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37세 엘리트 한인간부 내부자정보거래 부당이득 ‘쇠고랑’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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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혐의 당 최대 20년 – 유죄 땐 중형 불가피

‘인수·합병’ 내부정보로
‘개 이득’챙겼다가 신세 조져

골드만삭스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30대 한국인남성 정우재씨가 고객들의 인수, 합병 등 내부정보를 이용, 자신의 친구인 황모씨계좌로 주식투자를 하다 연방사법당국에 적발됐다. 뉴욕 남부연방검찰은 정씨에 대해 증권사기혐의등으로 체포하고 정식 형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연방 증권거래위원회도 정씨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12개 기업의 주식을 사고 팔아 14만달러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한국에 거주하는 정씨의 친구 황모씨도 ‘구제피고’자격으로 고발돼 부당이득을 토해내야 할 형편이다. 정씨는 친구인 황 씨의 계좌를 이용, 자신의 정체를 숨겼지만 연방증권거래위원회와 FBI가 주식거래에 사용된 IP를 추적함으로써 내부자거래 전모가 밝혀졌다. 젊은 엘리트의 빗나간 직업윤리 의식이 결국 비극적 종말을 초래한 것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도용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명문 MBA과정인 유펜 와튼스쿨을 졸업한 37살 정우재씨. 정씨는 2012년 5월 와튼스쿨 졸업과 동시에 미국최대 투자은행중 하나인 골드막삭스에 픽업돼,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연방증권거래위원회가 골드만삭스가 자문하는 상장기업의 주식 거래를 조사하던 중 정씨의 내부자거래혐의가 밝혀졌고, FBI도 이를 수사하면서 부끄러운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기업체 자문만 맡기면 정보 이용 부당이득

뉴욕남부연방검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정우재[미국명 스티브] 골드만삭스 부사장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체포했다. 정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증권사기 1건과 증권사기공모 6건등 모두 7개 혐의로, 한마디로 말하면 자신이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상장기업의 내부정보를 활용, 부당이득을 취한, 내부자거래혐의다.

▲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민사소송장에서 정우재씨는 2012년부터 3년간 골드막삭스 뉴욕지점에서, 그이후는 샌프란시스코지점 부사장으로 근무중이며 구제피고 황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정씨의 친구라고 밝혔다.

▲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민사소송장에서 정우재씨는 2012년부터 3년간 골드막삭스 뉴욕지점에서, 그이후는 샌프란시스코지점 부사장으로 근무중이며 구제피고 황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정씨의 친구라고 밝혔다.

연방증권거래 위원회도 같은 날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정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씨외에 정씨의 서울대학교 동창인 황성록씨도 ‘구제피고[RELIEF DEFENDANT’로 함께 입건됐다. 구제피고란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불법이득을 취한 사람으로서 민사소송에서 이익을 반환해야 되는 소송대상을 말한다. 즉 민사소송에서 패하면 황씨도 정씨와 함께 피해보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연방증권거래위원회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장에 따르면, 정씨는 2012년 7월 골드만삭스에 취직한 뒤 당시 보유했던 인터액티브브로커유한회사의 거래계좌는 폐쇄 후 같은 해 9월부터 피델리티브로커리지서비스유한회사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에 앞서 같은 해 8월 8일 자신의 친구인 황성록씨명의로 인터액티브브로커유한회사의 주식거래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액티브사에 개설된 자신명의의 계좌를 폐쇄한 대신 친구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셈이다. 이때 황씨 계좌에 등록된 전자지문은 정씨의 지문으로 드러나, 사실상 정씨가 차명계좌를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 황 씨의 계좌에는 2014년 2월 정씨의 뉴욕주거지에 사는 친척명의로 7천달러가 송금됐고, 2015년 5월에는 정씨의 전직장 동료가 만9천달러를 각각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주로 반도체나 인터넷 관련기업의 분할 및 합병관련 정보를 입수, 사전에 주식을 매입했으며, 합병 등의 공시가 뜨면 매도하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기로 부당이득 7개 혐의로 정씨 체포

정씨가 내부자거래를 이용, 투자한 기업은 모두 12개였고, 부당이득액은 14만달러정도였다. 12개 기업 중 정 씨가 가장 큰 수익을 얻은 회사는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소재 반도체 장비회사인 ‘KLA텐코르’라는 회사였다, 2015년5월 ‘램리서치사’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고용한 뒤 그해 가을 KLA텐크로사와 인수합병문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정우재 골드막삭스 부사장이 내부정보를 이용, 12개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며 14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정우재 골드막삭스 부사장이 내부정보를 이용, 12개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며 14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양사간에 비밀유지협정을 체결했고, 램리서치도 골드만삭스와 비밀유지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정씨는 두 회사 간의 합병이 성사돼 같은 해 10월 21일 공식 발표된다는 사실을 알고, 하루 전인 10월20일 오전, 자신의 피델리티 주식거래계좌와 친구 황씨명의로 개설한 계좌에 접근 KLA주식을 매입했다. 명백한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이며, 이 거래를 통해 6만4천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외부저장장치회사로 유명한 산디스크와 관련해서도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지난 2015년 6월 25일 산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간에 인수합병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골드만삭스가 산디스크의 자문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정씨는 2015년 9월과 10월 자신의 고객인 산디스크에 대한 비밀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비공개내부정보를 입수한 직후인 2015년 8월 26일과 9월 29일, 10월 5일, 10월 15일, 10월 19일 산디스크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웨스턴디지털이 10월 21일 산디스크를 인수한다고 공식발표하기 이틀전까지 이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산디스크나 웨스턴디지털모두 외장하드등 저장장치업계에서는 ‘내노라’하는 업체들이었기 때문에 이 두회사의 인수합병은 주식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게 됐고, 수사결과 정씨는 4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병 불발 기미 보이면 차익 챙기고 사전매도

또 지난해 4월 하순 골든게이트캐피탈이라는 투자회사가 CA라는 나스닥상장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골드만삭스와 접촉했고, 정씨는 이 사실을 4월 27일 알게 됐다. 정씨는 지난해 5월 20일 CA 주식을 매입했고, 6월 20일 골든게이트캐피탈이 투자한 회사와 바인캐피탈이 투자한 회사 간에 합병이 논의 중이라고 보도되면서 이날 CA주식은 13%나 상승했다. 정씨는 바로 이튿날인 6월 21일 주식을 매도해 차액을 챙겼고, 7월 11일과 7월 14일에도 주식을 매도했다. 그러나 7월 27일 두 회사간의 합병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CA주식은 10% 하락했고, 정씨는 이날 아침 CA주식 보유 잔량을 모두 매도했다. CA주식 내부자거래로 정씨가 취한 이득은 1만3천달러에 달했다.

정씨는 또 오레곤주에 본사를 둔 나노급 과학장비 제조회사인 FEI 주식으로도 부당이득을 챙겼다. 나스닥상장업체인 FEI는 2016년 2월 4일 골드만삭스와 자문계약을 체결한 뒤 ‘더모피셔사이언티픽’과의 인수문제를 비밀리에 논의했고, 3월 21일께는 매우 구체적인 합병논의가 진행됐다. 정씨는 이같은 내부정보를 알고 같은해 5월 18일과 5월 25일 친구 황씨의 주식거래 계좌를 이용, FEI주식 450주를 매입했고, 이틀 뒤인 5월 27일 양사 간 합병이 발표됐다. FEI부식은 합병발표당일 14%나 급상승했고, 정씨는 합병발표 뒤 주식을 매도 8천달러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정씨는 산디스크가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된다는 내부자정부로 4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정씨는 산디스크가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된다는 내부자정부로 4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내부자거래를 통해 거래한 주식중 합병발표가 되면서 무려 하루에 47%나 오른 종목도 있었다. 정씨가 캘리포니아소재 데이타저장업체인 NYSE상장종목 님블스토리지에 대한 내부정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 2016년 11월 11일로 골드만삭스와 정식자문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이었다. 님블스토리지가 골드만삭스와 계약체결전 휴렛패커드와의 매각건을 상담할 때 벌써 정씨에게 정보가 새나간 것이다. 정식계약체결이 2017년 2월 2일이었음을 감안하면 3개월 이미 휴렛패커드라는 거대기업의 인수합병정보가 새나간 것이다, 정씨는 님블스토리지와 골드만삭스와의 정식계약체결 나흘뒤인 같은해 2월 6일 황씨의 주식거래계좌로 님블스토리지 주식 1160주를 매입했고, 3월 7일 합병소식이 공식발표됐다. 이 발표로 주식이 하루사이에 약 50% 가까이 상승했다. 정씨는 합병발표 이틀뒤인 3월 9일 이를 매도, 4500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SEC등 주식거래 IP 이 잡듯 뒤져 진범 색출

이외에도 온라인의료서비스업체로 유명한 웹MD헬스의 인수합병정보도 정씨가 사전에 입수, 내부자거래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2014년말에는 NYSE상장업체인 WR그래이스라는 회사를 분할정보를 사전에 입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포사이트에너지, 페어차일드, NPX반도체, 마이크로세미, 기가몬등 골드만삭스를 믿고 인수합병을 맡겼던 회사의 비밀정보를 악용, 자신의 배를 채웠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이처럼 내부자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기간은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2년6개월정도라고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밝혔다. 그러나 정씨가 내부자정보를 악용한 것은 2014년 11월께 부터였으며, 황씨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것은 2012년 8월 8일로, 정씨가 골드만삭스에 입사한지 채 1개월도 안된 시기였다. 지금까지 밝혀진 내부자거래는 2015년이후지만, 어쩌면 친구 황 씨의 계좌를 개설한 2012년 8월 이후부터 내부자거래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뉴욕남부연방검찰도 지난달 31일 정우재 골드만삭스부사장을 내부자거래에 따른 증권사기등 7개 혐의로 체포했다.

▲ 뉴욕남부연방검찰도 지난달 31일 정우재 골드만삭스부사장을 내부자거래에 따른 증권사기등 7개 혐의로 체포했다.

정씨는 내부자거래를 철저히 숨기고 친구 황 씨 명의의 계좌를 통해서 주식거래를 했지만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해당주식거래가 발생한 인터넷주소[IP]를 추적, 정씨의 내부자거래를 밝혀냈다. 황 씨 계좌에 접근한 아이피주소는 버라이존이 제공한 IP2개와 AT&T가 제공한 IP10여개로 드러났고, 이 주소를 사용한 사람은 황 씨가 아닌 정씨였다. 특히 AT&T 인터넷망을 이용, 황 씨의 계좌에 무려 6백여차례 접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증권거래위원회 내 시장감시팀은 인수합병전후의 주식거래실태를 점검하다 지난해 8월 사실상 백전백승에 가까운 승율을 자랑하는 황씨의 계좌를 발견했고, IP를 추적한 결과 골드만삭스 부사장이 사용하던 IP로 드러난 것이다.

정씨의 서울대동창인 황성록씨도 2015년 10월 미국을 3차례 방문, 20여일간 체류한 것으로 드러났고, 연방증권거래위원회가 재판부에 제출한 황 씨의 주소는 캘리포니아주 알로에 코트였다. 황 씨는 국적이 한국이며, 한국에 거주하지만 한때 미국에도 거주했고, 미국에서 공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거래위원회 판단이다. 황씨는 ‘구제피고’로 명시된 만큼 14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정씨와 연대해서 반환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엘리트의 빗나간 직업윤리 – 비극적 종말

FBI도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장에서 지난해 8월 24일 이 사건을 인지했고, 9월26일 계좌개설자인 황 씨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FBI는 소송장에서 황씨의 이름을 적지 않고 ‘공모자1번’이라고 기재했고, 당시 통화에서 황씨는 자신의 신분을 도용당했으며, 계좌의 돈도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황 씨가 개설한 계좌가 내부자거래에 활용된 만큼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황 씨에게도 반환책임을 물은 것이다.

서울대-와튼스쿨-골드만 삭스 뉴욕지점을 거쳐, 37세의 젊은 나이에 골드만삭스 샌프란시스코지점 부사장까지 올라간 정씨. 그러나 정씨는 입사직후부터 친구명의의 주식거래 계좌를 개설하는 등 미심쩍은 행동을 했고, 결국 3년 전부터 본격적인 내부자거래에 나섰다가 철퇴를 맞고 말았다. 정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7개, 혐의 1개당 최장 20년에 처해진다. 이른바 엘리트의 빗나간 윤리의식이 비극적 종말을 초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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