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씨, 국정원장 이임하면서 정상회담 녹취록·관계자료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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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임동원씨를 간첩이라고 하는 이유”

재직시 북한군 분석 관련
보고문건 한건도 없어

지난 1월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김기환(일명 김기삼)씨는 한국의 좌경화가 DJ정권 시절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DJ의 노벨상 의혹에서 남북정상회담의 미스테리 등 온갖 의혹에는 북한과의 커넥션 의혹이 따라 다니고 있다. 지난호에 이어 “임동원은 간첩?”이라는 주제의 김씨 고발을 마지막으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지금까지 본보에서 연재한 전국정원 정보원 김기삼씨의 고발서는 본보의 기사방향과 관계없음을 밝힘니다.>

국정원장 경질되자 일체의 남북접촉 완전차단
남북 정상회담때 남북양쪽의 중개인처럼 행동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돌파구역할 못해 실망
“국정원 수장이 간첩” 주장 황당할지 모르나 사실

임동원 전국정원장의
북한 커넥션 의혹


DJ 정권시절 임동원 씨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동안 가장 고통을 받았던 직원들은 단연 북한국 분석관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북한국 동료들로부터 “도대체 원장을 이해할 수 없다.”라는 푸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북한과 관련하여 객관적인 정보 보고서를 올려도, 북한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내용이면, 어김 없이 질책이 떨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임동원이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북한국의 분석관들은 제대로 된 보고서를 전혀 생산할 수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그가 우리 나라 정보기관의 수장이 맞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 했을까요?
저의 견해로는 , 2001년 3월에서 8월까지의 기간 동안은 임동원 씨와 북한과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1년 3월 초, 김대중 대통령은 성급하게도 한반도 팀이 채 구성되지도 않은, 준비 안된(?) 상태에서 미국을 방문하여 처참한 외교적 실패를 안고 돌아 왔습니다. 뒤에 알려진 바를 참고해 볼 때, 김대중 대통령은 이 때 김정일의 5월 남한방문과 평화선언 문제 등에 대해 미국의 양해를 구하려고 무리하게 방미를 추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하는 점은,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가 실패하고 있는 것을 본 북한은, 즉시 계획되었던 “장관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통보를 발표했으며, 3.27일 임동원씨가 국정원장에서 밀려나자마자, 이틀 후인 3.29일 모든 남북 관계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점입니다. 3월 중순 방북했던 김한길 장관에게 오사카 탁구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던 북한이, 임동원 씨가 국정원장 직에서 경질되자마자 일체의 남북접촉을 완전히 차단해 버렸던 것입니다. 중앙일보 최원기 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이 시기에 북한에서도 김용순이 체포되는 등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남북간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숨가쁘게 진행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임동원 씨가 사태의 중심에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후에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2001년 3월 말 임동원 씨는 이임하면서, 당시 대북 전략국 김만O 1단장에게 남북정상회담 녹음 테이프를 파기하라고 지시 하였다고 합니다. 김만O 단장은 자신의 부하 직원인 박 모 과장, 윤 모 팀장 등에게 자료 파기를 지시했으나, 이들이 “책임질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당시에는 이를 파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테이프들이 아직도 존재하는 지, 아니면 결국 파기 되었는 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이 테이프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전O 1과에서 잠시 근무하던 중 정상회담 녹취록은 읽은 적은 있습니다. 이 녹취록은 1급비밀로 분류되어 5~6부 정도 발간되었고, 청와대 등에 배포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녹취록이 테이프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쨌거나 저는 이렇게 중요한 자료를 서둘러 파기하려고 한 임동원 씨의 저의가 아주 궁금합니다.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에 관해서는 그 동안 언론에 간헐적으로 홀로 나온 것도 있고, 보안을 요하는 사안이기도 하여 제가 길게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정상회담이라면 당연히 남북 정상인 김대중과 김정일이 모든 사항을 직접 논의해야 옳을 것인데, 녹취록의 대부분은 임동원 씨의 발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남북 정상간에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은 보이질 않고, 마치 임동원 씨가 남북 양쪽의 중개인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걸까요?

2001년 4월, 김대중은 신임 신건 국정원장에게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전면 중단한 이유를 분석 보고하라”고 지시, 대북 전략국의 안태O 종O과장이 중심이 되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안 과장은 국정원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사람으로 유능한 직원이었는데, 그 즈음 미국 대사관 직원에게 보안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파면되어 유명해진 인물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김대중은 그 당시 북한이 남북관계를 단절한 이유를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일부러 국정원에 그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짐작됩니다. 김대중은 ‘김정일이 이미 받을 것 다 챙기고, 이제 아쉬울 것이 없는 상태’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김대중은 자신이 방미하여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돌파구를 마련해 주지 못한 데 대해 김정일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국정원의 대북 관련 직원들만 감쪽같이 속아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히 김대중의 악마적 통치술이 발현된 예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1년 6월, 김정일은 북한 상선이 우리 영해와 제주해협을 통과하도록 지시하여, 의도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유발하였습니다. 아마도 김정일은 우리 정부가,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해군이 어떻게 대응해 나오는가를 떠보려고 그랬을 것입니다. 저의 판단으로는, 이 시기 임동원 씨는 북한의 파트너인 김용순의 입지를 강화해 주려고 딴지를 걸고 있었고, 김정일은 임동원 씨의 입지와 태도를 시험해 볼려고 의도적으로 저강도 도발을 감행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풀어서 설명 드리자면, 간첩과 간첩을 부리는 자간에 의사 전달이 이런 식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2001년 8월, 8.15 방북 대표단 문제에도 임동원 씨는 예상외로 대표단 파견에 반대하였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그 말썽 많았던 대표단 파견은 김대중이 북측의 전화를 받고 직접 결정하여, 임동원 장관에게 지시한 것입니다. 2001년8월 14일 아침까지만도 대표단 파견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임동원이 오전에 청와대에 들어가 직접 지시를 받은 후 대표단을 구성한 것입니다. 8월 14일 오후에 부랴부랴 대표단을 구성하다 보니, 온갖 “오싸리 잡놈”이 다 끼인 대표단이 구성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방북 시 행동요령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행할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급조된 대표단이 북한에 가서 벌인 행각은 아직도 국민 여러분들이 잘 기억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한가지 지적하고자 하는 중요한 점은, 대표단 파견 과정에서 당시 북한쪽 일꾼들 사이에서는 “이제 임동원이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라는 말들이 오갔다고 하는 점입니다. 그 말을 뒤집어보면 그 이전까지는, 또는 그 이후에는 임동원이를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말이겠지요. 참으로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상으로 제가 임동원 씨를 간첩이라고 의심하게 된 이유들을 말씀 드렸습니다. 물론 저는 아무런 직접적인 증거 없이, 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공개하는 데 많은 부담을 느끼면서 글을 썼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나라의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지라, 무리인 줄 알면서도 이렇게 글을 발표하게 되었음을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여러분 들에게는 아마도 국가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의 수장이 간첩일지도 모른다는 저의 주장이 무척 황당하게 들릴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에서는 이러한 엽기적인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 났었다는 사실을, 지난 번 저의 편지에서도 확인하셨을 줄 압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아마도 그 동안 김정일이 우리를 그렇게 “우습게 보고, 깔본 이유”를 짐작하시리라고 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에 대해 대단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마치 백척간두에 있는 듯 하기도 하고 누란의 형국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김정일은 “미군만 없다면, 3일이면 남한 전체를 점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데,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 김정일은 “통일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우리 국민들은 안보 거부감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어떤 놈이 이런 상황을 초래했을까요?

저는 김대중의 간첩혐의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의 권력 핵심에는 크고 작은 간첩들이 너무나도 많이 우글거리고 있습니다. 최근 이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의 할아버지가 해방직후 빨갱이로 활동하면서, 자금조달을 위해 위조지폐를 제조하다 검거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 정권 내내 모든 경제정책을 책임졌던 한 핵심 인사의 형이 북한에서 고위층으로 있으며, 오래 전부터 김대중과 활발히 연계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정보를 검증하지는 못했지만, 정황으로 보아 근거 없는 말은 아닐 것으로 믿습니다. 심히 우려스럽고 개탄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해 전에 국군 기무사의 모 간부가 청와대의 모 인사의 간첩혐의를 조사하다, 강제로 전역 조치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국정원 수사국의 모 직원도 청와대의 모 인사의 간첩 혐의에 대해 수사 계획을 작성해 올렸지만, 부서 상관으로부터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는가?”하는 질책을 받고 사건을 덮었다고 합니다. 이 정권에서 간첩이 검거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간첩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아니 득실 득실거립니다. 문제는, 간첩 떼거리들이 권력에 앉아 있기 때문에 못 잡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간첩을 검거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해 말, 북한의 땅굴을 밝혀내기 위해 힘쓰시던 어느 애국자가 수원 부근에 있는 땅굴 현장에서 과로로 숨졌다고 합니다. 땅굴을 밝혀내야 할 국방부와 국정원은 오히려 갖은 방법으로 민간 땅굴 탐사자들을 방해하고 박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남침용 땅굴을 발견하고자 하는 분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www.ddanggul.org)가 저들의 방해로 인해 접속조차 안되고 있습니다. 어찌하여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깨어나야 합니다. 자유는 공기나 물처럼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는 애국 시민의 피를 먹고 자랍니다.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 국민만이 자유를 향유할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저의 이 외침이 부질 없는 메아리로 그칠 때, 우리 조국의 운명은 보장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3년 2월, 전직 안기부
직원 김기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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