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국의 2003 회계연도(2002년 10월~2003년 9월) 연방재정적자가 3742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일 대규모 감세조치 등으로 올해 세입이 1조7823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3.8% 감소한 반면 이라크전 등에 따른 국방비 급증으로 세 출이 7.2% 증가한 2조1565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정적자는 지난해 1578억달러의 두배를 넘어선 수치다. 현 부시대통령 의 부친인 조지 H. 부시 전대통령 집권 당시 92년 기록했던 사상최대 재정적자 액(2904억달러)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미국의 살림살이를 거덜낸 부자(父子)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쓰게되는 셈이다.
그러나 강력한 경기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2004년 회계년도에도 감세조 치 여파 지속, 이라크 재건 비용급증 등으로 재정적자가 5000억달러를 웃돌 것 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10년간 구조적인 미재정적자가 계속되면서 이기간중 누적 재정적자액이 2조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슈아 볼턴 백악관 예산관리실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재정적자가 2004년 회계년도에 5000억달러로 급증하겠지만 성장위주의 경제정책 시행과 정부지출 삭감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스노 미재 무장관도 “경기가 강하게 회복하면 세입이 늘어나 재정적자가 통제 가능한 수준 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경기회복세가 현실화되지 못해 미재정적자가 통제불능 수준으 로 확대될 수 있다. 이때 재정적자보전을 위해 부시행정부가 국채발행을 크게 늘릴 경우 민간투자 는 구축되고 시중금리도 상승, 미경기 회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한편 민주당원들은 사상최대치로 확대된 재정적자를 내년 대선의 최대쟁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어서 부시행정부가 당혹스런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다. 민주당은 감세정책과 정부지출확대를 통해 신규고용을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부 시행정부가 집권 3년동안 재정적자만 눈덩이처럼 키웠다는 점을 집중 부각, 부 시행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재정적자로 미경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후손에게 부채더미만 안겨주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