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비하인드 취재2] 버닝썬과 김무성 사위 마약공급책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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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유통회사 회장님부터 A정치인 아들까지…’

이게 터지면 대한 민국 ‘쑥대밭’ 된다

▲ 마약 혐의로 경찰 체포된 황하나

▲ 마약 혐의로 경찰 체포된 황하나

버닝썬 사건으로 촉발된 본국 사회의 마약 스캔들이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미 여러 명의 연예인과 재벌3세들이 구속됐고, 수사 선상에 오른 재벌 3세와 대한민국 최고 유통회사 회장 모 항공사 회장 아들까지 한 둘이 아니다. 그런데 4월 10일 본국에서 버닝썬 마약공급책 조모씨와 관련한 보도가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자신이 마약을 공급했다고 하는 유명 인사들이 지난 2015년 9월 <선데이저널>이 계속해서 지목했던 인물들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즉 <선데이저널>이 동부지검 수사보고서를 인용해 첫 보도를 했던 2015년 시점에라도 검찰이나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했다면 버닝썬으로 인한 사회적 물의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검찰은 이런 저런 이유로 수사를 깔아뭉개고,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림으로써 대한민국에 마약이 대중화되는데 일조했다고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비호했던 인물들은 현재 국회의원(최교일) 뱃지까지 달아서 호가호위를 계속하고 있다. 결국 길거리에서 흔하게 마약을 사고, 클럽에서 여자들에게 마약을 먹이는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민낯은 검찰과 경찰 등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4월 9일 본국의 종합편성채널 JTBC는 2015년 당시 불거진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사위 마약 의혹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조 씨 등 마약 공급책들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조 씨는 버닝썬 사건이 불거진 뒤 마약 혐의로 구속된 인물로 최근 구속된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공범으로도 알려졌다. 조씨는 JTBC 기자에게 “나는 옛날부터 알았다. 00형(김무성 사위), 00형(CF 감독), 00형(대형병원장 아들), 00형(고위층 아들), 00형(마약 공급책). 같이 놀았지. 항상”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또 마약을 자주하는 그룹을 경제적 수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박유천씨, B, C 등급으로 나눠 관리했다고도 밝혔다. 박유천씨그룹에는 김 의원의 사위 외에도 고위 정치인의 자녀, 대형병원 이사장 아들 등이 포함됐으며 B그룹은 가수, CF감독 등 연예계 인물들, C그룹은 마약에 중독된 일반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마약 공급책 윤모씨는 마약 공급 방식에 대해 “엄청 대량으로 가지고 오는데 제일 멍청한 짓이 택배”라며 “택배 말고는 걸릴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나는 그 사람들이랑 막 같이 (마약) 하는 패밀리가 아니라 딜러였어. 한 1년 동안은 줬지. 아이스(필로폰)도. 내가 상선이야 그 사람들”이라며 앞서 언급한 고위층 자녀들에게 직접 마약을 공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995호(2015년 9월 27일 발행)

▲ 995호(2015년 9월 27일 발행)

그런데 조 씨가 언급했던 인물들은 2015년 9월 본지가 동부지검 수사보고서를 인용해 지목했던 인물들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해 보도한 동부지검 보고서와 특정언론사 자체 보고서에는 기업인 자녀와 정치인 자녀, 연예인 등이 연루된 마약건을 수사했다고 밝히면서 수사선상에서 거론된 인물은 김무성 의원의 사위이자 이준용 신라개발 회장의 아들 이상균, 배성진 CF 감독(구속),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아들 노영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 등이다. 이외에도 유명여배우 L, 가수 B, 가수 K(이니셜처리) 등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은 곤지암과 경기도 인근 골프장, 배성진 자택, 강남텐프로 등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고 적시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는 두리뭉실하게 끝났다. 그 이유는 바로 돈과 권력의 유착 고리 때문이였다.

하나 둘 드러나는 마약공화국의 민낯

당시 이들에게 마약을 제공했던 인물이 현재 버닝썬의 마약공급책이었다는 사실을 많은 것을 의미한다. 만약 동부지검이 수사보고서대로 수사를 진행했다면, 최소한 <선데이저널>이 수사보고서를 공개한 이후라도 끝까지 제대로 수사했다면 버닝썬의 마약공급책 조 씨가 지금까지도 버젓이 마약을 팔 수 있었을까.

아마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검찰은 권력층에 대해 노골적 봐주기 수사를 했다. 당시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이들이 적발된 것은 이시형의 친구이자 마약공급책인 송창주가 잡혀 진술하면서라고 함. 송창주를 통해 멤버들이 모였고 같이 마약을 했다는 것. 한편 노영호(불구속기소)의 경우 마약 전과가 세 번째 이르며 의사면허를 박탈당함. 그는 첫 번째 벌금형, 두 번째는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음. 또 이상균은 구속돼 성동구치소에 수감됐으며 수감번호는 5195임”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마약공급책인 송창주씨는 공예가로 이시형씨의 친구로 밝혀졌으며 송 씨는 수사과정에서 이시형씨의 이름을 포함해 6명의 이름을 불었으나 검찰은 유독 이 씨만을 수사하지 않았다.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건너갔다가 4년만에 돌아온 이시형은 검찰청에 자진출두해 마역반응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미 몇 년이 지난 상황에서 애초부터 검사결과가 불 보듯 뻔했던 일이고,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뒤늦은 소변과 모발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심지어는 사건 수사보고서에 시형 씨 이름을 적시하고도, 축소 수사를 했던 담당 검찰청인 서울동부지검이 마약 검사도 맡았다는 것이다. 도둑이 도둑을 잡는 겪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봐주기 수사는 힘 있고 돈 있으면 마약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불러왔고, 결국 연예계와 재벌3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마약이 퍼지는 간접적 원인을 제공했다.

▲ 연예인 박유천씨

▲ 연예인 박유천씨

심지어 마약사건을 변호한 최교일 변호사가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입법부의 현실이다. 당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마약사건을 변호한 최교일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으로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2015년 검찰 조사에서 김무성 의원의 사위는 2년 반 동안 15차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황하나 게이트로 확산

이런 수사기관의 안일한 인식 내지 권력 앞에 약한 모습으로 인해 한 때 마약청정국이었던 대한민국은 더 이상 청정국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씨가 ‘버닝썬 사태’의 관계자들과 친분을 맺었던 정황이 속속 포착되며 연예계 전반에 걸친 마약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황하나가 “연예인 박유천씨가 마약을 강제 투약했다”고 주장하는 등 주변 지인들이 마약에 손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사태가 ‘승리 게이트’와 ‘정준영 게이트’에 이어 황하나 측근들이 줄소환되는 ‘황하나 게이트’로 이어질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씨는 구속 후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시인하면서 “연예인 지인 박 씨의 권유였다. 박 씨의 강요로 계속 투약했고, 수면 중에 박 씨가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씨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관련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출국 금지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 씨는 그동안 ‘SNS 스타’로 활동하며 여러 연예인과 친분을 맺고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황 씨가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연예인의 이름을 거론할 수도 있다.

또한 황 씨는 지난 2015년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받을 당시 함께 투약한 조모 씨에게 입막음용으로 1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이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도 파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조 씨는 지난 2011년 4월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연애 버라이어티 ‘환상의 커플’에 버닝썬 이문호 대표와 연인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결국 황 씨와 조 씨, 그리고 버닝썬과 이 대표의 연결 고리가 확인됐으며, ‘마약’이라는 공통분모가 포착된 셈이다.

수사보고서황 씨는 유명 연예인과 두루 친분을 맺고 있다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각종 물품을 파는 등 영리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그가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된 후 황 씨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연예인들은 이를 SNS에서 삭제하는 등 ‘선긋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황 씨와 함께 있는 모습이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마약사건 연루 인사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부터가 진짜 핵폭탄 리스트가 공개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수사 첩보에 의하면 2015년 <선데이저널>이 보도한 김무성 사위 이상균과 MB아들 이시형, 노영균 등 거물급 도련님 이외에도 현재 모 항공사 전 회장의 아들과 국내 최대유통회사의 모 회장님, 그리고 A 정치인의 아들까지 줄줄이 마약 수사 선상에 올라, 이 리스트가 공개되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정도로 핵폭탄의 위력과 맞먹을 정도의 마약 회호리가 불어 닥칠지도 모른다.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조모씨는 이미 모든 리스트를 경찰에 줄줄이 불었다는 것이다. 2015년 마약사건으로 실형은 받고 이시형의 절친 송창주도 입에 개 거품을 물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형을 받고 만기 복역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별건을 엮어 출감을 방해했던 세력들에 대한 앙갚픔에 치를 떨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과 검찰 수사의 끝이 어디가 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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