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100주년 기념 다큐멘타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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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 이민100주년을 기념해 5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제작한 다큐멘타리 “아리랑” 1부작에 대하여 말들이 많다. 이 작품은 지난달 LA 윌셔 이벨 극장에서 무료 상영되기도 했다. 한인들의 미주이민을 미국사회에 알리기 위해 제작된 ‘아리랑’은 미 공영방송 PBS를 통해 미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아리랑’은 원래 2부 작으로 이번에 완성된 제1부는 약 한 시간 짜리다. 1903년 한인들d의 하와이 집단노동이민 이후부터 1945년 해방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한편, 현재 제작 중인 2부 작은 대한민국 건국이후부터 새 이민법 개정 이후 대규모 이민과정과 4.29 폭동 등 최근까지의 역사를 수록할 예정이며 오는 5월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이민100주년 기념 한인지도자대회 때 선보일 예정이다.
‘아리랑’ 1부는 지난 1월13일 ‘미주한인 이민100주년 기념만찬회’가 열린 하와이 힐튼 호텔 행사장에서 처음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 이 다큐멘타리 비디오는 LA에서 개당 20 달러로 판매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1월13일 하와이 지역 공영TV방송인 PBS 계열의 KHET방송에서 오후 8시에 방영됐으며 2002년 하와이 국제영화제와 부산 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됐다.
이 ‘아리랑’작품은 미주한인 이민100주년 기념사업회(총회장 金창원)의 후원으로 하와이에서는 잘 알려진 다큐멘타리 제작가겸 감독인 톰 카프만이 직접 스토리까지 썼다. 그는 3년 전부터 이 작품을 기획했는데 한국과 미주 각 지역을 다니며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사탕수수밭 이민자의 후손으로 하와이주 대법원장에 오른 문대양 대법관을 비롯해 이경원 원로언론인, 이민연구가 안형주, 독립운동가였던 현순목사의 후손 데이빗 현 건축가, 그리고 안젤라 오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아리랑 가락이 은은히 흘러 나오며 하와이 부둣가의 모습이 나타나면서 시작된 다큐멘타리를 보고 난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를 이해하지만 어쩐지 씁쓸한 맛이 여운으로 남는다고 한다. ‘이민100주년’을 조명하는 작품치고는 무언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우선 하와이 한인초기이민사에 편중된 느낌이라는 것이다. 물론 초기 한인이민사에서 하와이 지역이 중요하지만 미 대륙의 캘리포니아 주지역의 초기한인이민사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이민1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라면 미 전체 한인 이민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이 ‘아리랑’이 하와이지역에 소재한 미주한인 이민100주년 기념 사업회에서 제작기금을 담당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있지 않은가로도 보고 있다.
‘아리랑’ 작품은 성격상 초기이민사의 사진들을 자료를 통해 해설식으로 대부분 만들어 졌으며 간간이 초기 이민에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로 나머지가 채워 졌다. 50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 작품치고는 질적인 면에서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다큐멘타리 내용에서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독립운동가 들인 이승만, 안창호, 박용만, 서재필 등등에게만 너무 치우친 감이 많다. 또 이들간의 정치적 알력 등을 너무나 많이 부각시켰다. 이 같은 점에 대해서 하와이의 대표적 일간지의 하나인 ‘호놀루루 어드버타이서’지도 일부 한인들이 이 작품에서 한인사회가 역사적으로 이룩한 면보다 일부 지도자들의 정치적 갈등을 너무 깊게 다루었다고 불평했다고 보도했다.
실지로 이 작품에서 사탕수수밭이나 캘리포니아 농장지대 그리고 탄광이나 철도공사장 등에서 땀 흘리며 미 대륙을 개척해 나간 이름 없는 수많은 한인들에 대한 역사적 조명은 아주 미미했다.
그 같은 결과는 이 ‘아리랑’ 제작에서 역사 발굴과 자료 연구에 미흡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비교하면 이민100주년을 기념해 최근 한국의 3대 TV 방송들이 제작한 특집 기획물 들이 더 훌륭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의 방송사가 제작한 기획특집들은 비록 하와이 이민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초기 사탕수수 노동자들의 역사적 의미가 잘 부각되어 있었다. 또한 한국의 초기 이민들의 애국심과 자녀교육이 한국인들의 ‘한’속에 배여 있음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아리랑’을 제작하는데 왜 한국인 또는 한국계 제작자나 연출가를 물색치 않고 미국인 감독을 영입했는 지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100년 이민사를 전달하기 위해 영어로 제작되어야 하기에 미국인 연출가가 한국계 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논리는 오늘에 와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오늘날 미국에서도 한국계 연출가들이나 작가들이 다큐멘타리 제작분야에서 수준 높게 활동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초기의 미주한인이민사는 한국인들의 ‘한’을 이해하지 않고는 절대로 이해될 수 없는 역사이다. 단순히 일본의 식민지 탄압을 영국이 미주대륙을 식민지로 삼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아리랑’이 완성되자 하와이의 대표적 일간지인 스타블리턴과 호놀루루 어드버타이지 등은 이를 크게 소개했다. 호놀루루 어드버타이저는 “아리랑은 한국의 전통적 노래로 일본의 압제에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유민들에게 희망을 담은 노래”라고 소개하면서 “하와이 이민이 태동하게 된 구한말의 정치적 배경을 포함해 독립운동에 나섰던 망명 지도자들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스타블리턴 지는 “이 작품은 한국과 미국역사에서 매우 관심있는 사항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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