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내고 본다고 너무해…?”
대장금 「신드롬」… 안방이 뜨겁다
KTAN 방송 일부 짤린채 방영 광고 방송위해 원본 장면 삭제
지금 한국에서 처럼 미주에서도 방송드라마 대장금(MBC 월화사극)이 한창 뜨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마다 수요일이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지난번 ‘다모’나 ‘인어 아가씨’, ‘올인’, 그리고 ‘허준’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에서 사람들이 만나면 대장금이 꼭 화제에 오르고 있다. 사우나에 가도 대장금이 화제이고, 봉제공장 아줌마들도 “장금이가 불쌍해…”라며 이야기 한다. 교회에서도 커피샵에서도 사람들이 만나면 대장금 이야기이다. 이 같은 대장금은 지난 3일부터 LA에서는 한국일보계열의 KTAN(채널 18)에서 방영되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보다 한참이나 뒤져서 방영되지만 돈 안들고 본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 돈 안내고 보는 만큼 손해도 엄청 많다는 사실을 대부분 시청자들은 모르고 있다. 한마디로 KTAN 방송을 통해보는 대장금은 비디오집에서 빌려보는 대장금에 비해 많은 부분이 짤려 나갔다는 사실이다. 이럴경우 드라마의 흐름의 재미가 크게 줄어 들 수가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KTAN방송은 대장금 첫회부터 일부를 짤라서 방영하는 바람에 드라마 전개가 원본을 본 사람들과는 달라지게 된다. 어느 드라마든지 첫 회가 아주 중요하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초반부터 잡아 놓지 못하면 자칫 타방송 드라마에게 손님들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일부 장면 삭제로 드라마 흐름·흥미 줄어 시청자들 비난 ‘봇물’ 대장금의 첫 회 스토리는 이조 성종 임금 13년때(1482) 부터 시작된다. (이 드라마는 실존인물을 두고 극화를 했기에 더 흥미가 있다.) 대장금 타이틀이 소개되고 나서 스크린에는 내금위 훈련장에 서리 복장을 한 서리 하나가 급히 뛰어와 폐비에게 사약을 내리라는 어명을 알린다. 종사관을 비롯한 군관들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좌승지 이세좌와 군관 서천수는 폐비 윤씨의 생가로 가 어명대로 폐비 윤씨에게 사약을 내린다. (여기에서 군관 서천수가 이 드라마의 서곡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폐비윤씨는 “오늘 너희의 이 짓거리는 똑같이 너희들에게 돌아갈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죽어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폐비 윤씨의 아들이 연산군으로 왕에 오른지 2년(1496년) 기미상궁의 직무실로 찾아온 나인 박씨(김혜선)는 기미상궁에게 나인 최씨(견미리)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를 한다. 하지만 나인 박씨는 수랏간 실세 최씨 집안의 음모에 휘말려 음란죄로 몰리고 강제로 독약을 먹고 산에 버려진다. 산에 버려진 나인 박씨(김혜선)는 군직을 그만두고 낙향하던 서천수(박찬환)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박나인은 천수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암자를 떠난다. 천수는 박나인의 뛰를 몰래 따라간다. 이상이 1회의 줄거리이다. 그러나 KTAN의 방송분에서는 군관 서천수가 폐비에게 사약을 먹이고 돌아와 괴로워 하는 장면이 삭제되버렸다. 또 군관이 도사와 만나서 지신의 운명을 듣게되는 장면 중에서도 몇 장면을 짤랐다. 이 같은 짤려진 장면들은 드라마 첫부문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군관서천수가 어떤 인물이라는 것이 그려진 장면이기 때문이다. 비디오로 본 사람들은 그 의미를 잘 알 수 있지만 KTAN 방송을 통해 본 시청자들은 한마디로 긴장감없이 시름한 극 흐름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매회마다 짤려 나간다면 KTAN을 보는 사람들은 마치 시금시금한 음식을 먹는 기분과 다를 것이 없다. 현재로는 대장금이 50회분으로 되어 있는데 KTAN 방송 시청자들은 전체 드라마 원작품 보다는 5분의 2정도나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매회마다 중요한 장면들이 짤려 나갈 터인데 그렇게 되면 서울의 시청자와 LA한인 시청자와는 또 같은 드라마를 두고 크게 차별나는 드라마를 보는 셈이다. KTAN에서 이렇게 장면을 짤르는 이유는 광고시간 때문이다. 대장금 드라마 자체를 전부 방영하려면 광고를 할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광고하는 시간만큼 대장금의 장면을 짤라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시청자들 편에서는 광고도 넣고 드라마도 그대로 방영하면 되지 않느가라고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KTAN방송에서 편집능력이나 시설면이나 또는 운영면에서 지탱할 수 없기에 그렇게 하지를 않는다. 발에 맞는 신발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발을 맞추는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KTAN 방송국안에서 편집하는 직원들도 힘들다. 아무렇게나 장면을 짜를 수도 없어 매번 마다 힘든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들도 광고는 광고대로 다 넣고 드라마도 원작대로 다 방영하게 되면 얼마나 일이 편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에게 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짜르라고 하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이같이 드라마 작품을 짤라 먹는 행위는 비단 대장금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이곳 한인 방송사들이 여러 드라마나 쇼 프로에서 해오는 행태이다. 사실 광고를 위해서 작품의 일부 장면을 짤라 낸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작가들이나 관련 예술인들에 대한 모독이다. 물론 시청자들을 속이는 행위이다. 이렇게 드라마 장면들을 삭제하는 행위는 회사측에서 돈만 중요시 하는 생각때문이다. 이 같은 행위는 라면 한 봉지를 가지고 한사람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물을 더 부어 두사람을 먹이는 행위이다. 그런 라면은 싱겁고 맛도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행위는 또 인기가 있다고 해서 드라마 회수를 연장하는 것과도 다를 바 없다. 대장금은 원래 50회를 기획해 제작된 작품이다. 그러나 초장부터 대히트를 때리자 방송국의 높은 양반들의 생각이 달라져 30회 연장 방송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우선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 대장금의 높은 인기만큼이나 연장 반대의 목소리도 그만큼 높다. 미국의 한인 네티즌들도 가세했음은 물론이다. 네티즌들은 과거인기가 높았던 인어아가씨 의 예를 들면서 50회를 고수하라는 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소리는 연장하게 되면 우선 재미가 없어지고 작품의 질도 망가진다는 것이다. 이미 1천건이 넘는 글들이 해당 방송국 게시판에 올랐다.
일간스포츠 지는 이 같은 연장방송 문제에 대해 “실제로 30부가 늘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출연진의 계약 연장 가능성도 그렇지만 벌써부터 방송 전주에 대본이 나와 겨우겨우 촬영을 하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 40%를 능가하는 대장금 의 높은 인기 때문에 당분간 시청자들의 연장방영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정작 드라마가 시작되자 ‘대장금’과 ‘허준’의 전개과정이 너무나도 비슷해 가고 있는 것이다. 유사성은 예상을 넘어섰다. 주인공들을 보호하는 스승에 해당하는 인물이 끝까지 그를 돌봐주지 못하고 중도에 숨을 거두는 것도 똑같다. ‘대장금’에서는 한상궁(양미경),’허준’의 유의태(이순재)가 그렇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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