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聲人聲 – ‘재벌2세검증론’은 왜 안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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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한국은 온통 총선분위기다. 부정정치자금을 대기업들로부터 취득한 국회의원들을, 막강한 파워를 지닌 검찰이 쌍심지를 돋워 색출해내는 소위 ‘대선자금 들추기’는 ‘정치개혁’이란 대의명분을 업고 대선풍 맹위를 떨치고 있다.

잡아두고 흠집을 내, 노사모가 주축이 된 시민단체등으로하여금 낙선, 당선운동을 펴게하는등 안팎으로부터의 대공세로 17대국회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겠다는 집권세력의 속셈이 도처에서 거의 노골적으로 묻어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정치자금을 부정한 수단으로 먹었다면, 당사자는 마땅히 구속당하고 심판도 받아야 한다. 현재 감옥에서 단죄를 기다리고 있는 현직 국회의원은 약 13명. 앞으로 받은 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의원이나, 또 한나라당으로 적을 옮기며 2억원씩 받았다고 하는 의원들도 잡아넣겠다고 하니(하필 한나라당에서만 소위 ‘이적료’를 지불했을까 만은) 당초 추산대로 30~50명선이 소위 정치개혁을 위한 숙청대상자 라는 셈이 되고 만다. 그들이 두달도 남지않은 4.15총선에서 낙천 내지 낙마한다고 치자. 그러면 그렇게 소리 높여 웨치던 ‘정치개혁’이 성취된다는 것일까?….

앞으로 수회나 알선수재등 죄목으로 법정에 서게되는 국회의원들에게 정작 돈을 건네준 소위 부정자금 제공자들은 증회등 혐의가 뚜렷한데 어떻게 처리될까…. 정부측, 특히 취임한지 만1년을 눈앞에 둔 노무현 대통령은 기회있을 때 마다, 정치자금 수수의 한쪽 당사자들인 재벌등 대기업측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경제살리기”를 위해서란다.

정치계는 뒤엎고 경제계는 손도 안대는 이런 작태야 말로 우리 경제계를 지난날 “정경유착”의 구렁텅이로 몰아온 한심한 폐습이었음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할 때라고 하겠다.

기업들의 정계, 관계에 대한 뇌물공세가 어찌 작금만의 일인가. 얼마전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 골프장 하나를 건설하는데 도장 780개가 소요된다”던 말은 우리의 부조리, 부패풍조를 여지없이 드러내주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보면 당장 거덜이 날 기업계를 어쩌라는건 아니다.

‘재벌개혁’을 일찍부터 부르짖던 참여정부가 부자연스런 온정주의로 인심을 쓰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라도 전세계앞에 까발가진 추잡한 나라꼴 재연이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재발방지를 위한 제반의 예방적 제도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근래 삼성그룹 ‘황태자’의 라스베가스 행락이 알려져 말들이 많다. 삼성이라면 한국만이 아닌 세계적 우수기업으로 발돋움돼 해외에 사는 우리들도 어께가 으쓱한 터였다.

창업주 이병철씨에 의해 수재들만 발탁하여 견실한 운영을 해온 삼성은 제2대 이건희회장이 젊은 시절 광적 차매니어란 이름을 날렸음에도 사업에도 귀재(鬼才)를 발휘 오늘의 전성기를 이뤄놓았다. 그런데 정부인 소생의 똑똑한 맏딸을 제치고 장남 이재용씨를 제3대의 후계자로 앉힌데는 그만한 자질이나 경영자로서의 수완도 점쳐졌기 때문으로 간주된게 사실이었다. 허나 미국동부에서의 건축왕 트럼프가 지은 초호화 아파트에 입주했던 유학시절서부터 달갑지 않은 행태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더니 그후 소위 ‘편법 주식공여’가 참여연대의 끈질긴 고발로 마침내 검찰에 의해 8년만에 기소되는 불미사가 밝생해 더욱 세간의 평은 좋지않은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한때 일본 도꾜에서는 조용기목사의 장남과 어울리며 증권투기에 끼어들기도 하더니 지금은 확고히 자리잡을 나이인데도 라스베가스로 와 VIP방에서 검은 안경을 끼고 거액도박에 탐닉한다니 도무지 정신이 똑바로 박혀있는 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참여연대등 시민단체가 ‘변칙 증여”라는 사건적 측면만이 아니라 나라의 경제기둥을 바로 세우는 견지에서 이러한 작태의 근절과 자숙을 일깨우며 청빈(淸貧)정신을 북돋으려는 경제계의 이른바 도덕재무장운동을 강력 제창하며 그 선두에 서주기를 촉구하고 싶다.

지금 정부가 한나라당등 야당제압에 골몰해 있다해서 경제계는 면제부가 주어졌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다간 큰일이 난다. 올해를 갱제소생의 해로 삼고있지만 북핵, 미군재배치, FTA조약 체결등 대외난제가 산적한데다 ‘신3고’(고유가, 원자재값 앙등, 저환율)내습으로 내외여건이 결코 밝지못하다.

국민경제를 주도하는 경제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이젠 즉각 중단하고 소환 심문등 정신적 고문에서도 해방 시켜 그들로 하여금 걍제재건에 일로 매진토록 하는 주위환경조성부터 서둘 일이다. 그러고도 경제역군들이 본연의 자세를 흐트리거나 사업을 위한 출장등을 빌미로 탈선한 생활을 보여다면 경제계 일대숙정의 바람을 일으켜야 옳을 것이다. 특히 재벌2세들의 재각성과 새로운 정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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