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권력지향…조국 과거 철저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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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두구육 인간 ‘조국’
문재인 정권 레임덕 신호탄이 되다

조국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본국 여야 정치권은 9월 6일(한국시간)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청문회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문재인 대통령은 조 후보자를 장관에 지명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아직 집권 절반도 되지 않은 시점에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이는 곧바로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흡사 정권 3년차로 넘어갈 때 정윤회 관련 의혹이 터지면서 레임덕을 맞은 박근혜 정부와 비슷한 수순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정윤회 관련 의혹을 찌라시 수준의 정보라고 폄하했다가 역풍을 맞았고, 2016년 결국 본지의 최순실 관련 첫 보도를 시작으로 탄핵이란 비극까지 맞게 됐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에 대한 찬성여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 여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고 있으나, 이것은 스스로 벼랑 끝에 섰음을 의미한다. 청와대와 조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통해 지명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겠으나, 앞으로는 단 하나의 실책만 있어도 정권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 후보자가 과연 검찰 개혁에 적임자인지도 알 수 없다. 조 후보자는 울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법대 교수에 임명됐는데, 울산대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권력지향적 인물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진보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 그의 과거 행적과 향후 정국 방향을 <선데이저널>이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와 관련해 지금까지 한국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언급되지 않은 이야기 중 하나는 그의 울산대 교수 시절 이야기다. 조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가 되기 전 울산대와 동국대 등을 거쳤다. 조 후보자가 울산대 조교수가 된 것은 1992년 3월이었는데, 당시 교수 임용에 문제가 많았다. 그는 법학과 교수였음에도 법학 논문이 아닌 역사학 논문 1건만 있었다. 법학 관련한 연구논문이 사실상 전무했음에도 교수에 임용된 것이다.

당시 울산대학교는 현대가에서 소유하고 있었다. 노조로 인해 골머리를 썩던 현대가에서 나이도 어리고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꼬리표가 붙어 있던 그를 교수로 임용할리 만무했다. 그런데 그를 교수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은 당시 이사장이었던 정몽준 전 의원이었다고 한다. 조 후보자는 당시 정 전 이사장에 눈에 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고, 결국 10년 가까이 울산대에서 교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의원에게 충성맹세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로 재단 측에 잘 보였다고 한다. 젊은 교수 지망생이 재단에 잘 보이는 것을 당연하게 볼 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권력에 충실한 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충성맹세 있었나

이 뿐만 아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분이던 2012년부터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기 전까지 공직선거 후보자의 후원회장을 9차례나 맡았다. 조 후보자는 2012년 총선 때 송철호(울산 중구)·김용민(서울 노원갑)·우원식(노원을)·김현권(경북 군위의성청송)·송호창(경기 의왕과천) 민주통합당 후보와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서울 노원병)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조국 후보자는 송철호 후보자 선거대책본부장도 겸임했다.

조국 후보자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서형원 과천시장 민주당 후보 후원회장을 지냈고, 같은 해 7·30 재보궐선거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출신인 김득중 무소속 후보(경기 평택을) 후원회장을 맡았다. 2016년 총선에서는 이헌욱 민주당 예비후보(경기 분당갑)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범진보 진영 정치인들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이 한편으로는 진보세력을 위해서라는 반박도 가능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러 명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결국 당시 조 후보가 밀던 진보 세력은 현재 집권 세력이 되었고, 그 열매를 조 후보가 고스란히 따먹고 있는 셈이다. 조 후보는 2001년 12월 서울대 교수 임용과정에서는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 조 후보는 1990~1991년 안 교수 밑에서 조교로 일한 경력이 있다. 2017년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 재직 당시 안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추천하기도 했다. 사실상의 보은인사였던 셈이다.

조 후보자가 어떤 가치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이 같은 그의 과거행적을 돌아보면 결국 그는 현재권력 내지 미래권력에 충실한 삶은 산 것 이상 이하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 조 후보자가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임명은 문재인 정부 레임덕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흡사 정권 3년차로 넘어갈 때 정윤회 관련 의혹이 터지면서 레임덕을 맞은 박근혜 정부와 비슷한 수순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정윤회 관련 의혹을 찌라시 수준의 정보라고 폄하했다가 역풍을 맞았고, 2016년 결국 본지의 최순실 관련 첫 보도를 시작으로 탄핵이란 비극까지 맞게 됐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 입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현정권이 최순실 사태의 반사이익을 얻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 핵심에는 최순실 정유라 모녀의 특권적 삶이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조 후보와 그 딸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정유라보다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되어 왔다. 정유라는 사실상 이화여대를 진학하는 과정과 승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지만 조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논란은 초등학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검찰정유라보다 더한 특혜

조 후보자는 울산대 교수이던 1999년 10월7일 8살이던 딸과 함께 집주소를 부산에서 서울 송파구 아파트로 옮겼다. 이어 한 달여 만인 11월20일 딸과 함께 다시 부산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 야당에서는 “딸의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송파구 아파트는 1998년 1월 경매로 2억5000만원에 낙찰 받은 것이다. 당시는 IMF로 집값이 급락할 때였다. 조 후보자는 2009년 저서에서 “외환위기로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과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았다. 이 사태를 예견하지 않은 관료, 학자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가장 발 빠르게 나서 아파트를 헐값에 낚아챈 것은 조 후보자였다.
조씨는 중학교 시절인 2005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후, 이듬해 한영외고에 진학했다. 조씨가 지원한 것은 ‘글로벌 인재’ 특별전형(영어능력우수자)으로 전형 총점 200점 중, 130점이 영어 논술과 인터뷰였다. 중학교 성적은 40점인데, 기본점수가 38점이어서 변별력이 없었다. 미국 유학으로 외고 입시를 단번에 해결한 셈이다.

한영외고 재학 시절에는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한 후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 조 후보자의 딸은 정보 등록에서 박사로 표기되기도 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저 논문 제목의 뜻이 뭔지를 이해하는지 그 딸에게 묻는다. 그 덕에 그 딸은 이듬해 대학에 수시 합격했다”고 말했다. 단국대학교는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과정의 적절성을 따지기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결정했다. 조 후보자 측은 “인턴십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이 참여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이 학교의 공식 프로그램은 아닌, 인맥을 가진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자기소개서 경력을 만들어주기 위한 ‘스펙 품앗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0년 고려대 이과계열에 수시전형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입학했다. 조씨는 자기소개서에 단국대 의대 논문 저자 등재 사실을 기재했다. 조씨는 2015년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점수가 반영되지 않고 별도 필기시험이 없는 자연계 학사학위 전형으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조씨는 입학 후 성적 미달로 두 차례 유급을 당했지만,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서도 “나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 조 후보자는 후보 지명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소주 세 병이 나란히 놓인 사진을 올렸다. 상표를 순서대로 읽으면 ‘대선’ ‘진로’ ‘좋은데이’였다.

▲ 조 후보자는 후보 지명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소주 세 병이 나란히 놓인 사진을 올렸다. 상표를 순서대로 읽으면 ‘대선’ ‘진로’ ‘좋은데이’였다.

조씨는 의전원까지 입시 과정에서 사실상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어학성적이나 면접점수 위주로 입학했다. 미국에서 살다와 영어를 잘한다는 점을 가장 잘 활용했다. 문과 계열인 외고를 졸업한 뒤 이공계열 대학을 징검다리 삼아 의전원에 진학하는 것은 강남 입시 코디네이터들의 전형적인 코스다. 이것만 봐도 조 후보자의 딸은 정유라보다 더한 특혜를 누리고 살아왔다고 볼 수 있다.

면죄부 주기위한 정치적 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카드를 꺼내든 표면적인 이유는 ‘사법 개혁’이지만 정치권에선 조 후보자를 차기 대권주자로 키우기 위한 스펙 쌓아주기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조 후보자는 후보 지명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소주 세 병이 나란히 놓인 사진을 올렸다. 상표를 순서대로 읽으면 ‘대선’ ‘진로’ ‘좋은데이’였다. 이 일로 조 후보자 대권 도전설에 더 힘이 실렸다. 조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대권 도전은 고사하고 장관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과연 윤석열 총장이 제대로 된 의지를 가지고 조 후보자의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혐의를 수사하리라 믿는 국민들은 한명도 없다. 오히려 ‘깨보니 나올게 없더라’는 식으로 조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기만적 술책으로 풀이된다. 윤총장은 조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상관인 법무부장관을 수사한다는 것은 한국 정서에 전혀 맞지 않은 이율배반적인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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