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대 향우회 고향개념 사라졌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서울·경기·인천 향우회’출범, 말도 많다

미주에서 한국의 심장부이며 수도권을 상징하는 서울·경기·인천 출신 동포들이 향우회를 출범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LA 코리아타운 JJ그랜드 호텔에서 100여 명의 향우회 발기인들과 축하객들이 모인 자리에서 ‘남가주 서울·경기·인천 향우회’가 출범식을 가졌다.

최라나-회장

▲ 남가주 서울·경기·인천 향우회 최라나 초대 회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라나 초대 회장은 “우리의 고향과 이곳의 우리가 서로 Win-Win하며 서로 교류하는 행복한 향우회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또 최남수 초대 이사장은 “서울과 경기도를 고향으로 둔 동포들이 애향심을 키우기 위해 향우회를 출범시켰다”면서 “한민 친선을 도모하고 향우회원 간에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고, 고향 발전에도 마음을 모으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출범식은 김익수 초대 부회장의 사회로 1부 출범식, 2부 만찬회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서울특별시의 박원순 시장과 경기도의 남경필 지사 등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 출범을 환영했다. 박원순 시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향우회 출범 소식은 서울 시민 여러분들에게도 기분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면서 “남가주 서울·경기·인천 향우회가 동포사회에 힘을 불어넣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 당부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향우회가 한인사회의 결속을 잘 이끌어 주고 우리나라가 선진일류 국가로 발돋움하는데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보내 달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출범식에 남가주 호남향우회의 조시영 회장을 포함해 , 대구경북향우회 임성복 회장, 충청향우회 이연호 회장, 이북 5도민회 중앙회 박철홍 회장 등을 포함해 LA한인회 로라 전 회장, LA평통의 임태랑 회장 등 많은 단체장들이 참석해 새로 출범한 ‘서울 경기 인천향우회를 축하했다.

이기철 LA총영사는 축사 메시지를 통해 “서울·경기·인천 향우회 발전이 동포사회의 화합과 발전에도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선 최라나 회장이 같은 여성으로 향우회 회장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우회 회원들이 고향과 이곳 커뮤니티에 큰 보탬이 되고 한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향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A평통의 임태랑 회장도 축사를 통해 “향우회가 모범적이며 혁신적인 발전을 꾀하는 단단한 단체로 교민사회에 뿌리내리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의 출범식은 자국본의 김봉건 원로 회장의 건배 순서와 최학량 목사 기도와 함께 제2부 만찬회로 막을 내렸다.

“인천이 왜?”

하지만 이번 남가주 서울·경기·인천 향우회는 출범하자마자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일부 동포들은 ‘한 개 도시 향우회도 힘드는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망라하는 거대 향우회가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또 일부는 ‘이 향우회가 내년 대선을 두고 구성된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우회라는 의미는 바로 고향사람이라는 색갈이 강하다. 그런데 서울·경기·인천을 한 고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리가 있는 것이다. 왜 이런 발상이 나왔는가? 그것이 의문이다. 그래서 이 향우회를 고향 단체라고 보기를 꺼리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도 경기도와 인천 출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음에는 아마도 ‘대한민국 8도 향우회’라는 단체도 나타나지 말란 법이 없다.

무엇보다 이번 향우회가 출범하자 마자 자신이 “인천 향우회장”이라고 밝힌 김성웅 회장은 지난 1일 “아니 버젓이 인천향우회가 존재하는데 누구 마음대로 인천을 자신들의 향우회로 포함시키는지 개탄스럽다”면서 “최라나 회장에게 항의했더니 ‘잘못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인천 향우회가 남가주에서 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향우회”라면서 “이번 서울 경기 인천 향우회 출범 소식을 듣고 모 단체장에게 인천 향우회 존재를 당사자들에게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를 무시했다”면서 “단체장들이 이런 사고방식이니 한인사회가 무질서하게 된다”라고 개탄했다.

본보는 이 문제와 관련해 최라나 회장과 관계자들에게 ‘인천을 향우회에 포함시킨 배경’을 질의했으나 11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이번 서울·경기·인천 향우회는 유독 평통의 입김이 세어 자칫 ‘평통 2중대’라는 별명을 듣고 있다. 왜냐면 이번 향우회 발기인 33명 중 LA평통 위원이 무려 19명이나 된다. 그 발기인중에는 평통 회장과 부회장, 총무간사, 상임고문, 분과위원장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이 향우회가 평통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평통 위원이 향우회의 회장, 부회장, 이사장직을 모두 맡고 있다. “평통 2중대”라는 구설수에 오르는 이유다.

이날 출범식에서 해프닝도 발생했다. 출범식이 진행되는 동안 한 참석자가 ‘긴급동의’를 제안하면서 “출범식을 하려면 민주적 방식을 취해야 하는데 회칙도 통과하지 않고 무슨 출범식이냐”라고 항의를 하자, 사회자가 ‘누가 회칙 읽고 박수로 통과시키면 된다’라고 하자, 이사장이 정관 1조를 읽자, 이를 ‘동의’라 하면서 “박수 부탁합니다”라면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것이 민주적 방식인가. 북한 정권에서 하는 행태나 다를 바 없다.

이런 향우회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회장의 생각이 다르고, 이사장의 방침이 다르고, 임원들 의 행동이 다르다. 33명의 발기인들 면모를 보면 과연 이들이 ‘서울·경기·인천 향우회’를 무슨 마음을 지니고 발기했는지를 가늠할 수가 있다.

이번 향우회 출범식에 한인사회 언론사 대부분이 외면했다. 일간신문, 라디오 TV 방송 등 거의 전부가 취재진을 보내지 않고 불과 3명의 독립 기자만이 취재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의 향우회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