇼핑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공영방송으로서 본분을 망각한 채 홈쇼핑을 앞세워 냄비팔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이 같은 MBC의 홈쇼핑 비즈니스의 무차별적인 광고홍보와 마케팅이 한인사회의 기본적인 상거래 질서를 혼란시키고 중소 비즈니스에는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냄비 광고만이 지적 사항은 아니다. 방송시간 절반에 가까운 광고시간 할애 등과 한국에서의 최저 인기 프로그램만 방영하는 처사도 시청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올라온 시청자의 항의 글에는 “정규 프로그램 시간보다 홈쇼핑 광고 시간이 더 길어 방송을 시청할 수가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비디오판권 수입을 위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예능프로는 방송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듣도 보도 못한 프로그램을 시간 때우기 식으로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2011년 한국의 GS 홈쇼핑과 협약을 맺고 홈쇼핑 방송을 해오던 MBC 아메리카는 프라이팬과 냄비 판매로 큰 수익을 올린 후, 아예 사옥에 홈쇼핑 매장을 설치해 소매 영업에 나서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홈쇼핑 전문 독점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관련 중소 기업인들은 “대자본을 투자해 공영방송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물량공세에 나선다면 중소 유통업체들이나 생산업체들이 어떻게 MBC-TV를 상대할 수 있겠는가” 라며 “이는 중소업체와 지역 한인 업체들까지 고사시키는 상도의를 벗어난 몰염치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MBC의 홈쇼핑 사업 진출 이후 로컬 홈쇼핑 업체와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한 방송 전문인은 “공적 방송 채널과 콘텐츠 뉴스 등을 방영하는 매체에서 무제한적 홈쇼핑 광고를 일삼는다는 것은 한국에서도 법을 어기고 비난 받을 내용이지만 미국에서는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해 한인들을 상대로 탈법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비디오 사업의 수익이 바닥나면서 궁여지책으로 홈쇼핑 비즈니스에 전념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 본분을 잊은 수익만을 위한 황색방송으로 전락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실적과 수익 앞세워 사업 확장 혈안

문제는 TV방송뿐만이 아니다. 미주 지역에서 방송되는 라디오 방송 또한 지나친 광고 시간과 광고 내용 때문에 한인들이 시달리고 있다. 라디오를 틀면 기나긴 광고를 들어야 하고 실제 별 내용도 없는 방송을 들어야 한다. 특히 방송내용에는 불법으로 고발되어야 할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 광고가 대부분이다. 물건을 팔러 나온 출연자와 방송 아나운서(?)라는 방송인이 꿍짝을 맞춰가며 하는 방송 내용은 가히 명품방송(?)으로 회자되며 비웃음을 사고 있다.
방금 전까지 고상한 목소리로 뉴스를 방송하던 아나운서(?)가 갑자기 약장사와 함께 출연해 꿍짝을 맞추며 방송을 한다. 결국 알지도 못한 제품을 사용해 본 것처럼 성분과 제조과정을 설명하기도 하고 효험에 대해서도 바람잡이 노릇을 하며 사기를 친다.
한 청취자의 하소연, “아나운서 또한 위에서 방송을 지시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긴 하겠지만 백보를 양보해도 이건 아니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치고는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걸 속아서 먹고 피해 입을 시청자들을 생각해야 마땅하다”고 힐난했다.

한인타운에 사기꾼들과 가짜 약장사들이 활개 치는 것에 방송이 한몫을 하고 있으며 공범관계인 셈이다.
타운에서 의류업을 하는 O모씨는 “어제도 차안에서 방송을 들었는데 두 번만 먹으면 저승꽃이라 부르는 검은 반점들이 사라진다고 천연덕스럽게 아나운서와 약장수가 입을 맞추어 방송하는 것을 들었다. 과연 그러고도 공영방송이고 방송하는 공인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고 하소연했다. 이어 “상식적으로도 먹는 약으로 어떻게 반점이 사라지겠는가? 사실이라면 노벨의학상감이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또 “기억에 남는 가짜 의약품 광고방송으로는 암 치료제를 연구 끝에 생산했다는 약장사 말에 ‘정말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박모 여자 방송인의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세계 최초의 의약품이 발명되었는데 어떻게 뉴스에 한 번도 나오지 않겠는지 어린애들도 알만한 일을 공익방송에서 자행하고 있는 곳이 바로 미주 한인 방송의 현실” 이라고 비난했다.

노병약자 상대로 사기치는 공익방송

특히 제품의 과대 허위광고 불법이지만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의 사기광고는 더욱 사회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미주 한인을 상대로 하는 방송에서는 결국 미국법과 한국 방송윤리법을 교묘히 피해가며 법망의 사각지대에서 독버섯처럼 커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약장사만이 아닌 아나운서들까지 동원해 대담형식으로 방송을 일삼는 행위는 시청자들에게 광고가 아닌 공익방송 내용으로 사기 치는 범죄를 공법으로 자행하는 것이 된다. 실제로는 출연한 약장사가 방송시간 동안을 돈으로 지불하는 것을 모른 채 시청자들만 속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해도 너무한다. 한국에서는 꿈도 못 꿀 미국의 법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파렴치한 짓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그런 광고에 속아 의약품으로 믿고 사먹는 사람들이 배우고 힘 있는 사람들이 아닌 병약자나 노약자들이라는 사실이다. 대부분 많은 치료를 거친 말기 암 환자나 오래 된 병약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방송내용만을, 아나운서 방송만을 믿고 가짜 약들을 사 먹는 것이다. 효능도 알수 없고 제조 성분도 불분명한 돌팔이 약장사의 물건을 ‘FDA 공인’ 운운 하거나 ‘말기암 환자가 완치되었다’ 등의 말도 안 되는 사기 방송으로 노 병약자들을 유인하는 것이다.
기적을 앞세워 현혹하는 60-70 년대식 방송이 아직도 건재하는 곳이 미주 한인상대 방송들이다. 건강식품 또한 도를 넘은지 오래다. 블루베리나 블랙베리 등 베리 종류의 열매로 만들어진 ‘눈 영양제’ 광고는 먹기만 하면 눈이 밝아진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안경은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노벨상 수상자인 콜드 스프링 하버연구소 제임스 왓슨(James D Watson) 박사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는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와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브로콜리가 오히려 암을 유발할 수가 있다’고 주장한 사실도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말도 안되는 과대 사기광고가 판치도록 악어와 악어새의 공범관계 돕는 언론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엄중한 벌을 받도록 하고 법정에 세워 그 피해액을 천문학적으로 징벌적 벌금까지 부과시켜 근절시켜야 마땅하다.

▶ 타운내 한 의료선교사 육성센터에서는 의사 명찰과 가운을 입은 노인이 선교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있다. 선교 현지에 가서 치료에 필요한 강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들 선교사가 현지에서 펼칠 의료지원은 과연 합당한가? 강의를 하고 있는 노인은 적법한 강의인가?
또 그곳에서는 척추와 관절 치료기를 수백불에서 수 천불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물론 제조사도 사용 효과도 부작용도 검증되지 않은 불분명한 의료치료기를 버젓이 판매하지만 불법 처벌은 되지 않고 있다.

▶  지난 7일에는 봉침을 맞은 50대 여성이 과민성 쇼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8시50분께 부산 사하구의 한 가정집에서 봉침을 맞은 A(57·여)씨가 갑자기 구토를 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0여분 만에 숨졌다. 5년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병 약을 복용하고 있던 A씨는 이날 지인의 집을 찾아 종아리 8곳, 손가락 2곳에 봉침을 맞았다.
경찰은 검안의 소견에 따라 A씨가 벌침의 독성으로 인한 과민반응인 ‘아나필라틱 쇼크’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경찰은 부검을 통해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LA 모 한의원의 광고내용에는 ‘20년 동안 앉은뱅이로 지낸 환자가 한의사에게 침을 맞은 후 기적적으로 걸었다’ 는 기적을 광고하고 있다.

▶ FDA는 최근 타운 내 한국산 의약품과 건강식품, 그리고 불법처방약 판매, 불법 인터넷 처방약 판매행위를 단속한다고 발표했다. 또 한인타운 일부 수퍼마켓과 약국 등에서 한국에서 불법으로 반입한 각종 항생제 화장품 등을 단속하고 이를 위해 FDA는 인터폴과 수사를 공조함은 물론 세관국경수사대, 국토안보부 등을 포함한 관련 부서들과 합동수사를 펼친다고 밝혔다. FDA 공보실(담당 크리스토퍼 켈리)에서 본보에 보내온 이메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FDA는 연방기관과 국제기구와 합동으로 미인가 된 약품, 식약품 등을 온라인이나 기타 방법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5월 13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 인터폴 주최 회의에서 불법 온라인 의약품판매를 근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미국, 한국 등을 포함해 111개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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