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추적] 백현동 아파트개발 의혹 문재인 정권 ‘치명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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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업자가 검찰고위간부에 금품로비’ 폭로했는데도…

검찰이 묵살하고
청와대가 뭉갰다

김성남시 백현동 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아파트가 옹벽붕괴위험으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미 2018년 백현동아파트 개발을 주도한 건설업자가 검찰 고위관계자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반 소속 김태우수사관이 이 같은 의혹을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 비서관에게 제기했지만, 조사를 해보지도 않고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의 부정을 적발, 2018년 5월 로비의혹 당사자가 재직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했지만 공교롭게도 무혐의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로비의혹 당사자는 같은 해 8월 말 퇴직, 로비를 받고 비리를 묵인한 뒤 퇴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별취재반>

지난 2018년 12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김 전 수사관이 최근 특혜 의혹이 드러난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개발과 관련, 지난 2018년 2월께 검찰로비 첩보를 입수, 상부에 보고했으나 묵살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통한 소식통은 ‘김 수사관이 지난 2018년 2월 14일 백현동 개발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씨가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고위간부에게 명절떡 값을 줬다는 정보를 입수,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첩보 보고를 올렸었다’고 말했다.

식품연구원이 시행사 대리인역할

이른바 현직검찰 고위 인사가 부동산업자로 부터 금품수수 및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하지만 박형철 반부패 비서관은 이 보고를 접한 뒤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에게 물어본 뒤 아니라고 답하자 그대로 묵살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시에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실시됐다면 지금 죽음의 옹벽으로 알려진 백현동 아파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한국식품연구원의 백현동 부지매각 및 용도 변경 의혹을 밝혀내면서 사업이 엎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위기를 직면했음을 알 수 있다. 감사원은 지난 2018년 5월 15일 발표한 ‘공공기관 부동산 보유 및 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이 공공기관 부동산 보유 실태에 대해 2017년 10월 16일부터 10월 27일까지 예비조사 뒤 2017년 11월 13일부터 12월 15일까지 감사인원 12명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2018년 12월 김태우 전 수사관이 폭로한 첩보보고서 목록

▲ 지난 2018년 12월 김태우 전 수사관이 폭로한 첩보보고서 목록

부동산개발업자는 바로 이같은 감사원 감사가 실시된 직후 검찰고위관계자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감사에서 백현동부지는 심각한 비리가 발견됐다. 감사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한국식품연구원이 종전부동산 조건부 매각때에는 수의계약을 할 수 없고 새로 입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업체에 2187억원에 매각했고, 매입업체의 부탁을 받고 용도지역 변경때와 다르게 임대아파트 대신 분양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게 선처해 달라는 공문을 성남시에 통보하는등 이 업체의 영리 활동을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단지 공포의 옹벽

▲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단지 공포의 옹벽

검찰간부 로비의혹 제기 뒤 전격 퇴직

여기서 말하는 종전부동산이란 바로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부지를 말하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감사결과를 한국식품연구원에 통보하면서 실무책임자인 홍모씨는 해임, 담당자인 문모씨는 정직, 박모원장 및 이모부원장에게는 주의 등 징계조치를 취하도록 한 것은 물론 5월 14일 홍모씨와 문모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사전자기록위작 및 위작사전자 기록 행사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해임까지 된 식품연구원 직원에 대해 6개월 정도가 지난 같은 해 11월 9일 무혐의 처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 감사원은 지난 2018년 5월 15일 공공기관 부동산실태 보고서에서 30여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결과 한국식품연구원의 비리가 가장 크다며 첫머리에 그 위반사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 감사원은 지난 2018년 5월 15일 공공기관 부동산실태 보고서에서 30여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결과 한국식품연구원의 비리가 가장 크다며 첫머리에 그 위반사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감사 때 확인한 각종 증거까지 첨부, 이른바 ‘밥상을 예쁘게 차려서’ 검찰에 올렸기 때문에 검찰은 수저만 들면 됐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무혐의 처리한 것이며, 공교롭게도 그해 초 해당지청 고위간부에게 로비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로비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된 검사는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간부검사로, 판사로 8년여 재직하다 검사로 전직한 독특한 경력의 검사였다. 특히 이 검사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소속 김태우 감찰관이 수뢰의혹을 보고한지 약 6개월 뒤인 2008년 8월말 퇴직하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 검사가 금품을 받고 백현동 비리의혹을 눈감아 준 뒤 사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아니면 이미 사직결심을 굳힌 이후에 로비가 들어오자 ‘이왕에 그만둘 건데’하는 심정으로 로비를 용납했다는 추측도 낳을 수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烏飛梨落)는 식으로 애매한 시점에 사임함으로써 갖가지 추측을 낳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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