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출산 산모 충격 인터뷰산모들 속여가며 메디칼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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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으로 인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당한 산모가 미국인 변호사를 고용해 한인 산부인과와 미국 분만종합병원 그리고 산후조리원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소장이 법원에 정식 접수되면 미국에서 ‘원정출산’과 관련된 최초의 법정소송이 된다. 피해 산모는 다각적으로 이번 사건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소송은 해당 산모도 모르게 출산 비용을 산부인과에서만 취급한다는 메디칼의 일종으로(Presumptive Eligibility Application) 불법 처리된 사실을 담고 있어 사건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는 코리아타운내 차 모산부인과 의사와 그가 관리하는 병원, 또 그가 연결된 B산후조리원과 남미계가 이용하는 IC 종합병원 등이 관련되어 ‘원정출산’이 국제적 연결고리로 운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의혹의 대상인 B산후조리원은 관리 실태가 불량해 산모의 귀중품이 도난 당하고 신생아가 곤충에게 물리는 등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의 ‘원정출산’ 문제가 국제적인 조직에 의해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실상을 보여 주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황지환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산부인과·종합병원·산후조리원 먹이 고리 사슬을 벗긴다

원정출산의 비리 고발

이미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원정출산의 위험성’과 ‘미주 현지 산후조리원의 실태’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원정출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산후조리원은 계속 음성적으로 불법 영업을 성행중에 있으며 일부 산후조리원은 비위생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한 관리로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심각할 정도로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LA근교 아카디아 지역에 위치한 B 산후조리원은 비위생적인 관리로 인해 산모로부터 크게 불만을 샀다. 지난 8월 26일 LA에 온 산모 S(40)씨는 “허술한 산후조리로 병을 얻었으며 특히 나의 아기는 생후 1주일이 되도록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개미 등 곤충 등에 물리는 등 피해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털어 놓았다.

이 산모에 따르면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B산후조리원측은 일부 산모들이 조리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방치하였으며 산모의 음식을 준비하는 식당에는 수 많은 개미들이 들끓어 불결함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또한 산모들을 위한 식사문제에서 한번 밥을 만든 후 보통 3-4일 동안 제공해 산모들은 냄새가 나는 밥을 먹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B산후조리원의 관리자인 H씨는 “그런 사실들은 음해성 비난이다”라면서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문제의 B산후조리원은 최근 LA에서 신생아 비자발급과정에서 하나병원에서 운영하는 라치먼트 빌라 조리원과 함께 문제를 일으켜 소위 ‘원정출산’ 사건에 연루된 산모 중 한사람이 거주했던 곳으로 현재 산후조리를 위한 적법한 허가를 받지 않은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정출산’ 산모 속여 메디칼 시술


이번 S씨의 분만수술에는 당사자가 이미 모든 비용을 자비로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디칼로 처리된 의혹이 일고 있어 사건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산모들에게 긴급상황 시 적용되는 ‘임신 메디칼(Pregnancy Medi-Cal)’은 극히 예외를 제외하고는 캘리포니아 거주자이거나 예정 장기체류자(예로서 유학생)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국경 지역 도시의 병원들에서는 멕시칸 여성들이 종종 이런 ‘임신 메디칼’을 이용해왔다. 아주 예외이기는 하지만 관광 온 외국여성이 긴급상황에서 분만을 할 경우 의료진과 소셜워커의 인지 아래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원정출산’의 경우 이 같은 메디칼 이용은 미국정부에 의해 비자목적 위반과 불법수혜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사들과 소셜워커들이 편법을 통해 원정출산을 위해 입국한 일부 한인 산모들의 위급상황을 이유로 ‘임신 메디칼’을 적용하여 적게는 2만달러에서 6만달러까지 수혜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산모들로부터 받은 산후조리비는 전액 불법수입이 될 수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 이중 수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건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산모 S씨도 분만 후 산후처리 과정에서 담당 산부인과병원과 분만종합병원등으로부터 입수한 증명서들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메디칼로 처리된 것으로 의심이 되어 진상을 파악해 왔다.

또 S씨는 LA의 친척 K씨의 도움으로 현재 미국인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관련 증거물을 수집해 왔다. 지난달 27일까지 이들이 수집한 증거물에 따르면 관련 병원들로부터 받은 의료 증빙서에서 실제로 S씨가 입원한 일시, 기간이 다르고, 그리고 치료 내용과 비용 명세서 내역이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그녀가 분만수술을 받은 IC병원에서 받은 명세서에는 자신의 의료비가 13,000여 달러로 기재되어 더욱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재까지 정황으로 보아 차 모산부인과 IC종합병원은 S씨가 미국의료 상황에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환자인 S씨도 모르게 메디칼을 신청하여 2중으로 병원비를 받아온 것으로 의심을 사고 있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명백한 위법사항이 된다.

지난 주말 문제의 차 모산부인과는 S씨측의 항의로 병원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예약도 받지않고 담당의사가 진료도 하지 않고 사태수습으로 일시 병원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차 모산부인과는 산부인과에서만 취급한다는 메디칼의 일종(Presumptive Eligibility Application: 메디칼 신청 후 6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임시 메디칼)을 산모도 모르게 처리한 것이 밝혀졌다.

60여일 동안 횟수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 메디칼은 수술을 제외한 모든 병원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더욱이 이는 메디칼을 신청하고 메디칼이 나오기 전에 사용한다는 차 모산부인과 병원장의 말에 따라 S산모가 모르는 사이 메디칼이 신청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차 모산부인과의 병원장은 “환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에 유감이다”고 말하며 “빌링을 담당하는 직원이 처리했기에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는 석연치 않은 대답을 했다.(다음 호 상세 보도 예정)

C산부인과와 B조리원 연결고리

B산후조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원정출산’을 안내하면서 직접 관리하는 병원이 차 모산부인과임을 수록해 놓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의 담당 산부인과 의사는 차 모산부인과 전문의로 지정해 놓고 있다. 산전산후 조리원도 B조리원을 포함해 얼바인 지역 등 2개소와 연계되어 있다.

물론 한국 브로커 연락처도 전화,팩스, 휴대전화 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이 안내 페이지에는 ‘원정출산’과 관련된 유아시민권, 산전산후 조리를 위한 숙소안내 등을 포함해 유아교육 프로그램까지 설정해 놓고 있다.

이런 사항을 볼 때 차 모산부인과는 B산후조리원과 제휴 내지 특별한 계약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또 이들은 남미계가 주로 이용하는 IC종합병원과 삼각체계로 ‘원정출산’을 비즈니스로 운영 관리해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모산부인과 병원은 ‘원정출산’ 산모들의 분만을 전문적으로 IC병원에서 수술하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산모 S씨는 미국에 도착해 미리 예약된 차 모산부인과를 통해 1차진료를 받고 라틴계가 주로 이용하는 IC병원에서 제왕절개 분만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출산 예정일을 2일 앞둔 지난 9월 25일경 B 산후조리원과 연결된 차 모산부인과 Dr.차씨는 “자궁이 파열될 위험이 있어 자연분만을 할 수 없으니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산모에게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한국에서 이미 지급한 6천달러를 포함 전체 계약비용 보다 2천7백달러를 더 지불해 다시 총 1만 5천7백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산모는 “Dr.차씨가 초음파 사진 자료도 없이 연필로 그려가며 제왕절개 이유를 설명해주었고, 관련된 서류에 모두 서명을 했다”고 밝히며 “당시 메디칼과 관련한 내용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따라서 S씨는 할 수 없이 그들의 안내에 따라 제왕절개를 마치고 지난 10월 초순 산후조리를 위해 B산후조리원에 기거하게 되었고, 사태의 심각성은 산후조리를 위해 기거했던 시점부터 다시 불거져 S산모는 자신과 신생아의 건강을 우려 산후조리원을 나오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이유인 즉 출산 후 B산후조리원에 들어 온 산모 S씨는 분만으로 약해진 몸을 조리하기 위해 신생아와 산모를 따로 분리하여 관리해 줄 것으로 알았으나 S씨는 “내가 직접 아기를 돌보고 모든 일도 혼자서 챙겨야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우는 아기를 달래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정작 내 몸관리는 전혀 하지 못해 결국 병까지 얻게 되었다”고 당시 고충을 털어 놓았다.

물론 그녀는 산후조리원측에게 “3일동안 만이라도 제발 아기를 따로 보호해달라”고 하자 “첫날 하루정도만 제대로 돌봐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또한 고통스러운 것은 일부 산모들이 조리원 내부에서 흡연을 하는 것을 조리원측이 방관했다며 비난했다. 미국에서는 의료기관은 물론 공공시설 그리고 특히 산후조리시설내에서 흡연을 방치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산모의 로렉스시계도 분실

그녀가 분을 못 참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의 신생아가 병원에서 퇴원한 지 7일이 되도록 제대로 목욕을 시켜 주지도 않았고, 결정적으로 로렉스 시계를 포함, 현금 1200달러를 분실했기 때문이다. 우선 S씨는 본국의 브로커에게 “계약과 다르다”며 불만을 제기하자 “산후조리를 위해 남은 기간 동안 24시간내내 곁에서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을 붙여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나를 위해 온 사람도 산후조리원측의 등쌀에 견디지 못하고, 산후조리원의 잡일만 하다가 결국 그만두는 사태까지 초래했다”면서 “할 수 없이 친척의 도움을 받아 계약기간 동안도 채우지 못하고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B산후조리원 관리자 H씨는 “ 그 산모의 주장은 거짓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다른 산모보다도 더 많은 신경을 써주었다”면서 “그러나 그녀는 나를 마치 종 부리듯 큰소리 치는 통에 무릎을 꿇고 빌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H씨는 “나에 대한 기사가 나가더라도 그 산모에 대해 내 말도 함께 써달라”는 주문까지 했다. H씨의 입장에서도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그녀는 기자와 통화 중 내내 울면서 말을 했다. 이외 B산후조리원에 S씨와 함께 거주했던 한 산모는 “S산모가 너무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점도 있는 것 같다”며 관리자 H씨를 두둔 하기도 했다.

본국의 브로커 J씨

서울에서 B산후조리원의 홈페이지를 통해 ‘원정출산’ 정보를 얻은 산모 S씨는 미국에 오기전에 이미 본국에 있는 브로커 J씨에게 1만3천달러의 비용 중 6천달러를 현금으로 미리 지급했다. B조리원의 관리자와 서울의 브로커 J씨는 서로 친척 관계로 알려지고 있다.

산모 S씨는 “브로커 J씨는 산전/산후비용과 분만비 그리고 쇼핑, 여행 등의 비용을 모두 합쳐 1만3천달러”라면서 “추가비용 없이 편안한 출산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S씨는 “미국에 와서 얼마되지 않아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그녀는 “개미들이 내 아기를 물어 피부가 상하기도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그녀는 “여행이나 쇼핑은 한인 타운내 마켓에 가는 것이 고작일 정도로 꿈도 꾸지 못했다”면서 “남편 없이 혼자와서 기댈 곳도 없어 산후조리원측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하루빨리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심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S씨는 지난 31일 ‘원정출산’의 악몽을 담은 채 우선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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